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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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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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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 베리칼라

DUMMY

베리칼라는 아직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쩌다가 고집 센 두 남자와 파티에 참석하게 된 걸까.


가면무도회로 진행하는 2부 파티에 슐레이반은 가면 따위는 쓰지 않겠노라고 버텼다. 가면을 쓰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는데도 슐레이반은 고집을 부렸다.


스철케이드가 중후한흰색 가면을 골라 돌아올 때까지 슐레이반은 남자는 낯부끄러운 가면 따위는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베리칼라는 가면을 쓰지 않으면 삼촌이 좋아하는 술을 마시러 가지도 못한다고 설득했지만 슐레이반은 완고했다. 결국 스철케이드가 선글라스를 쓰기로 중재하고 나서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말싸움이 끝났다.


베리칼라가 도장 밖으로 나오자 이미 퍼레이드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낡은 대륙의 대표 공장가를 상징하는 모양으로 꾸민 작은 기계차들이 천천히 호수 옆을 난 길을 따라 이동했다.


파스키은과 알도린은 지하 수족관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말싸움 동안에 차라리 그편을 택한 게 더 나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했지만, 간만에 열차에서 나와 바깥바람을 쐬게 되었는데 축축한 지하로 내려가 곳곳에 배여 있는 물곰팡이 냄새를 맡고 싶지는 않았다.


후덥지던 정오와는 다르게 밤공기는 제법 선선했다. 가을이 오는 게 느껴졌다. 베리칼라는 귓부분에 깃털을 꽃은 고양이 가면 너머로 인공호수 한편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았다.


열정적인 지휘자의 모습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유연했다. 지휘봉에 맞춰 ’대륙의 평화’가 들렸다.


현악기의 경쾌함, 큰북과 작은북의 박자, 피리소리가 퍼레이드의 발자국 소리와 웅성거리는 소리, 박장대소하는 호탕한 웃음, 박수 소리, 잔을 부딪치는 소리, 울 거나 웃는 소리와 뒤섞였다.


인공 호수 위에서 부유석을 섞어 만든 특별한 옷을 입은 무희들이 탱고를 추었다. 우아하지만 격정적인 몸짓에 호수의 표면이 일렁거렸다. 발을 들 때마다 발끝에서 물방울이 흩뿌려졌다.


레이저의 불빛은 받은 물방울은 다시 호수로 떨어지면서 빛을 발했다. 마치 작은 은하수를 보는 듯했다. 발을 디딜 때 잔파동이 주변으로 퍼졌다. 물결은 때로는 겹쳐서 더 커지기도 때로는 사라져 버리기도 했지만, 호수 바깥면까지 잔잔한 물결을 이루며 밀려들어왔다.


베리칼라는 축제할 때만 볼 수 있다는 이 수상 공연을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손짓과 부드러운 몸놀림 마치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것 같은 춤사위에 한껏 취했다.


퍼레이드는 호수변을 따라 이동했다. 베리칼라는 두 남자의 옆을 걸으며 파티를 구경했다. 오르골 소리와 기계 톱니바퀴들이 회전하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아이들의 탄성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렸다.


기계인형극 앞에는 귀족 아이들이 인형극에 푹 빠진 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움직이는 인형에 시선을 집중했다. 귀부인들이 뒷자리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게 들렸다.


“칸타빌 가의 여식이 ‘로망’에 갔다고?” 분홍 꽃잎으로 치장한 가면을 쓴 여인이 되물었다.


“글쎄, 그렇다니까. 어린애가 겁도 없어 그런 곳에 갈 생각을 다 하다니.” 호랑나비 가면을 쓴 귀부인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잘못 본 거 아니야?”


“내가 똑똑히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어! 체형도 똑 닮았어, 곰처럼 퉁퉁한 게. 내가 잘못 본 줄 알고 다시 뒤돌아봤는데 연보라색 머리칼을 보았다고.” 대화 내용이 흥미를 끌었는지 주변의 귀부인도 귀를 기울여 대화를 들었다.


“맞네. 맞아. 칸타빌가는 연보라색 머리카락이 상징이잖아. 세상 말세야. 말세.” 그중에 누군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쉿. 칸타빌가의 마님이 온다.” 그리오 칸타빌은 막 중년을 지나 얼굴에 잔주름이 보였다. 손가락 하나하나마다 엄지손 만한 반지를 끼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뒤뚱뒤뚱 걸어왔다.


귀부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리오를 맞았다. 가식적인 웃음소리가 들리고 딸을 칭찬하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베리칼라는 멀리서 그리오 칸타빌의 모습을 힐끗 보았다.


뚱뚱한 몸에 격식을 차리느라 입은 코르셋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주변으로 살이 삐져나왔다.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로망’이 뭘까? 스철케이드와 슐레이반은 어느새 앞쪽의 동상을 구경하고 있었다. 베리칼라는 거치적거리는 드레스를 양손으로 잡고 종종걸음으로 뒤따라갔다. 구릿빛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사람들은 동상이 움직이자 깜짝 놀라며 도망갔다.


구경꾼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했다. 온몸에 물감을 칠하고 가만히 있으니, 언뜻 보기에는 동상 같아 보였다. 도망갔던 사람들이 되돌아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퍼레이드 차 뒤에는 재주를 넘거나 불을 뿜어내며 걸어가는 광대들, 절제한 몸놀림으로 박자에 맞춰 군무를 추는 무희들 그 뒤로, 큰북을 치며 뒤따라가는 연주자들이 모습이 보였다.


베리칼라는 스철케이드와 슐레이반 옆을 거닐었다. 작은 게임장들이 보였다. 작은 총알로 과녁을 내려 점수를 얻는 게임장이었다. 베리칼라는 총싸움이라든지 경쟁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관심이 없었다.


남자들이 경쟁으로 이기는 걸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렵고 더 높은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 협동이 더 우월한데도 말이다. 고작 자기 힘으로 상대를 이기고 좋아하는 건 짐승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바베큐를 굽는 냄새가 밤공기를 타고 왔다.


고기를 굽는 소리들, 허기를 때울 수 있는 소만찬장이 곳곳에 있었다. 스철케이드는 목마름을 느꼈는지 손을 들었다. 두 손에 맥주잔 16개를 기술 좋은 종업원이 맥주를 들고 오다 술 취한 사람에 부딪쳐 맥주잔을 손에서 놓쳤다.


잔이 떨어져 깨지며 맥주가 바닥에 흘러내렸다. 종업원은 스철케이드를 알아보고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용서를 구했다. 스철케이드는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종업원이 새 맥주를 가져오겠다고 하자 스철케이드는 깨진 잔 청소를 부탁하고 손수 맥주를 가지러 갔다. 곱슬머리 몇 가닥이 해골 모양의 철가면 이마 부분 위로 삐져나와 있었다.


난간에 기대서서 인공호수 중앙에서 열린 무도회를 구경하고 있었다. 베리칼라는 모른 척하고 지나가고 싶었다. 슐레이반의 팔을 잡고 은근슬쩍 자리를 비우려고 했다. 하지만 슐레이반은 꿈쩍도 않고 베어검을 뚫어지게 보았다.


“철혈은 어디 가나 자신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군.” 슐레이반이 비꼬았다.


“오만한 가문이죠.” 베리칼라는 답변하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철혈가와 슐레이반은 함께 있으면 사고를 치기 마련이었다. 철혈가가 무섭지는 않았지만 모처럼 파티 기분을 망치기는 싫었다.


“그렇다면 옆에 작은 숙녀는 제네트샤 깁슨이겠군.” 제네트샤는 코분분에 방울을 달은 여우 가면에 망고색 드레스를 입고 금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멀리서 제네트샤의 모습을 보니 베리칼라와 같은 생각인 듯싶었다. 제네트샤는 베어검의 주의를 돌리려고 애를 썼다.


“아마도요.” 베어검이 광맥가의 시선을 느꼈는지 성큼성큼 자신 있게 걸으며 다가왔다. 베리칼라는 우려 했던 일이 벌어질 걸 느꼈다. 제네트샤도 종종걸음으로 베어검을 따라왔다.


“애꾸눈 슐레이반. 외팔이 늙은이는 전쟁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라서 지하에 숨어 있지.” 베어검이 입꼬리를 올리며 슐레이반을 자극했다. 광맥가가 광부임을 비꼬았다. 베리칼라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또다시 머리가 아파오려고 했다.


베리칼라는 거칠게 앞으로 나가는 슐레이반을 막아서려고 했지만 슐레이반은 베리칼라를 지나쳐 베어검 앞에 섰다.


슐레이반은 경멸을 담아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도장에서 강제로 평화 조약을 체결한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거야. 아니, 도장 놈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거야. 네놈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으니까. 전쟁이 일어나면, 철혈 종자들을 포로로 잡아들여, 일주일에 하나씩 바위 분쇄기에 넣어 그 피를 갈아 마실 거니까.”


“분쇄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비명이 가까워질 때마다 니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해보지. 울음을 터트릴까? 바지에 오줌을 지릴까? 그것도 아니면, 가까워지는 순번을 보며 비명을 지를까?” 선글라스를 낀 슐레이반의 눈이 분노로 이글거림을 알 수 있었다.


“네 가족놈들을 가만히 나두며 참아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우니까. 내가 잠자코 있을 땐, 건방떨지말고 한쪽 구석에 처박혀서 술이나 마시다 꺼져.”


“무서워라. 기대되는군. 철혈 잡아먹는 사신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앞으로는 없을 거 같군.” 베어검의 웃음소리가 가면 너머로 들렸다. 슐레이반이 베어검의 멱살을 잡았다.


베어검은 숨이 턱 막히는지, 목이 붉어졌다. 베리칼라가 슐레이반을 말렸지만 왼팔은 꿈쩍도 안 했다.


“슐레이반 그쯤 하지.” 스철케이드가 두 손에 맥주를 들고 오며 말했다. 슐레이반은 왼손에 힘을 풀었다. 베어검은 거칠게 기침하며 목을 어루만졌다.


“운 좋은 줄 알아.” 슐레이반은 아직 기분이 나쁜지 핏대가 올라서 있었다.


“제가 사라지면 문제가 발생하군요. 대륙 귀족가들이 모여 있는 여기서 주먹다짐을 하는 건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만, 귀족가들에게 천하다고 비웃음거리가 될 수 있어요.” 비네마인 리프레가 단정한복장으로 다가왔다.


“부공장장님 아니십니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비네마인이 고개를 숙였다.


“반갑네.” 스철케이드가 답변하는 사이에 비네마인은 베어검의 귓가에 속삭였다. 베어검을 고개를 끄덕였다.


“정 결판을 내고 싶다면, 합법적으로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이틀 뒤에 열릴 기계마상 시합에서 결판을 내시죠. 명예롭고 무엇보다도 실력을 뽐낼 수 있으니 남자의 결투로는 손상이 없을 듯싶군요. 또 여흥 거리를 보여주니 공장가와 귀족이기 열광하겠죠.”


“사신이 이 제안에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진 않겠지?” 베어검은 만연한 웃음을 띠었다. 슐레이반을 바닥에 내리꽂을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모양이었다.


“늦지나 마라. 꼬맹이.”


“이쯤에서 그러면 다시 파티를 즐기기로 하시죠. 오늘은 기쁜 날이니까요.” 비네마인이 능숙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베어검과 제네트샤가 비네마인을 따라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스철케이드는 흥분하여 씩씩거리는 슐레이반에게 맥주를 건넸다. 슐레이반은 아직 분이 안 풀린 모양이었다. 베리칼라는 긴장이 사라지자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것만 같았다.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종업원이 가져오는 음료를 받아 목을 축이며 오늘은 정말 힘든 날이라고 생각했다. 철혈 공장가만 낡은 대륙에서 없어지면, 삼촌이 이렇게 화를 내지도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잠겼다.


슐레이반 삼촌은 전쟁이 끝난 후에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몇 년을 술과 함께 보내다가 정신을 차리고 처음으로 한 일이 아내의 이름을 딴 지니아 보육원을 설립이었다. 기금을 모으고, 도면에서 주춧돌까지 슐레이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베리칼라는 슐레이반이 즐거운 목소리로 보육원 건물을 완공했다는 말을 했을 때가 떠올랐다. 슐레이반이 그때만큼 행복한 얼굴을 한 적이 없었다. 마치 희망찬 미래를 마주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슐레이반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식사하고, 장난치는 모습, 술이 덜 깬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모습을 봤었을 때만큼 적응이 안 되고 웃음이 나오는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은 술 냄새 때문에 한 손으로 코를 막고 슐레이반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네마인이라는 자는 철혈에 있기에는 아까운 자야.” 스철케이드는 한 모금을 마시고 안타까운 목소리였다.


“그래 봤자. 철혈 땅에서 나고 자란 자이죠. 철혈 놈들은 다 똑같습니다.”


“다른 철혈보다는 낫긴 하네요.” 베리칼라는 피곤해져서 난간에 몸을 기대었다. 베리칼라는 수면 위를 비추는 붉은 불빛을 느꼈다. 멀리 보이는 인공 호수 중앙에서 무도회를 즐기는 신사 숙녀가 보였다.


잠시 숨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으나 자세히 보니, 무도회 사람들이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또 한 번의 붉은 불빛이 주변을 비췄다. 베리칼라는 도장의 레이저쇼 불빛인 줄 알았다.


주변을 보니 주변 사람들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베리칼라는 뒤늦게 주변을 가득 덮는 붉은 불빛을 보고 위를 보았다. 붉은 탐조등과 흰 탐조등이 번갈아 가며 인공호수 주변을 비췄다. 인공호수 상공에는 거대한 고래 모양의 배가 떠 있었다.


슐레이반이 하늘을 쳐다보고 말했다.


“뭐야. 여명호 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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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카트란 23.12.01 11 0 11쪽
29 29. 파스키은 23.11.30 9 0 14쪽
28 28. 베리칼라 23.11.29 8 0 10쪽
27 27. 스철케이드 23.11.28 10 0 11쪽
26 26. 파스키은 23.11.27 8 0 11쪽
25 25. 카트란 23.11.26 10 0 11쪽
24 24. 알도린 23.11.25 9 0 11쪽
23 23. 파스키은 23.11.24 9 0 11쪽
22 22. 팔라이네 23.11.23 10 0 12쪽
21 21. 스철케이드 23.11.22 10 0 14쪽
20 20. 유니스 알페렌 23.11.21 11 0 13쪽
19 19. 베리칼라 23.11.20 14 0 11쪽
18 18. 파스키은 23.11.19 10 0 13쪽
17 17. 파스키은 23.11.18 12 0 11쪽
16 16. 스철케이드 23.11.17 12 0 11쪽
15 15. 팔라이네 23.11.16 12 0 10쪽
14 14. 팔라이네 크래프터 23.11.15 13 0 10쪽
13 13. 카트란 23.11.14 14 0 13쪽
12 12. 알도린 크래프터 23.11.13 16 0 21쪽
11 11. 스철케이드 23.11.12 19 0 10쪽
10 10. 스철케이드 크래프터 23.11.11 21 0 11쪽
9 9. 팔라이네 크래프터 23.11.10 19 0 14쪽
» 8. 베리칼라 23.11.09 23 0 13쪽
7 7. 파스키은 크래프터 23.11.08 21 0 15쪽
6 6.카트란 깁슨 23.11.07 39 0 12쪽
5 5.스철케이드 크래프터 23.11.06 41 0 12쪽
4 4.알도린 크래프터 23.11.05 67 1 14쪽
3 3. 유니스 알페렌 23.11.04 98 1 17쪽
2 2. 파스키은 크래프터 23.11.04 20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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