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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게임 속 미친 마법사는 무한 특성 빙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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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6
최근연재일 :
2024.05.16 18:2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23
추천수 :
60
글자수 :
110,771

작성
24.05.11 12:00
조회
42
추천
3
글자
12쪽

실마리

DUMMY

제아무리 기술로 이루어내고 황금으로 쌓아올린 도시라고 해도.

사실상 기업들이 정부의 역할을 어느 정도는 대신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힘이 약한건 아니었다.

특히나 그들의 산하에 존재하는 군부의 힘은, 더더욱 무시할게 못 된다.


“...군부 쪽에서?”


미심쩍은 듯한 얼굴을 보이는 로테인.

그녀의 반쪽짜리 사이보그 육체 안쪽에서 뭔가가 바쁘게 돌아간다.


“흐음...”

“허어.”


그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경단의 인원 대부분은 테오가 꺼낸 군부라는 말에 하나같이 탄성을 흘려댔다.


“확실히 군부 쪽에서 놈들을 거슬려 하는 건 맞지만, 의뢰를 보내 오면서 까지 그들을 소탕할 이유가 있나?”

“녀석들이 선을 넘었다. 뒷골목이 아닌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손을 뻗은 정황이 있는 모양이야.”


로테가 보여줬던 보고서에 있던 내용을 읊조리자, 로테인의 얼굴이 곧바로 구겨졌다.

“20번대 구역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마약 유통과 납치 관련된 사건들이 최근 늘어났다고 하더군, 군부 쪽에선 그 소행을 전갈파에서 한 소행으로 보고 있는 모양이야.”

“그 정도로는 녀석들이 움직일 만한게 아닐텐데.”


그렇게 덧붙이는 로테인.

확실히, 안타깝지만 이 도시 안에서 마약 유통이란 그다지 드물지 않은 일이었다.

주사 형태나 알약 같은 현실 뿐만이 아닌, 전자 마약이나 마음악 같은 사이버 마약도 공공연히 풀리고 있는 추세였으니.

다만 문제가 되는 건, 납치 사건쪽이었다.


“실종되는 부류 중 대부분이 어린아이다. 아직 도시 시스템에 뚜렷하게 등록되지 않은 탓에 족적을 쫓기도 쉽지 않고, 발견한다고 한들 데려올수도 없는 추세지.”


테오 자신만 해도, 도망치는 즉시 폭발하도록 마법이 내장된 족쇄를 차고 있지 않았던가.

다른 아이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으리라.


“더 문제인건 그렇게 사라진 아이들의 대부분이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라는거다.”

“...”


침묵이 내려 앉았다.

도시 전체로 보면 자경단이 물론 깨끗한 조직은 아니었다.

하지만 치안을 담당하는 그들은, 뒷골목 안에서만 본다면 선에 가까운 인물들.

그런 이들에게 있어 아이들의 실종이란,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말이 실종이지 사실상 죽었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그렇게 말하는 테오의 눈빛은 고요했다.

자신이 당사자라서인 것도 있겠지만, 이 분위기 자체를 일부러 의도한 이유도 있었으니.


“...그걸, 어떻게 단언하지?”


로테인.

자경단의 단장이자 곧 모종의 이유로 메카닉 데몬의 수하가 되는 그녀.

그녀를 떠보기 위함이기도 했다.


“내가 그 실종됐던 아이들 중 하나였으니까.”


하지만.


“...뭐?”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놀라다 못해 어이없어하는 저 얼굴이 연기라면, 기꺼이 속아 넘어가줘야 할거다.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고, 할당량을 못 채우면 본보기로 때려 죽인다.”

“무슨...”

“외모가 괜찮은 아이들은 밤이 지나면 사라져 있고, 도망쳤다가 팔다리에 붙인 족쇄가 폭발하면 불타 죽지.”


그래서 테오는, 더더욱 그녀를 향해 모진 사실을 들이밀었다.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해서.


“나도 조금만 늦었으면, 그런 꼴이 됐을거다.”


만지작.

족쇄가 있던 손목을 매만지는 테오를 보며, 로테인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무렵, 로테인의 옆에 있던 중년 남자가 대신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군부 쪽에서는 얼마를 주겠다고 하던가?”

“2억.”


2억이라는 말에 순간 남자의 얼굴이 굳었지만.


“하지만 내 브로커 쪽에서 3억으로 협상하고 있으니, 못해도 조금은 오를거다.”

“...그래, 그래야지. 우리도 맨땅 파서 먹고 사는 건 아니라고.”


다행이라는 듯 중얼거린 남자가, 이내 테오와 눈을 마주쳤다.


“그래서, 마법사 양반은 얼마나 가져가시려고?”

“10%.”


그 말에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대부분 찡그려졌다.


“10%? 좀 많은거 아닌가?”

“제아무리 마법사라곤 하지만, 그 만한 값어치가 있는건지는 조금...”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묵묵히 그들이 이야기를 마칠 때 까지 기다렸다.

과하다고 생각하면 자신들이 알아서 조정한 다음 이야기를 꺼내겠지.


애초에 이 이야기를 들고 온게 나인 만큼, 이들 또한 나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불가능.

그렇기에 그들은 적당히 이야기더니, 이내 타협을 마친건지 나에게 제안했다.


“8%. 그 이상은 힘들겠군.”


8%라.

좀 깎여나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은 비율이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밝아진 얼굴로 자경단들이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본대에 연락해!! 전 병력 이쪽으로 집합시킨다!!”

“비상조만 남고 나머지는 전부 예비대대까지 전투 준비시켜!!”


자경단의 크기는, 뒷골목 조직 중에선 그럭저럭 평균이라 할 수준.

그렇기에 전갈파와 비교하면, 거의 동등하거나 약간 많은 수준의 병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도 이건 도박이다.

놈들을 몰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들이 사라질지 둘중 하나뿐인 도박.


그럼에도 그들이 이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좋아.”


그들의 수장이 그렇게 결정했기에.

그것이 뒷골목의 치안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뿐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둘 중 하나는 끝장을 봐야 하는 거겠지.”


결심을 다진 로테인의 모습을 보니, 이제 내가 여기서 할 일은 없는 듯 했다.

어디까지나 나는, 지금은 단지 소식을 전할 전령에 불과했으니까.


“내일 점심 12시. 정확한 위치는 로테쪽으로 통신할테니 당신은 이만 가봐도 좋아.”

“그러지.”


지금부터는 자경단들의 시간이다.

외부인인 내가 끼어들어봤자 방해만 되겠지.


“내일 보자고.”


그렇게 말하며, 테오는 건물을 내려갔다.

그리고 로테인은, 그런 테오의 뒷모습을 굉장히 오랫동안 지켜봤다.


“...단장, 정말 믿을 수 있겠나?”


그런 단장이 염려스러웠는지, 테오에게 말을 걸었던 중년 남자가 로테인에게 물었다.


“굳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미친 놈이다. 너무 믿었다가는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몰라.”


미친 마법사라 붙은 그 이명을 제하더라도, 확실히 위험했다.

있지도 않은 경험을 술술 지어내어 말하는 것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경계는 해야겠지.”


로테인 또한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너무 티는 내지 마. 자기가 경계 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 없던 의심도 피어날 테니까.”

“당연하지.”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믿지 않는.

그러면서도 협력하는, 기묘한 관계가 완성되었다.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테오는 아침 일찍 일어나 로테의 가게에 도착했고, 시간은 아침을 넘어 점심에 도달하려 한다.


치직-

그리고, 로테인의 연락이 온것도 그때였다.


“11번 뒷골목, 입구로 오면 안내원이 있을거라네.”

“확인했다.”


로테의 말에 따라 길을 나서자, 머지않아 보이는 익숙한 광경.


“...허.”


안내원이란, 다름 아닌 로테인 본인이었다.


“바쁠텐데, 굳이 안내원 역할을 할 필요가 있었나?”

“이 정도 되는 위치에 있으면, 머리 아픈 건 간부들이 다 해주거든.”


테오의 말에도 능청스럽게 대응한 그녀가, 이내 제 사이보그 육체에 달린 주먹을 꽈악, 하고 쥐었다.


“시간이 없으니 짧게 설명하지. 지금 전갈파 쪽에서 우리가 움직이는 걸 알아챘다.”

“그렇겠지.”


자경단의 규모를 생각하면 오히려 들키지 않는 편이 이상할 터.

그렇기에 들키는 건 예정된 수순이긴 했다.


“놈들이 알아차리기 전에 일망타진 하는게 움직이는게 불가능해진 이상, 전략을 바꾸기로 했지.”


척.

로테인이 가리킨건 뒷골목 안에서도 꽤나 높게 솟아있는 건물.


“전갈파의 간부들이 모인 빌딩을, 소수 정예로 직접 치기로.”

“...왜 주변에 아무도 없나 했더니.”


나랑 둘이서 쳐들어갈 예정이었던 건가.

얼핏 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그녀의 힘을 알고 있는 나로써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놈들이 네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미리 잠복해 있을수도 있지 않나?”

“미리 가짜 정보를 흘렸지. 놈들도 섵불리 움직이진 못할거야.”


혹시나 해서 던진 말에도 이미 대비한걸 보면, 완벽하게 준비는 끝내놓은 듯 했다.

그렇다면 이제 나와 로테인이 할 일은...


“그럼, 지금 바로 돌입하면 되는건가?”

“그래, 최대한 빨리.”

“가지.”


최대한 빠르게, 저 빌딩 안의 간부들을 잡아 족치는 것 뿐.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나와 로테인은 곧장 뒷골목 안으로 뛰어들었다.


바람을 몸의 반대 방향으로 뿜어내며 뛰어다니는 나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로테인은 더 했다.


쿵, 쿵!!

한번 딛을때 마다 바닥이 약간이지만 울려댄다.

기계 도시의 한계치인 50%에 한없이 가깝게 설정한 사이보그 육체가, 그녀를 인간을 한없이 뛰어넘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만들어내는 탓이다.


‘2위계는 진즉에 달성 했겠군... 3위계까지도 얼마 안 남았겠는데.’


게임에서 철의 여인 상태였던 그녀는 3위계 사이보그에 달하는 무력을 지닌 존재였다.

메카닉 데몬이 4위계급 위험도였던 걸 생각하면, 그녀는 확실히 중간보스라 할만한 존재.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녀가 3위계라고 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꽤 많았다.


‘과연 뭘까.’


무엇이 그녀를 철의 여인으로 만들었을까.

아니면 지금, 이미 그녀가 철의 여인인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둘은 그 빌딩에 도달해 있었다.


“외부인은 출입금지된 건물이니까 마음껏 휘저어도 돼.”


그 말과 동시에 로테인이 주먹을 날리자.


콰득!!

강철로 된 문이 순식간에 찌그러져서는 곧바로 옆으로 떨어져 나갔다.


“여기에 있는건 아직 제대로 된 시술도 못 받은 놈들이라고 했으니까, 그다지 걱정할 필요도 없고.”

“간부들도?”

“그 녀석들만 주의하면 돼.”


그렇게 말하며 빌딩 안으로 들어가자.


“침입자다!!”“침입자!?”


머리를 전부 민, 어설픈 사이보그 시술을 받은 깡패들이 점차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몸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무언가.


‘...’


그것이 과연 어떤 감정 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던, 그런 아이를 반쯤 죽인 놈들에 대한 분노?

아니면 그들을 죽이면서 느꼈던, 복수의 달콤함?


확실한 건, 적어도 긍정적인 감정 따위는 절대로 아니라는 거였다.


“잔챙이들은-”


후웅!!


“비켜!!”


시작은 로테인의 도약.

순식간에 바닥을 딛고 도약하듯이 그들에게로 뛰어오른 로테인이, 놈들의 머리를 그대로 후려쳤다.


“꺼억!!”“끄긁-”


곧바로 숨통이 끊어진 놈들은 곧바로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고, 그 광경을 본 놈들이 허겁지겁 도망가는 그때.


“...흠?”


꿈틀꿈틀.

로테인이 후려쳐 죽은 놈들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창 정신이 팔린 로테인의 뒤쪽으로, 시체들이 움직이면서 덮쳐들려는 그때.


지지지직-


“끄으으...으윽...”


놈들에게 볼트를 꽂아넣은 나는, 그제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로테인이 문제가 아니었군.”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이상했다.

대규모 납치를 한 것 치고 전혀 시신이나 생존자가 나오지 않는 것.

그리고 어디에 납치된 아이들을 사용했는지, 팔아넘겼는지 그다지 확실하지 않았던 이유.


“이 녀석들이 원흉이었어.”


첫 번째 재앙.

메카닉 데몬을 되살리려 하는 놈들의 정체는 바로 이 전갈파 녀석들이었다.

그리고 로테인은 이 녀석들에게 붙잡혀 바뀐것이리라.


자경단의 단장에서, 메카닉 데몬의 수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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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용병 사무소 24.05.13 29 2 12쪽
12 참전 24.05.12 42 4 12쪽
11 악마 숭배자 24.05.12 40 2 12쪽
10 재앙의 조짐 24.05.11 39 3 13쪽
» 실마리 24.05.11 43 3 12쪽
8 인연 24.05.10 57 5 12쪽
7 악연 24.05.10 57 4 14쪽
6 실험 24.05.09 63 5 13쪽
5 적응 24.05.09 62 3 13쪽
4 의뢰 24.05.08 69 3 13쪽
3 자립 24.05.08 78 4 12쪽
2 해방 24.05.08 86 4 12쪽
1 각성 24.05.08 12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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