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량극 님의 서재입니다.

정령의 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무량극
작품등록일 :
2018.04.19 18:40
최근연재일 :
2019.09.30 23:58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56,398
추천수 :
269
글자수 :
1,220,287

작성
18.11.03 22:44
조회
274
추천
0
글자
17쪽

침입자 (8)

DUMMY

콰콰콰콰콰!


“끄아아악!”


사방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방어막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신체에 구멍을 간직한 채 쓰러진다.


“젠장!”


그들을 지킬 엄두도 낼 수 없다. 사람들을 살해하고서도 힘을 잃지 않은 화살들이 모두 방어막으로 집중된다.


“필사적으로 방어막에 힘을 보태라! 이게 뚫리면 모두 죽는다!”


사람들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방어막에 힘을 보탠다. 적의 공격은 강력하지만, 다행히도 날아드는 화살들을 이루고 있는 것은 방어막과 같은 바람, 무엇보다 무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나마 상쇄가 가능했다.


“막을 수 있어!”


조금씩 가까워지는 삶에 누군가 기뻐하며 소리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었다.


방어막 앞에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난다. 모두가 방어막과 화살에 열중하고 있는 틈을 타 침입자가 접근해온 것이다. 주먹을 휘둘러 방어막을 때린다.


쿵!


굉음과 함께 방어막이 흔들렸지만, 이번에도 막아내었다.


“아무리 너라고 해도 이 방어막을 뚫기는 힘들 거다!”


누군가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물론 허세다. 만약 침입자가 10대만 더 때려도 방어막은 산산조각 나고 대치하고 있던 사람들은 몰살당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그 정도면 충분해!’


뒤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약자들을 대피시킨 사람들이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모이고 있다.


‘10대, 아니 5대만 막아내도 살 수 있다!’


푹.


하지만 역시 그건 안타까운 생각이었다.


침입자의 주먹에 송곳니같이 길게 뻗은 바람이 방어막을 뚫고 침입한다. 전보다 둥글어진 것이 송곳니보다 송곳에 가깝다.


“이건··· 전 순찰대장님의?”


모두가 그 술법을 안다. 전 순찰대장이 사용했던 술법. 엘프 마을 사람 중 흔하지 않은 근접 격투가였던 그는 주먹에 송곳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적들을 무찔러왔다. 극도로 압축된 바람은 오거의 육체라도 뚫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진가는-


“젠장! 모두 송곳에서 떨어져!”


내부로 침입한 송곳을 폭발시켜 적을 산산조각 내는 것.


우우웅!


진동음과 함께 송곳의 모양이 뒤틀린다.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포기하고 막대한 바람을 안쪽에서부터 터트리는 술법이 사람들의 눈 앞에서 펼쳐진다.


사람들은 깨달았다. 이 술법이 정문 인근을 모두 산산조각 낸 그 기술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들이 살 방도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빌어··· 먹을!”


바람이 폭발한다.




“콜록. 콜록.”


“으으으··· 응?”


먼지 구덩이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훑어봤다. 어떠한 상처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살아··· 있어?”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들은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이는 것은 오직 먼지뿐. 침입자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뒤로 물러나게.”


공중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누가 자신들을 구해줬는지 명확해졌다.


“촌장님!”


바람이 휘몰아치며 먼지를 걷어낸다. 사람들은 시야가 확보되자마자, 침입자의 위치를 확인했다. 침입자는 어느새 멀리 떨어져 있다.


먼지를 걷어낸 촌장은 주위를 둘러보며 참상을 확인했다. 파괴되어 버린 집들과 외벽, 정문. 분명 피해가 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감히··· 우리 마을에서 이따위 짓거리를 벌이다니.”


사방에 시체가 가득하다. 촌장은 분노 때문에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여보. 진정해요.”


스산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주변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 같다. 사람들의 뒤에서 한 여자가 걸어온다. 엘르의 어머니인 촌장 부인이었다.


“후우··· 그래··· 진정해야지. 저놈은 쉬운 상대가 아닌 것 같으니.”


전해지는 힘은 아무리 마을 최강의 술사인 그라고 해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솔직히 아슬아슬했어···’


소식을 듣고 날아오는 도중에 느낀 강렬한 힘에 어떻게든 방어막으로 사람들을 지켰지만, 아주 약간의 시간만 모자랐더라도 침입자의 술법은 방어막을 산산조각내고 안의 사람들을 몰살시켰을 것이다.


촌장은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감정적으로 술법을 발휘하면 쓸데없는, 힘의 낭비가 발생되기 마련이다. 강자를 앞에 두고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자살 행위다.


촌장은 지상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침입자에게 말을 건넸다.


“거기, 오거. 왜 마을을 습격한 거지? 선대의 복수라도 하려고 하는 건가?”


촌장이 말을 거는 사이 촌장 부인은 근처의 사람들과 함께 시체를 거두고, 부상자들을 대피시켰다. 다행히도 침입자는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그도 촌장의 힘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침입자가 자신들을 제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선대의 복수? 나, 그런 거 모른다. 내 고향, 숲 아니다. 내 고향, 저쪽이다.”


“저쪽?”


침입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촌장의 뒤쪽. 마을의 동쪽이었다.


‘동쪽 호수를 말하는 건가. 그쪽에도 소수의 오거들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그곳의 지배자는 오거가 아니야. 그렇군. 그곳을 주름잡는 영물을 피해 이쪽으로 온건가?’


동쪽 호수의 영물에 대해서라면 하스트에게도 들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그 영물과 만나보았다.


‘하지만 그는 굉장히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자신에게 덤비더라도 크게 화를 내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을 습격한 이유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그와 함께 촌장의 몸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온 힘들이 바람들을 움직인다.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바람들이 침입자의 사방을 조용히 에워싼다.


침입자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바람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촌장의 말에 대답한다. 어느새 침입자의 몸을 감싼 바람이 촌장의 힘을 막아서고 있다.


“나, 스승님 찾는다. 나 힘 강해진 지 얼마 안 되었다. 날 강하게 해 줄 사람 찾는다.”


“그래서 습격했다고? 어처구니가 없군. 네가 위험하다는 것은 명백해졌어.”


지상의 상황을 파악한다. 사람들과 시체를 모두 대피시켰다. 더 이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사실 침입자에게 무슨 이유가 있든지 상관없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것은 마을을 침입하고 사람들을 죽인 대적이다.


촌장이 힘을 끌어올린다. 그에 호응하여 주변의 바람이 요동친다. 지금까지 스멀스멀 움직인 것과는 대조적인 격렬한 움직임이다.


“네가 마을 사람들을 죽인 것과-”


촌장의 등 뒤로 수많은 화살들이 형태를 갖추고 떠오른다. 언뜻 봐도 침입자가 쏘아낸 화살보다 많다.


그 모습을 본 침입자도 같은 방식으로 화살들을 만들어낸다. 촌장의 화살과 엇비슷한 수다. 하늘과 땅을 합쳐 100이 넘는 화살이 생성된다.


“-똑같이 죽어라!”


서로를 향해 수십의 화살이 상대의 목숨을 노리고 쏘아진다. 개인이 아니라 군세가 맞부딪히는 것 같은 광경이다.


“촌장님! 저희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이 촌장을 돕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간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한다. 촌장 부인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잠시 물러나 주세요. 저와 그이가 처리할게요.”


“하지만, 사모님! 저 녀석의 힘은···!”


“네. 알고 있습니다.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분명하게 느껴지니까요.”


촌장 부인은 단호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그 표정에서 그녀가 하지 않았던 말을 느낄 수 있었다.


“... 알겠습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펼쳐질 전투에서 그들의 힘은 전장을 어지럽히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상냥한 그녀가 내뱉지 못한 말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죄송해요.”


그녀는 무력감에 휩싸일 사람들을 생각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참전한다는 것은 오히려 피해를 키운다는 것이다. 물론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가 노리고 있는 방법이 실패하기 전까지는 그들의 참전을 보류해야 한다.


“아닙니다. 저희가 모자란 것뿐이니까요. 이겨주십시오···”


‘저희는 뒤에서 저 녀석의 힘이 빠져, 우리가 참전해도 될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그 뒤의 말을 더 하고 싶었으나, 속으로 삼킨다. 그 말은 두 사람의 힘이 침입자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긍정하는 것과 같은 말이니까.


촌장 부인은 웃음으로 그들에게 대답했다. 그리고 등 뒤에서 화살을 꺼내 들며 앞으로 걸어간다. 뒤돈 그녀의 입가에서 웃음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화살에 바람이 모여든다. 주변을 순식간에 진공으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힘의 집중이다. 진공에 이끌려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 끌어당겨진다.


“한 발.”


견제 사격 따위는 없다. 적을 생포할 가치도 없다. 단, 한 발. 최초의 한 발에 적을 죽인다.


퉁.


암살을 위한 화살이 쏘아진다. 앞의 모든 바람을 지우며 날아가는 그 화살은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적에게로 향한다.


침입자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적의 강대한 힘에 걸맞지 않은 허무한 최후가 될 것이다. 적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화살이 침입자의 곁에 당도했을 때, 별안간 침입자가 엄청난 기세로 암살의 화살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촌장에게 쏘아질 화살들을 모조리 요격에 사용한다. 수십의 화살이 단 하나의 화살을 노리고 날아든다. 바람 앞에 놓인 등불처럼 위태롭다. 암살의 화살은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격추될 위기에 처했다.


두두두두두두!


수십의 화살이 단 하나의 화살에 명중한다. 누가 봐도 압도적으로 보이는 화살의 군세였지만, 암살의 화살은 그를 이겨낸다.


요격은 실패였다. 촌장을 위해 쏘고 있던 화살들의 방향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바람에 힘이 줄었던 것이 패인이었다.


“큭···!”


침입자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침입 이후 처음으로 들려온다. 하지만 요격에는 실패했어도 화살의 속도를 줄이는 것에는 성공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침입자의 뺨을 찢으며 화살이 빗나간다.


“실패네. 어떻게 알았지?”


거의 음속에 가까운 화살이었다. 더불어 앞의 소리를 지우며 날아갔기 때문에, 소리로는 절대 눈치채지 못해야 한다.


“나, 위험했다. 너, 대단하다. 다른 소리 듣고 겨우 피했다.”


침입자가 촌장 부인을 보며 감탄을 쏟아낸다. 정말 간발의 차로 목숨을 부지했다. 화살보다 먼저 떠난 시위 소리가 아슬아슬하게 먼저 닿지 않았다면 그대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래도 그 작은 소리를···’


바람을 다루는 영물이면서 강대한 오거의 육체를 지녔기 때문일까. 같은 바람의 술사인 엘프 마을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예민함이었다.


암살의 화살은 피했지만,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침입자는 하늘에서 끊임없이 날아오는 바람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이동했다. 그가 만들어낸 화살은 모두 촌장 부인의 화살을 요격하는 데 사용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침입자의 이동속도는 굉장히 빨랐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는 화살은 수가 너무 많고, 빠르다. 완벽하게 화살을 회피하지 못한 침입자는 주먹에 송곳을 만들어 화살들을 쳐내며 이동해야 했다.


하늘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고, 쳐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선이 위로 향한다. 그리고 촌장에게 잠시 시선이 쏠린 사이, 다시 옆에서 촌장 부인의 화살이 날아온다.


“이 정도로 나 못 죽인다!”


쩡!


자신을 성가시게 하는 화살에 맞서 송곳을 찌른다. 커다란 파괴음과 함께 화살은 송곳을 이겨내지 못하고 완벽하게 쪼개진다.


하지만 의아해한다. 화살이 날아오기 전에 들린 발사 소리는 3번이었다. 하지만 날아온 화살은 하나다. 그때, 갑자기 오한이 침입자를 감싼다.


“흡!”


침입자는 자신의 감을 믿고, 필사적으로 뒤로 굴렀다. 그러자 침입자가 원래 있던 곳, 양 옆에서 화살이 나타난다. 침입자는 자신의 감이 맞은 것에 잠시 안도했다.


하지만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양 옆에서 날아왔던 화살들이 서로 부딪힌다. 화살들에 담겨있던 자연력이 서로 뒤엉킨다. 그리고 뒤엉킨 자연력에서 작은 바람의 화살들이 침입자를 향해 쏟아진다.


“!”


침입자는 찰나에 느꼈다. 피할 수 없다. 피하기에는 자세가 너무 불안정하다. 뒤로 물러난다고 해도 화살이 더 빠르게 자신에게 당도할 것이다. 그렇다고 쳐낼 수도 없다. 화살들은 너무 작았으며, 너무 많았다. 가죽으로 막아내기에도 불안하다. 화살의 크기에 걸맞지 않은 큰 힘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합!”


침입자의 발아래에서 바람이 용솟음친다. 용솟음치는 바람에 막힌 화살들은 기세에 밀려 궤도가 수정되었다. 침입자의 머리 위로 화살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이런··· 방어막이라니···”


촌장 부인은 실망했다. 방어막을 세우고 이쪽의 공격에 대비한다면, 상황이 녹록지 않아진다. 그렇기에 방어막을 만들기 전에 승부를 볼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실패했다.


“저건···”


하늘에서 침입자를 견제하고 있던 촌장은 침입자가 만들어낸 방어막에서 강렬한 친숙함을 느꼈다.


방어막의 형태는 마을 사람들과 싸웠을 때 썼던 것과 또 달랐다. 그 형태는 촌장이 사람들을 지켜줄 때 사용했던, 그리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바람의 장벽과 똑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오랜만에 전투에 나섰는데도 전혀 실력이 녹슬지 않은 그녀의 궁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역대 최강의 궁사라는 것이 허언이 아니야···”


그녀는 화살을 날리고 나서, 술법으로 궤도를 수정하지 않았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침입자의 움직임을 모두 예측하고 화살을 날렸다. 그 와중에 세 발의 화살을 각기 다른 곳으로, 각기 다른 속도로, 그리고 각기 다른 궤도로 발사해서 적의 허를 찔렀다. 그녀의 궁술을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라고 해도 꼼짝도 못 하고 죽임을 당했을 것이 분명할 정도의 엄청난 궁술이었다.


촌장 부인은 방어막에 화살을 계속 발사했다. 침입자는 화살들을 하늘로 휘게 하여 촌장에게서 날아오는 화살들에게 부딪히게 만들었다. 양쪽에서 날아오는 화살들에 의해 신경이 분산되었지만, 하늘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날아오는 화살들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기에 촌장에게 더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침입자는 발사의 궤도와 다양성이 단순해지는 대신, 점점 강력해지는 촌장 부인의 화살에 어쩔 수 없이 그 방향으로 방어를 두텁게 하며, 시선을 빼앗겼다.


그녀의 궁술은 놀라웠다. 어디로 피하려고 하던, 어떻게 피하려고 하던 화살은 그에게 찾아왔다.


하나의 화살이 날아오고, 침입자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피했다고 생각한 화살은 함정이었다. 침입자가 피한 그 장소에 어느새 새로운 화살 하나가 당도해있다.


눈속임을 위한 화살을 발사해 적의 이동을 강제시키고, 그곳으로 진짜 일격을 가한다. 누구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 거리에서 쏘아지기 때문에 실제 공격이 당도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그녀는 첫 번째 화살을 침입자가 피하기도 전에 이미 두 번째 화살을 날린 상태였다.


‘대단하다. 하지만 스승님 아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허와 실을 겸비한 정교한 기술이 아니었다. 오직 힘. 압도적인 힘이었다. 그리고 촌장 부인의 궁술은 기술이라기보다 감각에 가깝다.


다른 사람들이 괴물로 여기는 침입자였지만, 그의 재능으로도 촌장 부인의 감각은 단시간에 깨우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상하다.’


침입자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무언가 잊은 느낌이었다.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 순간, 하늘의 공격이 멈춰있다.


‘어디?’


하늘을 둘러보며 촌장을 찾았다. 주위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이내 그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촌장은 어느새 침입자의 바로 상공에 위치해 있었다.


침입자는 촌장의 모습에서 위기감을 느꼈다. 무엇을 준비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니까.


“알아차린 것 같지만, 이미 늦었다!”


촌장 주위의 바람이 미친 듯이 회전하더니 점점 커진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땅에 내려 꽂힌다.


침입자는 부지불식간에 회오리에 갇혀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정령의 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2 최강의 오거 (4) 18.11.08 279 1 20쪽
61 최강의 오거 (3) 18.11.07 263 0 13쪽
60 최강의 오거 (2) 18.11.06 268 0 21쪽
59 최강의 오거 (1) 18.11.05 291 0 13쪽
58 침입자 (9) 18.11.04 275 0 15쪽
» 침입자 (8) 18.11.03 275 0 17쪽
56 침입자 (7) 18.11.02 276 1 12쪽
55 침입자 (6) 18.11.01 278 0 17쪽
54 침입자 (5) 18.10.25 297 0 28쪽
53 침입자 (4) 18.10.18 295 0 14쪽
52 침입자 (3) 18.10.11 344 0 21쪽
51 침입자 (2) 18.10.04 355 0 18쪽
50 침입자 (1) 18.09.20 357 0 20쪽
49 동료 18.09.13 376 1 22쪽
48 동료? (9) 18.09.06 382 1 14쪽
47 동료? (8) 18.08.30 384 1 13쪽
46 동료? (7) 18.08.23 395 0 14쪽
45 동료? (6) 18.08.16 406 0 14쪽
44 동료? (5) 18.08.09 425 0 14쪽
43 동료? (4) 18.08.02 435 1 2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