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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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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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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DUMMY

 

 

46화

 

 

 

관청,

 

“크흠..”

 

“...”

 

“...크흐흐흐흐흠!!”

 

바리는 무언가에 골몰해 있는지 촌관이 온줄도 모르고 서책에 코를 박고있다.

 

“...크흐흐.크아앜 켘..”

 

그러다 사레에 들린 촌관. 그제야 바리는 고개를 들어 촌관을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 촌관의 시뻘건 얼굴. 바리는 사색이 되어 일어난다.

 

“...? 어이코! 촌관님!! 괜찮으십니까? 요즘 너무 과로하신 거 아니에요? 이제 숨이 막히시는겁니까?!”

 

“케엨-!(아니야.)”

 

“어쩌누. 약! 약이라도.. 아니지, 과로인데, 호흡곤란이면.. 침! 침이라도..아, 의원패랑 의료도구함 반납했지..”

 

“크흐..(그냥 물이나 줘)”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촌관님 이건 비상이니까 제가 서랍 좀 뒤지겠습니다. 전에 제가 반납한 의료도구함이 여기 쯤 있으시죠?”

 

촌관의 손짓을 잘못 해석한 바리. 급히 촌관의 서랍을 뒤진다. 그러다 손에 잡히는 의료도구함. 급히 열어 침을 꺼낸다.

 

“여기, 여기 있네요! 촌관님 손좀!!”

 

제 손을 붙잡은 바리를 뿌리치고 촌관은 허겁지겁 물을 마신다. 이제야 사레 기운이 좀 가셨다.

 

“후아... 살았네.”

 

“...? 엥? 그냥 사레들리신겁니까?”

 

“...”

 

너가 멍때리지만 않았어도 안 일어 났을 일이다. 촌관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바리를 바라본다. 하지만 눈치없는 바리는 촌관을 놀린다.

 

“얼마나 배가 고프셨으면, 사레를 그리 과격히 드십니까.”

 

콩-

 

“아얏! 왜 때려요!”

 

졸지에 딱밤을 맞은 바리는 제 이마를 문지른다. 그러다 눈에 잡히는 것. 무슨 의료도구가 이리 더럽나..? 바리는 제 손에 잡힌 의료도구함을 들여다본다. 익숙한 필체로 쓰인 제 이름.

 

“...이게 왜 여기??”

 

“...!!”

 

바리의 의료도구함이었다. 그때 폐기한 줄 알았는데. 바리의 표정이 굳어진다. 뒤늦게 촌관은 아차 했다. 얼마 전 자리를 정리하다가 꺼내둔 것이다. 그것 좀 보면서 생각할것이 있었다. 이리 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치울것을.

 

“...어, 남의 서랍 막 뒤진 제 잘못이지요. 죄송합니다.”

 

그때도 함부로 사람 치료해서 떨어졌는데, 저는 또 이러네요. 바리는 억지로 웃어보이며 제 손에 들린 의료도구함을 다시 촌관에게 건네준다.

 

“...”

 

황망히 의료도구함을 바라보던 촌관. 조용히 제 자리로 가 앉는다. 그러다 뭐에 걸린 것인지 한참을 말을 고르다 꺼낸다.

 

“근데 바리야.”

 

“네!”

 

다시 서책을 보려던 바리는 촌관의 말에 고개를 든다. 생각보다 굳은 표정의 촌관. 바리는 자세를 바로한다.

 

“...신우랑은 어떻게 지내냐?”

 

“신우요?”

 

당연히 신우랑은 잘 지내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요즘들어 관계가 소원해진 것 같아 바리는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한다. 우물거리는 바리. 그 모습을 본 촌관은 아니라며 손을 휘젔는다.

 

“별거 아니다. 요즘 너희 동네에 일이 생겼다기에 잘 있나 해서 물은 것이다.”

 

동네에 일이 생긴거랑 바리랑 신우 사이가 무슨 상관이라고. 촌관은 제가 생각해도 앞뒤가 안 맞는 말에 헛웃음을 삼킨다.

 

“아하! 저 요즘 신우네 기거합니다.”

 

그런데 바리는 그 앞뒤를 못 본 모양이다. 뭐에 이해가 간거라고 ‘아하!’라는 거냐? 촌관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바리를 바라본다. 바리는 왜 그런지 이해가 안 가는 모양. 그냥 촌관을 따라 웃는다.

 

“..둘 다 희한한 놈들이라 그런가보네.”

 

“...?”

 

“아니다. 그나저나 연구는 어찌 되는 중이냐?”

 

촌관은 처음에 가진 목적을 상기했다. 요즘들어 애가 퇴청도 늦고 얼굴도 퀭 한것이 걱정이 되었다.

 

“..아, 이거. 내용이 이상해서 보고 있었습니다.”

 

“...?”

 

“등나라에 ‘승천하는 이무기를 잡아먹으면 흑룡이 된다’는 말이 있었답니다.”

 

“흑룡?”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 애초에 흑룡이라는 것도 들은 적이 없다. 촌관은 바리가 보던 서책을 보려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에 바리는 뒤에 더 있다며 기다리라 손짓한다.

 

“근데 ‘흑룡’이라는 것은 용을 뜻하는게 아니랍니다.”

 

“..? 하여간 고고학이란... 좀 풀어서 설명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그러게요. 왜 이리 꼬아서 말하는지...”

 

제가 의약학을 연구하는지 고고학을 연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리는 고개를 저으며 촌관에게 서책을 건넨다. 그 서책을 건네받은 촌관은 걱정스럽게 바리를 바라본다. 바리의 눈 밑이 꺼멓다.

 

“...바리야 너 괜찮은게냐?”

 

“네? 아주 멀쩡한데요!”

 

제가 피곤한 걸 감추려는 듯. 눈을 부릅뜨는 바리. 그에 촌관의 미간이 깊어진다. 기껏 부릅 뜬 눈에 실핏줄이 올라와 있었다.

 

“퇴청시간도 다 되었는데 이제 들어가라.”

 

“...? 아닙니다. 저 좀만 더 있다가 가겠습니다.”

 

사실 신우네 집에 가기 꺼려졌던 바리. 괜찮다며 조금 더 엉덩이를 뭉갠다. 하지만 얼굴에 피곤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나도 갈거다. 일어나라.”

 

사정을 알 지 못하는 촌관은 억지로 바리를 보내려 한다. 그에 바리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젓는다.

 

“어어.. 아닙니다. 이따가 강림님 오시기로 했습니다!”

 

“...그러냐?”

 

강림의 이름에 멈칫하는 촌관. 바리는 촌관이 보지 못하게 씨익 웃는다. 역시 강림님 핑계는 만능이다. 하지만 이내 무해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강림님이 요즘 자주 오신다?”

 

요 며칠 매일 집무실에 들렸던 강림이다. 촌관도 몇 번 마주쳤기에 달리 할 말은 없다. 근데 이게 참 찜찜하단 말이야. 어른의 눈치는 피할 수 없다.

 

사실 촌관이 마주친 그 몇 번이 강림이 방문했던 전부 이고, 나머지는 바리의 허풍이었다. 강림은 남의 퇴청시간 직전에 와서 일거리를 주는 무뢰배가 아니니. 하지만 또 제가 아예 없는 말을 한 건 아니라며 바리는 뻔뻔하게 핑계를 이어간다.

 

“아무래도.. 지금 조사하시는것 때문이겠지요”

 

“...그 시신?”

 

“예. 그 시신 소지품에 제가 조사하던 서류가 나왔거든요. 관련성이 있나 찾아보는 것일테죠.”

 

“...뭐. 그렇다면야. 근데, 풍월주께서 이런 작은 일에 그리 시간을 빼앗기셔도 되는거냐? 본래 일도 바쁘실텐데.”

 

글쎄요. 그에 대해 저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아부지와 둘이서만 이야기하고 저는 쏙 빼먹는터라 살짝 서운한 부분. 바리는 애매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 뜻을 이해한 촌관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뭐, 우리가 뭘 알겠누. 그럼 난 먼저 가마.”

 

“네에~ 조심하셔요!!”

 

난 큰 분들을 보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병이 있어. 촌관은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본다. 바리는 촌관의 노력에 감사함을 담아 인사를 건넸다.

 

 

*

 

 

“하이고....”

 

집무실에 혼자 남은 바리. 크게 한숨을 쉬어본다. 제 상태는 저도 잘 알고 있었다. 좀 쉬면 다시 집중해서 일 할 수 있을 터였다.

 

타악-!

 

살짝 신경질을 담아 서책을 내려놓았다. 그럼에도 집에는 못 들어가겠다. 신우가 문제가 아니었다. 아니, 그것도 맞긴 한데... 진짜 문제는 이매님이었다.

 

 

-

 

 

자정이 넘은 시각 바리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올려 귀를 막고 있었다. 그럼에도 귓가를 파고드는 목소리.

 

[바리야.....]

 

또다. 밤마다 저를 찾아와 쫑알거리는 도깨비. 계속 귀찮게 해서 잠을 못자겠다. 바리는 방 구석에 뭉쳐있는 연기를 노려본다.

 

[바리...]

 

이제 이름 닳겠다. 듣다못한 바리는 이불을 발로차며 일어난다.

 

[아오, 왜 자꾸 그러십니까!! 사람은 잠을 못 자면 죽습니다!! 누구 저승길로 보내시려 그럽니까?]

 

[저승..? 킄크..]

 

뭐가 웃기신거야. 짜증이 난 바리는 이매가 얄미워 이불을 펄럭이며 연기를 흩뜨린다. 가! 가라고!!

 

하지만 연기는 곧 다시 뭉쳐지며 더 큰 웃음소리로 화답한다.

 

[크하하...]

 

..바리는 제가 졌다며 발라당 드러누워 버린다. 며칠 되었더니 이제는 저 소리가 자장가 같다.

 

[내가 뭘 알아냈는줄 아니?]

 

[....]

 

대꾸 할 가치도 없다. 저 말만 지금 며칠짼가. 저러다가 아무말 없길래 쳐다보면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바리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버렸다.

 

[이젠 대답도 없네?]

 

[....뭔데요.]

 

[....]

 

근데 궁금은 했다. 바리는 다시 이불을 내려 연기를 바라본다. 저 도깨비, 기껏 답해줬더니 다시 입을 다문다. 그럼 그렇지. 바리는 다시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린다.

 

[사람을 죽여주면 알려줄게.]

 

[...?}

 

바리는 이불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다. 죽이다니? 또 헛소리를 하시려는건가? 하지만 어쩐지 모골이 송연하다.

 

[저승은 뭐 아무나 가니? ...너는 사람을 죽여야 해. 그래야 저승을 가.]

 

저 씨알도 안 먹힐 소리. 세상천지 저승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딨냐. 며칠전부터 저 소리다. 뭐 하려면 사람을 죽여야한다고. 엊그제는 사람을 죽여야 의원이 된다더니.

 

[가! 가라고!!]

 

바리는 다시 일어나서 이불을 털었다.

 

 

-

 

 

‘바리야.....’

 

이제는 환청이 들릴 지경이다. 바리는 피곤을 쫓으려 잠시 걷기로 한다.

 

그렇게 관청 근처를 얼마간 걷던 바리. 멀리서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저기 계시네.”

 

강림이었다. 이매님은 또 어디가신건지, 내 한 소리 하려던 참이었다. 바리의 눈에 불이 켜졌다.

 

한편, 강림은 오래간만에 틈이 나서 서신을 부친 참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느껴지는 살기. 아니다 ...살기까진 아니고. 시선이 느껴진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야차같은 얼굴로 바리가 달려온다.

 

“..강림니임!!”

 

“....뭐, 왜. 뭐..”

 

바리는 강림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강림은 바리가 부담스러워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친다.

 

저 봐. 뭔가 찔리는게 있으니 뒷걸음질을 하시지. 바리는 눈을 훼까닥 뒤집으며 달리기 시작한다. 그를 본 강림은 제가 했던 일들을 곱씹으며 실수한 것이 있나 되짚어본다.

 

“....없는데..”

 

“강림님! 저 좀 보십시오!!”

 

그 사이 강림 앞에 선 바리. 강림은 뭐 죄진것도 없는것 같은데, 몸을 쭈그리며 바리의 눈치를 살핀다.

 

“..보고 있다.”

 

“...아니, 그.. 에휴.. 진짜 너무하십니다.”

 

“....?”

 

“이매님 어디가셨습니까?”

 

“모른다.”

 

너네 출신 알아본다고 어딘가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이 말을 할 순 없으니.. 강림은 바리의 눈을 피한다.

 

“...확실합니까?”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걸로 보아 켕기는게 있음이렷다. 바리는 강림의 눈을 바라보려 그 시선을 계속 따라간다.

 

“....당최 왜 그러는건가.”

 

“....끄응..”

 

저 순진무구한 눈에 속지말자. 저 분 저래봬도 풍월주랬어. 그게 뭔지는 잘 체감이 되진 않았지만, 촌관님이 불편해 할 정도로 높은 분인건 아는 바리였다. 그래 높은 분이시다.

 

“이매님이 밤마다 자꾸 말을 거십니다.”

 

번뜩 저와 강림의 차이를 느낀 바리. 제 태도를 바꿔 공손하게 이야기한다. 그게 더 섬뜩하다는 걸 모른다.

 

“....”

 

무슨 사고를 치고다니는거야. 강림의 미간이 깊어진다. 제가 저승출신인들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들은 적합하지 않다. 사람을 살리는 의원들 아닌가. 바리는 제 품을 뒤지더니 화랑패를 꺼내 바리에게 건넨다.

 

“또 그러면 이걸로 후려쳐라”

 

“제가 어떻게 도깨비를 만집니까? 그냥 연기 밖에 안보입니다”

 

애매하게 보이는것처럼 애매하게 들리면 좀 좋나. 바리는 갑자기 생긴 듣기능력에 성가신 표정을 지어보인다. 강림은 그를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 또한 화랑정신이 깃든 물건이니, 한 대 정도는 칠 수 있을거다.”

 

이매를 때릴 수 있다는 말에 바리는 냉큼 화랑패를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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