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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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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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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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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년 7개월 1주차 -2-

DUMMY

한편, 청 조정에도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청 황제가 최근 업데이트된 소식을 듣고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온 것이었다.


“조선은 배를 곱게 떠날 수 있게 하라고 했더니!

배와 협력관계에 있던 인민들을 숙청했고!

저 왜놈들은 반동분자들과 수작질을 벌여 그 배를 치러 떼로 몰려갔다가 전멸했고!

영국놈들은 거기서 냄새를 맡고 그 배와 접촉하러 갔다고!”


청 황제는 보고를 받고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소리를 질렀다. 황제는 성격이 크게 바뀐 이후, 분노하는 일이 많긴 했었으나 이 정도로 격노를 쏟아내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이 반동놈의 새끼들! 싹 다 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아니, 그때 다 죽이지 못한 것인가?”


이럴 때 입을 잘못 놀리면 운 좋아야 좌천, 대개는 옥살이였고, 재수 없으면 사형이었다. 해서 대전에는 수많은 신료들이 있었으나, 숨 쉬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황제는 황제가 직접 명하여 만든 질 좋은 담뱃잎을 굵게 말아 만든 궐련에, 역시 황제가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성냥으로 불을 붙여 깊숙이 한 모금 빨아들이며 좌중을 둘러보았다.


“무능한 것들. 인민을 위하여 일을 하라. 무엇이 인민을 위한 일인지 생각해보고. 조선 왕에게 어떻게 명을 내렸길래 그 따위로 행동할 수 있었는가? 담당한 새끼 앞으로 나오라.”


황제가 연기와 함께 내뿜은 명에, 다들 그 ‘담당 신하’의 명복을 빌 수 밖에 없었을 것이었다. 다음 나올 말은 뻔한 것이었기에.


“너 숙청.”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그는 그렇게 끌려 나갔고, 분위기는 더더욱 얼어붙었다.

다시 황제가 담배를 길게 한 번 빨았다가 뱉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 그 영국 놈들이 어디까지 알아봤다고 하던가? 접촉을 지금이라도 막을 수는 없겠는가?”

“이미 출항한 지 닷새가 넘게 지났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그 배에 올라 있을 것이옵니다.”

“아, 다른 어떤 나라의 배들과도 접촉하지 못하게 했어야 했거늘.”


황제는 불안했다. 그 영국놈이 자기 자신이 아는 것처럼 핵에 대해서 아는 놈이라거나, 아니면 자신보다 좀 더 먼 미래에서 와서 자신도 예측하지 못하는 기술에 대해 흥정을 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금 영국의 국력에 그 사영의 기술이 더해지기라도 한다면, 청국은 원래 역사보다 더욱 심하게 밟혀 없어질 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청 황제는 순간 두려움에 떨었다. 예전 자신의 고향에서 태어나 같이 대장정을 벌이며 고생했던 그 친구가 해 주었던 이야기가 기억났던 것이었다.


검은 눈이 내리고, 하늘이 적국의 편이 되면서 그의 아들과 자신의 아들이 같은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 전쟁.


그 전쟁에서도 영국에서 기원한 그 나라는 단지 국력의 극히 일부만을 써서 자신이 다스리던 나라를 압박해왔었다. 아마 그 나라가 세계 3차 대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더라면, 그 또한 오래 버티지 못하고 한 줌 재로 변해있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번에 영국이 그런 나라가 된다면?


황제는 생각에서 급히 빠져나와 다시 이야기했다.


“거기에 간 영국인이 누구라고 했던가?”

“상무총감 찰스 엘리엇이라는 자이옵니다.”


황제의 기억에도 있는 자였다. 아편 무역을 금하면서 그가 영국 상인들로부터 아편을 받아와 바쳤고, 그것으로 현재 유통되지 않고 남아있던 아편 전량을 바닷물에 쳐박아 폐기할 수 있었던 것이 기억난 것이었다.


“상무총감이라면 군과는 무관한 자인가?”

“아니옵니다. 영국 해군 출신으로서, 여러 배의 선장을 두루 거치고 영국 외교관으로 일하다 상무총감 자리에 왔다고 하옵니다.”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해군 선장 출신이라니, 적어도 배와 무장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자가 아닌가.


“혹시 그의 주변에 우리가 심어둔 자가 없는가? 어디까지 아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그가 주변인들을 모조리 끌어 간 때문에 지금 심을 수 있는 자는 없으나, 그가 돌아오면 즉시 일을 처리하여 한 달 내로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아내보겠사옵니다.”


돌아오고 나서 한 달. 그 정도라면 이미 그가 알아온 것이 무엇이건 간에 영국 본토로 소식을 실은 배가 출항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무력으로 영국 배를 잡아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잠깐.


왜 영국 배를 무력으로 잡아 둘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황제는 다시 생각해보았다. 영국 해군과 청국 해군의 전력을 비교해보면 이쪽이 엄청난 열세인 것은 사실이었다. 허나 육지에서 출항 전에 막을 수 있다면?


“작은 불씨가 온 들판을 태워 없앨 수 있는 법이다. 그 배에 관해 내가 얼마나 말을 많이 했던가? 말을 했으면 이제 행동으로 그대들이 완성했어야 한다. 타국에 이야기가 흘러 나가지 않게 했어야 하고, 대업을 이루기 전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야 한다. 허나, 이렇게 된 이상, 이제 영국 본토에 저 배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기 전에...”


황제는 잠시 이야기를 끊고 담배를 다시 깊게 빨아들이면서 생각을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았다. 전쟁을 최대한 늦추고, 그 전에 저 배로부터 기술을 최대한 받아들여 영국과의 전쟁을 이겨 놓고 싸우려 했거늘.... 일이 꼬여버렸다.

황제는 다시 생각해보았다. 지금 만약 영국과 싸운다면 이길 수 있는가? 분명 장비와 물자는 영국에 대해 열세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농민들이 대다수인 청국 인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기존 무능과 구태에 물든 팔기와는 다른 충성스럽고 사상 무장이 잘 되어있는 노농적군의 양성도 끝난 상태였다. 적어도 황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어차피 기계와 항공기가 없는 시대이다. 보병으로 붙는다면 그의 보병은 숫자가 훨씬 많고, 충성스러우며,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한 줌도 안 되는 영국군 정도라면, 인민의 파도에 빠뜨려 싹 다 쓸어버리기에 충분할 것이었다.


그렇게 담배를 들이마시며 생각을 정리한 황제는, 문장을 완성했다.


“...소식을 전하기 전에 하나도 남김없이 쳐서 살인멸구하라.”


청 황제의 살인멸구 명령이 떨어지고, 그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상대는 그 대영제국. 잘못 건드리거나 어설프게 일을 처리하면 바로 전쟁이 터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때라서 전통적인 의미의 암살, 즉 청국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영국이 모르게 조용히 처리하되, 그 계획부터 실행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중원의 역사는 길었고, 암살에 대한 전례나 자료는 발에 치일 정도로 많았으며, 무엇보다도 지금 황제가 암살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자였다.


지금 청 황제가 아직 모씨 성을 쓰던 때, 그는 수십여 차례 암살 시도를 당한 바 있었다. 암살 계획도 다양해서 일반적인 총이나 칼을 쓰는 방법부터 철도역이나 다리를 통째로 폭파시키는 방법, 전용기에 시한폭탄을 설치하는 방법, 가스를 주입하는 방법, 박격포를 이용한 저격, 별장을 폭격기로 날려버리는 방법 등등, 상상할 수 있는 방법과 상상조차 못할 기발한 방법을 통해 그는 암살 표적이 되어 왔었다. 그 와중에 그는 다양한 암살 방법과 계획을 입수할 수 있었고, 나중에는 암살 계획을 자작하여 정적에게 뒤집어씌우는 방법으로 숙청을 하는 데 쓸 정도로 그는 암살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자부하던 터였다.


그리고 몇 가지 방법을 고려하던 황제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조금 시끄럽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목격자가 하나도 없으면 암살이지.”


어차피 목표는 살인멸구, 그리고 영국에게 걸리지 않는 것이었다. 목격자가 없어야 했고, 영국 본토로 그 배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도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했다. 마침 저번 아편을 압수한 일도 있고 해서, 영국 상인과 그에 딸린 민간인 거의 대부분은 마카오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광둥과 까우룽-현 항콩 남부 반도-에만 소수의 영국 해군과 선박이 정박해 있는 상태였다. 마카오를 봉쇄하는 것 정도야 현 청 해군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고, 실제로 그들도 아편 압수 이후에는 많이 기가 죽은 상태였다.


그래서 황제는, 찰스 엘리엇이 돌아오는 때에 맞추어 영국군 주둔지에 소요가 일어나는 것처럼 해서 육상 병력을 소탕하고, 탈출하는 배가 없도록 영국 선박에는 화공을 펼치기로 했다. 물론 나중에 영국에서 항의는 하겠지만, 그것은 다 인민들이 영국군의 만행을 보다 못해 일으킨 의거 내지는 소요 사태로 둘러대면 될 일이었다. 문제는 시간 싸움이었으나, 황제가 급히 파발을 띄우고 답변을 받을 때 까지도 찰스 엘리엇과 그가 끌고 갔던 배들은 귀환하지 않고 있었다.


그 천금같은 시간을 이용해 황제의 명을 받든 노농적군 광둥부는 계획을 세우고 함정을 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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