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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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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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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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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이 고되다

DUMMY

푸쉬이익


조성훈이 캡슐에서 나오자 NPC관리 인간1팀 팀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표이사실의 문을 열었다.


뒤따라온 비서들이 어쩔줄 몰라하며 그녀를 만류하려 했지만 조성훈은 별로 상관치 않고 비서들을 내보냈다.


"외부 메세지 좀 끄지 마시죠. 이사님"


"허허. 그런걸 켜두면 현실감이 떨어진단 말일세."


"이번주 예언 목록이에요. 결재해 주세요."


그녀는 테이블에 꽤 두툼해 보이는 서류하나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미리 알려주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제 곧 로디니아가 출시 된지 1년이에요. 예정대로 마족팀이 활동을 시작하면 인간이 한 순간에 밀릴 수도 있어요. 마족팀이 얼마나 빡세게 준비하고 있는지 아시잖아요"


"그건 그것대로 로디니아의 역사가 되지 않겠나."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아예 인류가 멸망하면 더 이상 스토리가 없어지는 거라구요. 로디니아에 대한 애정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 자체가 무너질수 있어요."


사실 AI가 극도로 발전함에 따라 개발사인 (주)브라이트 사는 로디니아의 NPC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AI에 대한 모든 접근에 락을 걸었다.


초기 개발자인 국내 AI부문 굴지의 석학 조성훈이 로디니아의 출시와 함께 실무에서 손을 떼면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마지막 조건이었다.


조성훈의 AI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그로 인해서 생긴 하나의 큰 문제점이 있었는데 바로 로디니아의 스토리를 브라이트사에서도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어차피 이렇게 알려줘도 제대로 알아먹는 사제가 한 명도 없어요. 예언 중 일부라도 제대로 해석한 사제들이 있긴 하지만 그저 자기들 세력 넓히는 데 이용하느라 뜻대로 전달 된 경우도 없었구요"


"신기하지 않나. 그저 인간의 특징을 최대한 담은채로 시간을 가속화 시켰을 뿐인데 로디니아의 역사는 실제 역사와 매우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네. 혹자는 우리가 여느 중세시대의 모습을 게임 속에 구현시킨거라 생각할 정도로 말야."


스슥 슥슥


성훈은 결재서류를 잠깐 훑어보고는 바로 서명했다. 애초에 그녀의 일처리 능력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았기에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절차적인 요식행위에 가까웠다.


"알겠네.. 그대로 진행하게나"


"감사합니다. 변동사항 있을때 마다 보고 드릴게요"


그녀는 조성훈이 사인한 서류를 받아들고선 대표이사실을 나섰다. 오늘 로디니아의 각 교단 고위사제들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예언을 해석하느라 머리 좀 아플 예정이었다.


"허허.. 인간은 자네들이 생각한보다 훨씬 강인한 존재라네..."


성훈은 장시간의 게임으로 뻐근해진 몸을 한번 스트레칭 해주곤 옷걸이에서 외투를 벗겨 몸에 걸쳤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난건지 허기진 배를 채울 요량이었다.


로디니아와 현실은 시간개념이 완전히 다른 탓에 보조 인터페이스를 전부 끄고 게임을 즐기는 성훈은 이렇게 식사 때를 자주 놓치곤 했다.


덜컥 쾅


"아 도저히 못참겠네. 삼촌! 게임 좀 하다 나왔다고 말투 좀 안 바뀌면 안돼? 신선이야 뭐야. 징그러워 죽겠어 진짜. 누가보면 진짜 할아버지인 줄 알아. 허허... 진행하게나. 진행하게나. 어우 오글거려. 대체 게임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거야."


할 말은 하고마는 성격의 조세희는 아무리 생각해도 짜증이 났는지 다시금 이사실로 뛰어들어와 조성훈을 쏘아붙였다.


그녀는 조성훈의 친조카였다. 회사 내에서 둘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다 조세희의 능력이 혈연과는 관계 없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비밀로 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엄연히 직급이라는 게 존재하는 회사에서 조세희의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세... 세희야 회사에서는 이사님이라고 하기로... "


"늬예 늬예 이사님! 앞으로는 말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내가 말투가 좀 이상했나? 밥은 먹었니? 오랜만에 점심이나 먹을까?"


"시간이 몇 신데 밥 타령이에요. 바빠요 안먹어요."




자신을 따라 인공지능 전문가가 되겠다던 조카가 이제는 NPC관리 팀장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게 뿌듯했지만 한켠으론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어릴 땐 참 귀여웠는데...."


로디니아에서 가장 큰 교단을 가지고 있는 자비의 여신 에우메니스의 실제 성격은 꽤나 과격한 편이었다.


끼이이익 딸랑


"오 왔어요 아저씨?"


"별일 없었어?"


다행히 모니카는 단우가 돌아올 때 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고 잡화점을 지켜준 모양이었다.


"없긴요. 웬 수염 덥수룩한 교관하나가 와 가지고 긴장했는데 아저씨 찾다가 돌아갔구요. 그보다 어떤 손님이 말이죠. 글쎄 토끼 가죽을 하나 가져와서는 제가 저번에 가져왔던 브리든 토끼 가죽이라고 우기는데 자세히 보니까 가죽에다 선을 직접 그려온 거 있죠. 하지만 제가 그런거에 속아넘어갈 사람이 아니죠. 그리고 또 말이에요"


그저 단우는 인사치레로 건넨 말이었는데 그가 없는 동안 생긴 일을 죄다 이야기 하려는 모양인지 모니카의 말은 끊기지 않았다.


"너는 이 일이 참 재밌나보다"


"그럼요 이게 얼마나 재밌는데요. [협상] 스킬 딱 간파해서 한푼도 안깍고 제값 다받았을때 그 쾌감을 모르세요? 내가 도둑만 아니었어도 스킬 숙련도 엄청 엄청 올렸을텐데"


[소매치기 모닝콜이 그동안의 악행에서 손을 떼고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당신을 그녀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습니다. 직업을 제안하시겠습니까]


모니카가 계속해서 소매치기가 하기 싫다는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일까. 그녀에게 잡화점 직원을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악행 수치가 있는 사람에겐 제안할 수 없는 직업이지만 모니카가 시간약속을 지키며 성실하게 아르바이트를 진행하자 악행 수치를 많이 씻어낸 모양이었다.


"저기말야 혹시 잡화점 직원해볼생각 없니?"


"직원요? 지금도 직원 아니에요? "


"아니 지금처럼 말고 진짜 직업을 잡화점 직원으로 바꾸는거지"


"하지만 전 도둑인데요.... 잡화점 직원은 아무래도 상인계열이 유리하기도 할테고."


모니카의 말대로 도둑계열과 잡화점 직원은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상인전용 스킬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할 뿐더러 공용스킬인 [협상]을 사용할 때도 상인이 사용하는 것과는 효율차이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쿠란마을보다 규모가 있는 마을의 각종 상점 주인들은 실제로 상인계열이었다.


"잡화점 주인이 도둑인데 직원이 도둑인게 뭐 이상할 일이라고"


"아 맞다 사장님 도둑 전직 성공하셨어요?"


모니카는 그때서야 단우가 도둑 전직 퀘스트를 하러 갔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 영주 창고까지 털고 왔다."


"헐 아까 안그래도 창고 불 탄다고 마크 아저씨가 호들갑을 떨던데 그게 사장님이 저지른거에요?"


모니카는 이미 잡화점 주변의 많은 npc들과 친분을 쌓고 있었다. 안 그래도 방금 전 주점을 운영하는 마크가 잡화점을 지나다 영주의 창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 주인공이 단우라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쿠란이라는 작은 초보자 마을에서 영주라는 최고권력자를 건드리는 일은 전례없었기 때문이다.


"아 그래. 불도 질렀구나. 뭔 놈의 전직퀘스트가 영주 창고까지 털게 시키는지"


"영주 창고를 털었어요? 미쳤나 봐. 얼마나 훔치셨어요? 좀 보여줘봐요. 이러다 부자되시는거 아냐?."


모니카는 기대감에 눈을 반짝였지만 단우가 실제로 훔친 물건은 밀 두자루에 불과했디.


그마저도 미첼의 집에 몰래 놓아두고 왔기 때문에 단우가 취한 이득은 하나도 없었다.


아니 노인에게서 재미있는 아이템을 하나 훔쳐내긴 했지만 모니카가 바라는 어마어마한 보물 같은 건 구경도 해보지 못했다.


문득 단우는 자신에게 퀘스트에 대해 알려준 모니카가 퀘스트 진행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니 뭐. 따로 건진 건 없어. 근데 넌 영주 창고 안 가봤어?"


"저요? 저는 빵집에서 빵좀 훔치고 그랬는데? 교관마다 다른가봐요 사장님이 따라간 할아버지는 저도 처음 보거든요"


"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끝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은 노인이 더욱 더 수상하게 느껴졌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사실 지은 죄가 있어 딱히 만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아까 수염달린 교관 왔다갔다고 했지? 덩치커가지고 무식하게생긴"


아무래도 자리를 비운사이 도철이 다녀간 모양이다.


"그렇게까진 말 안했는데요. 그냥 수염 덥수룩하다고만 했지. 왜 있잖아요 저번에도 있었던거 같은데"


"그래서 무식하게 생겼어. 안 생겼어"


"좀 무식하게 생기긴 했는데...."


"거 봐 무식하게 생겼잖아 뻔하지"


모니카는 도철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려 봤지만 이미 단우에게 '무식하게'라는 표현을 듣고 나서는 그보다 더 도철을 알맞게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직 시간 좀 더 있지? 나 좀 나갔다올게"


"제가 그런 말 했다고 하시면 안돼요~~~"


"걱정 말고 생각 있으면 계약서나 좀 적어놔."


단우는 다시 한 번 모니카에게 직원에 대해 권유해 보고선 도철이 있는 사냥교육관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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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레벨업이 고되다-3 22.06.20 99 0 10쪽
12 레벨업이 고되다-2 +1 22.06.20 10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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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도둑이 되다-6 22.06.19 12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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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둑이 되다-2 22.06.18 20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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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잡화점 주인이 되다-2 22.06.18 39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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