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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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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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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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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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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DUMMY

 

 

50화

 

 

 

“..다녀오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억지로 떼어내는 비형. 가고싶어 근질거리는 수리. 두 발걸음이 점차 멀어졌다. 비형은 우선 수리가 쓴 서신을 품에 안고 황성으로 가 상황을 전하기로 했다.

 

“하아..”

 

비형도 이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나. 차기 용신이 거기 있다지 않나. 가능한 한 최대한 얌전히 움직이는 수 밖에. 비형은 거추장스러운 옷가지를 신경질적으로 끌어올린다.

 

“...근데 그 놈들이 속을까요?”

 

“....”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 말투. 하지만 여귀는 대답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크흡.”

 

“...웃지 마십시오.”

 

무려 화랑의 여장이라니. 이 얼마나 진귀한 장면이겠나. 심지어 강림이라도 이 상황을 보면 박장대소 할 터였다. 그리고 그냥 여인도 아니다.

 

“엄마! 저 아줌마 봐.”

 

“쉿, 홍랑님 기루에 기거하는 기녀야.”

 

버드나무가지를 비녀로 꽂은 것은 홍랑의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홍랑은 천하기도 귀하기도 한 위치인지라. 정파에 따라 대함이 달랐다. 황제파건 귀족파건 그를 하찮게 보는건 같았지만. 귀족파는 홍사 앞에서도 대놓고 천 것 취급이었다.

 

“홍랑님?! 좋아라!! 누나, 안녕하세요~!”

 

“...”

 

하지만 여기는 평민들이 모여사는 곳. 홍랑과 문노는 그들의 은인이다. 하여 제아무리 곰 같이 생긴 기녀라도 예의를 갖췄다. 비형은 수치심에 고개를 더욱 숙인다.

 

“하하하.. 이 누나가 부끄럼이 많아. 여기 이걸로 맛난거 사먹어~”

 

여귀는 아이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비형을 제 뒤로 숨겼다. 그래봤자 제대로 숨겨지지도 않았지만.

 

“감..감사합니다.”

 

“..목소리는 내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여귀는 냉정히 판단했다. 평민들 구역에서 조금만 더 가면 홍랑의 궁, 백화궁이 나온다. 홍랑의 사람으로 분장한 것은 아주 현명한 판단이다. 비형은 말 없이 여귀를 따라나섰다.

 

 

*

 

 

“근데 네 수족은 늦는 구나?”

 

문노가 누워있던 침상에 홍진이 누워서 포도를 먹고있었다. 문노는 다과상에 앉아 홍진의 손이 닿는 곳에 다른 과일들도 놓아준다.

 

“아아.. 최근에 새로운 일이 생길 듯 하여 그럴것입니다.”

 

문노는 수리가 제게 서신을 끼워넣어 준 일을 생각했다. 누가 들으면 그냥 기부처를 찾는 것처럼 보일터였다.

 

“시간이 좀 걸리는 듯 한데, 다과라도 더 내올까요?”

 

문노는 차분이 대답한다. 내 수족이 이리 굼뜨면 나같으면 제명에 못 살텐데... 홍진은 제 권속은 참으로 무르구나 생각했다. 그때 홍진의 귀에 들리는 발걸음 소리.

 

“...? 누가 여기로 오고있다.”

 

“아, 제 사람이 왔나봅니다.”

 

“아니야. 그 자는 내가 냄새를 알지 않나.”

 

“그렇습니까?”

 

“그렇다. 헌데, 두명이구나. 한 놈은 하늘 냄새가 나는데...”

 

“...”

 

문노는 제가 받았던 서신 내용을 차분히 생각한다.

 

「월화랑도 방문」

 

강림 사형께 무슨 일 생긴건가. 지금은 제가 능력을 개화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좋지 않다. 조만간 입단하려 찾아갈 예정이었다. 그들이 그리 바라던 ‘신의술’ 아닌가. 저를 절대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톡- 톡- 톡-. 툭.

 

저희끼리 암구호였다. 문노는 소리를 확인하자 창문을 열었다. 두 인영이 차례로 들어온다.

 

“...?”

 

당연히 문으로 들어올거라 생각했던 홍진. 느닷없이 열리는 창문에 의아해 하면서도 비척거리며 일어난다.

 

“문노님을 뵙습니다.”

 

먼저 들어온 것은 여귀였다. 그리고 뒤이어 들어오는... 여인? 문노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

 

 

“이야~ 감쪽 같더라.”

 

수치심에 붉어진 비형. 그 주위를 돌아다니는 홍진. 놀려먹기 좋은 상대를 만났다며 신나있다.

 

“..형님, 괜찮습니다. 상황이 이러한 것을요.”

 

착한 문노는 비형을 달랜다. 그럼에도 비형은 고개를 들지못한다. 그러다 문득 보이는 화장. 눈 밑에 반짝이가 덜 지워졌다. 순간 비형과 눈이 마주친 문노는 고개를 돌려 웃음을 삼킨다.

 

“..그냥 웃거라.”

 

“...크흡. 죄송합니다. 형님”

 

“...”

 

“..그,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먼저 안부를 묻는 문노. 비형은 그 노력이 가상해 저 또한 수치심을 내리곤 인사로 화답한다.

 

“그래. 그간 격조했다.”

 

“하핫, 괜찮습니다. 폐하께서 워낙 형님들을 싫어하시니 말이죠.”

 

“..하여간 그 화상.”

 

“그래도 너무 미워하진 마셔요. 그래보이셔도 따뜻한 분이십니다.”

 

뱀 새끼가 무슨 따뜻이야. 비형은 반박할 거리가 한 가득이었지만 문노를 위해 참기로 했다.

 

“뱀 새끼가 무슨 따뜻이냐. 지나가던 새가 웃겠다.”

 

홍진은 참지않았지만.

 

“...하하”

 

그에 문노는 순하게 웃어보였다. 비형은 순둥한 문노를 보며 걱정스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놈아. 그리 순해서는.”

 

아니면 아니라고 쌍심지를 켜고 싸워야지. 비형의 말에도 문노는 웃기만 했다. 그러다 퍼득 생각 난 것.

 

“형님!”

 

“오냐.”

 

“오신 김에 저 좀 봐주십시오.”

 

“..어?”

 

“저, 내년에 월화랑도에 입단하렵니다.”

 

“....네가?”

 

이 순둥이가? 하는 표정으로 비형이 문노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의 코흘리개 어린시절을 아는 비형이었다. 문노는 특히 저의 주군, 강림을 유난히 따랐다. 그게 홍사의 역린을 건드리기도 했다.

 

“월화랑도는 일화랑도랑 달라. 아주 거친 형님들만 있어.”

 

형님들이 이놈~ 한다. 비형은 놀리듯이 이야기 한다. 하지만 문노는 무언가 자신이 있는 모양.

 

“저도 알건 압니다!”

 

네 놈이 알아봤자지. 비형은 그만 두라며 손을 내젓는다.

 

“아서라. 그러다가 홍사랑 강림님 사이가 더 틀어질게다.”

 

“....”

 

“너무 서운해 말거라. 일화랑도에서도 충분히 네 할일이 있을거다.”

 

“...”

 

문노가 서운해 하는 기색이 느껴졌지만. 정치란 그런게 아니겠나. 비형은 문노의 손을 잡고 달래준다.

 

“허면 형님은 여기까지 무슨 일이십니까?”

 

그 속을 알기에 문노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 말을 돌린다. 그제야 비형은 제가 여기까지 온 이유를 상기했다.

 

“아 그것이 말이지.”

 

“...?”

 

“혹시 신의술을 행하는 화랑이나 낭도를 아느냐?”

 

“네,”

 

“누구냐?”

 

“어쩌시려구요?”

 

“이번에 하나 있던 군의원이 죽었거든. 유일하게 신의술을 할 수 있던 낭도였지.”

 

“...”

 

“조만간 위원회에 부고가 갈텐데. 그 전에 신의술을 하는 사람을 구해야 한다. 어떻게든 우리 월화랑도를 와해시키려 혈안이 된 자들이 아니냐.”

 

우리들 전력 상으로는 그리 필요치 않다는데도 꼭 형식을 따지는 놈들이니. 신의술을 하는 자가 없으면 그들에게 빌미가 될 것다. 그리도 나라 없는 화랑들이 탐이 나는지 별 수를 다 쓴다. 비형의 미간이 깊어졌다.

 

“일화랑도에는 신의술 하는 자가 많지 않은가. 좀 나눠달라 청해도, 지원자가 없다더구나.”

 

헌데 그럴리 없지 않나. 무려 강림님이 있는데, 어느 화랑이 지원을 안해. 비형의 말에 문노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아마 없을겁니다.”

 

“..?”

 

“지원 했다간 홍국과 전쟁이니까요.”

 

일화랑도의 화랑들은 모두 지켜야 할 조국이 있는 자들이지 않습니까. 제 나라 화랑이 홍국의 심기를 건드릴 일을 한다는데, 어느 왕이 안 말리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 말에 비형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

 

 

얼마 후,

 

“홍사아....”

 

절망에 빠진 비형은 한데 두고,

 

“헌데 차기 용신께서 왜 여기까지 행차하신 건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일 이야기 합시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여귀였다. 사내들이 서로 회포를 푸느라 도대체 진전이 없다. 저는 빨리 가서 술을 빚어야 한다.

 

“아, 내가 상황 설명이 없었군. 내 쪽도 좀 심각한 일이라 말이지.”

 

홍진은 입가에 웃음기를 지운채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방 안에는 긴장감이 맴돈다.

 

“...아무래도 용마루에 배신자가 있는 듯 하다.”

 

 

 

***

 

 

 

용마루

 

쿠당탕-

 

“이것도 아니고,”

 

용마루 곳간이란 곳간은 다 털어먹을 듯 돌아다니는 홍사. 용족들은 그를 말리지도 못하고 빨빨거리며 쫓아다니기 바쁘다.

 

“고정하십시오~! 폐하께 벼락을 내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용족들은 이제 울기직전이었다. 용족 자존심이 울긴 싫었다만 홍사는 해도해도 너무 했다. 용족들은 뒤따라오는 홍랑을 흘끔거렸다.

 

“....”

 

이럴 때 홍랑이라도 손을 보태주면 좋으련만. 홍랑은 그저 그를 따라다니며 관망하고 있었다. 제 서방 욕봤다고 그러는건가. 용족은 입을 삐쭉인다.

 

“..너, 방금 우리 랑이 째려봤니?”

 

“...”

 

귀신같이 그를 잡아내는 홍사. 도대체 마고신은 저런 출중한 능력을 왜 저런 인성을 가진 자에게 준 것인가. 용족은 허망하게 하늘을 바라봤다.

 

“? 지금 황제가 말하는데 어딜보나?”

 

“..헛! 그것이 아니고...”

 

쨍그랑-!

 

홍사는 들고있던 술병을 바닥에 던졌다. 그에 홍랑도 살짝 놀란 눈치. 그를 본 홍사는 호들갑을 떨며 홍랑을 안아든다.

 

“..? 랑이 놀랐어? 이것 봐. 이게 다 너네 용족때문이야!”

 

누가 봐도 홍사 당신 때문이다. 하지만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니고 병,정,무,기,경,신... 아무튼 한참 그 아래에 있는 것이니. 용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읍소한다.

 

“죄송합니다!!!”

 

가자! 랑아. 홍사는 홍랑을 안아들고 다시 가마로 돌아간다.

 

사아아-

 

홍사의 손짓에 어디서 나온건지 붉은 뱀들이 용마루 곳간을 뒤엎는다.

 

 

 

***

 

 

다시, 백화궁

 

“..배신자라니요?!”

 

생각보다 심각한 내용에 머리를 쥐어뜯던 비형이 큰 소리를 낸다. 그러다 아차 싶은지 제 입을 때린다.

 

“걱정 마셔요 형님. 제 방에는 방음술식이 있습니다.”

 

폐하께서 친히 그려주셨어요. 문노는 그런 비형의 손을 잡았다. 홍진은 그 둘을 보다가 말을 꺼낸다.

 

“둘이 애틋한데 내 방해하여 미안하네만...”

 

“...?”

 

“내 호위가 필요하네.”

 

“...”

 

“여의석에 문제가 생겨 당장 용신 승계는 할 수 없다는 것 둘 다 알고 있겠지?”

 

“...네”

 

“하지만 용신께서는 더 버틸 수 가 없어. 곧 영면에 드실걸세.”

 

“여의석이 없는데 어찌 하시려는 건가요?”

 

“용신의 여의석을 받을 생각이네. 본래 여의석을 되찾을 때까지는 어찌보면 반쪽짜리 용인 셈이라, 호위가 반드시 필요하다네.”

 

“....”

 

“물론 위험 부담이 크지.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제게 따로 여의주(酒)를 주문하신거군요.”

 

가만히 말을 듣던 여귀가 말을 보탠다. 홍진은 답을 맞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 배신자가 장난질 하기에 가장 좋은 것은 술일테니 말이다.”

 

“...”

 

“왜 그러지?”

 

“..술도 시일이 좀 걸릴 듯 하여 말입니다.”

 

여귀는 비형을 바라보았다. 그 서슬퍼런 시선을 느낀 비형. 제가 마신 그 술이 그런 중요한 것이었구나. 그때 밖에서 들리는 벼락소리.

 

쿠웅-

 

홍진은 창 밖을 한 번 보더니 비형과 여귀를 번갈하본다. 그러곤 혹시나 싶어 조심스레 묻는다.

 

“...저 벼락과 관련이 있는건가?”

 

비형은 고개를 떨군다. 상황은 자세히 모르지만 문노는 눈치껏 알아듣고는 비형을 토닥인다. 홍진은 머리를 감쌌다.

 

“..자네는 인간이길 다행으로 여기게나.”

 

안그랬으면 내가 직접 벼락을 내렸을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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