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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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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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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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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스철케이드

DUMMY

스철케이드는 포만감이 주는 안락함을 느끼며 간만에 깊은 잠이 들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소나기와 낙뢰들, 독사와 전갈 같은 야생 동물들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오랜만에 깊게 잘 수 있었다.


오래된 판자 나무집이지만 내부와 외부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려 집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스철케이드는 한기에 모포를 끌어당겼다.


누군가 어깨를 두들겨 깨웠다. 눈을 뜨자 레빌리스가 입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내었다. 이졸브는 이미 깨어나 창문에 커튼을 살짝 걷어 밖의 동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타다 남아 온기가 있는 벽난로를 보았다. 레빌리스가 들로를 깨우는 동안 스철케이드는 이졸브 맞으면 창문으로밖을 넘어 보았다.


달빛에 검은 인영이 덤불 숲에 드문드문 보였다. 몇 명은 울타리까지 넘어와 집까지의 거리가 20미터도 채 안 되게 가깝게 접근해 왔다.


이 시간에 찾아온 방문객이면 한 부류 밖에 없었다. 스철케이드는 이졸브에게 눈짓을 하고 권총집에서 피스메이커를 꺼내 안정장치를 풀었다.


그리고 집 현관문을 옆에 기대어 섰다.


반대편 벽난로 옆에서 들로와 레빌리스도 총을 꺼내 들고 뒤쪽으로 몸을 숨기라고 손짓 했다. 현관문을 확하고 열었다. 밖에서는 총알들이 쏟아져 들어와 현관 반대편 나무벽에 박혔다. 나무파편들이 튀어 바닥에 떨어졌다.


유리창이 깨지며 창문에서도 총알이 들어왔다.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졸브가 적이 장전하는 사이에 창문 바깥으로 총을 내밀어 조명탄을 쏘았다. 뒷마당에 매어놓은 말이 울음소리를 내며 발굽을 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명탄이 검은 하늘에 꼬리만들며 올라가 터졌다.약탈자들의 위치가 노출되고 그림자를 길게 늘어났다. 약탈자들은 예상치 못한 강렬한 빛에 눈을 가리고 몸을 던져 피했다.


“앞쪽 울타리에 둘! 덤불에 넷이야!” 스철케이드는 몸을 굴려 피하는 약탈자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한 놈이 뛰어가다 총에 맞고 나무토막처럼 경직되면서 쓰러졌다. 이졸브는 라이플로 바꿔들고 그새 두 놈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쓰러진 놈은 미동도 하지 않고 검붉은 피를 바닥에 흘리고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약실에 총알을 넣었다. 약탈자들이 기세를 뺏길 세라 반대편에서 총을 쏴대었다. 별안간 뒤편에서 샷건 소리가 되리고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렸다.


뒤로 돌아온 약탈자 한 놈이 스컬케이드가 쏘려 뒷마당을 돌아오다 들로의 샷건에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즉사했다. 스철케이드는 덤불 숲에 총구를 보고 겨냥에 쏘았다.


리볼버가 비어갈 무렵에 더불에서는 더 이상 총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한 놈이 겁을 먹고 줄행랑을 쳤다. 이졸브가 신중하게 겨냥하여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가는 동시에 도망자는 심장이 꿰뚤리며 말에서 고꾸라졌다. 스철케이드는 거친 숨을 쉬며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었다. 겨드랑이부터 등이 땀범벅이었다.


오랜만에 전투였다.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전쟁의 함성소리를 듣자 옛생각이 났다. 검은 머리칼로 전투를 위어잡던 사내는 이제 반백발이 된 노년에 접어들고 있었다.


“아직 숨이 붙어 잇는데?”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와 나무주걱이 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졸브가 복부를 붙잡고 앞마당에서 신음을 내는 약탈자를 가리켰다


스철케이드는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고 다가가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발로 멀리 차버렸다. 이졸브는 횃불을 만들어 들로와 약탈자들을 숨이 확실히 끊어졌는지 확인 사살을 하며 살펴보고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쓰러진 약탈자의 얼굴을 보았다. 얼굴 주변에 곰팡이 처럼 종기 자국이 나 있었다. 입을 벌려 말하려고 했다 이는 거의 다 빠져 있었다.


“총알이 폐를 관통하고 나갔어. 하얀 별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금광으로 다.." 약탈자는 고통에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바람빠진 신음을 내었다. 레빌리스는 약탈자의 상태를 상펴보고 고개를 저었다


“폐에 피가 꽉 찰때까지 고통스러울 거야.”


“죽여 줘...”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 먼저 말해.” 스철케이드는 굳은 얼굴로 물었다.


“체스....체스가 점령...”


“체스.”


“룩.. 비숍..”


“갱단 두목..... 장악....했어“


“이제 죽여 줘” 약탈자의 눈이 돌아가고 흰자가 보였다.


입에 피거품을 뿜어내고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약탈자의 머리에 리볼버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약탈자는 몸이 나뭇조각처럼 뻣뻣해 지다가 경련을 일으키고 힘없이 늘어졌다.


“낡은 신의 가호가 있기를” 들로가 울타리와 집주변을 확인하고 내부로 다시들어왔다.


“주변을 정리하고 계획을 바꿔야겠어.”


스철케이드는 그날 밤 잠을 설쳤다.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는 걸 보고서야 잠이 들었다. 햇빛이 강하게 눈꺼풀을 뚫고 오자 더 이상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스철케이드는 눈을 비비며 창문 너머로 안뜰을 살펴보았다. 들로는 반쯤 부서진 마차를 들어 올리고 이졸브가 떨어져 나간 바퀴를 바퀴살에 끼워 넣고 있었다.


레빌리스는 작은 주전자를 벽난로 안에 올려 두고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한잔할래?”


레빌리스가 나무잔에 따라주는 커피를 손에 들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저녁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체들은 울타리에 축 늘어져 피를 쏟고 있거나 마당에 널브러져 흙이 흡혈귀처럼 피를 흡수한 것처럼 비쩍 말라 생기를 잃고 죽어 있었다.


“쓸 만한 게 좀 있었어?” 스철케이드는 죽은 사람의 조끼와 주머니를 뒤져 보았지만 돈이 될 만할 물건을 보이지 않았다.


들로는 집 안으로 들어가 매트리스 커버를 푹하고 칼로 찢어 돌돌 말아 들고나왔다.


“기대를 안하긴 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네. 가장 쓸 만한 건 리볼버와 라이플이야 그거라도 챙겨 가야겠어.” 이졸브가 집을 돌며 탄약을 꺼내고 총을 수거해 왔다.


스철케이드는 커피기운이 돌자 몸에 활력이 돌았다. 들로는 마차 위로 올라타 천막이 없는 부위에 매트리스 커버를 덧씌우는 중이었다.


“모여봐. 이야기할게 있어. 처음에는 하얀 별 공장의 문제를 파악하려고 최단기 루트를 계획했어.” 스철케이드는 마차 수리가 끝나자 모두를 불러 모았다.


“그런데 지금은 하얀 별 공장가 뿐만 아니라 영토 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거 같아”


“우리는 하얀 별 공장가로 단숨에 진입할 생각이었잖아. 생각이 바뀐 이유가 뭔데?” 이졸브가 되물었다.


“전쟁이 끝나 부터는 하얀 별 공장가에 오지 않아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약탈자와 무법자들의 수가 훨씬 많아진 거 같아.”


“동부에 무법자들은 많다고 들었어. 떠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거 아냐? 걱정되는 게 먼데?”


“약탈자들이 이런 외곽까지 올 정도면, 중심부에는 더 이상 약탈할게 없다는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하얀 별 공장의 경계가 치밀해서 약한 약탈자 무리가 외곽쪽으로 돌아다닐 수도 있어.” 레빌리스가 커피를 입에 가져갔다.


“레빌리스. 네 말대로 중앙 통치권이 유지되었으면 하얀 별에서 디젤유 공급이 중단되지 않았을 거야.”


“맞네. 우리가 여기로 올 일이 없었겠네. 이제 이해했어.” 레빌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로는 어느 틈에 옆에서 졸고 있었다. 이졸브가 들로를 툭툭 쳐서 깨우려고 했다.


“내버려 둬 어차피 별 도움 안될 거야. 스철케이드 네 말을 결국 우회 하자는 말이지?”


“그래. 마을이라도 찾아서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지 알아야겠어.”


수백 미터를 우뚝 솟아 커다란 산처럼 보이는 적갈색 사암석들이 젖가슴처럼 사막에 쏟아나 있었다.


구석진 기슭에는 잡초들이 자랄 것 같건만 황량하게 바위만 우뚝 서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챙이 넓은 탠갤런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흔들리는 마차에 누워 있었다.


팔로 머리를 괸채로 지평선까지 길게 이어지는 마차 바퀴자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틀째 지루한 여정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늘은 폭우를 쏟아 낼 것처럼 먹구름이 끼어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얼굴에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는 걸 느꼈다. 곧 미친 듯이 폭우가 내렸다. 적갈색 황토는 어느새 질척한 진흙처럼 바퀴에 달라붙었다.


“말이 목을 축이느라 꼼짝도 안 하는데?” 마부석에서 들로가 뒤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이틀째 거의 못 쉬고 왔으니, 잠시 쉬어가자. 빈수통도 채우고.” 마실 물이 떨어져 가고 있었다.


이전의 출발한 마을의 윈드밀이 고장나 지하수를 끌어 올릴 수 없었다. 인간은 식량이 없으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지만 물이 없다면 3일도 견디기 힘든 나약한 존재였다.


특히나 가온처럼 인공적인 건물이 없는 이런 웅장한 대자연 앞에서는 신이 운명을 결정지었다. 스철케이드는 천막을 타고 아래로 흐르는 빗물을 수통에 받아 마셨다.


“안 씻고 뭐 해! 스철케이드!” 레빌리스가 양잿물을 괴어 머리를 감았다.


스철케이드가 소매를 들어 올려 쾌쾌한 냄새를 맡았보고 며칠째 씻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우 추워.”


“들로 저 무식한 놈.” 이졸브가 들로를 보며 웃었다.


들로는 옷을 전부 벗어 던져 버리고 소나기에 뛰어들어 샤워하는 중이었다. 갑옷처럼 다부진 몸에 빗방울이 튀어 나갔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한 들로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스철케이드는 상의를 탈의하고 몸을 씻었다. 빗물에 묵은 때가 등근육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들 여기에 와봐!” 들로가 소나기 속에서 뭔가를 찾은 듯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스철케이드는 머리에 거품기를 대충 쥐어짜네고 들로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들로가 가리킨 곳에 뼈무더기가 옷가지에 둘러싸여있었다.


“총알이 머리를 뚫고 나갔어. 즉사했겠는 걸?” 이졸브가 두 개골을 살짝 들면서 깨진 곳을 보여 주었다.


뼈 아래에는 검게 변한 흙들과 그 옆에 들개가 파먹었는지, 아무렇게나 놓인 가죽 부츠가 널브러져 있다.


“살점없이 깔끔하게 뼈만 남은 걸 보니 오래된 시체야. 더 먹을 거라곤 골수 뿐일 거야.” 레빌리스는 시체 주변에 빈 시체파리 번데기 껍질을 가리켰다.


스철케이드는 동굴처럼 텅 빈 해골의 눈을 보았다. 옷가지를 들추자 뼈무더기의 주인이 누군지 알 거 같았다. 가죽재킷의 가슴에 별 모양의 보안관 뱃지가 달려 있었다.


“보안관인 모양이군, 도장의 경관 같은 거야.안타깝게 죽어 버렸지만.” 들로는 덤덤하게 이야기했지만 말투에 씁쓸함이 묻어나왔다.


“왜? 보안관 역할이라도 하게?” 스철케이드가 보안관 뱃지를 떼어내자 이졸브가 물었다.


“혹시 모르지, 쓰임새가 있을지도.”


“가슴에 달 생각은 말아, 저 해골처럼 가슴에 구멍이 날 수도 있으니. 여길 쏘세요 라고 말하는 과녁판 같잖아.” 들로가 스철케이드의 어깨를 툭 치고 재미있는지 킬킬거리며 돌아갔다.


스철케이드는 보안관이라는 글자에 흙이 묻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닦아내고 주머니에 넣었다. 먹구름은 소나기를 한바탕 퍼붓은 다음 서쪽으로 사라졌다.


하늘은 언제 비를 내렸냐는 듯이 쾌청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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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파스키은 23.11.27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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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알도린 23.11.25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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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팔라이네 23.11.23 12 0 12쪽
21 21. 스철케이드 23.11.22 11 0 14쪽
20 20. 유니스 알페렌 23.11.21 13 0 13쪽
19 19. 베리칼라 23.11.20 15 0 11쪽
18 18. 파스키은 23.11.19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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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팔라이네 23.11.16 14 0 10쪽
14 14. 팔라이네 크래프터 23.11.15 15 0 10쪽
13 13. 카트란 23.11.14 1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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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스철케이드 크래프터 23.11.11 22 0 11쪽
9 9. 팔라이네 크래프터 23.11.10 20 0 14쪽
8 8. 베리칼라 23.11.09 24 0 13쪽
7 7. 파스키은 크래프터 23.11.08 2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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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스철케이드 크래프터 23.11.06 44 0 12쪽
4 4.알도린 크래프터 23.11.05 73 1 14쪽
3 3. 유니스 알페렌 23.11.04 111 1 17쪽
2 2. 파스키은 크래프터 23.11.04 22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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