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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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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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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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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DUMMY

47화




우웅-


“...?”


강림의 화랑패를 냉큼 채온 바리. 화랑패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바리는 제 손에 있는 화랑패와 강림을 번갈아 바라본다.


“이게 왜 이러는겁니까?”


“...”


짚이는게 있는 강림. 잠시간 말없이 바리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다. 강림은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다 말것이다.”


“에.. 그렇군요? 근데 이게 왜...?”


“화랑 정신이 들어서 그렇다.”


그 정신 당최 알 수 없는 정신일세. 바리는 어자피 설명해주셔도 모를테니 더 묻지 않기로 했다. 뭐라고 더 했다간 화랑패를 가져갈새라 바리는 품에 화랑패를 고이 넣어둔다.


“..뭐, 그렇다면 잘 쓰겠습니다!”


“...?”


몇 번 더 캐물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끝난 대화에 강림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본 바리는 똑같이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다.


“왜요?”


“아니다.”


“...”


수상한데. 바리의 눈이 가늘어진다. 강림은 아차 싶어 서둘러 말을 붙인다. 그러고 보니 퇴청시간이 지나긴 했다. 강림은 퇴청 중인 관원들을 한 번 돌아 보더니 바리를 다시 바라본다.


“왜 아직 여기있지?”


“아, 아직 좀 더 살필게 남아있어서요.”


“촌관은 아까 퇴청하던데.”


“제가 좀 더 남겠다고 했습니다. 방금 전에 이상한걸 보았거든요.”


“...그래.”


그럼 이만. 강림은 제 할말은 끝났다며 가던 길을 간다. 그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뒤따르는 바리. 아니 이분 사회성 무슨 일이야.


“강림님?!”


“..왜 따라오는거지?”


“그야 대화 중 이었으니까요.”


“..내 묻는말에 답을 했으니, 대화는 끝난거 아닌가.”


“아니 제가 이상한걸 보았다고 했잖아요?”


“그렇군. 그럼 잘 보게.”


“.....?!”


강림 앞으로 뛰어가는 바리. 강림은 순간 흠칫하며 뒷걸음질 친다. 아는 사람이 보았더라면 처음 보는 광경일 터였다.


“비켜라.”


“강림님, 제가 전 부터 느낀 건데 말입니다.”


비키라는 말에도 눈하나 깜작않는 바리. 외려 은근한 목소리로 강림에게 속삭인다. 그에 괜히 심각해진 강림도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


“강림님은 친구가 없는게 분명합니다.”


“....”


바리가 내뱉은 싱거운 소리와는 반대로, 강림의 표정이 짜게 식었다. 그 표정에 바리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푸하합, 강림님! 사람보고 환멸나신 표정을 지으시면 어쩝니까? 아무리 저라도 그건 상처받습니다.”


전혀 상처받지 않은 표정으로 바리가 놀린다. 강림은 대꾸없이 그냥 제 갈길을 간다. 바리는 전혀 타격이 없는 듯 다시 강림을 따라간다.


“강림님 또 삐치셨네.”


“..?! 내가?”


강림은 답지않게 큰소리를 내었다. 그에 바리는 다시 박장대소하기 시작한다. 억울하다. 내가 진짜 뭐라서가 아니라, 그 말 진짜로 처음 듣는다.


“..나는,”


“강림님! 관청 가시는거죠? 같이 가요!!”


이번엔 진짜로 항변을 해보려던 강림. 그 시도는 무참히 실패하였다.


“저도 아까 그 이상한거 더 봐야 합니다. 흑룡이 어쩌구 하더라고요.”


“..흑룡?”


“네.. 아! 강림님은 아십니까? 등나라 설화인 모양인데, 촌관님은 모르시더라구요. 흑룡인데 용이 아니랍니다.”


“...하긴 그런 용은 없지.”


“용이 진짜 있는겁니까?”


작은 마을에서만 평생 살다보니, 바리는 그런 신비한 생물은 본 적이 없었다. 바리의 눈이 밝게 빛났다.


“있다.”


“어디요? 실제로 본 적 있으십니까?”


“...홍국에.”


“오? 또 홍국입니까? 역시 강대국이라 용도 있는건가...”


바리는 홍국이란 말에 부러운 표정을 짓는다. 왜 황국에는 용이 없는거람. 바리의 중얼거림을 들은 강림이 대답한다.


“황국에도 있었을거다.”


“저는 못들었는데요?”


“아마 저승에 갔겠지”


“..무슨 죽었다는 말을 그리 의미심장하게 하십니까.”


“...”


진짠데. 강림은 살짝 풀이 죽었다. 절대로 제가 친구가 없다는 말에 찔려서 의기소침해진 게 아니다.


“그럼 강림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흑룡이 무엇일까요?”


“..흑룡이라.”


깊이 생각에 빠지는 강림. 발걸음이 느려진다. 바지런히 강림을 따라가던 바리는 느려진 발걸음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 강림의 검. 풍월주 신분 치고는 좀 닳았다. 구야 아저씨한테 봐달라고 할까? 바리의 눈에 빛이 돌았다. 그러다 불현듯 치고들어오는 음성.


“..예로부터 등나라 사람들은 삿된 것을 검은색으로 표현하곤 했다.”


“삿된 것이요?”


“그래. 흑룡은 삿된 용. 그러니까 타락한 용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음.. 맥락이 이상한데, 또 맞는것도 같고...”


“맥락?”


“네, 강림님 해석대로 문장을 읽어보면, ‘승천하는 이무기를 잡아먹으면, 타락한 용이된다.’라는 말이 되거든요.”


그 말에 강림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를 못 보고 몇 걸음 앞서가던 바리. 제 옆이 휑한것을 눈치 채고는 강림을 돌아본다. 강림은 깊은 눈으로 바리를 바라보았다.


“승천하는 이무기를 잡아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은 있는데.”


“...? 그런 말이 있습니까?”


“황국에는 없나보군.”


강림의 고국. 현국에는 있는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현국의 현(玄 :검다, 검붉다)도 검은색이네. 강림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아!”


뒤이어 들리는 소리에 강림은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바리는 무언가 해결되었다며 제 이마를 친다. 강림은 말 없이 그 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흑룡이 곧 불로불사라는 뜻 아닐까요?”


“그게 무슨 말인가?”


“등나라 설화랑 강림님이 하신 말이 같은 의미라고 한다면 말입니다. 그 ‘불로불사한다.’라는 말이랑 ‘흑룡이 된다’라는 말도 같은 의미 일테니,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그렇군.”


“그러니까 불로불사에 대한 연구라는 말도..”


“흑룡을 연구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건 좀 아닌가요?”


하긴. 그런거면 뭐하러 의원한테 연구를 시키나, 우리 전문분야도 아닌데. 바리는 아닐거라며 손을 턴다. 강림 또한 동의한다며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음 한 켠엔 의심을 품어두었다.





***




홍국, 용마루.


제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걸 알자마자 바로 용족들을 부려먹는 홍사. 이 참에 용신이 먹는 술이나 뺏어먹겠다며 자리를 만들라 성화였다. 용신의 술은 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눈치만 살피는 용족들. 보다못한 용신이 저 자식한테 하나 건네주라며 술을 하나 내어주었다.


타앙-


술잔이 기분 좋게 내리쳐진다. 술잔을 내려놓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어두은 표정. 그를 알면서도 홍사는 그들의 심보를 긁는다.


“생각보다 맛이 없네.”


‘...’


살생의 의지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 옆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제 권속을 보자 용신은 깊게 심호흡을 하며 성질을 억누른다.


“왜 우리 애를 봐? 랑아! 너 지금 보임 당했어. 이리와!!”


“제발 좀.”


‘...하아, 차라리 내가 자리를 비키지. 내 수하들과 이야기 하게.’


“일 떠밀고 가는 거면서 멋있는 척은.”


으득. 용신은 살심을 다시 한 번 억누르며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진작에 그럴것이지. 홍사는 입을 삐쭉인다.


“...폐하.”


“아 몰라. 감히 (미래의) 황후를 이렇게 부려먹는데, 황제가 되어서 이정도 심통도 못 부리나?”


“...”


제가 황후가 될 수 없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홍랑은 대답하지 않았다. 홍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술을 홀짝이더니, 수하들을 부른다. 곧바로 나타나는 붉은 무리.


“을파소, 빨리 오라고 해.”


홍사의 명령에 붉은 무리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홍랑은 이 일을 시중까지 부를 일인가 싶었다.


“시중께선.. 얼마전에 황국에서 오시지 않았습니까?”


“응, 그래서 또 가라고”


“...시중이 자리를 자주 비워도 좋지않습니다.”


“나는 유능하니 괜찮아.”


그건 맞는데. 본인 입으로 그리 이야기 하다니. 홍랑은 그 높은 자의식에 아연한듯 바라본다.

홍랑의 시선을 느낀 홍사는 기분이 좋아져서 홍랑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눕는다. 그렇지 나만 봐. 기분이 좋아진 홍사는 제 의도를 말해주기로 한다.


“을파소는 황국 왕성에 갈거야. 여의석은 다른 놈 시키고.”


“...왕성이요?”


“응. 파초선 나머지 조각을 찾으러.”


“...”


“분명히 거기에 있어.”


홍사의 눈에 붉이 밝혀졌다. 저 눈은 아무리 홍랑이라도 말리지 못한다. 홍랑은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쿠우웅-


“...?”


후다닥 홍랑을 품에 안는 홍사. 느닷없이 들리는 천둥소리에 놀란 듯 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얼굴이 찌부 된 홍랑. 그들 주변으로 어느새 붉은무리들이 나타나 호위하고 있다.


끼익-


“죄송합니다. 잠시 일이 생겨 큰 소리가 났습니다.”


얼마지 않아 들어오는 용족. 홍사를 꼴도보기 싫어하는 용신덕에 객들을 대신 맞이하는 일을 떠안았다. 그 일을 받기 무섭게 또 다시 용신의 심기가 뒤틀린 일이 생긴 모양.


“아무리 꼴보기 싫은 객이라도 이거 대우가 너무 박한거 아니야?”


저거 벼락내리려는 소리지? 나, 다 알아? 홍사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용족을 닦달한다. 용족은 땀을 삐질거리며 쩔쩔맨다.


“나 지금 아무것도 안했는데 벼락 맞을 뻔했어! 나 안해! 안 한다고!”


“폐하...”


그를 말리려는 건지 홍랑은 그 품에서 홍사를 불렀다. 몰라, 이번엔 너라도 쉽게 안 넘어 갈거야. 홍사는 부러 그 말을 못들은 척 했다. 홍랑은 몸부림을 치며 그 품을 벗어난다.


“그게 아니라. 이 술..”


그리고는 홍사가 내려둔 술잔을 들어올린다. 그 냄새를 맡는가 싶더니 잔에 조금 남은 술을 마셔본다.


“...뭔가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술 맛을 보던 홍랑은 잔을 내려놓는다. 술은 저보다 홍사가 더 잘알터였다. 홍랑은 답을 구하듯 홍사를 바라본다.


“....”


“응!”


저랑 같은 잔을 썼다며 좋아하는 홍사만 있었다.




***




시체 안치실 앞,


강림은 바리의 눈치를 보며 문을 열어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리는 비키라며 제가 열겠다 나선다. 강림은 일이 왜 여기까지 된 것인지 이마를 짚으며 생각했다.



-



조금 전,


흑룡에 대해 생각하던 두 사람은 말없이 관청 앞까지 도착했다. 그를 깨달은 강림은 헤어지기 전 바리에게 궁금한 부분을 묻기로 한다.


[의원은 의술과 약술 모두 공부하지 않나?]


[그렇지요.]


[독초도 잘 알겠군]


[그야 당연하지요. 약초라는 큰 틀에서는 독초도 약초니까요.]


[....]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다시 입을 다무는 강림. 바리는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익숙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근데 독초는 왜 물으시는 건데요?]


[..아, 자네 이야기를 들으니 짚이는 게 있다.]


[같이 짚어요. 저도 연구에 필요합니다.]


[..이번에 죽은 그 자가 독술사일 수도 있다.]


[에?? 독술사요?! 그걸 어찌 아셨습니까?]


[...손가락이 잘려있어서.]


[아...]


독술사들의 처우는 저도 잘 안다. 어쨌거나 같이 약초를 공부하는 처지아닌가. 바리는 잠시 그의 명복을 빌었다. 그러더니 번뜩 고개를 쳐든다.


[..왜 그러지?]


[손가락이 잘리면 다 독술사는 아니지 않나요?]


[...그렇긴 하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손가락이 잘렸다는 것 말고는 신원을 확인 할 수있는것이 없다.]


[...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


아는 사람인것 같아 그럽니다. 바리의 눈이 불타올랐다.



-



안치실 문을 열려는 바리. 강림은 안되겠다 싶어 그 손을 잡는다. 팽 의원이 알면 기절할 수도 있는 일이다.


“저 자는 얼굴이 신원을 확인 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이 되었다. 자네가 아는 사람일지라도, 못 알아 볼 것이다.”


“..얼굴 말고 손을 보려고 합니다.”


어느 분이 유독, 침을 잘 못놓으셨기에.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의원자리는 꿰차고 계셨고 말이죠. 그게 이상해서 열심히 본 기억이 있다.


그 말에 강림은 바리의 손을 놓아준다. 그제야 열리는 안치실 문.


“...맞네.”


야반도주했다는 상급의원이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기나긴 연참대전이 끝났습니다!!

앞으로도 이정도 쓰겠지만, 그래도 하나 끝낸 것 같아서 시원하네요.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 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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