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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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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6
최근연재일 :
2024.05.16 18:2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33
추천수 :
60
글자수 :
110,771

작성
24.05.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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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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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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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줄타기

DUMMY

터벅, 터벅.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사람이 줄어든다.

뒷골목인걸 감안해도 굉장히 많이.


뿐만 아니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표정도 점차 어두워진다.

아니, 어둡다 못해 병에 걸린 것처럼 핼쓱해진 사람도.


“...”


툭.

발치에 채이는 시체도, 한둘씩 생긴다.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뒷골목의 모습은 아닌 상황.


‘청소부... 스캐빈저 놈들은 어디 갔지?’


거리를 그나마 깨끗이 청소하던 존재들마저 사라진 그 골목에서, 테오는 혼자 터벅이며 걷고 있었다.

그렇게 끝에 다다르자.


“흠.”


보인다.

테리온이 말했던, 그 연구 시설로 보이는 거대한 건물이.

뒷골목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높다랗게 솟아난 한 건물이.

다만 문제가 있다면.


“...”


그 건물을 중심으로, 어떠한 안개가 잔뜩 껴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 광경에 테오가 멍하니 그 건물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저희가 원래 하던 연구는... 사실 실생활용품이 아닌 전투용 마법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저벅저벅.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옆쪽에서 걸어나오는 남자.

테리온이었다.

“미트라 코퍼레이션이 저희들의 모기업이긴 했지만... 사실 저희 임원진들에겐, 불만이 많았거든요.”


덜덜 떨리던 목소리는 연기였는지 평온한 목소리.

하지만 이내 잔뜩 죽을상을 하고 있는 그 얼굴을 보면, 그때의 표정은 연기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오히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전부 놔버린듯한 것에 가까운 모습.


“그래서, 미트라 코퍼레이션에게서 벗어나려고 전투 마법을 연구했다고?”

“네, 그 끝에 결과라고 할만한게 나올 무렵... 연구시설이 이 지경이 되어 버렸지만요.”


슥.

그렇게 말하며 안개 속을 쳐다보는 남자.

바람이 스쳐오는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 불길한 안개를, 그는 뭔가 그리운 듯이 쳐다보았다.


“기업치고는 참 멍청한 짓을 했군.”


그런 그들의 실태를 향해, 테오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마법에 대한 연구는 태생을 연구자로써 타고나는 마법사들 조차도 심혈에 심혈을 기울여서 하는 짓이다. 그걸 문외한인 너희들이 다룰수 있다고 생각했나?”


자신이 마법사이기에.

그리고 [마력 감응] 특성을 얻은 지금, 그게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는지 알기에 나올 수밖에 없는 반응이었다.


“저 안에 살아있는 놈이 나올진 모르겠다만... 나온다면 적어도 마탑도시에 견학이라도 보내는게 좋겠군.”


테오는 알고 있다.

마법사들의 출신지이자 상아탑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마탑도시.

그 안에 세워진 마탑이 얼마나 많은 피로 지어졌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집착증에 가까운 방어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는지.


그것에 비하면 이 녀석들이 한 짓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전부 어이가 없어서 한숨이 나올만한 짓이라는 것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


“아뇨, 저 안에 살아있는 사람들은 없을겁니다.”


테리온은 헛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방금 전에 이미 들어가 봤어요, 저 안은 완전히 난장판입니다.”

“...들어가 봤다고?”


사고 현장이라 칭하는 주제에 안으로 들어갈 깜냥은 있는건가.

눈살을 찌푸리는 테오에게, 테리온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피와 살점, 그리고 수많은 무언가가 흩뿌려져 있었어요. 그것만 보곤 겁이 나서 곧바로 나와버렸죠.”

“...젠장.”


피와 살점이라.

대충 뭐가 어떻게 된건지 깨달은 테오가 골치 아파졌음을 깨달았다.


“너희들이 진행하던 마법 실험이 무엇이었는지, 알려줄수 있겠나?”

“그건 내가 설명하도록 하지.”


불쑥.

테리온의 뒤쪽에서 튀어나온 목소리에 순간 테오가 당황한 그때.


“이, 이사님!!”

“처음부터 우리가 건드려선... 안될 것이었어.”


다크서클이 짙게 눈 아래에 자리잡은, 흰색 정장과 중절모를 쓴 노인이 굳은 목소리로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의 가슴께에 달려있는 명함을 본 테오는.


“연구소장인가.”


그의 직책을 어렵지 않게 짐작해냈다.


“운이 좋았지. 폭주 당시에 나는 유타시아 회장과 독대하러 나와 있었고, 그 덕분에 화를 피할수 있었으니.”


목숨을 구했음을 말하면서도, 그 목소리 안에 담긴 것은 회한과 후회뿐.

그제서야 테오는 이 남자가 진실로 제 앞의 일을 안타까워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대체 뭘 연구하려 한거냐?”

“인간을 수없이 많은 개체로 해체하고, 또 다시 합치는 연구.”


사락.

안개의 경계선에 손을 가져다대자, 노인의 손을 따라 안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간이동, 혹은 인간 재구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목표로 한 것은.”

“수없이 쪼개진 상태로도 인간이 제 멋대로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려 한 거죠.”


마치 인간이 살과 육체가 아닌, 수많은 모래 알갱이로 이루어진 군집체로 변화하게끔 만들겠다는 실험.

그 연구를 왜 실험하려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느끼던 테오는, 이내 뭔가를 깨달았다.


“미트라 코퍼레이션을 너희가 먼저 칠 계획이었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멍청한 짓이었지.”


기계도시의 과학이라면 침입한 사실 까지는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대처하는 방법은 애를 먹을 수 밖에 없겠지.


왜냐하면 이것을 이루는 총체는, 어디까지나 과학이 아닌 마법이니까.


“그 많은 연구원들 중에서 미트라의 스파이가, 끄나풀이 하나는 숨어있을거라는 생각을 대체 왜 하지 못했을까.”

“...”

“제아무리 거르고 또 걸러서, 친분과 인연, 그리고 수많은 억제로 묶어놔도... 단 하나만 어긋나면 전부 부서진다는 걸.”


스스스스.

안개를 향해 뻗었던 손을 되돌린 노인이, 이내 제 뒤쪽에 서 있던 테리온을 향해 말했다.


“미트라 코퍼레이션과... 협상을 했다.”

“예!?”


그 말에 테오또한 눈썹을 씰룩거렸다.


“연구소 안쪽에 있는 연구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적어도 우리들의 신분과 지위만큼은 보장해 주겠다고 하더구나.”

“...그런 무모한.”


테리온은 곧장 그 이사의 말에 반박했다.


“아무리 어수선하다고 해도 그들이 그대로 계약을 이행할 리가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버려지겠지. 나도 알고 있네.”


고개를 끄덕인 이사의 눈빛에는, 기묘한.

뭐라 말할 수 없는 불빛이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모두.”


그렇게 중얼거리는 노인의 눈에는, 곧 죽을 몸뚱아리에 대한 집착이 아닌.

삶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나가겠다는 열망과 의지가 보였다.


같아보이지만 그럼에도 다른 욕망.

그 욕망에 테오는 저도 모르게 질문했다.


“...어떻게 협상을 한거지?”

“미트라 코퍼레이션은 현재 구도가 크게 셋으로 나뉘어져 있지.”


훅.

노인이 안개를 향해 손을 뻗자, 안개가 세 갈래로 나뉘어졌다.


“하나는 현재 회장의 자손들로 이루어진 직계 구도. 이들은 현재 어떻게든 이사들을 물리치고 자신들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 온갖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자들이야.”


테오와 시선이 마주치는 노인.

“자네가 있던 뒷골목을 없애려 한 것도, 그들이고.”

“...알고 있었군.”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인 이사가 두 번째 안개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부회장들로 이루어진 방계, 이들은 기업 내에서 쌓아올린 자신의 업적과 회사의 발전도를 내세워 사람들을 포섭하고 있지.”


그리고 세 번째.

그렇게 말한 이사가 갑자기 침묵했다.


“...으음.”


순간, 테오는 보았다.

노인의 몸에서 순식간에 주름이 깊어지고, 이내 노인의 뺨이 수척하게 들어가는 것을.

마치 순식간에 시간이 몇 년은 지나기라도 한 것 같이 변하는 모습을.


“이사님!!”

“난... 난 괜찮네.... 그래,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헐떡이던 이사가 이내 지팡이를 짚고서 섰다.

아까보다 힘겨워보이는 모습으로 다시 설명을 이어나가는 그.


“세 번쨰... 그래, 세 번째는... 외부 세력중에 자본력과 힘을 앞세워... 그들을 집어삼키려 하는, 말하자면... 다른 대기업의 인사들이지.”

“...그들과 손을 잡은건가?”


그들에게 있어서 유타시아가 미트라를 반역하려 했다는 점은 딱히 영향이 없었다.

모기업에서 탈퇴하려 했던 존재라곤 해도, 결국 자신들 이전에 일어나려 했던 일이 아닌가.

자신들에게 지금 힘을 실어줄수만 있다면, 그들에겐 손을 잡아 마땅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 그들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여... 쿨럭!! 만약... 자신들이 미트라 안에서 파벌을 만들게 되면... 그렇게 되면... 우리를 보호해 준다 계약했지.”


헐떡이는 노인의 표정이 굉장히 핼쓱하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 표정에서도 테오의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그 계약은 오롯이 너희들이 맺은거라면, 나는 얻게 되는게 없다는건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침묵하는 노인.

그 것이 긍정을 뜻하는 것인지, 부정을 뜻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테오의 기분을 좋지 않게끔 하기에는 충분헀다.


“만약에.”


테오가 안개를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 것을 들고 지금 미트라 코퍼레이션으로 달려간다면, 어떻게 할거지?“


그 말에 테리온이 놀란 듯 펄쩍 뛰었지만.


”진정... 하게.“


이사는 차분한 말투로 테오를 진정 시켰다.


”그대와의 계약은... 이전에 맺었던 보상과 더불어, 더 챙겨줄 것이 생겼으니까.“

”...합당한 보상이었으면 좋곘군.“


그렇게 말하는 테오에게, 노인은 왠지 모르게 웃어보였다.


‘...웃어?’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그에게, 이내 노인이 꺼낸 말은.


”유타시아 기업의... 명예 회장 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네. 어떤가?“


가히 충격적이기 그지 없는 말이었다.


”뭐, 뭐라고요 이사님!?“


테리온 마저도 자신이 잘못 들은건가 싶어서 반문했지만.


”이번 일로 유타시아는 거의 끝이 났네. 미트라 코퍼레이션의 직계의 숙청으로 인해 핵심 인력들은 전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만 활동할 수 있고... 그것 마저도 놈들이 바이러스와 사이버 보안부대를 출격 시키면 얼마 가지 못할거야.“


덤덤하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지만 자네는... 다르지, 전혀 본 적 없는 신생이야. 거기다가 마법사라는 아주 좋은 지위까지 갖고 있으니... 섵불리 그들이라 하더라도 건드릴 수 없고 말이야.“


마법사.

그 지위를 당당히 이용하겠다는 그 말에 테오는 헛웃음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그걸 감히 거절하지는 못했다.


그것들을 감안 하더라도, 분명히 그 보상이 좋은 것이라는 건 맞았기 때문이었다.


‘명예라곤 해도 회장은 회장... 그것도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중소 기업의 직함이다.’


할 수 있는 것의 가짓수 자체가 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그만한 신분을 가진다면 의뢰를 받을 때 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특수한 행동을 할 때도 자신의 발언권 자체가 달라진다.


그것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의 일부, 여차하면 상품과 사업에도 관여하기에는 충분한 자격이니.

사실상 성공만 한다면 도시에 있는 기업 하나를 자신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굉장히 힘든 일이 되겠지만.


”...값어치는 충분히 되겠군.“

”그렇다면 받아들이는건가?“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말에.


”그래, 다만 이건 확실히 하지.“


테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가지를 덧붙였다.

”만약 내가 연구 데이터를 가져온다면, 재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야 할거야.“


테오는 고작, 이 정도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의뢰대금이, 고작 이 정도여서는 안됐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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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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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타기 24.05.16 12 2 12쪽
19 도시화 24.05.16 15 2 11쪽
18 대기업 24.05.15 18 1 11쪽
17 보수 산정 24.05.15 20 1 11쪽
16 소탕 24.05.14 21 4 11쪽
15 마탄 24.05.14 27 2 12쪽
14 마력 감응 24.05.13 28 1 12쪽
13 용병 사무소 24.05.13 30 2 12쪽
12 참전 24.05.12 42 4 12쪽
11 악마 숭배자 24.05.12 41 2 12쪽
10 재앙의 조짐 24.05.11 39 3 13쪽
9 실마리 24.05.11 43 3 12쪽
8 인연 24.05.10 57 5 12쪽
7 악연 24.05.10 58 4 14쪽
6 실험 24.05.09 64 5 13쪽
5 적응 24.05.09 63 3 13쪽
4 의뢰 24.05.08 69 3 13쪽
3 자립 24.05.08 78 4 12쪽
2 해방 24.05.08 86 4 12쪽
1 각성 24.05.08 12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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