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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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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6
최근연재일 :
2024.05.16 18:2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41
추천수 :
60
글자수 :
110,771

작성
24.05.08 12:03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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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해방

DUMMY

빙의하기 전, 테오가 어나더 월드를 했던 이유는 굉장히 많았다.


오픈 월드로 만들어진 방대한 세계관.

그 위에서 수많은 NPC들이 주는 퀘스트와 보상으로 내거는 아이템들.

마치 현실 같은 물리 법칙들.


하지만 빙의 당한 지금.

테오가 제일 감사하는 것은 NPC와의 상호작용에 제한이 없었던 것이었다.


[TIP: 믿을 건 오직 자신 뿐입니다.]


가끔씩 게임이 로딩 중일 때 뜨던 팁 창에 적혀있던 문구였다.

그 말만큼이나 이 게임을 잘 설명 하는 건 없으리라.


세계관의 특성상 힘과 명예, 그리고 귀한 아이템 앞에 NPC들은 십중팔구는 배신을 때린다.

물론 그 전에 먼저 테오가 배신하는 경우가 더 많았었고 말이다.


한때는 믿을 놈 하나 없는 암울한 세계관에다 그런 점에서 오는 높은 난이도에 화를 냈던 적도 있었지만.


“후우...”


그 덕분에 초반에 가진 허접한 스킬과 특성만으로도 NPC들을 상대하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한참을 어두운 뒷골목을 걸어가는 테오의 눈에, 어느덧 목표로 하고 있던 건물이 보인다.

빈민가의 허름한 판자촌 사이에서 눈에 띄게 솟아난 3층 목재 건물.

그 건물 안에 있을 적들의 정보를 떠올려 본다.


이름은... 생각 나지 않는다.

애초에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게임 속에서도 불량배 1로 표기되던 놈들이니 말 다했다.


다만 HP는 조금 높을거다.

몸에 허접하게나마 시술받은 사이보그 육체가 있었으니까.

150에서 200쯤 될까.


아마 빙의당한 이 몸은 아마 100쯤 될테고.

아니다, 어린 아이인걸 고려하면 더 낮으려나.


“...하.”


생각하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

이 세계가 현실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게임 속 지식으로 판단하는 자신의 모습에.


사실, 아직도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한다.

꿈을 꾸는 건 아닐까,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고, 마법이 손바닥 안에서 펼쳐지는 게 현실일 리가 없다고.

그렇게 머릿속 한 구석에서 생각 하다가도.


“뭐야, 너 왜 벌써 왔냐?”


화들짝.

놀라며 눈앞에서 걸어오는 머리를 민 남자를 보자마자 테오는 깨닫는다.

역시 이건 현실이라고.


“새꺄, 아직 통금까지 한참 남았는데 왜 벌써 왔냐고 묻잖아. 뒤지고 싶냐?”


저 앞쪽 골목에서 걸어오는 저 깡패.

테오는 저 얼굴을 안다.

어깨 부근까지 찢겨져 나간 옷 아래에 드러난 녹슨 금속들이 움직이며 만들어낸 결과를 안다.


피로 물든 땅바닥.

꺼져가는 신음.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까지.


“허억...”


숨이 가쁘다.

심장이 쿵쾅댄다.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커져가는 심장소리에 귀가 멀어버릴 것만 같다.


“빨리 안 꺼져? 아니면 지금 당장 죽여줄-”


성큼.

어느새 자신의 앞까지 다가온 남자를 향해, 테오는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내밀었고.


파지지직-

어릴적 콘센트에 쇠젓가락을 꽂으며 느꼈던 짜릿한 감각.

그 감각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으그그그그그!!!”


털썩.

짧지 않은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그림자.

테오는 가쁘게 숨을 쉬며 쓰러진 남자를 쳐다봤다.


“허억, 헉...”


어제만 해도 그 남자는 테오를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겁박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지 못한 한 명을, 제 손으로 죽도록 팼었다.


그러한 존재가 지금 테오의 발 밑에서 잘게 몸을 떨며 쓰러져 있었다.

마치 벌레처럼.


벽을 넘은 기분이었다.

마음속 에서 절대로 넘지 못할 것 만 같던, 커다란 벽을 하나 넘은 듯 한 기분.


“...후욱.”


어느샌가 차분해진 테오의 손이 쓰러진 남자의 머리를 향했다.

쓰러지긴 했어도 아직 죽진 않았을거다.

[볼트]는 그만한 데미지를 가진 스킬이 아니었으니까.


남자가 쓰러진 것은 그저, 사이보그 신체를 가진 육체 특성상 외부 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과부하를 일으켜 일시적인 마비증세를 보였을 뿐.

테오의 머릿속 게임 지식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끝장을 내어야 한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의미가 없었다.

방금 전 벽을 넘었던 그 감각을 한번 더 느끼면 될 뿐이었다.


콰드득!

뭔가가 꿰뚫리는 소리와 함께 테오가 천천히 일어섰다.


쓰러져 있던 남자는 더 이상 경련하지 않았다.

대신 그 머리에는 콜라캔 만한 얼음덩어리가 박혀 있었다.


“으음...”


모니터 너머로는 수없이 해온 광경.

하지만 눈앞에서, 자신의 손으로 해냈다고 생각하니 꺼림칙하긴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미 테오는 완벽하게 이 세계에 적응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원래 이 몸의 주인인, 진짜 ‘테오’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대충... 옆에 밀어놓고.’


그걸 느낄 새도 없이, 테오는 시체를 도로 옆으로 밀어냈다.

절묘하게 가로등이 비치지 않는 도로 구석의 그림자가 시체를 가려주는 것 까지 확인하자.


“후우.”


비로소 테오는 고개를 들어 눈앞의 건물을 쳐다 보았다.

3층에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목조건물.

저 위에 그들이 있다.

테오에게 족쇄를 채우고, 죽음을 내건 그들이.


말없이 테오는 제 안의 마력을 점검했다.

아직 마력은 충분하다고 목소리가 들려온다.


왁자지껄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들.

많아봤자 수는 다섯 정도 될까.


머릿속으로 적들의 정보를 떠올리고, 통할 만한 마법들을 셋 정도 떠올린다.

누군가가 본다면 전투 마법사의 그것과 같다고 평하더라도 손색이 없을만한 짧은 점검이 끝나고.


끼익.

나무 계단에 발을 딛는 테오.

이제는 건달들에게 잡혀있던 고아가 아니라, 그들을 불사를 마법사가 될 시간이었다.


****


끼이익-


느닷없이 열린 문에, 그들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아직 담배를 피고 돌아온다던 숀이 돌아올 시간은 아니었으니.

그리고 그들의 예상대로, 그 앞에 서 있는건 그들의 동료인 숀이 아니었다.


“음?”


숀이 담당하고 있던 앵벌이 담당중 하나로 보이는, 한 아이의 모습만이 있을 뿐.

그 사실에 두목인 아트커가 입을 열려고 한 그 순간이었다.


사아아아-

느닷없이 방안에 감도는 한기와 함께, 아이가 손을 휘둘렀다.

그리고.


퍼억!!!

아트커의 이마에 주먹 반절만한 구멍이 났다.

얼음덩어리로 뇌가 헤집어진 아트커의 몸뚱아리는 그대로 흘러내리듯 주저앉았다.

즉사였다.


“...어?”


누군가가 그런 얼빠진 소리를 내뱉자, 곧바로 남자들 중 하나가 자리를 박찼다.


“조져!!!”


누가 외쳤는지 모를 그 소리를 필두로, 모두가 아이를 향해 뛰어들었다.


“...10 데미지 짜리.”


그 와중에도 아이는 영문 모를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한 쪽을 향해 뛰어들었다.

두목과 제일 먼 남자가 있는 쪽이었다.


일부러 공격을 맞아주러 오는듯한 그 행동에 당황한 것도 잠시.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주먹을 휘두른 남자가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공격이 제대로 안 들어갔-’


실상은 아이의 [강인한 육체] 특성 때문에 데미지가 감소되었을 뿐이지만.

그걸 모른채 공격을 이어나가려던 남자는, 이윽고 몸에 흐르는 전류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그그그그으윽!!”


우당탕.

책상을 엎으며 넘어지는 남자의 모습을 보자, 그제서야 아이의 정체를 알아차린 남자들이 외쳤다.

“마, 마법사다!!!”


마법사.

그 말에 남자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는 태연한 얼굴로 다시금 남자들을 향해 뛰어 들었고.


“초, 총!! 총 쏴 이 새끼들아!! 빨리!!”


또 한명이 전기에 감전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두 명이 서랍에 넣어놨던 총을 꺼내들 수 있었다.


탕탕탕탕-

떨리는 손길로 무작정 쏘고 본 총탄들.

그럼에도 아이는 그 총탄을 보고서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고-


퍼석.

남자들이 몇 번 들어온 소리와 함께, 아이의 팔에 손톱 만한 구멍이 뚫렸다.


“어, 어!?”


하지만.


“으그그그그극!!”


아이는 멈추지 않고, 또 한번 도약해 남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느덧 남은 남자는 단 한 명 뿐이었다.


“아...아아...”


하지만.

남자는 총을 든 손을 움직이지 못했다.


분명히 총탄에 맞았는데, 시술받은 육체로 때렸는데.

왜, 전혀 멈추지 않는거지?


문득 남자의 머릿속에 마법사들에 대한 소문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마법을 사용하게 된 대가로 정신이 훼까닥 한 놈들 뿐이라고.

그러니 만나기라도 하면 당장 도망치라고.

그렇지 않으면 끔찍하게 살해 당할거라고-


“아...아아...”


그때는 코웃음 쳤다.

헛소리라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살려...줘...”


진실 이었구나.


“그그그그그윽!!”


눈을 까뒤집으며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남자.

그제서야 아이는, 테오는 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후우...윽, 쓰으읍...”


움직이는 자는 없었다.

그제서야 테오가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으며 주저앉았다.


“씨이이이발...”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테오가 구멍이 난 오른쪽 팔을 쥐어짜듯이 움켜쥐었다.

구멍속에서 주르륵 흐르는 검붉은 피속에서, 이내 커다란 덩어리가 삐져나오고.


딸그랑-

바닥에 떨어지자, 그제서야 테오가 후들거리며 일어섰다.


‘[강인한 육체]가 있어도 더럽게 아파 죽겠네... 진짜...’


얼음게열 마법을 사용하느라 팔이 말 그대로 얼어붙는 감각을 느껴서 둔해진 감각.

그리고 [강인한 육체]로 감소된 고통이 아니었다면, 아마 테오는 곧바로 총을 맞자마자 땅을 뒹굴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여기에 서 있는건 이 깡패들이 아니었다.

만신창이가 되었다고는 해도 테오는, 이들과 싸워서 이겼다.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도 테오는 방금 전 놈들이 앉아있던 책상의 서랍을 뒤졌다.

두 책상을 허탕치고 나서야 겨우겨우 찾은건, 검은색으로 칠해진 리볼버.


다행히도 탄창은 미리 장전했는지 꽉 차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쓰러져 있던 남자의 머리에 리볼버를 가져다대고.


타앙-

요란한 소리를 총 네 번 듣고 나서야, 테오는 비로소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피로와 긴장감, 그리고 마법의 반동으로 느껴지는 고통들.

그것들이 뒤늦게 몸을 짓눌러왔다.


“끄으으으-”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중압감.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은 편안했다.


‘살았어.’


자신의 목숨을 억죄던 깡패들.

그들이 전부 죽었다는 사실에 몰려오는 해방감.

그 해방감에 젖어 편안해진 마음 때문일까.


어느샌가 피로 물든 바닥에 엎어진 채로 잠에 들려던 그 순간이었다.


“우아아악!!!”


희번뜩.

옆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테오의 눈이 번개처럼 떠졌다.

소리가 들린 쪽에는 테오와 비슷한 꼴을 한 아이가 놀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슬슬 통금 시간이었다.

앵벌이를 하는 아이들이 돌아와야 하는 시간.

바닥에서 일어난 테오를 보자, 아이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중얼거렸다.


“너... 너, 너!?”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놀란 아이.

그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테오는 이내 이마에 구멍이 뚫린 두목의 시체쪽으로 다가갔다.


‘주머니에 있을려나.’


부스럭부스럭.

시체가 입고 있던 옷주머니를 뒤지던 테오의 손가락 끝에 딱딱한 금속 덩어리가 잡혔다.


‘이건가?’


스윽.

손가락만한 열쇠를 꺼내자, 발목에 있던 족쇄가 반응하듯이 미세하게 떨려댔다.


‘맞나 보네.’


툭.

열쇠를 넣을 필요도 없이 그저 가져다 대기만 했는데도, 족쇄는 손쉽게 풀려 나갔다.

자유로워진 발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던 테오는, 이내 문 밖에 있던 아이 쪽을 향해 열쇠를 던졌다.


툭!!


“...어?”

“갖고 가서 애들 풀어줘.”


몇 번이고 열쇠와 테오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던 아이.

이내 제 족쇄를 풀자, 곧바로 놀란 얼굴이 되어선 밖으로 뛰쳐 나갔다.


그렇게 방해꾼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방을 한 바퀴 슥 훑어본 테오가 씨익 웃음을 지었다.


“그럼 털어볼까?”


범죄 조직들은 자기들이 가진 물건을 어딘가에 맡기지 못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재산을 전부 한 곳에 몰아둘 수밖에 없다는 걸 테오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고작 이런 잡스러운 놈들이 검은 은행이나 보관소에 돈을 쓸 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말은 즉.


“짭짤하겠는데.”


여기 있는 것들 하나하나가, 곧 테오의 이 세계 정착금으로 쓰일 예정이라는 소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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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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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탄 24.05.14 27 2 12쪽
14 마력 감응 24.05.13 29 1 12쪽
13 용병 사무소 24.05.13 30 2 12쪽
12 참전 24.05.12 43 4 12쪽
11 악마 숭배자 24.05.12 41 2 12쪽
10 재앙의 조짐 24.05.11 40 3 13쪽
9 실마리 24.05.11 43 3 12쪽
8 인연 24.05.10 57 5 12쪽
7 악연 24.05.10 58 4 14쪽
6 실험 24.05.09 64 5 13쪽
5 적응 24.05.09 63 3 13쪽
4 의뢰 24.05.08 70 3 13쪽
3 자립 24.05.08 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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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성 24.05.08 124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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