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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설용
작품등록일 :
2016.07.21 13:28
최근연재일 :
2021.02.19 00:41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40,523
추천수 :
988
글자수 :
182,335

작성
21.02.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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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6화 - 시련의 땅 (5)

DUMMY

“마력이 담긴 돌?”


성호는 의문을 표했다.


“그게 뭔데요? 중요한 물건인가요?”


레이첼도 궁금증 담긴 질문을 했다. 상단 주인은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저도 모릅니다. 부탁을 받고 운행하는 중이라···. 다만 비싼 물건이 맞고, 이런 돌은 흔치 않다는 겁니다.”


‘마법세계’ 세계관에서 마력이 담긴 돌은 흔치 않다. 누가 인위적으로 마력을 담지 않는 이상, 일반 돌에는 마력이 쉬이 담기지 않는다. 설사 마력을 담더라도 오랜 기간 담지 못한다. 마력은 말 그대로 마법의 힘이기 때문이다.

마법의 힘이 담기려면 일반 매개체로는 안 된다. 그릇이 있어야 한다. 마력을 담을 수 있는 그릇.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타오르는 불꽃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성호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리치의 파편은 아니겠지?’


마력이 담긴 돌이 흔치 않으니 떠오르는 생각이다. 맞다는 확률은 낮지만 아니라는 확률도 없다. 더욱이 도적들이 계획적으로 습격한 돌이니 중요한 물건임은 틀림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마력의 돌이 무엇인지 알아야겠다.


“물건은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제 계획을 들어주세요.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한 거지만 안전할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렇게 성호는 찬찬히 도적들의 습격에 대비할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



도적을 이끄는 무리의 대장은 호센이라는 도적이다. 그는 원래 도적질을 하던 강도가 아니었다. 로톤 지방의 작은 마을 화이트 스트림사이드의 농부, 작센의 자식이었다. 하지만 마을이 악마들에게 당하고, 갈 곳을 잃은 그는 도적이 되었다.

처음엔 본인처럼 집 없는 부랑자 두 명과 같이 시작했다. 복면을 쓰고 무장한 뒤, 보부상들을 습격했다. 소년이었지만 복면을 쓰고 손에 칼이 들리면 상인들은 벌벌 떨며 가진 돈을 상납했다. 그는 도망치는 상인들을 보며 생각했다.


‘돈 벌기가 이렇게 쉽다니. 멍청하긴.’


철없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뭐하러 힘들게 물건을 나르고, 나무를 팬단 말인가. 칼과 검만 있다면 누구나 강자가 될 수 있는걸. 하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가 다섯 번째 강도짓을 실행했을 때, 눈 밑이 퀭한 기사를 만났다. 그리 유명한 기사단도 아니었다. 검과 갑옷도 비싸 보이지 않았다. 무력이 강한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참혹했다. 그 기사는 자비가 없었다. 반짝인다고 생각한 순간, 그와 함께하던 두 명이 순식간에 죽었다.

그는 부리나케 도망쳤다. 무서웠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미친 듯이 뛴 다음 나무 뒤에 입을 막고 숨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릴까 두려웠다. 기사는 한동안 학센을 찾다가 길을 지나갔다.

그제야 알았다. 그가 하는 짓은 목숨을 걸고 하는 짓이라는 걸. 남의 돈을 쉽게 뺏은 만큼 그 업보가 언젠가 돌아오리란 걸.

그는 도적질에 신중을 기하기 시작했다. 지형을 파악하고, 털 만한 사람을 물색했다. 인원을 늘리고, 기술을 익혔다. 전문적으로 도적질을 배우기로 한 것이다. 본인이 터득해나간 것도 있었지만, 다른 도적단을 보며 모방하고 소문을 접해 적용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도적단이 안정되고 부유해졌을 때,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때 은퇴를 결심했다. 나름대로 명성도 있었지만,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농경 생활을 시작했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렸다. 부인과 함께하는 생활은 너무 좋았다. 딸을 낳았고, 머리에 흰머리가 하나씩 나왔다.

평화가 찾아온 듯싶었다. 하지만 그를 다시 이 생과 사의 세상에 불러들인 건, 어둠을 뒤에 등진 한 남자였다.


BK길드의 간부, 크라켄.


마치 그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치밀하고 약았으며 돈이 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있었다. 힘과 돈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놈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의 집을 침입해 딸과 부인을 납치해갔다. 언제고 저지른 업보가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후회했고, 한탄했으며, 원망했다.

크라켄은 한 가지만 해결해주면 딸과 부인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다. 작은 상단을 공격해달라는 쉬운 부탁. 하지만 쉽기에 무서웠다. 쉽게쉽게 하는 건 언제고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

그는 다시 조직을 모으고, 손에 피를 묻혔다. 오랜만에 살인을 하자 예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준비해.’


그는 눈짓으로 부하들에게 말했다. 부하들은 숲 사이사이에 숨어 대기 중이었다. 각자 활과 칼을 들고 상단이 올라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덜컹거리며 마차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학센은 침을 삼켰다. 왠지 불안한 기분은 뭘까? 계획도 완벽하고, 상대는 별거 없는데 말이다.


‘장전 준비.’


그는 손짓했다. 부하들은 활시위를 당겼다. 불꽃이 피어오르는 화살은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차의 바퀴가 굴러갈 때마다 머릿속도 이리저리 구른다. 그가 손을 내리자 화살이 가시처럼 쏘아졌다. 하지만 그는 손을 내리고 알았다.


‘마차가 한 대야!’


본래라면 마차가 두 대여야 한다. 하지만 올라온 마차는 한 대였다. 화살이 빗발치자 말들이 흥분하여 날뛰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는 부하들을 바라봤다. 부하들은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릴 질렀다.


“멈춰!”


그러나 이미 늦었다. 아차-하는 순간, 뒤쪽에서 부하의 비명이 들렸다. 화살이 날아온 곳을 기다리고 있었던 적들이 부하들의 위치를 파악하자마자 달려 들어온 것이다.

난전이었다.

숲속에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되었고, 죽음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는 커틀러스를 뽑아 들고 적을 향해 뛰어갔다. 하지만 그의 도는 한 청년에게 막혔다. 푸른빛이 감도는 보검. 강인한 인상에 지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뿜고 있었다. 첫 습격에서 못 보던 얼굴이었다.


“너무 뻔하잖아.”


청년이 말한다. 학센은 본인의 실수를 빠르게 인정했다. 본인의 계획은 간파당했고, 적은 강했다. 그는 몇 합을 나눠본 뒤 물었다.


“이름이?”

“윌.”


청년은 빠르게 대답했다. 학센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이름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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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4) 21.02.17 86 1 6쪽
49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3) 21.02.16 82 1 6쪽
48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2) 21.02.15 81 1 7쪽
47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1) +2 21.02.14 91 2 8쪽
46 6화 - 시련의 땅 (8) 21.02.13 89 1 9쪽
45 6화 - 시련의 땅 (7) 21.02.12 84 1 7쪽
44 6화 - 시련의 땅 (6) 21.02.11 84 1 7쪽
» 6화 - 시련의 땅 (5) 21.02.10 86 1 7쪽
42 6화 - 시련의 땅 (4) 21.02.09 80 1 7쪽
41 6화 - 시련의 땅 (3) 21.02.08 81 1 8쪽
40 6화 - 시련의 땅 (2) 21.02.07 83 1 9쪽
39 6화 - 시련의 땅 (1) 21.02.06 78 1 10쪽
38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8) 21.02.05 75 1 13쪽
37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7) 21.02.04 74 1 10쪽
36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6) 21.02.03 82 1 8쪽
35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5) 21.02.02 87 1 7쪽
34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4) 21.02.01 99 1 15쪽
33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3) 21.01.31 96 1 8쪽
32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2) 21.01.30 106 1 12쪽
31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1) 21.01.29 99 1 8쪽
30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7) 21.01.28 106 1 7쪽
29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6) 21.01.27 99 1 9쪽
28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5) 21.01.26 101 1 7쪽
27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4) 21.01.25 96 1 7쪽
26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3) 21.01.22 102 1 8쪽
25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2) 21.01.21 114 1 9쪽
24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1) 21.01.20 111 0 11쪽
23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8) 21.01.19 118 2 9쪽
22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7) 21.01.18 122 2 8쪽
21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6) 21.01.15 126 2 8쪽
20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5) 21.01.14 118 2 8쪽
19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4) 21.01.13 121 2 8쪽
18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3) 21.01.12 125 2 7쪽
17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2) 21.01.11 129 2 8쪽
16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1) 21.01.08 131 1 6쪽
15 2화 - 프레 레이드 (7) 21.01.07 132 2 9쪽
14 2화 – 프레 레이드 (6) 21.01.06 131 2 8쪽
13 2화 - 프레 레이드 (5) 21.01.05 138 2 8쪽
12 2화 - 프레 레이드 (4) 21.01.04 158 2 8쪽
11 2화 – 프레 레이드 (3) 21.01.03 139 1 6쪽
10 2화 – 프레 레이드 (2) 21.01.02 143 2 10쪽
9 2화 – 프레 레이드 (1) 21.01.01 149 2 8쪽
8 1화 - 첫 디딤돌 (7) 21.01.01 159 2 8쪽
7 1화 - 첫 디딤돌 (6) 21.01.01 157 2 8쪽
6 1화 - 첫 디딤돌 (5) 21.01.01 151 2 8쪽
5 1화 - 첫 디딤돌 (4) 21.01.01 171 2 9쪽
4 1화 - 첫 디딤돌 (3) 21.01.01 173 2 9쪽
3 1화 - 첫 디딤돌 (2) 21.01.01 210 2 10쪽
2 1화 - 첫 디딤돌 (1) 21.01.01 26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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