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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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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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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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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DUMMY

 

 

44화

 

 

 

퍼엉-!

 

“으야야아!!”

 

“뭐냐, 또”

 

집무실이 떠나가라 소리지르는 바리. 그에 놀라지도 않는지, 촌관은 고개만 까딱한다. 저도 처음에야 놀랐지. 이쯤되니 익숙하다.

 

“아! 아닙니다. 뭐 잘못 섞어서 그럽니다.”

 

“야 이놈아. 이러다 나까지 제 명에 못산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닙니다!”

 

집무실 한켠에 자리잡고 앉은 바리. 매번 집무실과 의무실을 드나들기에,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촌관은 제가 괜한 짓을 한건가 심각하게 고민한다.

 

“저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희 아버지도 같이 하시는 일인데요~”

 

그건 또 그래. 언제 또 아비에게 이야기 한 건지. 팽 의원이 직접 집무실을 찾아왔다. 저야 일손은 늘 환영이지.

 

“그렇긴 하다만. 아버지가 흔쾌히 도와주신다고 했더냐?”

 

일전에 부탁 할적엔 바쁜 일 있어서 못한다고 했는데. 자식 일이라 그런 것일까? 촌관은 집에 있는 제 딸들을 생각한다.

 

“아뇨? 저도 아버지가 아시는 줄 몰랐는데요?”

 

한 치의 거짓도 없다는 듯. 바리는 정말 저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발을 뺀다. 저가 아비의 마음을 어찌 안다고. 촌관은 그래그래, 건성으로 대답하며 제 할일을 계속한다.

 

퍼엉-!

 

“아 이놈아! 먼지날려!!”

 

“아니.. 이게 왜 그럴까 하하하,”

 

저리 꺼벙해보여도, 제 분야에서는 아주 날라다니는 아이다. 그리고 애는 착해. 촌관은 못말린다는 듯 바리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일에 집중한다.

 

한편, 바리는 선배의원들이 하던 연구를 이어서 하고 있었다. 한참을 살펴보다 자료를 보는 눈에 심각함이 깃든다. 처음에 불로불사의 약을 만들겠다 했을때 콧방귀를 뀌었는데. 연구가 진행이 되고 있었다니 놀라웠다.

 

“이건 뭘 그린 거야?”

 

그때 제 눈에 걸리는 그림인지 문자인지 모를 어떤 것. 바리는 그것을 한 번 손으로 훑는다.

 

“잘 되어가느냐?”

 

이번엔 좀 오래도록 조용하기에 살짝 졸음이 왔다. 촌관은 슬쩍 바리가 보는 서류를 건너다본다.

 

“아, 촌관님. 혹시 이.. 문자? 그림? 같은 것을 아십니까?”

 

“어디보자. 에잉? 나도 처음 본다만, 이거 어디서 난거냐?”

 

“이 서책에서 가져온 내용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공부 좀 했다는 촌관도 처음 보는 글자였다. 제가 모르는 글자니 필시 그림일것이었다. 촌관은 바리가 들어보이는 책을 한번 보더니 그 제목을 확인한다.

?

“..에? 그 서책에 있는 내용을 근거로 연구한다는거냐?”

 

“이미 진행이 꽤 되었던데요?”

 

의외라는 촌관의 반응. 바리는 그 전에 정리한 자료들을 보여준다. 그 자료를 보던 촌관은 신기하다며 서책을 한번 훑는다.

 

“이 서책은 등나라 건국신화네.”

 

“신화?”

 

“그래. 그래서 내 다시 물은것이야. 무슨 신화에 나온 내용으로 의술 연구를 하는가 하고.”

 

그렇구나 하고 넘기려던 바리. 근데 등나라는 뭐지? 저도 처음 들어 본 나라였다. 바리는 촌관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근데 등나라가 뭐에요? 그런 나라도 있어요?”

 

“홍국이랑 황국이 세워지기 전에 있던 나라다. 둘은 같은 민족이거든.”

 

“오? 그걸 저는 왜 몰랐죠?”

 

나도 우리 마을에서 수재소리 들으면서 큰 사람인데.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가 바리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를 씁쓸하게 보는 촌관.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지않아.”

 

“왜요?”

 

“서로 자기네가 등나라의 후예라고 하다가 전쟁이 났거든. 결과적으로 황국이 홍국에게 졌으니 후예라는 말은 저쪽으로 넘어갔지.”

 

“아하!”

 

[왜 제 아버지가 남들은 잘 모르는걸 아는지 의심하지 않나]

 

그렇구나 하고 다시 서류를 보던 바리. 문득 생각난 강림의 말이 생각났다.왜 난 이번에도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 서류를 뒤적이던 손이 멈춘다. 그 모습을 본 촌관은 바리를 부른다.

 

“왜? 뭐가 있느냐?”

 

“...”

 

“..?”

 

“촌관님.”

 

“왜?”

 

“근데 촌관님은 등나라를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나 같이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야 세상살이를 간간히 좀 알지. 어지간하면 잘 모른다.”

 

하긴, 저도 관청에서 일하니까 알게 된거 아니겠나. 바리는 의문을 가지기 무섭게 바로 해소해버렸다. 이내 흥미가 식었는지 다시금 서류를 뒤적인다.

 

 

*

 

 

“...그럼 여기 서명하시면 됩니다.”

 

시신을 수습해가는 관리들. 팽 의원은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있다. 이내 강림이 서명을 마치고 팽 의원에게 다가간다.

 

“어째 잘 마무리 되었나?”

 

“예, 우선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기별을 드린다 합니다.”

 

부검의를 지원한 팽 의원. 본래 저희들이 하던 일이 있어 처음엔 사양했었다. 그러나 시신에서 나온 흔적이 팽 의원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저희가 하는 일에 단서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마만큼 위험하다. 어찌하나 한참을 고민하던 팽 의원. 그가 결심이 서게 만든 것은 강림이었다.

 

[..자녀분은 불로불사약을 연구 중이랍니다.]

 

뭐?! 세상천지에 불로불사약이 어디 있겠나. 있다고 한들. 그게 쉽게 만들수도, 바로 효과를 볼 수도 있는 약도 아닐터였다. 관리들이 탄 마차를 바라보는 팽 의원의 눈이 시름에 잠긴다.

 

[그게 말이 되나? 내가 가서 담판을 짓고...]

 

[그냥 두시지요.]

 

[어? 아니야. 자네가 몰라서 그래. 바리 걔가 또 뭘 모르고 그런거지]

 

얼마전에도 촌관이 찾아왔었다. 저를 필요로해서 바리에게 바람을 넣은건가. 팽 의원은 한 마디 해야겠다며 관청으로 갈 준비를 한다.

 

[강림, 이번에도 부탁 좀 함세. 보법으로..]

 

[충분히 유능한 자입니다. 평판이 좋더군요.]

 

강림에게 관청으로 데려다달라고 부탁하려던 팽 의원. 이어지는 말에 행동을 멈춘다.

 

[의원 다섯이 붙어서 하던 일을 하루에 모두 끝냈다고 합니다.]

 

강림은 남들보다 기감이 발달하다 보니, 멀리서 하는 이야기도 마음만 먹는다면 들을 수 있었다. 팽 의원이 주저하는 사이 강림은 쐐기를 박는다.

 

[임시의원으로 출청한 그 하루에 밀린 일을 다 처리했다던데요. 자녀분은 어르신 생각보다 유능합니다.]

 

그러니 어르신이 아니더라도, 결국 자녀분은 이 일에 어떤 식으로든 들어오게 되었을 겁니다. 그리 말하는 강림의 눈에 확신이 담겨있었다.

 

“...허어..”

 

그 한숨 소리를 들은 강림은 팽 의원을 한 번 보더니, 다시 시선을 멀리보낸다. 아무래도 위험하겠지..

 

“준비하겠습니다.”

 

“어, 그래. 가야지.”

 

먼저 집으로 들어가는 강림. 팽 의원은 그런 강림을 안쓰럽게 쳐다본다. 무슨 풍파 속에 자랐기에 저리 혼자 커버린건지. 팽 의원이 바리를 놔두기로 한 건 강림과 바리의 나이가 같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

 

 

관청,

 

드르륵-

 

일을 끝마치고 강림과 함께 온 팽 의원. 불로불사약이라는 그 말도 안되는 연구의 진척사항을 보러 바리를 방문한다. 이를 버선발로 맞아하는 바리.

 

“아부지이!!”

 

“오냐. 실험은 어찌 된거냐?”

 

“망했습니다!”

 

“...”

 

얘가 생각보다 유능하다고? 팽 의원의 눈이 강림을 향한다. 강림은 모른 척 제 손톱만 보고있다.

 

“...하이고”

 

“그렇게 한다고 망한게 살아나지 않습니다.”

 

“요걸!”

 

바리는 으악소리를 내며 멀찌기 도망간다. 그러자 바리가 좀 전까지 깔아뭉개고 있던 서책이 보인다.

 

“...저건 또 뭔데 깔고 앉아있누?”

 

“아! 등나라 건국신화입니다!”

 

“...등나라?”

 

강림이 조용히 읊조린다. 기가막히게 그 소리를 들은 바리. 혹시나 싶어 강림을 돌아보며 묻는다.

 

“혹시 강림님은 아십니까?”

 

“....”

 

당연히 알지, 잘. 강림이 고개를 끄덕인다. 머릿속에 붉은 머리 그 놈이 지나갔다. 강림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

 

 

 

일주, 여귀와 까막의 집.

 

“홍사가 자리를 비웠다구요??”

 

“쉿.”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는 까막에게 주의를 주는 수리. 제가 이곳에 드나드는 걸 누군가 보면 좋을 게 없다.

 

“아.. 죄송. 근데 홍사가 어딜 간겁니까?”

 

“용마루”

 

“에에?”

 

주의를 받고 목소리를 낮추던 까막.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다시금 목소리를 높인다. 누가 어디를 가?

 

“..야”

 

“아.. 죄송합니다.”

 

사랑의 힘이 대단하긴 하네. 황족이 용마루를 가? 까막은 혀를 내두른다. 수리 또한 긍정의 의미로 침묵한다.

 

“아무튼. 그리 되었으니, 궁에 온다해도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그럼 언제가 좋겠습니까?”

 

“...모레가 좋을 것이다. 내가 올빼미들을 보내두겠다.”

 

“예.”

 

대화가 끝나자 수리는 제 손목을 매만진다. 그를 보는 까막이 침을 삼킨다. 무언갈 꺼낸건지. 손에 물건을 쥔채로 고개를 까딱하는 수리.

 

“그럼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하하, 형님도.”

 

슬금슬금 손이 움직이는 까막. 그를 본 수리는 그 손을 보라며 눈짓한다.

 

“아, 이게 본능입니다?”

 

“반짝거리면 다 좋다는거냐.”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니가 사람이냐.”

 

“이름만 새 종족이지, 날지도 못하는거 그냥 사람아닙니까.”

 

“...”

 

후다닥 물건을 챙겨가는 까막. 이전부터 노리고 있던 팔찌였다.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보는 수리. 애가 민족의식이 없어. 그 이야기는 더 하고 싶지 않다. 수리는 화제를 돌린다.

 

“불로불사 약 말이야.”

 

“아 넵.”

 

“넌 있다고 생각하나?”

 

“음.... 안그래도 제가 밤올빼미놈들한테 물어봤는데요.”

 

밤올빼미. 가장 정보력이 좋다고 소문난 새 종족이었다. 수리는 그 이름을 듣자 의자를 당겨 앉는다. 불로불사가 뭐 있나보다.

 

“...없답니다.”

 

“...근데 왜 그렇게 뜸을 들여.”

 

김이 샌 수리. 의자에 등을 대고 붙인다. 하지만 까막은 아직 아니라며 수리의 팔을 잡아 끈다.

 

“아니, 그게 끝이 아니니까요.”

 

“...?”

 

팔이 잡아당겨져 다시 가까워진 거리. 까막은 제 입 근처에 온 수리의 귀에 귓속말을 한다.

 

쿠당당-!

 

“으으아...”

 

몰래 들으려던 비형이었다. 까막과 수리의 눈이 그리로 집중한다.

 

“...기, 기척을 없앴는데..”

 

비형은 어물쩍 넘어가며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를 따라가던 네개의 눈동자.

 

“거기 멈추시죠.”

 

“....”

 

수리의 부름에 가만히 돌아온다. 우리 같은 편처럼 보이는데, 같이 나눠들읍시다. 비형이 무해하게 웃어보인다.

 

“아무리 화랑이라한들, 새 종족을 너무 무시하시는거 아닙니까?”

 

우리도 일반인들보다 기감이 예민합니다? 까막은 놀려먹기 좋은 상대라며 생글 거렸다. 정말로 비밀이 있는 줄 아셨나봐.

 

“...아, 그렇겠군.”

 

비형은 제 머리를 긁적인다. 수리는 그를 한참 노려보다 근처 의자를 빼서 저희들 책상으로 가져온다.

 

“하아.. 안 그래도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금 전 제가 만났던 이를 떠올리는 수리. 아마 오늘 비형을 만나지 못했으면 그의 부탁을 거절했을 것이다.

 

“...저를 아십니까?”

 

“비형님 아니십니까. 강림님 직속 부대장. 영웅의 최측근.”

 

“..흐흠..”

 

그 와중에 강림의 최측근으로 불려져 기분이 좋은 비형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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