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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설용
작품등록일 :
2016.07.21 13:28
최근연재일 :
2021.02.19 00:41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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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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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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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화 - 시련의 땅 (1)

DUMMY

6화 – 시련의 땅




띠링!


- 칭호 ‘산적 토벌꾼’을 획득하셨습니다.

* 모든 능력치가 소폭 상승하셨습니다.


띠링!


* 산적대장 카를로를 쓰러트렸습니다.

* 로톤 지방의 마운틴단이 괴멸하였습니다. 그들의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 경험치가 대폭 상승하셨습니다.

-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성호가 다시 접속했을 때, 눈앞에 뜬 알림창이었다. 단번에 오르는 레벨과 칭호 획득. 이로써 40레벨을 달성했고, 저번에 얻은 ‘함정 대가’보다 조금 더 좋은 칭호를 얻었다.


“칭호 확인.”


「함정 대가(칭호)

함정과 술수를 견뎌낸 모험가에게 내리는 찬사도다. 삶과 죽음은 단 한 번의 발걸음으로 결정이 나나니 그것이 바로 모험 아니겠는가! - 모험가 트릭스

* 함정에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 함정 해제 스킬이 추가 레벨을 가집니다.」


「산적 토벌꾼(칭호)

산적은 산에 벌레처럼 기생한다. 그들은 해악하며 돈과 여자를 밝힌다. 쓴 약은 몸에 좋다지만 어쩌면 산적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구재불능의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 여행가 네이버스

* 산적들에게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 산에서 당신의 이름이 들리면 산적들이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썩 나쁘지 않은 칭호다. 모든 능력치면에서 ‘산적 토벌꾼’이 좋았고, 특히 산이 많은 로톤 지방 초입에서는 충분히 사용할만한 칭호였다.


“접속했어요?”


귀에 익은 목소리에 성호는 고개를 돌렸다. 방안에는 더글라스가 배시시 웃으며 앉아 있었다. 성호는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이 느껴진다. 옷깃을 여미고 입을 열었다.


“이제 된 거지?”

“뭐가요?”

“네가 바랬던 거.”

“음······.”


더글라스는 고심하다가 미소를 그리며 대답했다.


“적당히요.”


산적단이 괴멸했고, 카를로가 패배했다. 하지만 완벽한 건 아니다. 그렛을 처리하지 못했고, 카를로를 직접 죽이지 못했다. 그녀의 말대로 적당히 마무리되었을 뿐이다.


“그럼 됐네. 난 이만 간다.”

“뒤풀이 안 하고요?”


문을 열던 성호는 고개를 돌려 더글라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성호를 따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래에서 다들 기다려요.”


계단 아래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부담스러운데.”

“가요. 주인공이 빠지면 안 되죠.”


뻘쭘하게 서 있자 더글라스가 성호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녀가 웃는다. 성호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따라 내려갔다.


“내 움직임 봤어, 못 봤어?”

“설마 네가 캐리했다는 말은 아니겠지?”

“아니, 당연히 내 캐리지. 내가 세 놈을 먼저 잡았다니까. 그 애꾸놈 공격 피하고 바로 옆에 있는 놈 죽이고···. 어?”


테이블에서 술잔을 부딪치던 사람들은 성호의 등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주인공이 이제 왔네.”

“오오!”

“근데 대장을 놓친 리더도 주인공이라고 불러야 해?”

“쉿. 조용히 해. 성격 안 좋다고 그랬어.”

“진짜로?”


성호는 그들의 환호에 웃음으로 답하고 술을 더 마시라고 말하곤 뒤쪽 테이블에 앉아 있는 실링에게 갔다.


“뒤풀이 분위기 좋네.”


성호는 그렇게 말하며 더글라스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실링은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다들 레벨업도 많이 했고, 보상도 넉넉했으니까. 특히 촌장을 설득한 네 아이디어가 좋았어.”


성호가 짧은 시간 안에 유저들을 모을 수 있었던 건, 셰림의 촌장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일전에 성호는 촌장을 찾아가 현재 마운틴단이 벌이고 있는 짓을 설명하고 본인의 계획을 얘기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촌장은 산적들을 괴멸하는 조건으로 유저들에게 확실한 보상과 경험치를 주기로 약속했고, 성호는 퀘스트의 보상을 토대로 유저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와일드의 자유도가 NPC의 퀘스트 내용까지 바꿀 수 없었다면 이 계획은 조금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몰랐다.


“게임의 자유도에 감사하라고.”

“난 네 계획에 감사할게. 짠?”

“짠은 무슨.”


그러면서도 성호는 실링의 맥주잔에 잔을 부딪쳤다. 옆에서 더글라스도 잔을 들이밀었다.


“너 미성년자 아니야?”


성호는 더글라스에게 말했다. 더글라스는 눈을 부라렸다.


“저 성인이거든요. 그리고 저도 한몫했으니까 마실 자격은 충분하다고요.”

“누가 못 했데? 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일 인분 못한 거 같아?”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죠. 저도 잘했거든요!”

“농담이야. 하하. 너도 잘했어.”


그들은 웃고 떠들며 이번 계획을 토론하듯 다시 얘기했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성호가 보기에 실링과 더글라스는 죽이 잘 맞았다. 언니처럼 다정하게 더글라스를 받아주는 실링이나, 동생처럼 실링에게 응석 부리는 더글라스의 모습은 보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젠 어디로 가는데?”


술잔을 여러 번 비우고 취기가 올라왔을 때, 실링이 얼굴이 잔뜩 빨개진 채로 물었다.


“저번에 말했잖아. 퀘스트하러 간다고.”

“무슨 퀘스트?”

“나 아직 무직이다. 직업 퀘스트 깨야 해.”

“잠깐, 무직이라고? 그럼 카를로랑 싸울 때 공용 스킬로 싸운 거야? 그게 말이 돼?”


실링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정말로요? 윌 씨. 아직 무직이에요? 가여워서 어떡해. 제가 알바 자리 하나 구해줄까요? 용돈 안 필요해요?”


더글라스도 취했는지 울먹이며 말했다. 성호는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그 무직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무직이라고. 알바는 하고 있어. 그리고 너희 둘 다 많이 취했으니까. 그만 올라가서 자.”

“안 취했거든요!”

“나두 하나두 안 취했어.”

“그래그래, 알았어.”


성호는 긴 한숨을 내쉬고 창밖을 바라봤다. 날이 새려면 아직 멀었고, 밤은 길었다. 자신에게 엉겨 붙는 둘. 막막하기만 했다.



***



[저 취해서 이상한 말 한 건 아니죠?]

[아무 말 안 했으니까 게임이나 해.]

[무슨 말 했네. 저 기억이 안 나요. 빨리 말해줘요.]

[어휴.]


다음 날, 성호는 더글라스의 귓속말을 무시하고 채팅창을 껐다. 그리고 짐칸을 열었다.


“준비 안 된 사람 없죠? 출발합니다.”


마부의 말이 들려온다. 나무들 사이로 햇볕이 잘게 들어오는 가운데, 성호는 셰림 입구에 대기하는 상단 마차에 올라탔다.

로톤 지방을 가로지르는 베이지 상단은 비단과 향신료를 판매하는 작은 규모의 상단이다. 이두 마차 두 대와 경호원 다섯. 싣고 가는 짐에 비해 경비가 엄중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로톤 지방은 워낙 산적 떼가 많아서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썩 나쁘진 않네.’


성호는 짐칸을 열어보고 고갤 끄덕였다. 1실링을 주고 승차를 한 것치고는 자리가 넓은 편이다. 화물과 상자 뒤, 구석에 한 사람이 누울만한 자리가 있었다.

조용히 올라타 모포를 깔고 누웠다. 마차가 덜컹거리며 움직인다. 마부가 콧노래를 부른다. 성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귓속으로 알림음이 들려왔다.


[수면 모드를 가동하시겠습니까?]


“아니.”


수면 모드는 가상현실을 즐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개발된 모드다. 실제 수면을 취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고글을 통해 숙면을 취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성호는 게임을 하러 온 거지 자러 온 게 아니었다.

짐칸에 뚫려있는 작은 틈새를 통해 힐끔힐끔 바깥을 구경하고 마차의 진동을 즐겼다. 모험하고 여행하고 탐험하고. 어릴 적 낭만이 실현되는 기분이었다.


‘은근 힐링겜이야.’


와일드의 세상은 완벽한 물리 엔진으로 이뤄져 있다. 오감부터 육감까지 느낄 수 있다. 생명은 살아있고, 자연은 풍부하다. 사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 마법과 검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성호가 있는 로톤 지방은 생각하는 것보다 넓다. 람톤과 비교해도 넓은 편이고, 북부의 얼음 산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건 평야 지대기 때문이다. 울창한 산림은 로톤 지방으로 가는 초입에만 있고, 가면 갈수록 해와 달이 내려오는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다.

로톤을 지배하는 서부의 주인은 공석이다. 많은 사람이 주인을 자처하고 차지하려 했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워낙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약탈과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한때는 악마들의 침입으로 그 전쟁들조차 이득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성호가 감탄하는 부분은 게임치고는 스토리의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 구조와 갈등. 그 속에 유저들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성호는 누워서 바깥 경관을 바라보았다. 언덕길로 아래로 보였던 셰림은 어느덧 안 보이게 된 지 꽤 되었다.


‘가는 데 설마 도적 떼가 출몰하는 이벤트가 나오진 않겠지?’


아무래도 게임이다 보니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성호는 하루빨리 퀘스트를 깨 직업을 얻고 싶었다. 안 그러면 억울해서 잠을 못 잘지도 몰랐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앞에서 쿵-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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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3) 21.02.16 82 1 6쪽
48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2) 21.02.15 81 1 7쪽
47 7화 - 고대 사자 훌리카 (1) +2 21.02.14 91 2 8쪽
46 6화 - 시련의 땅 (8) 21.02.13 89 1 9쪽
45 6화 - 시련의 땅 (7) 21.02.12 84 1 7쪽
44 6화 - 시련의 땅 (6) 21.02.11 84 1 7쪽
43 6화 - 시련의 땅 (5) 21.02.10 86 1 7쪽
42 6화 - 시련의 땅 (4) 21.02.09 80 1 7쪽
41 6화 - 시련의 땅 (3) 21.02.08 81 1 8쪽
40 6화 - 시련의 땅 (2) 21.02.07 83 1 9쪽
» 6화 - 시련의 땅 (1) 21.02.06 78 1 10쪽
38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8) 21.02.05 75 1 13쪽
37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7) 21.02.04 74 1 10쪽
36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6) 21.02.03 82 1 8쪽
35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5) 21.02.02 87 1 7쪽
34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4) 21.02.01 99 1 15쪽
33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3) 21.01.31 96 1 8쪽
32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2) 21.01.30 106 1 12쪽
31 5화 - 산적대장 카를로 (1) 21.01.29 99 1 8쪽
30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7) 21.01.28 106 1 7쪽
29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6) 21.01.27 99 1 9쪽
28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5) 21.01.26 101 1 7쪽
27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4) 21.01.25 96 1 7쪽
26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3) 21.01.22 102 1 8쪽
25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2) 21.01.21 114 1 9쪽
24 4화 – 약탈의 지방, 로톤 (1) 21.01.20 111 0 11쪽
23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8) 21.01.19 118 2 9쪽
22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7) 21.01.18 122 2 8쪽
21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6) 21.01.15 126 2 8쪽
20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5) 21.01.14 118 2 8쪽
19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4) 21.01.13 121 2 8쪽
18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3) 21.01.12 125 2 7쪽
17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2) 21.01.11 129 2 8쪽
16 3화 - 사라진 점성술사 (1) 21.01.08 131 1 6쪽
15 2화 - 프레 레이드 (7) 21.01.07 132 2 9쪽
14 2화 – 프레 레이드 (6) 21.01.06 131 2 8쪽
13 2화 - 프레 레이드 (5) 21.01.05 138 2 8쪽
12 2화 - 프레 레이드 (4) 21.01.04 158 2 8쪽
11 2화 – 프레 레이드 (3) 21.01.03 139 1 6쪽
10 2화 – 프레 레이드 (2) 21.01.02 143 2 10쪽
9 2화 – 프레 레이드 (1) 21.01.01 149 2 8쪽
8 1화 - 첫 디딤돌 (7) 21.01.01 159 2 8쪽
7 1화 - 첫 디딤돌 (6) 21.01.01 157 2 8쪽
6 1화 - 첫 디딤돌 (5) 21.01.01 151 2 8쪽
5 1화 - 첫 디딤돌 (4) 21.01.01 171 2 9쪽
4 1화 - 첫 디딤돌 (3) 21.01.01 173 2 9쪽
3 1화 - 첫 디딤돌 (2) 21.01.01 210 2 10쪽
2 1화 - 첫 디딤돌 (1) 21.01.01 260 3 7쪽
1 프롤로그 – 게임 중독 21.01.01 329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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