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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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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294,176

작성
24.01.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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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57화

DUMMY

 

 

54화⑴

 

 

 

며칠후, 관청

 

콩-

 

“아얏!”

 

“일어나거라.”

 

맞은 곳이 아픈지, 제 이마를 문지르는 바리. 저도 모르게 살짝 존 듯 싶었다. 칫. 바리는 도끼 눈을 뜨고 촌관을 노려본다.

 

“..핫 쒸.. 이거 직장 내 괴롭힘인거 아십니까?”

 

“웃기고 있네”

 

투박한 말투와는 다르게도, 피곤해 보이는 바리가 걱정되는지 그 안색을 살피는 촌관. 최근들어 조는 일이 잦아졌던 바리이다.

 

“...흐아암~”

 

“입에 파리 들어가겠다.”

 

텁, 제 입을 서둘러 닫는 바리. 하지만 그 눈 밑이 까맣다. 촌장은 안되겠는지 바리 손에서 서류를 빼앗아간다. 서류를 집으려던 바리의 손이 머슥하게 허공을 가른다.

 

“오늘은 이만 하고 들어가거라.”

 

그 말에 토끼 눈이 된 바리.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지만..? 바리는 밖을 한 번 보더니 그게 무슨소리냐며 촌관을 본다.

 

“..아직 퇴청시간도 안되었습니다.”

 

“그럼 조퇴해라.”

 

“조는 것 때문에 그러신거라면 죄송...”

 

“아니다.”

 

바리의 말을 끊고는 자리로 돌아가는 촌관. 평소처럼 했다간 바리가 사양 할 걸 알기에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마 요즘 팽 의원의 냉대도 한 몫 할테다. 뭐라도 하려 하면 불호령이니. 팽 의원은 바리를 너무 애처럼 대하는 면이 있긴 하다. 촌관은 안타까움은 눌러두고 평소처럼 툭툭거린다.

 

“너 집 가면 면경(거울) 좀 보거라. 지금 꼴이 말이 아니다.”

 

“하하.. 그리 안 좋습니까?”

 

“그래. 네 일어 열정이 있는건 좋지만, 너무 과하면 오히려 해로운 것이다. 우선은 가서 좀 쉬거라.”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아직 쌓여있는 서류들이 마음에 걸렸지만, 바리는 촌관님의 배려를 받기로 한다.

 

“감사합니다.”

 

“오냐. 잠 푹 자고, 내일 보자꾸나.”

 

예. 감사 인사를 꾸벅 올리고는 집무실을 나오는 바리. 집에 가는 발걸음에도 피로가 가득하다. 그러다 다시금 생각 난 촌관님 마지막 말씀.

 

“그놈의 잠...”

 

저는 머리만 대면 자는 사람이다. 그랬었는데 말이지... 최근 잠자리가 사나워서인지 그리 개운하게 깨지 못했다. 으득, 바리는 이를 간다.

 

“이매니임...”

 

낮에는 어딜가신 건지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 밤에 그렇게 제게 말을 걸며 잠을 못자게 하시더니. 어제는 심지어 가위에 눌리기까지 했다.

 

툭-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잡히는 것. 뭔가 싶어서 꺼내보았던 바리는 실수로 물건을 떨군다. 강림의 화랑패였다.

 

[또 그러면 이걸로 후려쳐라]

 

“진짜.. 오늘도 귀찮게 구시면, 저 장유유서고 뭐고 그냥 지릅니다.”

 

나이는 모르지만, 도깨비면 뭐 저보다 많겠거니 해서 예의를 지켰다. 이런 예의없는 짓을 당할 준 몰랐지만.

 

“어휴, 그나저나 이매님은 왜 그런 말씀을 하신거야.”

 

[너 누구좀 죽여라]

 

도깨비라도 강림님과 같이 다니시기에 좋은 분인줄 알았다. 무슨 사람을 죽이니 마니 그러고 있어? 못된 도깨비. 어제는 아예 신우를 콕 찝어 죽이라고까지 했다.

 

“바리야,”

 

“..음? 네?”

 

저를 부르는 소리. 바리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저와 같은 마을에 사시는 할머니셨다.

 

“할머니? 여기까지 무슨 일이셔요? 어떻게 오신거에요? 그 먼 거리를?”

 

아침에 비가 와서 땅이 굳지 않았다. 마차가 다니지 못 할 테니, 걸어오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 그 먼 거리를 할머니가? 

 

“난 어제 밤에 왔다.”

 

“엇 그러시군요. 무슨 일로 시가지까지 나오셨어요?”

 

바리의 눈에 담긴 의문을 읽은건지, 할머니가 그 의문을 풀어준다.

 

“요새 마을이 흉흉하지않누. 시가지에 있는 둘째 딸이 잠시 올라오라지 뭐냐.”

 

“아.. 그러고보니 마을에 혼자 계신 여자분들은 거진 다 집을 비우셨네요?”

 

할머니가 작년에 사별하신 일을 떠올리는 바리. 저한테도 신우네 집에 가 있으라 한 걸 보면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근데 그럴거면 차라리 저도 시가지에 나와 있게 해줄 것이지. 마당발 바리는 잠시 거취를 맡아 줄 사람이 많았다. 헌데 아버지는 기어코 마을로 가 있으라고 성화였다. 누가 보면 마을에 꿀 발라둔 줄 알겠다.

 

“그래. 팽 의원이랑 같이 다니는 그 분있잖냐, 그 분께서 집집마다 혼자 사는 여인이 있는지 조사 중이더라.”

 

“강림님이요?”

 

“그래. 어찌나 혼자 있지말라고 성화인지. 직접 여기까지 데려다 주셨다. 무슨 보법으로 금방 오시더라.”

 

“아...?”

 

맞네 보법. 어자피 관청 오시는거면 시간 될 때 같이 출퇴청 해주시지. 강림을 생각한 바리의 입이 댓발 나왔다.

 

“너무 서운해 말거라. 일이 아주 바쁘신 것 같더라.”

 

바쁘시긴 할게다. 관청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도 그의 덕이다. 촌관님께 들으니 원래 강림님은 나랏일에 나서면 안되는 분이란다. 그가 곤란한건 저희도 싫으니 그를 가리자고 저희들 일이 늘어난 것은 둘째 문제. 바리는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물에 빠진 놈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사람이 저네요, 하하”

 

“에이, 너도 고생 중인거 안다. 신우가 얼른 나아서 손을 좀 보태야 할텐데.”

 

평소 신우 이야기라면 말이 길어졌던 바리. 하지만 오늘은 왠지 그 이름에 환히 웃을 수 없었다. 바리 입가에 스치는 어색한 미소. 찰나인지라 누구도 느끼지 못했다. 예전으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신우, 아마 이틀 뒤부터 다시 관청에 나간대요!”

 

“오 그러냐? 그럼 이제 한숨 돌리겠구나. 둘이 같이 의원된다고 맨날 붙어다니다가 이번에 오랜만에 따로 다녔던게지?”

 

“....하핫”

 

할머니이. 왜 아픈 곳을 찌르고 그러십니까.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바리. 그 웃음에 몰래 속마음을 담아 보낸다. 그 마음을 읽은 할머니. 바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다만. 여즉 아픈가보구나.”

 

자세한 사정은 말하지 못했지만. 제가 의원직에서 떨어진 것이 뒤늦게 마을에 퍼졌었다. 남의 사연을 알고싶어 하는 사람도, 저를 아껴주는 사람도 한동안 찾아와 말을 거는 통에 문지방이 닳는 줄 알았었다.

 

“하하... 그래도 우리 마을은 신우가 있으니 걱정마셔요.”

 

“허허, 그래. 내 가던 사람 너무 오래 붙잡았다. 어서 가보거라.”

 

“예~ 할머니도 몸 조심하세요~!!”

 

바리는 순둥하게 웃어보인다. 그리곤 먼저 떠나시는 할머니를 보더니 다시 걸음을 옮긴다. 얼굴 끝에 걸린 미소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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