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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황실 기사단 사건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3.12.27 14:04
최근연재일 :
2014.03.31 01:4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56,408
추천수 :
674
글자수 :
248,014

작성
14.03.04 16:00
조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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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0쪽

13화 원래 세상이 그래.

DUMMY

행복한 아침을 알리는 맑은 햇살과 함께 백호단 기사들을 사이좋게 훈련장에 집합했다. 단장과 부단장은 물론이고, 단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모인 기사들은 저마다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동료니, 힘든 일은 같이 견디고, 행복한 일은 같이 기뻐해주는 그런 동료니, 괜찮은 척 원망하지 말아야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왜 하필 사고를 쳐도 그 따위로 쳐서 레안 님을 소환한 것인지!

그 원망이 얼마나 컸냐면, 그토록 무서워하던 부단장, 바론을 향해 흉흉한 시선을 던질 정도였다.

“자 우선은 몸 풀기로, 일열로 서.”

과연 몸풀기일까.

기사들의 불안함에 흔들리는 시선이 레안을 향했다.

“각자 손, 옆사람이랑 함께 대서 이걸로 묶어.”

어느새 가져온 아주 튼튼해 보이는 천을 기사들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그에 기사들이 아주 떨떠름하면서도 묘한 표정을 지으며 아주 힘겹게 손목을 묶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것인지.

발목에다 묶으면 2인3각이든, 그런 걸 하겠구나 하겠지만 손목은.

“아. 미안. 발목도 같이 묶으라는 것을 깜빡했네. 묶어.”

이러고요?

옆사람이랑 아주 도미노처럼 잘도 엮여 하나가 되어버린 기사들이 말도 안 된다는 듯 레안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레안이 뭐라 제재를 가하기 전에, 단장, 라힌이 알아서 발목을 천으로 묶었다. 단장도 알아서 저리 묶는데 우리가 안 할 수 있겠는가. 결국 기사들도 천을 묶으려 했지만, 진정 그들은 바보였다.

각자 지 손이 지 손이 아니고, 옆사람이랑 묶인 걸 잊고서 묶으려 드는 통에 그들은 아주 훌륭하게도 티격태격 하다 쓰러지고야 말했다.

그렇게 그들은 몇 번 넘어지고 나서야 한명씩 순서대로 발목을 묶는 법을 배웠고,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레안의 줄 묶기 명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훈련이니, 알아서 잘 피해봐.”

네? 뭘 말입니까?

단장인 라힌을 포함한 백호단 기사들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했다. 그러나 그들이 미처 불만을 표하기도 전 날아오는 돌멩이들의 향연에 그들은 지옥을 겪어야 했다.

혼자 피하기도 힘든 저것을, 옆사람과 발목, 손목이 묶인 채로 피하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거기다 나한테 안 날아온다고 쉴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한사람이 움직이면 옆사람도 나란히 파도타기 하듯 움직여야 했다.

“젠장, 잘 좀 피하라고!”

“그러는 댁이나 잘 피하십시오!”

칭찬은 곰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강도 높은 훈련은 선비도 욕을 하게 만들었다. 짜증어린 휴의 말에 평소 매너 있기로 유명한 지얀이 거칠게 말했다. 하지만 누구도 지얀에게 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럴 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으앗! 나를 죽일 셈이야?”

“죄송합니다.”

“바론이 절 이렇게 싫어할 줄은 몰랐군요.”

상황이 안 좋기는 라힌 역시도 마찬가지인지, 옆에 있는 바론을 향해 짜증어린 시선을 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저 이 모든 것은 자신들이 멍청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그냥, 뭐, 그랬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레안 님이 좀 덜 미울 것 같았다.

안 그러면 몇 번이나 넘어지고, 겨우 일어나고, 그랬다가 돌멩이에 쳐 맞고, 하는 이 훈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다음은 순발력 훈련이야. 바론, 이 줄 저 나무랑 저 나무랑 해서 묶어.”

“꼭...그래야 하는 겁니까?”

뭔지 몰라도 무조건 좋지 않았다. 그런 느낌에 바론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널 나무에다 묶어줄까?”

“아닙니다.”

결국 본전도 얻지 못한 채 뒤통수를 화려하게 맞은 뒤 바론은 꽤 멀리 떨어진 두 나무를 연결하듯 줄로 묶었다.

“처음은 시범으로 라힌이 할 테니까 나머지, 저 줄 밑에 하늘 보고 누워.”

도, 도대체 뭘 하려고.

“자, 별건 없어. 그냥 저 줄 건너서 5분 안에 얘들 옆에 누우면 돼. 떨어지면 밑이 쿠션 있으니까 죽지는 않을 거야. 시간 초과하면, 그냥 본인이 줄 하면 돼. 알아서 잘 밟고 가줄 거야.”

별 거 없기는 뭐가 없는데!

저 높이에 사람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자신들은 죽은 목숨이었다. 인간 쿠션이라니.

“불만 있으면 말해. 밑에다가 그냥 유리 조각 박아줄 테니까. 본인들 희생해 동료 살리는 게 불만이라는데 어쩌겠어?”

진짜 이 모든 것은 당신들 때문입니다!

기사들의 시선이 바론과 카엘, 휴 등등을 향했다.

“그럼 시작해.”

결국 불만을 제기하지 못한 채, 훈련은 시작되었다. 그래도 단장이기 때문인지, 라힌은 비교적 수월하게 줄을 밟고 건넜다. 몇 번 의도적인지 아슬아슬한 것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시간 초과 없이, 떨어지지 않고 훈련을 수행했다.

이어 다음 차례는 바론이었다. 한번 거하게 숨을 내쉰 바론은 굳은 표정으로 줄 위에 올라갔다. 그러나 바론 역시도 부단장이란 직위를 가지고 있는 지라 비교적 수월했다.

“이..이게 무슨 짓입니까!”

너무도 수월하기 때문일까. 얌전히 구경하던 레안이 줄에다 손을 대며 흔들거렸다. 덕분에 균형이 아슬해진 바론이 놀라 소리쳤다.

“뭐가?”

그러나 레안은 자신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듯 뻔뻔하게 물었다. 그에 바론이 입술을 깨물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레안의 만행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바론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시간을 초과했다.

“그럼 밟고 가볼까? 나 혼자 하면 심심하니까 라힌 너도 해.”

그래도 내가 너 좀 배려해서 신발을 벗어줄게, 라고 말하며 레안이 아주 힘껏 감정을 담아 바론을 잘근잘근 밟았다. 뒤이어 라힌 역시도 아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바론을 짓밟았다.

그리고 레안은 참으로 훌륭했다. 레안은 칼 같이 카이로 제국 기사들과 사고 쳐 고생하게 만든 기사들이 줄을 건널 때마다 줄을 건드렸고, 그들은 시간을 초과하거나, 바닥으로 떨어져야 했다. 기가 막히게도 왜인지 그들은 떨어질 때마다 인간 쿠션 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꼭 줄을 사이에 끼고 떨어져야 했다. 그 아픔에 일어날 생각을 하지도 못하는 그들을 향해 레안은 친절히 일으켜 세워주었다.

“어, 이거 뭐하는 거에요?”

리엔이 임무하러 나가 심심한 덕에 어슬렁어슬렁 거리던 청룡단 단장, 류가 슬쩍 백호단 훈련장에 몸을 들이밀며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다. 그에 백호단 기사들은 눈으로 저리 꺼져, 라고 말했다.

“너도 해볼래? 그냥 줄을 건너면 되는 거야.”

왜요, 왜! 쟨 백호단도 아닌데.

저 장난치기 좋아하고, 사고 치기 좋아하는 류라면 필시 일부러 떨어지고도 남았다. 그러나 레안은 친절히 류에게 규칙 하나하나를 설명해주며 기어코 줄 위에 류를 올려놓고 말았다.

“어엇!”

딱 봐도 일부러인 듯 류가 의도적으로 몸을 비틀거렸다. 그에 밑에 있던 기사가 얼어붙은 표정을 지었다.

“아..안됩니다!”

지금 묘하게 쓰러지는 자세에서 유난히 팔꿈치를 세운 것이 저 자세로 쓰러지면 팔꿈치에 격하게 얼굴을 얻어맞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류는 아슬하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다 다시 또 류가 비틀거렸다. 이번 것은 고의가 아니라 정말이었다. 레안이 아주 의도적인 듯 엄청 강하게 줄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싶어 류가 슬쩍 레안을 바라보는데, 레안이 뭐라 말하는 것이 보였다.

아. 어쩐지.

레안의 의도를 읽은 류가 씨익 웃었다. 누가 시킨 것이든 자신이야 재밌으면 그만이니까.

줄 때문에 힘겨워하던 류가 결국 줄에서 떨어졌고, 그 밑에 있던 바론과 카엘이 격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래도 단장이라 어느 정도 자세를 잡은 탓에 뼈가 부러질 정도의 부상은 입히지 않았지만 꽤나 아팠다.

“떨어졌네. 다시해, 처음부터.”

처음부터라 굽쇼?

겨우 자신들의 차례는 지나갔다 안심하던 기사들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역시나 훌륭하게 류는 레안의 신호를 알아듣고 칼같이 사고 친 놈들의 위에서 딱 떨어졌다.

“그럼 마지막으로 대련이나 해. 바론은 라힌이랑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두편으로 나누어서 싸워.”

이것은 철저히 계획된 말이었다. 바론을 굳이 라힌에게 보내 떨군 것도. 왜냐하면 대련의 편은 딱 카엘, 휴, 카를로스, 에이스와 그 외 나머지 기사 6명으로 나뉘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사고 친 놈들과 그 놈들 덕에 개고생 하게 된 기사들로 나뉜 것이었다.

“심심하면 너도 하던가. 저 쪽으로.”

왜 또!

4:6 정도로는 안되겠다 싶은 건지 레안이 아쉬워하는 류에게 친절히 나머지 기사 6명이 있는 편으로 갈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대련은 정말 개가 되었다. 이것은 대련이 아니었다. 평소라면 말렸을 레안도 말리지 않고 구경하고 있는 통에 그들은 지옥을 경험해야 했다.

왜 대련을 하는데 바지가 벗겨져야 하며, 왜 대련을 하는데 어째 공격이 오는 곳이 하필이면 중요한 그곳이며, 왜 발에 걸려 넘어져서 기사들에게 압사를 당해야 하는 것인지.

한편 바론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구경하던 레안이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직접 검을 들고 끼어든 것은 아니었지만 용케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는 그 공간에 레안이 있었고, 기묘하게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리려고 하면 돌이 날아왔다.

그리고 역시나 바론의 바지도 벗겨졌다. 레안의 신호를 받고 날아온 류가 바론의 바지를 슬쩍 했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바론은 고장나 버린 지퍼로 인해 바지를 한손으로 움켜잡고 대련을 해야 했다. 그것은 카엘이 있던 편도 마찬가지였다.


작가의말

 

사고를 쳤으니 벌은 받아야지?

 

절찬 판매 중, 류가 단 돈 000!

벌 줄 때 효과 100배로 올려주는 것은 기본이요, 싫어하는 애한테 던져주면 그야말로 나 전학갈래, 란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류의 효과!

 

 

 

 

오늘 보니 새롭죠? 좋죠? 신선하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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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54 레드러너
    작성일
    14.03.04 16:23
    No. 1

    그 덕에 바론을 > 바론은 이 맞지않을까요?ㅋ
    5일 연재된다니!!! 기쁨 충만!!! 반가움도 충만!!!
    류는... 사고싶지 않습니다...
    레안이면 몰라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05 01:50
    No. 2

    이얏, 확인하고 보니 이쪽 문장 자체가 어색한 부분이 있어 같이 수정했습니다! 기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레안은 안 팔아요..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감주
    작성일
    14.03.04 17:56
    No. 3

    류가 좋은 사람으로 보이다니...허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05 01:51
    No. 4

    원래 뭐든 쓸데가 한군데 쯤은 있다고..류도 나름.. 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4.03.05 01:16
    No. 5

    레안의 갈굼에 류를 끼얹었더니 더 진화했습니다... 황실 기사단의 운명은?!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05 01:51
    No. 6

    레안+류는 그야말로 천하무적. 모든 걸 다 갖추었습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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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커플지옥 솔로천국.(2) +4 14.03.13 795 9 10쪽
24 23화 커플지옥 솔로천국.(1) +4 14.03.13 498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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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1) +4 14.03.12 748 6 10쪽
21 20화 당신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6 14.03.11 637 7 10쪽
20 19화 신입은 위대했다. +4 14.03.11 675 14 9쪽
19 18화 인어공주 편. +6 14.03.10 880 6 8쪽
18 17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 편. +4 14.03.10 762 9 5쪽
17 16화 무릇 놀 줄 알아야 잘 사는 법!(3) +5 14.03.07 862 8 10쪽
16 15화 무릇 놀 줄 알아야 잘 사는 법!(2) +8 14.03.06 1,103 10 7쪽
15 14화 무릇 놀 줄 알아야 잘 사는 법!(1) +6 14.03.05 1,667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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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여기엔 없을 줄 알았지?(1) +4 14.02.24 1,551 10 11쪽
9 8화 그녀를 사랑하면 안되는 이유(3) +6 14.02.21 993 11 13쪽
8 7화 그녀를 사랑하면 안되는 이유(2) +6 14.02.19 823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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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하늘은 언제나 맑고 맑은데.. +6 14.02.03 2,908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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