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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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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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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294,176

작성
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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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DUMMY

 

 

57화 (1)

 

 

덜그럭-

 

“...하씨, 왜 하필..”

 

멀리서 들리는 각종 소음들을 뒤로 하고. 용마루 내 별주(別廚:궐 내의 음식들을 마련하던 관청) 한 켠에 쪼그려있는 한 인영. 무언가 들킬새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손을 헛방질 한다.

 

“...이건 또 왜..”

 

괜히 짜증을 내보이는 궁인. 제 떠는 손은 보이지도 않는지. 일이 잘 안풀린다며 되려 짜증이었다. 조금만 더...

 

“도와줘?”

 

“...에?”

 

그때 들리는 한 목소리. 궁인은 황급히 고개를 들어 제게 말을 건 이를 바라보았다. 홍사였다.

 

“도와주냐고?”

 

능청스레 되묻는 홍사. 떡 하니 뒷짐 쥔 채로 목만 내빼서 이 놈이 무얼 하나 구경하고 있었다. 황제가 별주엔 무슨 일인지. 뜨악한 궁인은 그자리에서 입을 벌린 채 굳어버린다. 제 물음에 대답이 없자, 홍사는 심기가 상한 것을 숨기지 않은 채로 궁인 앞에 가 선다.

 

“...용마루 기강 왜 이러나? 황제가 묻는 데, 일개 궁인주제에 씹어?”

 

“..헉, 죄. 죄..송합니다!”

 

“죄송은 얼어죽을.”

 

땡그랑-

 

그제야 정신이 든 궁인. 서둘러 홍사 앞에 납작 엎드린다. 그러나 심기가 상할대로 상한 홍사는 제 발치에 걸린 사기 그릇을 발로 차버린다. 그 모습을 황망히 지켜보는 궁인. 제가 방금까지 들고 낑낑대던 그릇이었다.

 

“..왜? 아니꼬와?”

 

뒤에도 눈이 달렸나. 뒤돌아 연초를 베어물던 홍사는 그를 째려본다. 그에 궁인은 절대 아니라며 머리를 연신 흔든다.

 

“아니긴?”

 

그러나 홍사는 이번 드잡이를 쉽게 끝내보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제 손에 든 곰방대를 휘이 젓더니 아예 사기 그릇을 박살을 내버린다.

 

“!!!!”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궁인은 숨쉬는 법도 잊은 채 눈알만 깜박인다. 홍사는 뱀처럼 천천히 그의 주위를 맴돌며, 이걸 어떻게 조질지 생각했다.

 

“너,”

 

“예!”

 

“왜, 여기 있지?”

 

“...예?”

 

“..너네는 예 밖에 할 줄을 모르나?”

 

“아, 아닙니다!”

 

말장난 하는건가. 인내심이 바닥난 홍사는 궁인을 걷어차기 좋은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는다. 기척을 느낀 궁인의 몸이 점점 더 떨리기 시작했다. 홍사는 붉은 눈을 빛내며 다시 한 번 물었다.

 

“여기 왜 왔냐고.”

 

“...제가 본래 별주에서 일 하는 궁인인지라...”

 

너, 이...씹. 궁인의 말에 시원하게 욕한바가지 하려던 홍사. 갑자기 혀를 사리문다. 황제에 걸맞는 언어습관을 들이기로 한 약속이 있다. 하지만 태도는 약속 범위 내에 없으니, 뭐.

 

퍼억-

 

홍사는 그대로 궁인의 머리를 차버렸다. 화랑인 그가 성질 껏 차버린지라, 아무리 용족일지라도 버티기 힘들 터. 궁인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진다. 사기그릇에 담겨있던 물이 아직 바닥에 흥건했다.

 

스스스-

 

제 주인의 심기를 눈치 챈 붉은 뱀들. 홍사의 근처로 모여든다. 하지만 홍사는 붉은 뱀들에서 손을 들어보인다.

 

“오지마라, 저거 밟으면 너네 큰일난다.”

 

개마투구꽃. 용신도 때려잡는 독인데 너네들이라고 안전하겠냐.

 

하지만 어쩐 일인지 용족인 궁인은 그 위에 잘도 엎어져 있었다. 홍사는 놀란 기색도 없이 연초를 마저 피웠다.

 

 

 

***

 

 

 

백화궁,

 

채비를 마친 홍진이 뒷짐을 진 채 점잖을 빼고있다. 그래봤자 겉으로 보이기에는 아직 약관(弱冠 : 20세)도 지나지 않은 모양새라 이질감이 들었다. 비형은 그를 한 번 흘끗 보더니, 그래도 더 편하다고 문노에게 슬쩍 묻는다.

 

“..근데 왜 하필 지금이냐?”

 

“아마 본래 예식대로 진행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본래 예식대로면 홍진님께선 지금쯤 용신이 되는 것이냐?”

 

“그건 아니긴 한데...”

 

말 끝을 흐리는 문노. 좀 전까지는 용마루에 배신자가 있다더니, 갑자기 다시 용마루로 가겠다는 홍진이 이해가 가지않는 건 그도 마찬가지였다.

 

“헌데 왜..”

 

그렇다고 차기 용신님 결정에 토를 달기도 뭣했던 비형은 문노와 쏘닥이기만 했다. 멀리서 그를 듣고만 있던 여귀. 그 한심한 작태에 제가 직접 묻는다.

 

“홍진님.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겁니까?”

 

“아...”

 

둘의 대화에 속닥임을 멈추는 비형과 문노. 여귀는 그들을 한 번 흘겨보더나 다시 홍진에게 집중한다. 홍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미래가 훤하여 그렇다.”

 

“...미래요?”

 

여귀는 이 분이 무슨 헛소리를 하시나 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홍진은 여귀의 반응은 안중에도 없었다. 외려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너무 깨끗해.”

 

“....?”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없어. 아주 태평성대를 누릴 미래란 말이지.”

 

“....”

 

“적어도 내 치세엔 별 일이 없을테니. 내 빨리 용신이 되려는거지”

 

“...태평성대요.”

 

배신자 있다며. 여귀는 더더욱 이해 못할 소리에 미간을 찌푸린다. 홍진은 그건 상관없다며 오히려 제 판단에 만족한 듯 웃어보였다. 차마 그 사고를 다 따라가지 못하겠는지 비형이 손을 들어올린다.

 

“저어, 홍진님.”

 

“무엇인가?”

 

“...배신자를 일단 잡는게 먼저 아닐까요?”

 

“왜지?”

 

“...?”

 

“그냥 내가 용신이 빨리 되면 되는거 아닌가?”

 

“...”

 

아니 뭐 본인이 용신이 되면 배신자가 저절로 사라질거라 여기는건가? 이게 종족에 따른 사고방식의 차이인가 싶은 비형. 굳이 더 말을 얹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나마 홍진을 걱정하는 건 문노 뿐. 배신자를 먼저 잡은 뒤에 용마루에 가도 늦지 않을 터였다. 문노는 홍진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큰 일에는 큰 위험이 따르는 것 아니겠나.”

 

그대들은 그냥 나를 호위하면 된다네. 그 대책없는 말에 비형의 표정도 애매해졌다. 그냥 위험을 없애고 큰 일을 하는게 낫지 않나. 한 마디 하고 싶었다. 하지만 홍진이 보이는 확신에 긴가민가 하면서 채비를 시작했다.

 

“....”

 

그를 못마땅하게 보는 여귀. 자기는 귀찮으니 그냥 아랫 것들이 고생하라는거네. 보이지 않게 입술을 씰룩거렸다.

잠시간 자리를 지키던 여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전. 어서 여의주를 만들러 가 보겠습니다.”

 

“그러게.”

 

“예, 용신님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래뵈도 어제 여의주를 마신 자가 이 근방에선 가장 빠른 새랍니다.”

 

“...크흠.”

 

홍진은 마음에 안 든다는 헛기침을 내 뱉는다. 그러더니 별 수 없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살펴가십시오.”

 

여귀를 배웅하는 건 문노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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