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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개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SF, 대체역사

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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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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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년 7개월차 -7-

DUMMY

사영은 이전에도 몇 번 이야기한 적 있었던 것들을 다시 설명해야만 했다.

“나는 배에 묶인 존재고, 이 배는 현재 움직일 수 없으며, 기술적 문제점들이 해결되야만 이동 가능하다.” 등등...


그러자 엘리엇은 몹시 아쉬워하며 일단 지금 주고받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고, 딜을 다시 던졌다.


“일단 청나라 쪽에서 이야기했던 자원, 예산, 인력 지원정도가 있다면 산탄총, 증기-가스 복합터빈 엔진, 항생제의 생산 및 수출까지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입니까?”

“영국에서 여기까지 거리도 그렇고, 제작 시설이나 결과물도 중량이 상당한 것들이라 운송이 만만한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대영제국은 전 세계에 있습니다. 거리는 가깝게 만들면 되고, 운송에 필요한 선박도 만들거나... 좋은 방법으로 얻어내면 될 것입니다. 여왕 폐하와 의회는 제가 설득할 수 있으니 문제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빠르게 움직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미 청국에서는 황제한테까지 보고가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 노란 원숭이들이 이 배와 기술의 진짜 가치에 대해 알아봤을 리 없을 텐데요?”


순간 사영은 ‘사실 걔들 궁극적 목표가 원폭과 수폭을 만들어 세계정복을 하는 것이더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들도 아이디어는 충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 그렇지. 아마 시간을 더 끌다가는 청나라가 귀국에게 크게 한 방 먹일 것을 준비할지도 모릅니다.”


그러자 엘리엇은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청 황제가 직접 특사를 보내었다고 하니, 그들도 이 배와 여기 있는 오브젝트들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 듯 싶습니다. 얼른 본국에 연락을 넣고, 훈령을 받아야겠군요.”


뭐, 지금 황제도 나름대로 미래에서 돌아온 자 같기는 했지만, 일단 그 이야기는 확실한 것이 아니니 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찰스 엘리엇은 그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세계관 최강자들끼리 입찰 싸움 붙이려고 어그로 끌었다. 청나라 영국 싸움이라니 레알 실화냐?’


경쟁 입찰이라는 것을 알면 세계관 동양 최강자 청국이건 서양 최강자 영국이건 판돈을 좀 더 올리겠지. 입찰 전쟁을 피 튀기게 벌여 좋은 조건들을 왕창 들고 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이제 사영은 평화롭게 망가진 것들을 다시 수리하거나 재건하고, 한양에 가 계신 어르신들을 다시 모시고, 유민들을 다시 모아 더더욱 기술 개발과 산업시설 확충에 힘쓰며 발전을 거듭해 나가면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청국이건 영국이건 그 쪽에서 보내주는 인력, 자원, 예산을 바탕으로 판을 더 키우고, 고급 인력을 육성하고, 여차하면 산업화까지 진행하며 배를 복구하고, 기억을 되찾으면 되는 것이었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며 사영은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나도 조만간 기억만 다 되찾고 나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배에서도 좀 떠나 뭍에도 올라 보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계획할 때가 머지 않겠구나.’


그러나, 사영의 예상과는 다르게, 입찰 전쟁 말고 다른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한편, 사영이 엘리엇과 함께 지내면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외상 치료 준비를 하는동안, 박규수와 류헤이, 그리고 영국군 수병들의 포함 또한 마포나루를 향해 가고 있었다. 또한 이 증기선으로 개조한 포함에는 영국군 기술관과 조선의 조선공, 그리고 이곳 출신의 조운선을 운행하던 전직 수군 군관도 자원하여 탑승하고 있었다.


기술관과 조선공은 개조된 선박의 점검과 안전 확보, 그리고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배에 타겠노라 자원했고 전직 수군 군관은...


“이번 조정의 토벌로 내 처는 죽고, 자식들도 심하게 다쳤소. 박 선배와 저 왜놈님들이 아니었다면, 자식들도 목숨 부지하지 못했을거요. 한양에 잡혀 계신 분들이라도 구하고, 겸사겸사 한 방 먹여줄 수 있다면 속이 시원할 듯 하오. 배로 가려면 내가 물길을 잘 아니, 태워주시구려.”


저런 연유로 배에 탈 것을 자원했다.


첫 난관으로 예상되는 곳은 강화도였다.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려면 강화도를 지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강화도와 경기도 사이의 물길은 폭은 수백여 미터 정도로 넓으나 물의 흐름이 세고 자잘한 작은 섬이나 소용돌이같은 장애물이 많아 배를 운행하기가 퍽 힘든 편이라고 했다.


“괜히 강화도를 '나라의 심장'과 같다고 하여 '심도(沁都)'라 부르는 것이 아니겠지요.”

“첫 포구를 지나면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를 차례로 지나야 하는데 포격에 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외다.”

“초지진은 크게 걱정 하실 것이 없을 것입니다.”

“어찌 그렇습니까?”

“남쪽으로는 축조한 제방이 끊어진 지 오래이고, 돈대 또한 설치가 허술합니다.”

“초지진은 첨사(3품)가 관리할 만큼 중요한 진 아니오이까?”

“첨사가 진을 관리하면서 목관(6품, 목장의 관리를 맡는 무관)을 겸임하게 하는데, 진은 바다 코앞이고 목장은 섬 깊은 곳에 있으므로 목관에 머무르며 있으니 관리가 될 터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바람도 세고 바닷물이 들이치는 경우도 많은데, 새 화포의 주조도 없고 화약 또한 궁하니 화포를 쏠 줄 아는 자가 열에 하나게 될 지도 의문입니다.”

“그럼 안심하고 마포까지 갈 수 있겠소이까?”

“그건 또 아닙니다.”

“그럼 덕진진이나 광성보가 방비가 잘 되어있나보구려.”

“광성보나 덕진진도 방비가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니오나, 광성보 앞에 작은 험한 섬들이 솟아 있고, 덕진진 앞에는 손돌목이 있어 물의 세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그럼 그 앞을 지날 때에는 연료를 아끼지 말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벗어나게 해야 겠습니다.”

“수군 전선이 앞을 막을 일은 없겠소이까?”

“전선이 있긴 하오나, 제 기능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건 또 어찌 그렇소?”

“수군에게 가장 얻기 힘든 것은 격군(노 젓는 사람), 사수, 포수인데 격군은 근처 포구에 사는 포민들을 전시에 징집하여 씁니다, 헌데...”

“헌데...?”

“이들에게는 원래 징세가 면제되어야 하나, 해마다 두 냥씩 돈을 바치게 하고 그 외에도 관리들에게 각종 잡무와 어로로 침탈당하니 이제 포구 주변에 젊은 자들은 다 호구지책을 찾아 마을을 떠났고, 남은 자들은 노인네들밖에 없으니 아마 배가 제 할 일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박규수가 그 말을 거들었다.


“조정에서도 세자저하 생전 수렴을 하실 적에 이 문제를 알아 논의를 해본 바 있소. 포인에 매인 자들의 역을 면제시키고, 단 격군이 매년 가을 추수가 끝나고 조련할 때 참여하게 하여 역을 대신케 하자는 의견이 나온 바 있었소이다. 매 해 이 기예를 비교하여 시상하게되면 이익은 있고 손해는 없기 때문에 모두 기꺼이 이에 응하리라 하는 의견이 있었으나, 세자 저하께서 떠나신 후 이 모든 논의가 없는 일이 되었다 하오.”


“지금 저희에게는 다행이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사영이 준 저 연막탄이라는 것을 준비해 두십시다.”


그리고 강화를 거쳐 마포나루까지 가는 동안,

연막탄이 쓰이는 일은 없었다.


단, 초지진에는 경계병이 있었는지, 뭔가 깃발이 오르고 병력 몇 명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보였다. 그러나 포탄이 날아오는 것은 없었고, 배가 지나가는 동안 큰 일은 없었다.


“올 때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요. 경계가 아무래도 강화되지 않겠습니까?”

“한양에 파발이라도 띄우면 큰일입니다. 일을 서둘러야 할 듯 합니다.”


그렇게 마포나루에 다다른 그들은, 영국 수병들과 배 관련 인원들만 배 갑판 아래 남기고 상륙했다.


“시장이 의외로 크군요.”

“모든 조선에서 나는 것은 이 곳을 통해 한양으로 들어가니까요. 셈만 넉넉히 치른다면, 어지간한 것은 여기서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박규수와 류헤이 일당은 각각 선비와 종, 일꾼 등등으로 위장하고 필요한 것들을 사기 시작했다. 말과 수레를 사고 가볍지만 부피가 큰 잡화와 제수용품으로 보일 만한 것들을 잔뜩 사서 수레에 싣고, 그 사이사이에 사영이 준비해 준 각종 무기와 작업 도구들을 숨겨 넣었다. 도성 문을 지날 때 검문이 없지는 않으나, 제수용품을 파보는 자는 또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게 양반가의 큰 제사라면 더더욱 그러했고.


마포나루에서 도성까지는 5km남짓, 그리고 숭례문을 지나 의금부까지는 다시 2km남짓이었다.

한양 도성 내부도 평소보다는 사람이 좀 적었고, 빈 집들도 꽤나 있었다. 저번 쌀소동을 계기로 피난을 떠났던 사람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곳도 있었고, 박규수와 같이 권력에서 밀려나 집을 비우고 떠난 사람들도 있었던 것이다.


“일단 이 곳에서 초경(저녁 7시경)까지 대기하고, 대기하는 동안 각자 미리 이야기해둔 대로 옷들을 갈아입으시오. 나는 그동안 의금부 안 상황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소”

“남자가 이런 옷을 입어야 한다니...”

“분도 칠해야 하오.”

“어찌 이런...”

“나도 다녀와서 할 것이오.”


류헤이와 그 휘하 칼잡이들은 결국 상황을 받아들이고 여장을 시작했다.


조선의 밤은 추웠고, 조명은 횃불이나 초롱불, 촛불 정도가 전부였다. 해가 떨어지면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지는 것이 조선이었고, 특히 조선은 야간통행금지제도가 있는 나라였다. 시간은 이경에서 오경, 대략 밤 9시~새벽 3시정도였다.


단, 초경에서 이경 전, 그러니까 밤 7시~9시까지는 여자들만 다닐 수 있는 시간이었고, 남자들은 미리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 초경에서 오경까지 돌아다니다 잡히면 그대로 곤장행이었다. 이것은 지휘 고하를 어지간하면 따지지 않아서, 대사헌(종2품)정도 되는 고위직이라도 통금을 어기고 대들다 파직당하는 예도 있었다.


박규수도 상황을 보고 와서 여장하며 이야기해주었다.


“의금부 안에 두분 모두 계시다고 하며, 아직 상태가 많이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하오. 그러나 걷기는 힘드신 상태에 슬슬 장독이 올라오신다고 하니, 얼른 모셔가야 할 것 같소.”

“그걸 어찌 쉽게 알아오셨습니까?”

“...매수하였소이다.”


의금부 문지기가 사사로이 돈을 받고 내부 상황을 나불거릴 정도로 부패가 만연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막상 겪어보니 답답했던지 박규수는 한 박자 늦게 답해주었다.


“안에 병력은 좀 있었습니까?”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소.”


“그럼 원래 계획대로 가시지요.”


작가의말

오늘 연참을 하려 하였으나, 한 편밖에 못 써서 죄송합니다.

내일 다시 시도해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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