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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절대고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매지컬백정
작품등록일 :
2023.08.29 17:00
최근연재일 :
2023.12.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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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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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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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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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왕가의 적통 - 8

DUMMY

“정이란 몹시도 위험하고 독한 것이야. 세상만사에 정이 엮이지 않은 일이 없고 사람의 생사마저 함께하게 만드는 것이니! 애초에 정을 모르는 것은 하책이요, 정을 알되 모질게 끊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상책이니라.”


피에 젖은 흰둥이가 물었다.


“할매, 할매는 정이 뭔지 알아?”

“알지.”

“어떻게 알아?”


할미가 웃자 얼굴에 들러붙은 마른 피가 갈라졌다.


“우리 강아지, 정을 아니까 미움을 알지. 미움을 아니까 복수 하는 게 아니겠냐.”

“···복수.”

“그래, 복수다. 정이 너무 깊었기에 복수하지 않고선 눈을 감을 수 없는 게야.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말이야.”

“그럼 사사로운 정을 몰라야 한다는 말이 틀린 거 아냐?”


할미는 흰둥이의 볼에 뭍은 피를 닦아냈다.


“이 할미는 정을 끊어내지 못했지만 우리 강아지는 그러라는 거다. 정이 주는 고통은 말로 못할 정도로 괴롭고 아픈 거니까···.”

“뭐야 그게.”


흰둥이는 할미의 어처구니 없는 대답에 아주 작게 웃었다. 자신을 키우고 가르치는 할미도 정이라는 놈을 끊어내지 못해 이렇게 살고 있다는 말에 왠지 허한 웃음이 나와버렸다.


녀석이 시체를 처리할 구덩이를 깊고 크게 파는 동안 할미는 주변에 흩어진 시체들을 살폈다.


일격에 죽인 것이 아니라 천천히 공을 들여 죽인 시체들인지라 팔다리가 여기저기 흩어지고 몸통에도 구멍이 여럿 뚫려 곱창이 이리저리 새어나와있었다.


‘그토록 정이 많던 전하께옵서 사람을 죽이는 희열을 느끼셨어. 분명 살려달라 애걸복걸 했을 텐데도 시간을 들여 죽는 모습을 감상하신 게 틀림없음이야.’


턱을 슬슬 만지던 할미는 곁눈질로 흰둥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정을 버려선 안 되는 아이였나. 자칫하다간 복수를 마치고 마도에 빠질지도 모를 일이로다.’



***



시체를 묻고 살인현장을 치운 흰둥이와 할미는 수레를 끌고 초원을 떠났다.


외지에서 온 뜨내기 소매치기단이라지만 윗선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고 굳이 살인을 저지른 현장에서 살아간들 좋을 것도 없었으니까.


수레에 얼마 없는 세간을 싣고 머나먼 길을 나서는 흰둥이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향해 열심히 걸었다.


“할매,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조금 더 서쪽으로 가는 거지.”

“거기는 뭐가 있는데?”


수레의 짐짝 위에 앉은 할미가 지팡이를 뻗었다. 흰둥이의 등을 쿡 찌르며 작게 웃었다.


“흘흘, 뭐가 있긴 사람이 있지.”

“사람?”

“그래 사람, 이사가면 친구도 만들고 작은 강아지도 키워볼까?”


흰둥이는 자신의 가슴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저기 뒤에 묻어놓고 온 병아리의 울음이 가슴 깊은 어딘가에서 작게 울렸다.


조금만 더 주의하고 경계했더라면 작은 병아리가 그렇게 끔찍하게 죽을 일도 없었을 텐데, 자신과 엮인 탓으로 허무하게 죽어버린 병아리를 떠올리자 마음의 어딘가가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녀석의 마음의 문은 점점 좁아지며 견고하게 굳어갔다. 그 좁은 틈으로는 친구도 강아지도 드나들 수 없었다.


“···아니 괜찮아.”


흰둥이는 묵묵하게 지평선을 향해 나아갔다.



***



사막과 초원을 누비며 비파를 퉁기던 아이는 어엿한 소년이 되었다.


장가를 가서 일가를 꾸려야 할 열네 살 시절, 이제는 남녀의 뜨거운 정이 뭔지도 알고 부모자식간의 진한 정이 무엇인지도 알았기에 더욱 매몰차게 정이라는 놈을 외면하려 애썼다.


그렇게 억누르고 응어리진 속마음 탓인지 흰둥이의 비파 가락에는 녀석의 격정이 고스란히 실리게 됐다.


그리고 마음이 변한 만큼 몸도 변태를 거친 나비처럼 달라졌다.


죽순처럼 성장하는 시기에 타고난 기골을 혹독한 훈련으로 다듬어낸 몸은 어지간한 무인들보다도 커다랬다.


이제 어깨가 벌어지고 목울대가 튀어나오는 과정을 거치며 꼬마아이의 태를 벗고 사내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나지 않아야 할 부위에 머리카락이 자라난다는 것도 깨달았는지라 이제 씻을 적에 할미가 들여다보기라도 한다면 질겁을 했고 머리라도 감겨주려 하면 자신이 아이냐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이토록 소년의 생명력은 푸른 나무처럼 완연해지고 있었으나, 할미는 서서히 그림자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잠들 무렵에는 이따금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그림자들도 보게 됐다. 흰둥이가 태청신단을 흡수할 적에 진원진기를 끌어다 쓰는 바람에 내단이 거의 지워진 탓이었다.


그간 아무리 힘들어도 흰둥이가 있었기에 지독하게 버텨왔었지만 이젠 그것도 한계였다. 영약으로 목숨을 이어나가던 할미는 얼마 전부터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서 지내게 됐다.


“할매, 밥 먹자.”


먼 도시에서 구걸을 마치고 황야로 돌아온 흰둥이는 곧장 죽을 쑤었다. 면기병의 꼬투리를 모아 쑨 멀건 죽을 차려내곤 할미를 일으켰다.


“일으켜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으응, 내가 잠들었나 보다.”

“약은 먹었어?”

“으응, 아까 먹었지.”


흰둥이는 숟가락으로 묽은 죽을 떠서 할미의 입에 가져다 댔다.


“사레들리지 않게 천천히.”


흰둥이는 비파를 타며 밥을 구걸하고, 할미의 수발에 모든 정성을 쏟았다. 자신을 키우고 가르친 늙은 할머니를 정성껏 봉양했다.


떠주는 죽을 천천히 먹던 할미는 힘없는 눈으로 저쪽을 바라봤다. 집 바깥에서 새어들어온 희미한 빛이 벽을 어슴푸레하게 비추고 있었다.


“···세상은 어떻냐?”

“항상 똑같지 뭐. 난리야.”


후룩.

후루룩.


죽을 훌훌 들이켜던 할미가 물었다.


“비계는.”

“없어.”

“짠지는.”

“없어.”


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흰둥아, 중원이 어수선하다더냐?”

“응.”

“얼마나?”

“또 싸움 나고 도적들이 창궐했다던데, 상행들이 오가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


죽그릇을 내려둔 흰둥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응, 그래서 요즘 인심도 예전 같지가 않아. 조만간 부잣집 부엌이라도 털어올게. 할매가 좋아하는 비계랑 술 좀 가져올까?”


녀석의 말에 할미가 히죽 웃었다.


“그래, 요새 은신술은 꽤 좋아졌더구나. 경신법은 어떻냐?”

“아직 힘들어. 잠깐잠깐만 할 수 있잖아.”

“쯔쯧, 이게 다 체질 탓이야. 잘 다스려야 해.”


잔소리를 중얼대며 죽그릇을 비운 할미는 지친 것처럼 벽에 기대었다. 흰둥이는 자연스럽게 단죽을 꺼내 연초를 다져 넣고 불을 댕겼다.


“할매, 연초.”

“으응.”


물부리를 물고 연기를 뻐끔뻐끔 흘려내던 할미가 흰둥이에게 손짓했다.


“아가, 세상의 혼란은 진왕가의 혈사로부터 시작됐다.”

“지겹게 들어서 알고 있어.”


중원은 더욱더 어수선해졌다.


말로 할 수 없고 글로 나타낼 수도 없는 공덕을 쌓은 무성왕(武聖王)의 혈통과 황실 사이에서 많은 성군이 태어나 천하만민이 안락하게 지냈던 기나긴 치세가 저물어버렸다.


황실과 조정에서는 암투가 극에 달했고, 하늘에 닿는 무위를 자랑했던 무성왕의 이름은 케케묵은 전설이 된지 오래였다. 이제 백성들은 명절에 사당 앞에서 기도를 올리며 향불을 피울 적에나 무성왕을 찾았다.


그 무성왕의 후손인 진씨왕가(秦氏王家)가 십수 년 전에 흉적의 습격을 당해 하루아침에 대종(大宗)을 잃는 끔찍한 혈사를 겪고 반토막이 나버린 때를 기점으로 곳곳의 호족과 고문대벌들은 자신의 세를 불리기에 급급해졌고, 명문대파는 산문을 닫아 자신들을 강호에서 격리해버렸다.


게다가 관리는 타락하여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으려 드니 민심은 점점 요동을 쳤고, 그 틈을 노린 새외의 세력들이 중원을 넘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난세의 도래가 머지않았다.


“혼란이 무르익을 만큼 무르익었으니 이제 진정한 난세가 올 것이야.”

“그럼 때가 됐다는 말이야?”

“그래, 때가 됐어. 흐흘흘···.”


할미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난세의 혈겁이 일어나겠구나! 복수의 때가 도래했음이로다! 무참하게 죽은 어미아비의 복수를 할 때로구나!”

“끅끅끅끅···.”


할미의 말에 흰둥이도 눈을 희번득하게 치켜뜨며 짐승의 울음 같은 웃음을 흘려냈다.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웃음소리였다.


“그럼 이제 중원으로 돌아가는 거야?”

“아암, 돌아가야지. 돌아갈 때가 됐음이야.”


진한 연기를 흘려낸 할미가 눈을 부릅떴다. 쇠약한 노인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광이 형형하게 타올랐다.


해가 저물기 전, 산등성 위로 흘려내는 강렬한 빛줄기처럼 생기가 가득했다. 몸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할미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맑고 또렷했다.


“이제 마지막 가르침이다. 마지막 가르침을 받고 중원으로 떠나거라.”

“마지막? 마지막 가르침이라니?”

“진정한 신공.”


할미는 손가락을 뻗어 허공을 짚었다.


뼈마디가 불거지고 가죽이 들러붙은 앙상한 손가락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눌렀을 뿐이었다.


쩌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손톱 끝에서 밤톨만큼 작은 불이 태어나고 빛덩이가 터졌다.


작게 피어오른 붉은 화염이 노랗게 변하며 꽃망울처럼 부풀어 오르고, 노란 꽃망울이 파랗게 물들어가며 꽃을 활짝 피워냈다.


새파란 연꽃은 하얗고 하얗게 물들며 세상의 색을 지워나갔다.


강렬한 빛에 눈이 멀었던 흰둥이가 시야를 되찾았을 때엔 주변 일 장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새하얀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후였다.


커다란 힘을 방출하는 만큼 힘의 극점에 닿기 위한 커다란 동작도 없었고, 지금까지 배웠던 무학과는 궤를 달리하는 재해 같은 위력이었다.


그야말로 할미의 무위가 하늘에 닿았다는 증거였으나···.


“···어??”


흰둥이가 경악한 점은 따로 있었다. 비파를 타고 구걸하여 힘겹게 마련한 세간도 죄다 없어지고 애써 지은 집도 불타 사라진 상황에 몹시도 당황했다.


그간 치매를 앓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했었는데 갑자기 진정한 신공을 가르쳐 준다며 집을 날려버릴 줄이야, 잿가루가 휘날리는 허허벌판을 보며 넋이 나가버렸다.


“···이게 무슨?”

“우리 강아지.”


할미가 손을 내밀어 흰둥이의 손을 꼭 잡았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조막만 하던 작고 뽀얀 손은 곰발처럼 큼직했다. 이불 속에 숨어 궁둥이를 오들오들 떨던 아기가 장성한 모습에 할미의 눈이 촉촉해졌다.


흰둥이의 손등을 쓰다듬은 할미는 울음을 애써 삼켰다.


“흰둥아.”

“···응? 어?”


흰둥이가 말똥한 눈으로 할미를 바라봤다. 저런 진지한 눈으로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엔 항상 중요한 이야기를 했었으니까.


아니, 그보다 집을 불태워 없애버린 할미가 하는 이야기이니 매우 주의 깊게 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할미가 입을 열었다.


“우리 강아지, 너는 정씨도 아니고 흰둥이도 아니다. 그 천한 정씨내외의 피가 아니야.”

“뭐? 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할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소년의 커다란 손을 더욱 꼭 감싸쥐었다.


“네 원래의 성과 이름은 진호연(秦昊然), 나를 걸고 맹세하겠다. 위대하고 고결한 피가 흐르는 진씨란 말이야.”


지금껏 정흰둥이로 알고 살아왔었는데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진씨의 호연이라는 말을 듣자 소년이 벙쪘다.


“진씨? 무슨 진씨. 뭐가 위대하고 고결해?”


소년 진호연이 알고 있는 위대하고 고결한 진씨의 혈통은 하나뿐이었다. 할미가 매일같이 말했던 무성왕의 후예.


바로 진왕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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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복수행의 시작 - 13 +1 23.09.14 431 11 12쪽
22 복수행의 시작 - 12 +1 23.09.13 44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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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복수행의 시작 - 9 +1 23.09.10 461 9 14쪽
18 복수행의 시작 - 8 +1 23.09.09 496 11 16쪽
17 복수행의 시작 - 7 +1 23.09.08 485 9 14쪽
16 복수행의 시작 - 6 +1 23.09.07 516 11 14쪽
15 복수행의 시작 - 5 +1 23.09.07 537 11 14쪽
14 복수행의 시작 - 4 +1 23.09.07 525 8 14쪽
13 복수행의 시작 - 3 +1 23.09.07 546 8 14쪽
12 복수행의 시작 - 2 +1 23.09.07 581 8 14쪽
11 복수행의 시작 - 1 +1 23.09.06 651 11 15쪽
10 왕가의 적통 - 10 +1 23.09.05 620 10 14쪽
9 왕가의 적통 - 9 +1 23.09.04 612 11 15쪽
» 왕가의 적통 - 8 +1 23.09.03 642 10 12쪽
7 왕가의 적통 - 7 +1 23.09.02 647 10 13쪽
6 왕가의 적통 - 6 +1 23.09.01 707 8 12쪽
5 왕가의 적통 - 5 +1 23.08.31 765 9 13쪽
4 왕가의 적통 - 4 +1 23.08.30 81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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