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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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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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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80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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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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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3. 유니스 알페렌

DUMMY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저는 특파원 셀리나 헨델입니다. 오늘은 이전 황금은행장을 지내신 로데리크 보르자 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러 나왔습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단발머리 여자 리포터가 환희에 찬 표정으로 앵글에 잡혔다.


셀리나 헨델은 꽃무늬가 가득한 원피스에 해변용 슬리퍼를 신고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여긴 어디일까요? 맞춰 보세요!”카메라 앵글이 돌아가며 모래사장이 보이고 푸른 하늘을 그대로 담은 듯한 청명한 바다가 보였다.


카메라가 좌우로 흔들리며 다시 앵글이 셀리나에게 행했다.



“제가 여기 와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이 느껴지는데요. 여러분도 짐작하셨다시피 여기는 낙원입니다.” 셀리나는 파라솔 그림자에 수영복만 입고 누워 있는 배불뚝이 신사에게 다가 갔다.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셨나요. 로데리크 보르자님.” 셀리나는 모래사장에 발이 빠져 비틀대며 로데리크에 물었다.


로데리크는 검은 선글라스를 반쯤 벗겨진 머리 위로 올려 쓰고 웃음을 지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배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로데리크는 잠깐 움직이는 것도 힘겨운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반가워요 셀리나. 어떻게 지낸 것처럼 보이나요?”


“아주 좋아 보이시는 데요?” 셀리나는 방긋 웃었다.


“맞아요. 저는 낙원으로 오고 2년 동안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경쟁도, 일도 잊어 버리고 생각만 하면 침이 고이는 진귀한 음식들과, 눕기만 하면 편안 해서 잠들어 버리는 침실들, 낙원을 관리하는 젊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밤을 지새울 때는, 내가 늙은 것도 잊어 버린다니까요. 하루하루가 즐겁고 너무나 빨리 지나갑니다.” 셀리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숨을 돌릴 새가 나자 로데리크가 마른 수건으로 땀이 난 얼굴을 닦았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어디서 거주하시나요?”


“저기 보이실 겁니다.” 로데리크가 가리킨 방향으로 카메라 앵글이 빠르게 돌아갔다.해변으로부터 바다 위까지 걸어갈 수 있는 다리 위로 흰 대리석으로 지은 집이 보였다.


“아하~ 저기군요. 멋집니다.”


“저기는 별장입니다. 제가 주로 자는 곳은 저쪽에 있죠.” 로데리크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카메라 앵글이 또다시 바뀌었다. 섬 중앙으로 산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건물 외벽을 유리창과 보석으로 마감하여 햇빛에 따라 반짝거렸다. 무수한 반짝임에 현실에 있는 건물 같지 않아 보였다.


“아. 정말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멋집니다. 건물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어요.”


“낙원에서는 저 호텔의 이름을 돌섬이라고 부르지요. 빛이 비추지 않으면 돌로 된 섬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보석으로 된 섬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저쪽에는 기자 신분으로도 들어가 볼 수가 없었는데, 어떤 게 있는지 설명해 주실수 있나요?” 로데리크는 행복함이 묻어나는 미소를 지으며 열광적으로 말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요!”


“정말 멋지네요!” 카메라가 다시 셀리나로 향했다. 경외에 찬 표정이었다.


“낙원을 잠시 감상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시청자 여러분! 저는 오늘 저녁 낡은 대륙으로 되돌아가야 하는데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로데리크 보르자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상 리포터 셀리나 였습니다!” 카메라 앵글이 꺼지고 광고가 시작되었다. 이질적이고 소름 끼치는 괴물의 울음소리가 검은 화면에서 흘러나왔다.


사람들의 비명과 살려달라는 울부짖음이 연달아 흘러나오고, 화면이 번쩍이며 괴물의 이빨 자국이 빨갛게 새겨졌다.


“감염자들은 난폭하고 비이성적인 괴물입니다. 우리가 사는 낡은 대륙의 한쪽에는 이런 감염자들이 있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낙원’이 있습니다.” 나레이터는 낙원이란 말은 특별히 강조했다.


그리고 화면이 푸른 바다와 백사장, 숲으로 둘러싸인 별장들, 행복한 웃음을 띤 거주민들이 차례로 지나갔다.


“감염자들과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 ‘낙원’으로 오세요. ‘낙원’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화면에 자막이 몇 초간 정지되어 방송된 후에, 송출이 끝났다. 텔레비전은 대기화면으로 바뀌고 방송국의 온에어 전광판의 불이 꺼졌다.


“좋아. 알페렌 잘 마무리 지었어.” 경박한 박수 소리에 유니스 알페렌이 미간을 굳혔다.


“그만하게. 새딘, 날 놀리는 건, 검은 섬의 셰일샌드 하나로도 진절머리 나니까.” 유니스는 점잖게 자리에서 일어나 대본을 정리했다. 새딘은 무스를 발라 깔끔하게 뒤로 머리를 넘겼다. 그리고 흑자색 벨벳 재킷과 바지, 진한 갈색 구두를 신은 채로, 방송국 출입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은행장님이 급하게 널 찾아서 친히 내가 왔지. 얼굴도 볼 겸 해서 말이야. 가끔은 내 가게에 와서 얼굴좀 비춰. 잊어먹겠어.”


“니 가게는 알코올과 분 내, 저급한 향수 냄새 밖에 안나잖아.”


“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아차차 이번에 너를 위해 고서들을 좀 넣을까 하는데, 어때? 고서로 가득 찬 방에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거지. 어때 샌님?”


“재미없으니까. 그만 놀려.” 유니스는 대본 정리를 마치고 목을 불편하게 죄는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 새딘 크리퍼는 밀알공장의 노동자 출신으로 낡은 대륙에 ‘그대를 내 품에’라는 몰튼 위스키가 대륙적으로 유행을 끌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도장의 황금은행은 새딘에게 은밀하게 접촉해서 수도 가온에서 부유 술집 ‘동경과 갈망’을 운영하도록 종용했다. 낡은 대륙 최고의 술집을 원했던 새딘은 이를 거절할 리 없었다.


흔쾌히 제안을 수락한 새딘은 나중에 공창제를 도입하면서 술과 돈, 여자 그리고 약을 함께 판매하게 된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마약 판매는 부인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동경과 갈망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상류층이라면 동경과 갈망에서 암묵적으로 뭘 파는지는 공장가들에게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대외적인 시선을 고려하여 모른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은행장님이 무슨 일로 부르셨지?” 유니스는 어두컴컴해서 잘 보이지 않는 촬영 기자재들을 능숙하게 비켜나가며 출입문으로 다가 갔다.


새딘은 유니스와 함께 방송국 복도를 거닐었다.


“그야 난 모르지. 하지만 안색이 안 좋은걸 보아 좋은 이야기할 거 같지는 않아.”


“노망난 늙은이 새끼. 그런 놈들은 빨리 안 죽는 지 몰라.”


“좋은 것만 먹어서 그런가 보지. 사실 내 가게에 자주 와서 VIP 코스로 대접하거든.” 새딘이 능글맞게 웃었다. 유니스는 새딘의 능글맞음이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었다.


새딘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처신이 없었다면 도장에서 살아남지 못했겠지 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유니스는 체사레가 젊은 여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기분 좋게 웃지는 못할 것 같았다.


유니스와 새딘은 격자무늬로 타일을 붙인 복도 끝에 다다르자, 왼편에 황동 손잡이 문을 열어황금은행장실로 올라가는 비상계단에 올라섰다. 유니스는 계단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았다.


투명한 계단 사이로 크고 작은 황동 톱니바퀴와 쇠사슬들, 동력을 이어 주는 커플링들, 톱니바퀴가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리는 샛노란 윤활유와 냉각수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도장의 안쪽 옆면을 나무를 오르는 뱀처럼 원형으로 타고 올라 은행장실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이 계단은 사람이 올라타면 자동으로 움직이며 탑승자를 은행장실로 안내했다. 유니스는 계단이 움직이자 흑단목로 만든 계단 손잡이를 잡았다.


새딘은 사람 키의 3배나 되는 총알 모양의 창문밖을 보고 있었다. 창은 황금 틀로 만들어졌고 황금은행장실까지 끊기지 않고 계단 함께 올라가며 밖을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황금에 반사된 빛이 우윳빛 대리석벽을 노란색으로 물들였다.


도장의 거대한 유리창 너머로 수도 가온이 비춰 보였다. 도장은 하늘에 태양이 떠 있는 것을 본떠, 인공호수 중앙에 건설되었다. 푸른 인공 호수의 잔잔한 물결을 가로질러 4면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리들과


그 너머로 흰 수도복을 입은 황금 교단의 황금향 교도들이 뭔가를 들고 걷거나 바삐 움직이는 모습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니스도 한때는 항금향 교도를 꿈꿨다.


낡은 대륙의 각 공장가를 관리하는 6인의 공증인들과 수도 가온의 황금은행장은 낡은 대륙을 양분하는 제2의 세력이었다. 낡은 대륙에 공장가가 득세한 후로, 공장가들은 이익을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전쟁 일삼는 행태는 심했다. 이 복수의 굴레를 끊은 역할을 한 곳이 황금교단이었다.


공장가들은 몇 번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피폐해져 있을 때, 황금교단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낡은 대륙의 큰 세력을 형성했다.


이제는 각 공장가의 공장장들은 공장을 이끌어 나가려면 황금이 필요했고, 황금은행에서 대출하지 않으면 공장가들은 공장을 운영할 수 없었다.


현재는 황금 은행은 대륙 공장장들의 탐욕과 욕망을 조절해주는 중요한 기관이었다.

평화로운 시기가 계속되자 공장가들의 삶은 윤택해졌고 노동자들의 삶은 자극이 필요해졌다.


삶에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일들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고된 일을 끝마치고 술집에 앉아 동료들고 시답지 않은 농을 지껄일 수 있는 가십거리를 원했다. 유니스는 이들을 노동자보다는 대중이라고 하기를 좋아했다.


처음에 유니스는 황금 교단의 명령에 따라 방송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컨텐츠를 만드는 재능이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다. 유니스의 황금 방송은 텔레비전 보급과 더불어서 낡은 대륙을 강타했고 일약 스타가 되어 황금 뉴스의 앵커까지 맡게 되었다.


유니스는 도착을 알리는 녹색 표시등 앞에 다다랐다. 녹색 표시등이 정지를 뜻하는 적색 표시등으로 바뀌었고 계단이 정지했다. 유니스는 자동 계단 끝에서 한 걸음 내디뎌 황금 은행장실 문 앞에 섰다.


손잡이에서부터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 문 바깥까지 퍼져나가는 장식이 보였다. 유니스는 황동으로 장식한 은행장실의 문 앞에서 잠시 서 있었다. 사밀라밀 데임이 소리치는 목소리가 문 밖까지 들렸다.


유니스는 때때로 방문한 사빌라밀 데임과 체사레가 싸우는 소리를 문밖에서 들은 기억에 있었다.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사빌라밀은 회색 장벽과 장벽의 틈, 갈망의 마약 이야기들이 몇 번이고 들렸다.


체사레는 반대로 밀알 공장의 식량 생산량 문제와 공장가들의 사치스러움, 탐욕을 지적했다. 체사레는 아직 황금을 빌리고 이자를 제대로 갚지 앟는 공장가들에게도 문제를 돌렸다.


사빌라밀 데임은 몇 번이고 체사레를 찾아와 황금을 요구했지만 체사레가 이기기 일쑤였다. 황금 은행장의 직인이 없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사빌라밀 데임이 문을 거칠게 열고 유니스와 새딘을 지나쳐 아래로 사라졌다. 유니스는 사빌라밀 데임이 씩씩거리며 자동 계단 내려가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았다. 새딘이 기다리기 무료한 듯 말했다.


“뭐 해? 들어가지 않고?”


유니스는 어지간하면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서 한숨을 푹 쉬고 손잡이를 밀었다. 바닥에 기하학적 도형 무늬를 넣어 짜낸 회색 카펫과 그 위로 붉은색 의자들, 벽면에는 역대 황금은행장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초상화의 맞은편에는 체사레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작은 성처럼 보이는 파이프 오르간이 놓여 있었다. 하얀 별산 목재로 몸체 안에는 비대칭적인 금속 파이프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담쟁이 식물 장식물이 몸체를 어루만지듯 타고 올라 천장과 맞닿은 파이프 끝까지 장식되어 있었다. 건반들은 오랫동안 연주하지 않았는지, 빛을 잃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


황금은행장실의 중앙의 집무용 책상 앞에 술에 거나 하게 취한 체사레가 연주자처럼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술을 입으로 넣는 건지 수염에 붓는 건지 모를 정도로 정돈되지 않은 수염에 와인이 방울방울 맺혀 있었다.


“기다리느라 벌써 술 한 병을 다 마셨네. 더 가져와.” 체사레는 술병을 집어 거칠게 손을 내밀었다. 황금교도 한 명이 빈 병을 들고 사라졌다.


“유니스. 요새 걱정이 많아. 이제 공장장에게 빌려줄 돈이 없어. 젠장할 여긴 황금교단이라고, 황금은행이야! 황금 은행에 황금이 없다는 게 말이 돼? 체면만 아니었다면 도장 창틀의 황금까지 떼다 팔고 싶은 심정이야.” 체사레는 66세가 되는 노년의 나이였다. 젊은 시절에 그는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수도복을 입지 않았었다면 황금교단에 있는지 모를 정도로 풍채가 대단했다.


사람들은 야망에 찬 눈과 자긍심을 보고 전쟁터에 더 어울릴 만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전쟁은 끝났고 체사레는 늙었다.


술과 여자로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배는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렸고 수도복이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춤에 붉은 혁대는 허리를 벗어나 골반 끝에 간신히 걸쳐져 있었다.


그마저도 앞에서 보면 뱃살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비대한 상체와는 다르게 하반신은 근육이 없어 말라비틀어졌다. 자칫 잘못하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것 같았다.


유니스는 점잖게 말했다. 새딘은 언제나 그렇듯 조용히 듣고 있었다.


“재정이 부족한 건 알고 있습니다.”


“알아? 저번에 밀알의 늙은 여우가 한 소리 하더군. 공장가들에게 빌려줄 황금이 없다면 황금은행도 끝이라고. 그래서 내가 한 소리 했지.”


"뭐라고 하셨나요?"


“그렇게 돈이 필요하면 새딘 한테 찾아가라고!” 체사레는 얼굴이 시뻘건 하게 역정을 내다가 실성한 사람처럼 웃었다. 새딘은 웃음을 참기 힘들지 어깨를 들썩였다.


“늙은 여우는 제 가게에서도 못 씁니다. 한 번 정도 광대 공연은 나갈 수도 있겠네요.”


“제발 그렇게라도 해서 돈 좀 벌어오게. 그 많은 황금이 다 어디로 간 거야? 유니스는 체사레가 여자 끼고 술 마시는데 다 써버렸거나 아니면 도박으로 다 날려 버렸겠지라고 생각했다.


체사레는 웃느라 늘어뜨린 침을 손으로 닦았다.


“좋은 생각이 없나? 유니스?“


유니스는 돈을 벌어들일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체사레의 목구멍을 체울 생각하니 역겨움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게요. 황금은행장님. 이미 황금뉴스 광고나, 감염자의 공포를 이용해서 낙원 티켓 수익을 얻고 있고, 황금룰렛으로 도박 수입도 얻고 있습니다.”


“낙원을 유지하는 비용이 점점 더 들어가잖나!”


“그건 낙원을 가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니까요.” 체사레는 답답함에 짜증 섞인 말있었다. 유니스는 입을 다물었다.


새딘이 끼어들었다.


“갈망에서는 약까지 팔고 있죠. 대륙의 공증인들이 편취를 하지 않았으면, 좀 더 늘지 않을까요?”


“가온에서 멀리갔으니 그 정도는 가져가라고 해. 어차피 깡촌이라 쓸 떼도 없을 거야.”


“그렇긴 합니다만.” 새딘은 체사레의 농에 헛웃음을 지었다.


“아 하나 더 생각나는 게 어때요. 감염자들의 병은 전염병이라고 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낙원으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새딘, 우린 감염자들의 병이 전염병인지 아닌지 모르잖나.” 유니스가 말했다.


“그러면 어때? 정보수집의 정점에 서 있는 우리가 모르는 걸, 다른 사람이라고 알꺼 같아? 잘 생각보게 전염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미 낙원으로 갔을 껄? 반대로 전염병이 아니란 걸 알면 사람들은 절대로 낙원으로 가지 않을 거야. 우리가 그 사람에게 돈을 벌수는 없겠지. 우리는 그사이에서 전염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 제기하는 거지. 공포심을 더욱 자극하는 거야.”


유니스는 새딘의 말주변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체사레는 새딘이 약간 흥분하는 것 같자 중재에 나섰다.


“그거로는 부족하니까 그러는 거잖나. 우리는 뭔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이 필요해. 지금쯤 시간을 줬으면 뭔가 떠오르는 게 있지 않나?”


유니스는 체사레의 말을 들으며 가만히 있었다. 새딘은 턱을 괴고 걸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 듯 체사레를 바라보았다.


“제가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유니스는 새딘의 웃음을 보자 소름이 끼쳤다.


새딘의 입가에 잔잔하게 만연한 웃음은 기발하지만 잔인한 생각이 떠올랐을 때 보이는 웃음이었다. 대부분 사람은 이러한 생각이 떠오르면 망상으로 치부하고 하루가 지나면 잊어버릴 만한 생각들이었겠만,


새딘은 실현으로 옮기는 대범한 사내였다. 체사레는 새딘의 자신만만한 웃음을 좋아했다.


“좋아. 들어 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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