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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토디토 님의 서재입니다.

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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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작품등록일 :
2022.06.18 07:30
최근연재일 :
2022.07.2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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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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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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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잡화점 주인이 되다-2

DUMMY

"다해서 90쿠퍼 되겠습니다."


테이블에 올려진 자루에서 고블린의 이빨 30개를 확인한 단우는 더 볼 것도 없이 계산을 마쳤다.


"뭐? 이봐 고블린의 이빨이 아무리 흔하다지만 개당 3쿠퍼씩이 말이 돼? 이거 순 날강도 아냐?"


빠직


되지도 않는 [협상]을 느낀 단우는 이를 깨어물고 화를 참으며 설명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건 고블린의 이빨이 아니라 깨진 고블린의 이빨들이잖아요. 왜 쓰잘데 없는 거 갖고 와가지고 이러세요. 고객님"


"뭐?? 쓰잘데 없는거??"


"휴우 고객님 정 그러시면, 10쿠퍼 얹어서 딱 1실버 드리겠습니다. 더 이상은 정말 안됩니다."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는 걸 깨달은 단우는 빠르게 태세변환을 마치고는 [협상]을 받아들였다.


"오?? 이게 협상이 되네 얼른 주세요 얼른"


괜히 고객대응 잘못한 걸 걸려서 레나한테 잔소리를 듣느니 얼른 돈이라도 줘서 보내는게 나았다.


"땡 잡았다. 자주올게요 사장님"


"아하하. 가다가 똥이나 밟으세요"


동전을 쥐어든 손님이 멀리 떨어져 가는 것을 확인한 단우가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악담을 퍼부었다. 여기선 이게 최고의 욕이라나 뭐라나.


끼이이익 딸랑


혹시 자신이 하는 말을 듣고 되돌아 온건 아닌지 순간 긴장한 단우의 눈에 나타난 건 도철이었다.


"형님 장사에 소질있는거 아녀요? 방금 나간 모험가들 표정이 겁나 좋아보여라"


"모험가는 개뿔 우라질놈들 순 도적놈들이야. 쓰레기 같은 잡템들 가지고 [협상] 올려보겠다고 30분씩 버팅긴다니까"


상점에서 거래할때 [협상] 스킬을 최대한 올려놔야 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공략중 하나였기 때문에 간단한 거래에도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손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더구나 방금처럼 실버단위도 아닌 쿠퍼단위에 목숨을 거는 손님도 많았다. [협상]이 일정 레벨에 오르고 나면 얼마 되지 않는 금액으론 스킬 경험치가 오르지 않지만 여기는 초보자마을 쿠란이었다.


"도철아 수업료 남는 것 좀 있냐? 가게 매출좀 매꿔라 이번에도 적자나면 레나가 몇시간을 지랄을 해댈 지 감도 안 온다..."


단우는 그런 손님들을 부드럽게 넘기는 재능따위는 없었기에 아직 적자를 면해본적이 없었고 그때마다 레나가 찾아와 잔소리를 늘어놨다.


"그걸 왜 나한테 그러슈 나도 먹고살기 힘들어유. 모험가놈들은 뭔 놈의 검술에 환장한 놈들인가 활질은 잘 배우지도 안혀라. 검술은 둘째 성님만치 잘하는 거 아니면 별로 쓰잘데도 없을거인디 왜들 그리 환장하는지 모르겠어라."


도철의 상황도 단우와 그리 다를바 없었다. 단우가 성질머리를 못이겨서 잘되는 장사에도 적자를 내고 있었다면 도철의 사냥꾼 전직 교육은 그에게 교육을 받으려는 교육생이 적어서 문제였다.


"이유를 모르겟니? 나같아도 멧돼지 같은 니놈보다는 둘째한테 고상한 검술 배우고 싶을거 같은데??"


"말 다했슈??"


발끈한 도철이 단우를 노려보며 얼굴을 붉혔다..


"둘째가 요즘 너무 기어 오르는거같은데"


"나는 옛적부터 성님 도술 못부리기만을 기다린 사람이유"


형님으로서의 권위를 세워보려 했지만 씨알도 먹히질 않았다.


찌릿


잠시 도철을 노려보던 단우가 참지 못하고 몸을 날리자 도철도 참지 않고 잽싸게 일어나 손을 뻗었다.


퍽퍽퍽퍽


"그래. 우리 오늘 그냥 같이 죽자"


퍽퍽퍽퍽


"동생한테 한번이라도 져주믄 어디 종기난다요. 오늘은 나도 안 참수"


퍽퍽퍽퍽


끼이이이익 딸랑


"계십니까?"


후다다다닥

우당탕탕


"어서오세요~"


잡화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에 단우와 도철은 허겁지겁 제자리를 찾아 몸을 날렸다. 그 와중에 도철은 어찌나 당황했는지 잡화점 바닥을 몇바퀴 구르기 까지했다.


"어머 저기 사장님 코에"


쥬르르륵


어색한 손님 접대용 미소를 짓고 있는 단우의 한쪽 코에서 왠지 모를 뜨뜻한 액체가 느껴졌다. 코피였다.


'저새끼가 진심으로 쳤네'


씨익


단우의 코에서 흘러내리는 코피를 보며 자기가 이겼다는 듯이 웃고있는 도철이였지만 그것도 잠시..


쥬륵 쥬륵


'그럼 그렇지 내가 아무리 도술을 못 써도 네놈한테는 안 진다 이 녀석아'


이번에는 양쪽에서 느껴지는 뜨끈한 기운에 도철은 화들짝 코를 훔쳐내며 기죽은 모양새로 잡화점을 빠져나갔다.


"아 제가 몸이 좀 허해서요. 그래 어떤거 드릴까"


단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코피를 닦아내고는 응대를 시작했다.


"아 뭐 사러온건 아니고요. 잡템좀 정리하려고요"


이번에도 잡템을 팔러온 손님이 [협상]을 시도 할 것이 뻔하기에 단우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후우.. 여기에 올려놔 보세요"


단우는 여자가 올려논 잡템들을 분류해 하나하나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다.


"토끼 가죽 12개 2실버 16쿠퍼"


"잠깐만요. 토끼가죽 하나에 18쿠퍼는 너무 짜다고 생각되는데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토끼 가죽은 가격을 제가 비싸게 쳐주고 말고 할것도 없어요. 워낙 거래가 많이 되는 물품이라 시세가 정해져 있다는거 저보다도 잘 아시잖습니까"


애초에 동물의 가죽은 몬스터에게서 얻는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모험가들 뿐만 아니라 NPC들 사이에서도 쉽게 많이 거래되는 품목이었다. 그중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토끼의 가죽은 쿠란마을 뿐 아니라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그 가치가 비슷 할 터였다.


"하! 글쎄요. 그건 이 가죽이 일반적인 토끼의 가죽일 경우에나 그렇겠죠. 다시 한 번 가죽을 자세히 살펴 보시죠"


자신있어 보이는 여자의 말에 단우는 다시한번 토끼의 가죽을 살펴보았다.


"바로 거기! 앞다리에서 뒷다리로 이어지는 얇은 줄무늬가 보이시나요?"


순간 단우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건...."


"이제 아시겠나요? 이건 쿠란 마을 북부 브리든 산맥 끄트머리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브리든토끼의 가죽이에요. 일반 토끼 가죽보다 장갑이나 덧신등을 만들 때 그 특유의 무늬로 인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가죽이죠. 이런 브리든 토끼에게 개당 고작 18쿠퍼에 불과한 일반토끼 가죽 취급하는 것은 큰 실례 아닐까요!!"


'미친놈인가'


[협상]을 이렇게 요란하게 하는 모험가는 처음이었다.

물론 여자가 한 말이 사실이기는 했다. 일반 토끼와는 다르게 특유의 무늬를 가지고 있는 브리든 토끼 가죽의 가치는 일반 토끼가죽 보다 높았다. 하지만..


"예 뭐 그렇긴 합니다만... 얼마 전부터 서식지가 늘어나서 희귀성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죠. 뭐 개당 20쿠퍼까진 처 드리겠습니다."


"크읏...."


근래에 본 손님중에 가장 열정적으로 [협상]을 시도하는 여성에게 단우는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손님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 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모니카라고 해요"


"혹시 상인이신가요?"


"그... 그건 아니에요. 단지 제가 가져온 아이템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길 바랬을 뿐이에요"


상인이 아니라는 모니카의 말에 단우는 그제서야 살짝 긴장을 풀었다. 잡화점 입장에서 가장 긴장해야 할 손님은 단연코 상인이었다. 상인의 [협상]스킬은 일반 모험가의 [협상]에 비해 피하기도 어렵고 효율도 높았다. 게다가 운나쁘게 [상인의 행운]을 당하거나 [강매]같은 스킬을 간파하지 못하면 그날 장사는 공친거나 다름없었다.


다만 상인이 아닌데도 이 정도로 열과 성의를 다해서 [협상]을 시도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에 조금은 신기한 눈빛으로 모니카를 바라봤다.


모니카는 처음 [협상]이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약간 실망했는지 그 뒤로는 크게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다.


덕분에 단우는 수월하게 다음 아이템의 가격을 매겼다.


"고블린의 부러진 단검 7실버"


펄럭..


"알아볼 수 없는..... 종이???"


다음 순간 여자가 올려놓은 자루에서 나온 것은 여기저기 노랗게 얼룩진 한 장의 종이였다.


종이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단우는 종이에서 너무나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에 당황했다.


"당신. 이 종이는 어디서 구했지"


"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단우의 눈빛은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갑자기 변한 단우의 분위기에 모니카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되물었다.


자신을 경계하는 듯한 모니카를 보고 단우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모니카를 안심시키며 다시 물었다.


"아 그러니까 손님이 구해오신 이 종이 말인데요... 이건 어디서 구하신건지 궁금해서요"


"그건 왜 물어보시죠. 종이에 무슨 문제라도"


다시 변한 단우의 분위기에 모니카는 조금 긴장을 풀었지만 일순간 느꼈던 위화감이 없어지질 않는지 종이의 출처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쉽사리 대답해 줄것 같지 않은 모니카의 모습에 단우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까지 사용해 보진 않았지만 이 방법은 모험가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배웠다.


"사실 이 종이는 이 마을에서는 구하기 힘든 최상급 재질의 종이랍니다. 저 산맥 건너 베른 제국에서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있는 최고급의 종이입니다. 손님께서 이 종이의 획득법에 대해서 알아와 주신다면 이 잡화점이 쿠란 마을을 넘어 우리 알트란 공국을 대표하는 상회가 되는것도 꿈은 아닐겁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약간 걱정했지만 막상 시도해보니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 술술 흘러나왔다.


[띠링 퀘스트를 생성하셨습니다. 상대에게 구체적인 보상을 제시하세요]


"이 얼룩덜룩한 종이가요?"


퀘스트를 제안했지만 모니카는 종이를 구해오는 퀘스트가 썩 맘에들지 않는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아마도 종이가 단우의 말과는 다르게 그리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니카가 퀘스트를 수락하게 하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얼룩! 그 얼룩이 중요합니다. 그 노란 얼룩이 포함된 종이를 구해오시면 장당 10실버! 거기에 종이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 오신다면 10골드를 드리겠습니다."


"10골드요???"


[띠링 대상이 퀘스트를 수락했습니다. 대상이 조건을 달성하면 보상을 지불해야합니다.]


모니카는 보상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퀘스트를 수락했다. 골드의 가치는 모험가의 따라 다르겠지만 초보자의 비율이 높은 쿠란 마을에서 10골드의 보상을 주는 퀘스트는 거의 없었다.


'됐다.'


물론 단우에게도 10골드라는 보상은 작은것이 아니었다. 퀘스트 보상은 실제로 NPC가 자신이 가진 것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단우는 아직 적자를 면해본 적이 없는 초보 상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금 전 모니카가 가져온 종이는 단우에게 큰 가치가 있었다.


"사장님!!! 제가 꼭 종이를 구해보겠습니다."


급하게 잡화점을 뛰쳐나가는 손님을 바라보던 단우는 다시 한 번 종이를 바라보며 되뇌였다.


"괴황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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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레벨업이 고되다-3 22.06.20 100 0 10쪽
12 레벨업이 고되다-2 +1 22.06.20 108 0 10쪽
11 레벨업이 고되다 22.06.20 121 0 10쪽
10 도둑이 되다-7 22.06.19 115 2 10쪽
9 도둑이 되다-6 22.06.19 125 0 9쪽
8 도둑이 되다-5 22.06.19 138 0 10쪽
7 도둑이 되다-4 22.06.19 153 1 10쪽
6 도둑이 되다-3 22.06.19 187 2 9쪽
5 도둑이 되다-2 22.06.18 208 2 9쪽
4 도둑이 되다 22.06.18 228 4 11쪽
3 잡화점 주인이 되다-3 22.06.18 307 3 10쪽
» 잡화점 주인이 되다-2 22.06.18 394 6 11쪽
1 잡화점 주인이 되다 22.06.18 740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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