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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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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6
최근연재일 :
2024.05.16 18:2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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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
추천수 :
60
글자수 :
110,771

작성
24.05.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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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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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용병 사무소

DUMMY

저벅저벅.

뒷골목을 한참 오가던 테오가 고개를 들었다.

‘이 쯤일텐데... 아.’


건물 들 사이에 텅 비어있는 공터.

그 공터에 모여있는 무장한 인원들을 발견한 테오가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쪽에서도 테오를 발견한건지, 테오를 향하는 눈동자와 고글들.

그 중에서도 제일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던 자를 본 테오가 그에게로 향했다.

“엔디다.”


슥.

이름을 밝히며 손을 내미는 테오에게, 남자는 흉터투성이의 입가에 씨익 웃음을 드러냈다.

“휴벨 용병 사무소의 휴벨이오. 로테에겐 이야기 많이 들었수다.”


덥썩.

손아귀로 전해져오는 압박감에 손이 짜부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강화 무장뿐 아니라 신체 시술도 꽤나 받았겠지.


“그래, 우리 쪽이랑 하고 싶으신게 있다고?”

“정확히는 제안하고 싶은게 있어서 온거지만.”


이미 대부분은 로테를 통해 이야기 된 사항.

하지만 그럼에도 재차 확인하고 싶다는 듯, 휴벨은 그 사나운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조잘조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제안이라, 마법사 씩이나 되는 양반들이 우리 용병들이랑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정확히는 좀 손봐주고 싶은 녀석들이 있던 차에 협력하기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말이지.”


척.

그 말에 휴벨과 같이 있던 양반들이 왁자지껄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잘 찾아 왔구만!!”

“그래, 사람 조지는 덴 우리 만한 놈들이 없지!!”


신나게 떠들어 대는 그들.

그들의 목소리와 웃음에는 뒤틀린 자부심마저 묻어나왔다.

자신들이 이 분야에서 만큼은 전문가라는, 그런 자부심이.


“잘 오셨수다! 그래서, 우리들이 누굴 족치면 되는거요. 도시에 있는 샌님인가?”“아니면 중소 기업? 정면에서 박살 낼순 없어도 테러 정도는 가능하지!”

“대기업도 끄나풀 정도면 처리 가능하고!”


그런 소리가 묻어나오는 와중에도, 테오는 그저 덤덤히 휴벨을 쳐다보았다.

이미 그는 내가 누구를 처리하기 위해서 이곳에 와 있는지 대충 알고 있는 상태.


“시끄러 이 새끼들아!! 잘 들어라!!”


그렇기에 수고스럽게도, 나 대신에 우리가 무엇을 노려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우리가 테할 사무소 자식들을 족치는데, 여기 이 마법사님께서 같이 나서주시겠단다!!”


소정의 대가를 받기로 하고서 말이지.


“테할...”“그 시발 새끼들 말입니까?”


테할 사무소.

그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이들의 표정이 변했다.

뒤틀린 자부심에서 나온 웃음이 아닌, 짜증이 묻어나오는 분노로.

그런 용병들을 쳐다보고 있던 휴벨이 나에게 작게 속삭였다.

“아, 그 놈들 때문에 우리 일원들 중 몇몇이... 알지?”


껙.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는 휴벨.

대충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꽤나 교전을 치른 듯 했다.


나야 좋았다.

이 녀석들이 그 놈들에게 이런 감정을 가져 주면 나쁠거야 없었으니까.


“그나저나, 마법사 양반은 뭐 때문에 그 자식들과 붙는거요?”


그러는 와중에도 한 용병이 나에게 그렇게 물어왔다.

하기야 놈들이 내 참전을 환영하는 것과는 별개로, 의문스럽겠지.


자신들과 나의 접점이라곤 로테, 오직 단 한명뿐이었으니 말이다.


“흠.”


그렇다고 사실을 말할 순 없었다.

지금 현재 뒷골목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쟁탈전.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악마 숭배자 놈들을 내가 솎아내기 위해 개입하려고 한다고 해 봐라.


고작 며칠도 안 되어서, 이 기계도시에 악마 숭배자 놈들의 발악이 시작 될거다.

벌써부터 난이도가 빡세지는건 절대로 사양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이정도 핑계면 됐다.

“테할 사무소 쪽에서 내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는 소문이 있어서.”


현상금.

뒷골목에서 산다면 한 번쯤은 걸리게 된다는 그것을 언급하자, 다들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아아, 그것 때문에?”

“거슬리긴 하지. 어지간히 빡쳤나봐? 그거 때문에 직접 오기까지 하고.”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약간의 의심이 있는 것 같지만 뭐.

그 정도는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자자, 시끄러워 이 새끼들아!! 슬슬 작전 브리핑 들어갈 거니까 닥치고 있어!!”


쾅쾅.

지진이 났다고 착각할 수준으로 땅을 거세게 밟아대는 휴벨의 목소리.

곧바로 용병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지자, 곧바로 휴벨이 팔목의 기계를 조작했다.


지잉-


이내 홀로그램으로 떠오르는 한 건물의 3D 조형도.


“이번에 우리가 진행할 테할 사무소 습격은, 전갈파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먹고 있던 도중에 놈들의 선제공격이 들어와서 진행하는 일이다.”

“마법사 나으리 덕분에 우리도 한탕 챙길수 있게 됐다고!”


옆에서 나를 향해 외쳐대는 한 용병.

물론 그의 머리에는 곧바로 휴벨의 철권이 직격했다.

“조용히 해 이 새끼야!”


박살나는 헬맷과 함께 쓰러지는 용병.

...죽은건 아니겠지?


“아무튼, 우리들이 습격을 당했으니 우리도 습격을 할 수 있는 권리에 의거, 우리들은 현재 놈들이 방심하고 있을때를 노려서 친다.”


홀로그램을 한 바퀴 돌리는 휴벨.

그의 손가락이 층을 하나하나 짚기 시작한다.

“1층에 경비 병력들, 2층에 놈들의 핵심 인원들이 모여 있을 것이고, 3층또한 마찬가지다. 우리의 목표는 경비 병력들이 교체되는 틈을 타 진입하는 거다.”


척.

휴벨의 손가락이 나를 향했다.


“그리고 엔디, 그러니까 마법사 나으리가 해 줘야 하는 일은, 놈들 중 3위계 이상 사이보그가 나타 났을때의 저지가 목표요.”

“놈들 중에 3위계 이상이 있다는 건가?”

“아니, 하지만 놈들이 작전을 펼치며 외부인을 제 건물 안에 끌어들였을지도 모르는 만약에 대비한 거지.”


내가 사이보그를 무력화 시키는게 워낙 많이 나와서일까.

어느샌가 나는 사이보그의 스페셜리스트로 소문이 나 있었다.


“만약에 그만한 놈들이 없다면, 사무소장인 테할의 저지를 맡아주면 좋겠군.”

“죽이라는 건가?”

“죽여도 좋지만, 왠만하면 제압한 채로 남겨 줬으면 좋겠군.”


까득.

휴벨이 이를 갈았다.

“놈들에게 희생당한 동료들을 생각하면, 곱게 죽이기는 좀 힘들 것 같으니까.”

“...뭐, 최대한 노력해 보지.”


꽤나 친했던, 아니면 많은 인원을 잃은걸까.

어느샌가 조용히 그들에 대한 증오를 내보이고 있는 용병들.


그들이 조용해진 사이에 속으로 생각했다.

‘쓸까.’


전갈파를 처리하고 그 다음날, 무심결에 확인했다.

혹시라도 스킬 포인트나 특성 포인트가 늘어나 있지는 않을까 하면서.


그런데 놀랍게도, 특성 포인트 하나가 정말로 늘어나 있었다.

이유는 정확힌 알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대강 추측하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메인 퀘스트.’


어나더 월드는 재앙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게임.

메인 퀘스트도 자연스럽게 재앙과 관련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지금 메인 퀘스트는 메카닉 데몬과 관련되어 있을거고.

그들과 관련되어 있는 전갈파를 소탕 하면서, 나도 모르는 새에 메인 퀘스트가 완료된 것이다.


그리고 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 테할 사무소를 처리하고 난 뒤엔 특성 포인트 하나가 더 늘어나게 될 거다.

그렇게 된다면, 예비용으로 하나를 놔두더라도 특성 하나를 더 찍을 수 있게 될 거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놈들은 죽여야 하지만.’


테할 사무소 같은 악마 숭배자 놈들이 전갈파 놈들의 자리를 먹으려는 이유.

그것은 세력을 불리기 위한 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전갈파가 남긴 악마에 대한 유산이나 흔적들을 처먹고 힘을 기르려는 것.


다른 중소 조직들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뒷골목에 있던 조직들 또한 그 자리를 탐내는 놈들이 수두룩했고, 그들은 자연적으로 도태되는게 눈에 보였으니까.


하지만 테할 사무소.

그 놈들만큼은 아니었다.


눈 깜짝할 새에 다른 조직들을 물리치고 악착같이 그 구역을 처먹기를 반복, 어느새 전갈파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의 5분의 1을 차지한 거였다.


마치 이전에 전갈파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놈들만큼은 꺾어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과 적대하고 있는, 휴벨 용병 사무소와 협력한 것이기도 하고.


‘문제는 놈들도 악마의 힘을 빌렸을 경우인데.’


그때 전갈파에서 보았던, 악마의 뿔을 가지고 있던 사이보그.

그 놈들이 테할 사무소에도 존재한다면.

아니, 아마 100퍼센트 존재한다고 봐야겠지.

그렇다면 지금의 나로써는 놈을 상대하기엔 힘들거다.


[강인한 육체] 특성 하나로만 떄우기에는, 슬슬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

적어도 그런 때가 왔을 때, 후보로 어떤 특성을 찍을지 정도는 정해 놓아야 했다.


‘[마력 감응]은... 찍기 싫은데.’


마법의 효과를 증대 시켜주는 대신, 그 대가로 더욱 큰 고통을 선사하는 특성.

어쩌면 [강인한 육체]로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고통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찍기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한들 목숨과 맞바꿀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악마로 보이는 놈들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그 특성을 찍어야겠다고 테오가 생각한 그 순간.


“...시간이 됐군.”


마침 브리핑을 끝낸 휴벨이 절그럭거리며 일어섰다.

“작전을 시작하지.”


그 말과 함께 용병들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철컥,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헬맷을 내리고-

이윽고 휴벨의 얼굴이, 마스크로 가려지며 빛을 뿜은 동시에.


쿵-!!


용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새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밤.

뒷골목마저도 슬슬 불이 꺼질만한 시간대에 움직이는 그들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그럼에도 풀풀 흩날리는 살기에, 우리들을 발견한 자들은 하나같이 시선을 돌리지 못하곤 했다.


“...마법사씨, 꽉 붙어 있으십쇼.”


그 와중에, 내 뒤쪽에 있던 한 용병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이 한번 눈이 훼까닥 하면, 그 쪽으로 공격할지도 모르니까.”


그의 목소리에서 더 이상 나에게 보여주던 호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짐덩이에 가까워 하는 듯한, 영문 모를 불신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앞서 가는 용병들도, 옆쪽에 있는 용병들도.

심지어는 저 앞에서 앞서가던 휴벨조차도, 그 말에 딱히 제동을 걸지 않았다.


“...”


그저 못 들은 척, 묵묵히 앞서 나가고 있을 뿐.

그제서야 나는 그들이 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렸다.


‘...미친 취급을 받지 않았다고 좋아 할게 아니었군.’


나는 어느샌가, 그들에게 불신을 얻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3위계 이상의 사이보그와 상대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임무를 받지 않았을 때?

아니면 내가 참전한다는 말을 듣고도 나를 기꺼워 하기보단 죽은 동료들을 떠올렸을 때?


아니, 그것들은 상관 없었다.

나는 좋든 싫든, 이 기계도시의 유일한 마법사.

그리고 ‘미친 마법사’ 여야만 했다.


악명이란 뒷세계에선 결국 필요악이었으니.

그들이 나를 미친 마법사로 보지 않겠다면, 나 스스로가 미친 척을 해서라도 악명을 쌓아 올려야만 하는 법.


나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공학]

[마력]

[기력]

[광기]


익숙한 네 개의 문장.

그 문장 중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마력]


특성 칸에 떠오르는 몇 안되는 단어들.

그 중에서 테오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그것으로 결정했고.


[마력 감응]


동시에 앞서가던 용병들이 중얼거렸다.


“...도착했군.”


고개를 들었다.

홀로그램으로 표시되었던 파란 색의 저택이, 뒷골목 사이에서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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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병 사무소 24.05.13 30 2 12쪽
12 참전 24.05.12 42 4 12쪽
11 악마 숭배자 24.05.12 40 2 12쪽
10 재앙의 조짐 24.05.11 39 3 13쪽
9 실마리 24.05.11 43 3 12쪽
8 인연 24.05.10 57 5 12쪽
7 악연 24.05.10 58 4 14쪽
6 실험 24.05.09 63 5 13쪽
5 적응 24.05.09 62 3 13쪽
4 의뢰 24.05.08 69 3 13쪽
3 자립 24.05.08 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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