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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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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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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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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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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광부가 되다

DUMMY

“후우···..”


“하아···..”


“허어···..”


“사장님 땅 꺼지겠어요! 그만 좀 하세요”


모니카는 아침부터 한숨만 푹푹 쉬어대고 있는 단우를 못 견디고는 언성을 높였다.


“왜 그러시는데요 대체”


“모닝콜, 우리가게는 왜 항상 적자지? 장사가 아예 안 되는 것도 아닌데···.”


단우는 가게 매출 때문에 고민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곧 있으면 찾아올 레나의 잔소리가 걱정이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쿠란 마을에 파견된지 꽤 돼서 이제 그만 찾아올만도 하건만 레나는 지치지도 않고 매번 찾아와 몇 시간씩 단우를 괴롭혔다.


당연히 단우가 가게를 제대로 운영해 흑자로 전환만 된다면 그녀도 바쁜 업무를 제쳐두고 단우를 찾아올 필요가 없었지만 아직 단우는 한 번도 적자를 면해 본적이 없는 레나가 배출한 최악의 열등생이었다.


“제가 오기전에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가게를 보는 동안에는 꽤 수익을 내는데요.”


“그래 그런데 왜 적자냔 말이지···”


“사장님 이런 말씀드리기는 뭐한데 사장님이 요즘 써대는 포션이 장난이 아니에요”

그랬다. 모니카를 직원으로 채용한 이후로는 생각보다 잡화점 수익이 꽤 나고 있었다. 모니카에게 급여를 주고나면 크게 남는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적자를 기록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요 근래 단우가 던전을 공략한다는 명목으로 들고간 포션이었다.


잡화점 주인의 이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전하게 레벨을 올려 벌써 30레벨을 돌파 했지만 그에 비례해서 소비되는 포션의 양은 그의 잡화점이 적자를 내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포션이라는 건 원래 초보자들이 그렇게 마음껏 마셔댈 정도로 저렴한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단우는 이미 레벨업을 하기로 결심을 했고 앞으로도 안전한 던전 돌파를 위해 포션의 힘을 빌릴 생각이었다. 그렇다는건 이 적자의 늪이 비단 이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끼이이익 띠링


“어서오세요~ 또오셨네요?”


문을 열고 들어온 모험가가 익숙한지 모니카가 인사를 건넸지만 모험가는 말없이 자루를 올려놨다.


“고블린의 이빨이랑 , 나프라스 나무줄기, 사슴 가죽···..”


모니카는 능숙하게 아이템을 분류하고선 가격을 계산해 건내 주었다.


“또 오세요”


이번에도 그는 모니카의 인사에 대답하지 않고 가게를 빠져나갔다. 문앞에서 살짝 목례를 하는 걸 보면 그저 말이 부족할 뿐 나쁜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아는 사람?”


“아뇨. 그냥 몇 번 오셨던 손님이요. 맨날 고블린만 잡나봐요 고블린 이빨이 엄청 많아요. 이런 건 왜 가치가 있는거지 징그럽기만 한데”


손님이 팔고 간 물건을 가게 안쪽으로 옮기면서 모니카는 대답했다.


“이게 징그러운가”


단우는 차고 있던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를 손에 꺼내선 이리저리 돌려봤다.


썩 보기 좋다고 하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의 매력이 있어 보였다. 실제로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는 고블린 이빨로 만들었다기엔 꽤 볼만하게 만들어진 아이템이었다.


“아유 그건 또 뭐에요 그런걸 왜 들고 다니세요”


잡템들을 안쪽에 가져다 놓고 나오던 모니카는 단우의 손에 있는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를 보며 질색을 했다.


“이래뵈도 꽤 유용한 아이템이야. 좀 쓰기 힘든 점이 있긴 하지만”


동굴에서 혼자 고블린 여왕을 흉내내던 자신이 떠올라 잠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게요? 저도 구경해봐도 돼요?”


이제는 모니카와 꽤 신뢰가 쌓인 단우는 거리낌 없이 목걸이를 모니카에게 던져줬지만 모니카는 질색을 하며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목걸이 줄을 잡고 살짝 들어올렸다.


“와 이거 대박인데요? 몇십골드는 받겠는데?”


번쩍


“몇십골드?”


단우의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네. 이런 건 구매자만 잘 만나면 몇백골드도 받을 수 있을지 몰라요.”


모니카가 좀더 가격을 높여 부르자 단우는 오히려 흥미가 떨어졌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야. 효과가 꽤 좋기는 하지만 그래봤자 초보용 아이템인데”


단우의 말대로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는 레벨 50만 넘어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소위 지나가는 아이템이었다. 몇 십골드라면 몰라도 몇백 골드라니 모니카가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이라 생각했다.


“에휴 이래서 뉴비들이란··· 원래 어중간한 중 고수용 아이템보다 초보자용 하이엔드 아이템이 훨씬 비싼법이에요. 이렇게 능력치를 수치로 올려주는 아이템은 게임을 새로 시작하려는 부자들이 환장하는 아이템이라구요. 레벨 1에 여기 담긴 스킬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초보자지역에서는 뭐 무적이라고 할 수 있죠”


단우는 새로운 정보를 듣고는 신기해하며 목걸이를 팔아서 이번 달 적자를 메꿀까도 생각해 봤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는 아직 자신에게도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막상 팔려고 해도 적당한 판로도 생각나지 않을뿐더러 모니카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건 장물이었다.


던전 공략을 마치고 잡화에 돌아와 제대로 감정을 해 보았을 때, 아이템이 장물로 분류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곤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가.


소매치기로 얻은 아이템이라 그런 것 같은데 그 덕분에 다른 보상은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것 만으로도 불합리 하다고 생각했던 단우에게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이런 거 몇 개만 있으면 몇 달은 고생 안해도 되겠는데”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를 탐욕스럽게 바라보던 단우는 문득 손님들이 팔고간 고블린의 이빨들이 생각났다.


“모니카 이빨 모아 놓은데 가서 이렇게 좀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좀 가져와봐”


단우는 [고블린 여왕의 목걸이]를 들어올려 모니카에게 보여주면서 비슷한 이빨들을 가져다주길 부탁했다. 아마 비슷하게 생긴 이빨들을 엮어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인 모양이었다.


“아 직접하세요 징그러워요”


“손님한테 받을땐 잘만 받으면서···”


손님을 대할 때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잘도 만지면서 지금은 보는것도 징그러워 하는 걸 보면 정말 상인의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단우는 하는 수 없이 잡화점 안쪽 창고에서 직접 비슷하게 생긴 이빨들을 가져왔다


“근데 이거 구멍을 어떻게 뚫지? 고블린들은 손재주가 좋은 편인가 봐”


“피식. 고블린이요? 그러네요 어떻게 그렇게 정교 하게 만들었지.”


단우는 진심으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모니카는 엉뚱한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살짝 웃으며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러면서 단우에게 이빨에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나가서 골목 넘어가면 광장 있는거 아시죠? 거기가면 왠 나무조각들 깎아서 팔고 있는 모험가들 있을거에요. 조각사라는데 그사람들은 구멍 뚫을 수 있을걸요?”


“조각사? 별의별 직업을 다 하는구나. 그럼 잠깐 다녀올게”


돈통에서 잡히는대로 돈을 꺼내 지갑에 담고선 잡화점을 나서려는 단우에게 돌연 모니카가 급하게 소리쳤다.


“잠깐만요 사장님! 이게 뭐에요? 웬 빈 포션병이 이렇게 많아?”


아무래도 단우가 던전을 다니면서 사용하고 챙겨 돌아왔던 빈 포션병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아 그거 맞다. 깜빡하고 있었네. 할 일 없으면 그것들 설거지 좀 해 놔. 그것도 다 모아서 돌려주면 돈이더라”


“하.. 언제부턴가 일은 나혼자 하는거 같은데··· 사장이 거지라 월급을 올려달랠 수도 없고”


“뭐 인마? 저거 가만 보면 점점 기어올라”


끼이이익 딸랑


단우는 월급 이야기가 나오자 화를 내는 척 하면서 얼른 잡화점을 빠져나왔다.


“저기요 혹시 여기 구멍 좀 뚫어주실수 있나요?”


모니카의 말대로 광장에는 나무조각들을 바닥에 깔아두고선 새로운 조각에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흠.. 이 정도면 기본요금은 10쿠퍼로 하고 혹시라도 품질좋은 조각이 완성되면 추가요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뇨··· 저는 조각이 아니라 그저 이빨에 구멍만 좀 뚫어주시면 되는데요”


단우의 말은 이미 들리지 않는건지 조각사는 얇고 기다란 조각칼을 꺼내어 이빨에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모양새를 보니 잘 못 알아듣지는 않은 것 같아 단우는 별말 없이 조각사가 작업을 마치길 기다렸다.


조각사에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지 몇분 지나지 않아 조각사는 단우가 가져온 이빨 10개에 모두 구멍을 뚫어내고는 단우를 향해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대박입니다. 명작이 나왔습니다.”


단우는 명작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조각사가 워낙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는 얼른 이빨을 확인해 봤다.


[‘명작’의 구멍뚫린 고블린이 이빨

이름있는 조각사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이빨입니다.

가지고만 있어도 체력재생과 마나재생이 200프로 상승합니다.

고블린보다 약한 몬스터에게 본능적인 공포를 일으켜 능력치를 대폭 하락시킵니다.

라는 내용이다.]


“와 조각이란거 생각보다 대단하네요”


이빨을 살펴본 단우는 꽤 놀랐다. 그저 몇번 칼질을 했을 뿐인데 잡템에 불과했던 이빨에 부가효과가 두개나 붙은데다 대충 봐도 꽤나 쓸모있는 능력들 같았다.


“이건.. 명작에다가 부가능력까지 붙어서 원래는 개당 5실버씩은 받아야 하는데···. 한번에 10개를 사셔야하니까 다해서 30실버만 주세요. 생각지 못한 명작이라 비싸게 받진 못하겠네요.”


단우는 조금 전 모니카가 초보자용 아이템에 대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끼이이익 딸랑


“모니카!!!!! 이 정도 아이템이면 얼마나 하겠어?? 명작이래 명작”


“명작이요? 그게 뭔데요?”


“엄청난 작품이란 뜻인가봐. 가지고만 있어도 꽤 괜찮아 한번 봐 봐”


단우는 방금 전 조각사에게 받은 이빨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모니카를 불렀다.


만약 이빨들이 부자들이 솔깃할만한 초보자용 아이템이라면 개당 10골드에만 팔아도 이번 달 적자는 메꾸고도 남았다.


하지만 잠시 이빨을 확인해보던 모니카의 표정은 굳어졌다.


“사장님 이거 얼마주고 받아오셨어요?”


“이거 원래 50실버는 받아야 하는 거라는데 30실버에 사 왔어 이래보여도 나 잡화점 주인이야. 이정도 협상은 기본이지”


30실버는 조각사가 알아서 깎아준 금액이었지만 단우는 떨어져가는 사장의 위엄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이 한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모니카의 반응은 냉정했다.


“하···.. 이런 건 진짜 초등학생들도 안당하는건데. 감정이나 해보세요”


[‘명작’의 구멍뚫린 고블린의 이빨]

고블린의 이빨에 누군가 구멍을 뚫었다. 엮어서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어??? 이게 무슨···..”


“그냥 그 사람이 작품설명으로 사기친 거에요. 잘보시면 뒤에 ~~ 라는 내용이다 라고 써 있잖아요. 원래 조각사는 조각에 대한 설명을 직접 쓸 수 있는데 거기에 무슨 능력치가 있는 것 마냥 써놓는 거죠. 진짜 출시 초기에나 반짝하다가 당하는 사람이 없어서 사라진지 오래된 수법인데···”


“하···. 하지만 여기봐 봐. 이름에는 아직도 명작이라고 써있는데”

단우는 아직도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잘 보세요 명작이 아니라 ‘명작’의 잖아요 조각한 사람 이름이에요. 와 근데 그 사람 이름이 명작인가봐요. 신기하다.”


털썩


“에효 30실버 날리셨네. 좋은 거 배웠다 생각하세요”


단우는 모니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광장으로 뛰어나갔다.


하지만 이미 명작은 광장에서 나와 네빌 호수를 지나고 있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제가 언젠가 달빛을 조각할 수 있게 되면 신세는 꼭 갚겠습니다.”


명작은 현실에서 조각사가 주인공인 유명한 소설의 팬이었다.


작가의말

이번화에 나오는 조각사에 대한 내용은 남희성 작가님의 <달빛조각사> 에 대한 패러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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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레벨업이 고되다 22.06.20 12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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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도둑이 되다-4 22.06.19 153 1 10쪽
6 도둑이 되다-3 22.06.19 18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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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잡화점 주인이 되다-2 22.06.18 39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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