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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해달01
작품등록일 :
2023.11.02 20:17
최근연재일 :
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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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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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DUMMY

 

 

40화

 

 

 

관청,

 

퇴청시간. 저마다 집에 가기 바쁜 관원들 사이에서 바리는 고민이 깊다. 가다말고 멈칫하며 자꾸만 어딘가를 바라본다.

 

“...끄응.”

 

“야 임마, 길 막지말고 나와라!”

 

“느에..?”

 

“비켜, 비켜.”

 

저도 모르게 문을 막고 있었나보다. 바리는 제가 서 있는 곳을 한 번 보더니 옆으로 나와 선다. 그에 다른 관원들이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본다. 바리는 멋적게 웃으며 잘가라 인사한다.

 

“...아..정말”

 

모두들 퇴근하고 혼자 남게 된 바리. 아침에 본 서류더미들이 떠올랐다. 어쩌다보니 요 며칠 촌관님을 도와드리다보니 정이 들었다.

 

“...하아.”

 

바리는 제 품에서 의원패를 꺼내보인다. 그곳엔 제 이름이 쓰여있지 않다. 가만히 의무실을 눈에 담는다. 그러다 결심이 선 것인지 의원패를 쥐고 촌관의 집무실을 찾아간다.

 

똑똑-

 

“들어오시게.”

 

드르륵-

 

“..촌관님”

 

여전히 일이 많은 것인지. 고개도 들지 않고 사람을 들이던 촌관이 놀란 듯 고개를 든다.

 

“..? 무슨 일이냐?”

 

“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

 

“저 의원직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그 말에 촌관의 손이 멈춘다. 그의 눈에 서류더미가 걸렸지만, 어쩐지 쉬이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유를 묻는 눈이 바리를 향한다.

 

“오늘 가서 일을 해보았는데. 의무실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럴리가? 그곳에서 매일같이 죽는 소리를 하기에 내 너를 임시의원으로 앉힌 것인데?”

 

“...”

 

 

-

 

 

몇 시진 전

 

타악-!

 

[...? 이게 뭡니까?]

 

의료도구함을 챙겨 나가려던 바리 앞으로 던져진 서류들. 선배 의원들이었다. 서류를 집는 바리 앞으로 그들이 다가온다.

 

[이거, 오늘까지]

 

[...지금 환자 보러 가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맞아.]

 

[근데 왜 다들 의료두구함 안챙기십니까?]

 

[그거 오늘까지라니까. 너도 도와]

 

[이게 뭔데요?]

 

[보면 몰라? 서류잖아]

 

계속되는 질문에 조금 짜증이 났는지. 목소리를 높이는 한 선배 의원.

 

[..그러니까 서류를 왜 주신겁니까. 밖에 사람들이 기다립니다. 서두르ㅅ..]

 

[아이씨..]

 

드르륵-

 

듣다못한 한 의원. 최고참 선배의원이었다. 얼굴이 상당히 수척하다. 보란 듯이 들고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의자를 끈다.

 

[야, 하라면 해]

 

그 눈치를 보고 바리를 다그치는 다른 의원들. 하지만 바리는 강경했다. 다만, 밖에 환자들 줄 서있는 걸 두 눈으로 보고왔기에 마음이 급했다.

 

[임시라며, 너]

 

이윽고 지척으로 다가 온 최고참 선배의원. 신우만큼 신장이 큰 것 같았다. 그 덩치에 쪼그라드는 바리.

 

[네]

 

[안 할거면 나가라]

 

 아니 도대체 이게 뭐기에 이렇게까지.. 눈치를 보던 바리는 제가 집어든 서류를 넘겨본다.

 

[...에? 논문입니까?]

 

그건 나중에 써도 되잖아?! 이사람들이.. 보라는 환자는 안 보고 저희들 명성이나 쌓으려드나? 바리의 눈에 불이 켜진다. 항의가 가득한 그 눈에 최고참 선배의원은 헛웃음을 삼킨다.

 

[그래, 넌 나갈사람이라 이거지. 가라 가.]

 

 근무시간에 일 안하고 연구만 하고 있는건, 본인들이 잘못하고 있는거 아닌가? 그런데 그러기엔 태도들이 너무...

 

[...? 안 가냐?]

 

머뭇거리고 있는 바리. 그를 본 한 선배의원이 축객령을 내린다. 밖에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신경쓰였던 바리는 서둘러 나간다.

 

 

-

 

 

억울해 보인다? ...바리는 온종일 그 감정을 정의내리지 못했다.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을 머금은 채, 제 앞에 있는 환자를 진료하려 바쁘게 손을 놀렸었다. 잠시간 생각에 잠긴 바리를 깨운건 촌관이었다.

 

“...무슨 일 있었느냐?”

 

“그게.. 나쁜 사람같진 않은데”

 

“..누가?”

 

“...”

 

“바리야!”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바리. 지금 촌관님과 말하는 중이었지? 결심이 선 표정으로 촌관을 바라보는 바리.

 

“아, 네. 의무실이 바빠보이지 않는 듯 하여, 그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래.”

 

애써 다른 이유를 넣어 오해를 사지 말자. 바리는 그냥 처음부터 전부 다 말하기로 했다. 그 표정들 때문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배님들은 논문을 써야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여 오늘 저 혼자서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논문, 그들이 진료가 아니라 연구를 했다는 말이겠구나.”

 

“그렇습니다. 헌데.”

 

“...헌데?”

 

“꼭. 숙제를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정의가 되진 않았지만. 꼭 숙제하던 그때와 가장 비슷했다. 쫓긴다고 해야할까? 바리는 저가 말하면서도 알쏭달쏭한 표현에 알맞은 표현을 찾으려 애썼다.

 

“...그렇게 된 것이구만.”

 

하지만 촌관은 이해했다는 듯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 그에 의문이 든 바리. 무언가 있는 것일까? 촌관은 피곤한 눈가를 문지르며 그 의문에 답한다.

 

“따지고 보면 숙제하는게 맞다.”

 

“...?”

 

“무슨 일에선지 중앙에서 불로불사의 약을 만든다고 관청 의원들을 아주 못살게 군다고 들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들어 그게 더 심해진 듯도 하다.”

 

“불로ㅂ.. 그런게 어딨, 아니 그럼 환자는 누가 돌봅니까?!”

 

이유도 어이가 없는데. 그 답은 더 어이가 없었다.

 

“...의원이 봐야지.”

 

촌관은 저가 말하면서도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그에 답답해진 바리. 제 가슴을 치며 답답함을 내려본다.

 

“근데 의녀가 보시던데요?”

 

“그건 안될 말이지.”

 

그걸 아시는 분이 왜 손을 놓고 계시는지? 제대로 항의하려 두 팔을 걷어붇이던 바리. 이어지는 말에 입을 다문다.

 

“헌데 그들이라고 어쩌겠나.”

 

“...”

 

“그걸 안하면 정식 의원패를 안 줄텐데.”

 

잠깐이야. 침 맞듯이. 그냥 따끔! 하는거지. 그 말을 하는 촌관의 눈에도 분노가 서려있었다.

 

아, 생명을 살리는 일에는 의원만 필요한 것이 아니구나.

 

 

*

 

 

의무실,

바리는 서류를 챙기느라 바쁘다. 그 주변에서 선배의원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다.

 

“...이래도 되는거냐?”

 

“네!”

 

끄응차. 씩씩하게 대답하는 바리. 그 호탕한 대답에 선배의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마음에 안든다는 듯 그 모습을 보던 최고참 선배.

 

타악-

 

바리가 싸던 짐을 잠시 멈추게 한다.

 

“너가 그걸 혼자 연구하겠다고?”

 

“네!”

 

“이 연구를 안하면, 우린 의원이 될 수 없어.”

 

“그래서 제가 하겠다는 겁니다.”

 

“...왜?”

 

“왜긴요? 선배님들은 진료보셔야죠”

 

왜 그런 당연한걸 묻느냐는 듯한 대답. 그는 말문이 막혔다. 바리가 다시 짐을 싸려하자 그제야 말문을 띄운다.

 

“공부를 안하는 의원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어.”

 

“누가 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당연히 공부하셔야죠. 의학은 아주 깊은 학문입니다.”

 

“헌데 왜 연구를 너가 대신 한다는거야?”

 

“공부라는것이 언제부터 연구와 동의어가 되었습니까?”

 

“....”

 

“일 보십쇼. 겉치레는 제가 하면 됩니다.”

 

그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최고참 선배의원. 하지만 그러기엔바리혼자 너무 많은 걸 다 하는 것 같은데... 걱정이 담긴 눈이 서류더미에서 떠나질 않는다.

 

“필요한 자료나 사례가 있으면 중간에 가끔 들르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의원들은 바리를 더 붙잡을 구실이 없어 그대로 보내준다.

 

 

 

***

 

 

일주, 여귀와 까막의 집.

규칙은 규칙인지라. 여귀는 우물을 쓰겠다 더는 우기지 못했다. 비형의 거처가 애매해지자 그를 우선 집으로 데려왔다. 잠시간 같이 머리를 모아 계책을 마련하던 때, 까막이 새로운 소식을 들고 돌아왔다.

 

“...불로불사?”

 

무슨 이야기를 그리 심각하게 하려나 했건만. 까막에게 기울어져있던 몸을 바로새우는 여귀. 이어 그게 말이나 되는소리냐며 짜증을 부린다.

 

“아니, 그게 불로불사약에 쓰이니 뭐니 한다고 요즘 도둑이 늘었다는데. 영 신빙성 없는 소리는 아닌가보더라.”

 

그 짜증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까막은 제가 물어다 온 소식을 전해준다. 툭하면 짜증내는 여귀와 그 짜증을 전혀 듣지 않는 까막. 비형은 그 둘의 관계가 퍽 신기했다.

 

“...비형님은 어찌 생각하십니까?”

 

“..에?”

 

둘의 대화를 흥미롭게 구경하던 비형. 갑자기 제게 꽂힌 시선에 허둥댄다. 그는 신경쓰지도 않고 제 궁금한것만 묻는 까막.

 

“그 여의석 말입니다.”

 

“아, 여의석. 황새들이 잃어버렸다는 것 말이지요?”

 

“네. 근데 그게 불로불사의 약에 들어간다고. 암암리에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그거 구하려고 아주 눈에 불을 켠답니다.”

 

“...불로불사의 약이라는게 실존합니까?”

 

“글쎄요...”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어보이는 까막. 이 자도 보통 사람은 아닌가보군. 비형은 그 의뭉스러운 웃음에 침묵을 택한다.

 

“역시 월화랑도분들은 기가 너무 쎄십니다.”

 

“또 누군가와 면식이 있나보지?”

 

“...”

 

이번에 침묵을 택한건 까막. 비형도 괜히 강림의 최측근이 아니었다. 까막은 비형의 능력을 상향으로 조정했다.

둘의 신경전을 가만히 보고있던 여귀. 순둥해보여도 둘 다 성격이 있는 사람이라는거지. 들고있던 옷을 비형에게 건내준다.

 

“저런 허황된 말.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문노님을 만나는 방법을 강구하겠으니, 비형님은 우선 쉬십시오.”

 

더는 생산적인 대화를 못하겠다 싶었다. 까막에게 물들기 전에 비형을 꺼내려 화제를 돌린다. 그게 못마땅한지 까막이 볼멘소리를 낸다.

 

“아 왜~ 승천하는 용을 먹으면 불로불사를 한다는 말도있잖아!”

 

“그럼 용을 잡아야지 왜 여의석을 가져가?”

 

“...그러네”

 

“이무기가 자기네 둥지에서 나오는거 봤어?”

 

“못봤어.”

 

“그럼 끝이지? 자 비형님도 어서 들어가서 주무십시오. 요 며칠 걸인같이 사시느라 피곤하시지 않습니까?”

 

“...아,”

 

잊고있던 제 몰골. 비형은 비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어 여귀가 가리키는 곳으로 말없이 들어간다. 그 틈에 여귀가 까막에게 눈을 부라린다.

 

“저저.. 오라비한테 하는 것 좀 보소.”

 

헹. 까막은 누구 들으라는 듯 아주 큰 소리로 여귀를 놀려댄다.

 

“....”

 

여귀와 비형이 모두 방으로 들어가고 혼자 남은 까막. 방금 전 까지 실실거리던 모습과는 다르게 눈에 예기를 띄고있다.

 

스윽-

 

“...오셨습니까?”

 

그때 나타난 어느 사내. 까막은 그가 있는 걸 알고있었는지 달리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었나?”

 

“네”

 

“지금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러라고 꺼내둔 이야깁니다. 어째, 마음에 드십니까?”

 

“...”

 

말 없이 까막의 앞으로 오는 사내.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누가 보면 형님이 까마귀인줄 알겠습니다.”

 

“...”

 

“까마귀 고기를 드셨나. 왜 말씀까지 까먹으십니까.”

 

실실거리며 다시 농을 던지는 까막. 상대의 반응에도 아랑곳 앉고 웃음짓는다. 그를 가만히 보고있던 사내는 모자를 걷는다.

 

“그럼 한 번 까보게. 그 이야기.”

 

문노의 최측근, 수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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