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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453
추천수 :
75
글자수 :
294,176

작성
24.01.1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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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59화

DUMMY

55화 (1)

 

 

 

‘키키킥...’

 

저놈의 웃음소리. 바리는 조심스럽게 베개 아래를 더듬는다. 거 사람 잠 좀 잡시다!

 

‘바리야..’

 

아 좀. 도깨비라는 것들을 이해를 못하겠다. 저들은 밤잠도 없나? 매일 밤마다 이름이나 부르고, 뭐 누굴 죽이라느니 이상한 말만 한다.

 

‘바리야...’

 

점점 가까워지는 목소리. 바리는 손 끝에 걸린 화랑패를 고쳐 잡는다. 어자피 눈 떠도 안 보이니, 대충 휘두르자는 심산이었다.

 

오기만 해라. 나름 비장하기까지 한 바리. 그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귓전에서 목소리가 울린다. 가위를 눌리게 할 생각인지 오른쪽 다리가 뻐근해졌다. 지금이다!

 

‘바ㄹ..’

 

파지직-!

 

‘크아악! 너 이 자식!!’

 

“...?!”

 

생각보다 강렬한 반응. 그 소리에 바리는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이매님 치곤 언행이 너무 거친듯 한데? 이불을 걷고 바리가 고개를 빼꼼히 들었다.

 

“...이매님?”

 

‘....으으으...’

 

어두워서 잘 보이질 않았다. 잠시간 허공을 배회하던 눈이 창가를 비춘다. 밖에 달이 밝구나. 바리는 더듬더듬 방문을 찾아가더니 방문을 열어젖힌다. 달빛에라도 방을 비춰 볼 생각이었다.

 

“..엥? 검은색????”

 

이윽고 보이는 까만 연기. 단순히 어두워서 그리 보인 줄 알았는데, 애초부터 시꺼먼 색이었나보다. 차분히 상황을 파악하던 바리. 이매님은 푸른 빛이 돈다. 이 검은 것, 이매님이 아니구나!

 

“너, 누구냐!”

 

‘...이게 좋다고 잘 해 주니까..’

 

여전히 눈에 보이는 건 연기 뿐이지만. 그 음성을 들으니 제법 화가 난 듯했다. 바리는 검은 연기에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연기는 점점 매서운 기새로 불어났다. 바리는 손에 힘을 줘 화랑패를 떨구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놈 말을 듣는게 아니었어...’

 

점점 가까워지는 연기. 연기에 밀려, 밀려 뒤로 가기도 잠시. 바리는 방에서 뛰쳐나와 마당으로 나간다. 더 나가면 집 밖이다. 바리는 화랑패를 휘저으며 연기를 흩뜨려본다.

 

“...오면, 이걸로 또 때린다!”

 

‘그까짓 걸로? 나를?’

 

허나 검은 연기는 바리를 비웃는다. 그 때 생각나는 말.

 

[그 또한 화랑정신이 깃든 물건이니, 한 대 정도는 칠 수 있을거다.]

 

...강림님, 기왕 주실 거 좀 좋은 걸로 주시지. 바리는 죄 없는 강림만 원망했다. 검은 연기가 바리를 덮칠 무렵,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벌컥-!

 

“...꺄ㅇ..”

 

“바리야..”

 

“..어,어!! 사라진다!!”

 

소란스러웠는지 밖으로 나온 신우였다. 그와 동시에 사라지는 연기들. 바리는 연기를 황망히 바라본다. 그러다 신우와 눈이 마주친다.

 

“....”

 

바리는 고개를 숙여 제 꼴을 본다. 한밤중에 마당 한 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다. 그것도 맨발로. 꿈인가 싶다.

 

그 맨발을 가만히 보는 신우. 신우의 눈에 복잡함이 스친다. 이내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떼더니 도로 집어넣는다. 그렇게 잠시간, 둘의 대치상태가 지속된다.

 

“...이게, 그러니까.”

 

문득, 상황 설명은 제 몫이라는걸 깨달은 바리. 어버버하며 상황을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신우가 빨랐다.

 

“들어가서 자.”

 

“..어?”

 

“밤이 늦었어.”

 

“...”

 

바리는 문득 서러워졌다. 요며칠 다정하더니 오늘은 또 차갑다. 제가 가진 가장 최초의 기억 속에서부터 신우는 항상 제 옆에 있었다. 하여 신우가 저를 알듯, 제가 신우를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신우가 어렵다. 뜻 모를 얼굴로, 신우는 바리에게 일갈한다.

 

“들어가.”

 

며칠 잠을 설쳐서인 건지.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서러움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제 소중한 사람들한테 자신은 결국 짐일 뿐이라서인지. 신우 마저도 내가 짐처럼 느껴지는가? 바리는 우물거리며 말을 꺼낸다.

 

“..신우야,”

 

“밤이 차. 고뿔 걸린다.”

 

그럼에도 결국 제 속을 내보이지 못한 건, 예전 같이 저를 걱정하는 저 말 때문일 테다. 한참을 주저하던 바리는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응.”

 

내일도 있으니까. 목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키는 바리.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떼어내서 방으로 들어간다. 바리는 저가 삼키는게 말인지 눈물인지 몰랐다.

 

 

*

 

 

이후 자정이 넘은 시각,

 

“...끄응..”

 

방에 들어온지 한참. 바리는 그 검은 연기같은 것이 나타날까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신우한테 이 방에서 못 자겠다고 하기도 어렵다. 신우가 나타나자마자 그 연기는 말 그대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불을 켜자니 저가 잠을 못자고 있다 알리는 것 같았다. 창가에 달빛이 밝았다. 바리는 달빛으로 버텨보자 생각하며 창가로 가 앉는다.

 

끼익-

 

“...?”

 

이제 막 축시(丑時: 오전1시~오전3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방에서 나오는 신우. 제 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안자고 있는거 들켰나? 뻘쭘해진 바리는 신우에게 보일 리 없을 텐데도 그 어둠속에서 무해하게 웃어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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