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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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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6
최근연재일 :
2024.05.16 18:2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37
추천수 :
60
글자수 :
110,771

작성
24.05.12 18:25
조회
42
추천
4
글자
12쪽

참전

DUMMY

뒷골목 안쪽.

수많은 폭발물과 총기 모형들이 들어선 가게에서 테오가 유심히 진열된 무기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흐음...”


원래는 탄약만 얻으러 온것이었다.

하지만 게임속에서 몇 번 왔던 광경이라 그리움이 돋아서일까.


어느샌가 테오는 그 안에 진열되어 있는 무기들을 하나하나 훑기 시작했다.


‘레이저포랑 레일건에... 초장거리 저격용 소총까지.’


기술의 결정체들로 만들어진 살인도구들.

어린아이의 힘으로도 손쉽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그 도구들을 살펴보고 있던 그때였다.


“애새끼한테는 안 팔아.”


척척.

테오의 옆쪽에서 한 남자가 담배를 꼬나물고서 다가왔다.

“물론 너는 예외지만.”


만물 총포상의 주인장.

게임 속에서 몇 번 봤던 얼굴이었다.


“...그럼 막지 마라.”

“누가 막으러 왔댔냐. 추천이나 해줄까 해서 왔더니만.”

“필요 없다.”


테오가 이 가게에서 무기를 고른것도 몇십, 어쩌면 몇백번.

굳이 주인장이 도와주진 않아도 되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에잉, 요즘 젊은 것들은...”


그러면서 혀를 끌끌 차는 남자.

그러거나 말거나 한참 무기들을 돌아보던 테오가 불쑥 말을 꺼냈다.

“기관단총 종류는?”

“다 나갔다. 용병 사무소에서 단체로 털어가서 물량도 없어.”


쯧, 테오가 혀를 찼다.

주렁주렁 리볼버 권총을 들고 다니는건 여러모로 걸리적 거리는 일.

그렇기에 탄창이 넉넉한, 그러면서도 적당한 무게인 총으로 구하려고 헀더니만.


1순위로 고르려 했던 총기류가 다 나갔다는 사실에 테오가 2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던 총을 찾기 시작했다.

“돌격소총류는?”“그것도 다 나갔어.”

“있는게 뭐냐?”


순간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려던 말이 불쑥 입으로 튀어나왔지만.

“그럼 어떻게 하냐? 요즘 용병 사무소 놈들이 닥치는대로 총을 긁어가는데, 상인이 어떻게 물건을 안 파나?”


남자는 아랑곳 않고 중얼거렸다.

마치 익숙하다는 듯.


“...그럼 설마 다른 총들도?”“거의 다. 안 갖고 간거라고는 저격소총 같은 상성이 안맞는것들 뿐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남자를 보며 테오는 이마를 짚었다.

기껏 구하러 왔더니, 이게 뭔가.

“재고는 언제 들어오지?”

“글쎄다, 보통 군수공장쪽에서 들어오는 건 한달에 한번인데, 2주 전에 왔다가서 말이지.”


재입고되려면 2주를 기다려야 한다라.

너무 길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다른 가게들도 마찬가지야, 주변 총포상은 싹다 털렸으니 구하고 싶으면 저 도시 반대쪽 구역까지도 가봐야 할걸.”


거기에 쐐기를 박는 주인장의 말까지.

욕이 나오지 않을래야 안 나올수가 없었다.


“염병...”

“그나마 남은것중에 기관권총은 있는데, 그거라도 써볼텐가?”


그러면서 낄낄대는 주인장.

당연하지만 그게 꽝이라는걸 알고 있는 테오는 대답대신 무시로 일관했다.


“...일단 알겠다. 다음에 다시 오지.”

“그래, 나중에 재입고되면 연락 넣지.”


급한대로 권총탄 몇 개만 사고 총포상에서 나오는 테오.

그의 표정이 약간이지만 의문으로 물들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한데.’


용병들이 이렇게까지 무장에 돈을 쓰는 경우는 잘 없다.

기껏해 봐야 대규모 전쟁사업이 있을 때.


하지만 테오가 알기로도, 로테가 알기로도 현재는 그럴만한 사건이 없었다.

있었다면 제일 먼저 마법사인 테오에게 전달되지 않았겠는가.


아무래도 다시 로테에게 돌아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어이, 형씨!!”


저 길거리.

돌아다니던 사람들 중에 큰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는 테오의 시선.


“...?”


착각일까.

방탄복과 헬멧을 입은, 무장한 세 네명의 군인무리들.

그들이 테오를 향해 손을 흔들며 부르는 것 같았다.

“그래 거기!! 마법사 너 말이야!!”


마법사.

그 말에 다른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 않은 이상, 그것은 테오를 부르는 말이 맞았다.


‘뭐지?’


생전 처음 보는 놈들이다.

자신을 왜 부르는 건가 싶다가도, 이내 테오의 발걸음이 그쪽을 향했다.

뭔가 아니다 싶으면, 적어도 도망칠 힘 정도는 있었으니까.


“여기!! 이쪽이다!!”

“알고 있으니 그쯤 해도 될 것 같군.”


귀가 웅웅댈 정도로 대단한 성량이다.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자, 이내 얼굴에 쓴 헬멧을 벗는 군인.


“푸하-!! 살 것 같구만!”

“...날 왜 불렀지?”


남자의 얼굴은 썩 잘생긴건 아니다.

평범한 외모에 갈색머리.

게임 속에서 본 기억도 없고.


“그쪽 마법사 씨에게 제안하고 싶은게 하나 있어서 말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남자가 툭툭, 자신의 옆구리에 있는 것을 두드렸다.

허리에 매달린 채로 흔들거리는 네 개의 금속 덩어리들은, 전부 총이었다.


“우리랑 같이 일 하나 하지 않겠어?”


총 줄테니까 따라오라는 건가?

마치 어린아이를 꼬시는 것 같은 그 태도에 순간 당황한 것도 잠시.


“...같이 일을 하고 싶으면 로테 쪽으로 의뢰를 넣으면 되는 일인데. 굳이 여기서?”

“뭐 어때? 굳이 브로커를 통해서만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찡긋.

그렇게 말하며 윙크를 날리는 남자.


“그리고 겸사겸사, 우리 쪽 브로커랑도 친분을 좀 맺어주면 더 좋고.”

“그게 목적인가?”


머릿속에서 몇몇 브로커들의 이름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오는 브로커들 중에서도, 용병들과 친한 브로커라.


딱 한 명 있군.


“거래하고 싶으면 맥스웰 본인이 직접 오라고 해, 남의 입 빌려서 접근하지 말고.”


순간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는 남자.

정답이었나 보군.


뭐, 애초에 용병들과 이 정도 사이인 브로커라고 하면 그 아저씨 뿐인게 당연했지만.


“...그러지 말고, 이야기라도 한번 나눠 보는건 어때? 응?”


이제는 제안이 아니라 거의 애원하는 수준으로 질척거리는 남자.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니 꽤나 그 양반에게 받아먹기로 한 돈이 많았나 보군.


“딱히... 내키진 않는데.”

“아이 정말... 내가 이거까진 말 안하려고 했는데.”


쩝.

입맛을 다신 남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아저씨가, 당신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 하나를 준비해 뒀다고 했단 말이야.”

“...흠?”


내가 꼭 들어야 할 이야기라.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예 신빙성이 없는 말은 아니다.


맥스웰, 그 양반은 브로커인 동시에 전쟁 사업가.

오고가는 정보가 다른 브로커들과 비교해도 꽤 많은 축에 속하는 인간이다.

그 양반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적어도 거짓일 확률은 낮다는 이야기인데...


“그래, 뭐. 이야기만 나누는 정도라면.”


로테도 그 정도라면 허용해 주겠지.

애초에 브로커란 좋든 싫은 서로 엮여있는 관계인 만큼, 이미 이 방문에는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오갔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진짜지!? 무르기 없기다, 당신!”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신난 표정으로 나를 안내했다.

로테 외의 다른 브로커를 만나는건 처음인데.


‘어떨려나.’


과연, 맥스웰도 게임 속 그 분위기 그대로일까?


****


현대식으로 꾸며진 사무실.

가죽 소파와 유리로 된 탁자.

그 위에 멋들어지게 콧수염을 기른 중년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드시죠.”

“고맙군.”


호로록.

커피를 마시며 눈앞의 남자를 관찰한다.


커다란 눈, 다크서클, 콧수염,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분위기.

음, 딱 게임 속 피가로 맥스웰의 모습 그대로였다.


“여기까지 와 주셔서 참으로 고맙군요, 그러니까...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엔디.”


중후하면서도 크지 않은 목소리.

사근사근하게 나를 대하는 태도.


“그래요, 엔디씨.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스윽.

손을 모아 제 배 위에 가만히 내려놓은 남자가, 부드럽게 제안했다.

“저희 사무소 소속이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사양하지.”


내 말에 아쉽다는 듯 남자가 입가를 긁적였다.

“역시나 거절하시는군요.”

“날 불러온 목적이 그건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만약 맥스웰이 나를 영입하고자 했던 거라면, 여기서 말을 더 이어나갔을 거다.

로테의 수수료율이 이 바닥에서 비싼 편에 속한다든가.

아니면 그녀보다 훨씬 더 많은 의뢰를 주선해 줄 수 있다든가.

혹은 상아탑의 도시와의 연결을 원하지 않느냐는 것 등등.


하지만 그는 그런 것에 딱히 관심이 없어 보였다.


“맞습니다. 저희가 엔디 씨를 불러온 이유는 비단 그런 것이 아닙니다.”


끔뻑.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 그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엔디 씨가 며칠 전, 전갈파를 소탕하시느라 자경단과 손을 잡으셨던 적이 있으셨죠.”

“그래.”

“전갈파가 사라지고 나서, 공백이 생긴 자리가 꽤나 큰 모양입니다.”


대충 그가 무슨 말을 꺼내려 하는지는 예상이 갔다.

“그걸 차지하느라 조직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건가?”

“아뇨, 아직은 아닙니다. 다들 간만 보고 있을뿐 먼저 손을 댔다간 집중 포화를 당할거라는 걸 알고 있을테니까요.”


맞는 말이다.

놈들이 싸우고 있다면 뒷골목이 그나마 이 정도로 평화롭지도 않을테니까.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그 과정에서 엔디씨와 자경단쪽에 악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아.”


순간 나를 바라보는 맥스웰의 눈을 쳐다보았다.

마치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


“...글쎄, 나는 군부 쪽에서 넣은 의뢰를 수행했을 뿐이니까.”

“엔디씨는 그런 의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조직들도 있는 것 같더군요. 당분간은 조심 하는게 좋으시겠습니다.”


악마 숭배자들.

전갈파 말고도 이 도시에 숨어든 다른 놈들이 맥스웰에게 돈을 먹인건가.


“걱정해 줘서 고맙군.”

“특히나 용병 사무소 쪽은 일처리 방식이 거치니까요. 혹시라도 기계도시가 마법사를 잃어버린다면 큰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맥스웰은 그들과 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다가, 나를 택한거다.

내 쪽에 붙었을 때, 훗날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이 더 크다고 여겼거나.

아니면...


“할 말은 그게 다인가?”


맥스웰도, 어느정도 그 놈들의 정체를 알아차렸거나.


“혹시라도 로테씨와 갈라진다면, 저희들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고만 해 두지요.”


슥.

익숙한 손짓으로 명함을 넘겨주는 그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마치 나를 감정하는 듯한 그 눈빛에, 나는 코웃음을 쳐 주었다.


네가 감히 나를?


“뭐, 그럼 나도 외신도시에 갈 일이 있을 때 연락하도록 하지.”


순간.

맥스웰의 눈이 가늘어지는게 보였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지 궁금한걸까.


“...외신도시 말씀이십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는 척 하기인가.

하기야, 맥스웰이 외신도시 출신이라는 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니까.

머리가 꽤 복잡할거다.


“찾을 일 있으면 연락하도록 하지.”

“빠른 시일 내로 찾아뵀으면 좋겠군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띄며 나를 배웅하는걸 잊지 않았다.

네임드 브로커 답다고 해야 할까.


****


띠띠띠.

나는 맥스웰의 사무소를 나오자마자 곧바로 로테에게 연락을 넣었다.

“여보세요~”

“나다, 로테.”


잠시간의 침묵.


“뭐야, 생전 연락이라곤 안 하던 마법사 씨 아니야?”

“자정에 연락하면, 바로 나와줄 수 있겠나?”

“응? 나올수야 있는데, 갑자기 왜?”


의문 섞인 로테의 말에,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남들이 들으면 안 되는 정보가 있어서.”


그 속내를 이해한 것일까.


“...알겠어.”


로테는 짧게 말하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날 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몰래 불러낸 거야?”


불이 꺼진 가로등 아래에서 마주친 로테.

그녀에게, 나는 방금 전 맥스웰에게서 들었던 정보를 그대로 쏟아냈다.


“...흐음.”


잠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가 싶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우리 마법사씨가 뭐 때문에 이걸 나한테 말해주는 걸까? 질투라도 느끼라고?”


킥킥.

그렇게 장난스레 웃는 그녀에게,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제일 잘 알고 있는 용병 사무소 쪽으로 연락을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뒷골목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

그곳에 내가 끼어들어야 할 듯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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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줄타기 24.05.16 12 2 12쪽
19 도시화 24.05.16 15 2 11쪽
18 대기업 24.05.15 19 1 11쪽
17 보수 산정 24.05.15 20 1 11쪽
16 소탕 24.05.14 21 4 11쪽
15 마탄 24.05.14 27 2 12쪽
14 마력 감응 24.05.13 29 1 12쪽
13 용병 사무소 24.05.13 30 2 12쪽
» 참전 24.05.12 42 4 12쪽
11 악마 숭배자 24.05.12 41 2 12쪽
10 재앙의 조짐 24.05.11 40 3 13쪽
9 실마리 24.05.11 43 3 12쪽
8 인연 24.05.10 57 5 12쪽
7 악연 24.05.10 58 4 14쪽
6 실험 24.05.09 64 5 13쪽
5 적응 24.05.09 63 3 13쪽
4 의뢰 24.05.08 69 3 13쪽
3 자립 24.05.08 78 4 12쪽
2 해방 24.05.08 86 4 12쪽
1 각성 24.05.08 12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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