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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70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7
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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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21화.

DUMMY

021화.






“그런데, 얼마나 강해요?”


자잘한 잔디가 누우면 귀 끝에 살짝 닿을 것 같은 푸른 초원의 바위에 누워있을 때였다. 하른은 코를 스치는 풀과 하늘의 냄새가 좋았다.


“나보고 하는 말인가?”

“그럼요.”


하른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계속 눈에 담았다.


“음... 이 세상의 신을 죽일 수 있을 정도?”

“깔깔깔.”


질문을 했던 여자가 눈에 생긴 눈물을 닦아냈다.


“재밌는 답변이네요.”


여자는 대답을 하곤 다리를 당겨 앉던 자세 그대로 계속 앉아 있었다.


하른은 계속해서 자신의 코를 자극해오는 풀 냄새가 좋았다.


“이 초원은 어디까지 이어지지?”

“이 초원요?”


여자가 하른의 물음에 다리를 쭉 폈다.


“웨스트 에그의 초원은 넓기로 유명하죠. 그래서 도착하려면 조금 멀었어요. 왜요. 심심해요?”


하른이 빠르게 답변했다.


“아니. 좋군.”

“그래요. 다행이네요.”


여자가 일어서자 제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왔다.


“에슐리님. 가시죠.”

“응.”


하른이 여자의 말에 천천히 일어났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프던 참이었다.


*


“계속해서 이쪽으로 쭉 갈 건가?”


하른이 자신 앞에 준비된 삶은 달걀을 한 손으로 가져가 잘게 부수며 물었다.


말을 시작한 하른에게서 작은 흰색 덩어리들이 튀어나왔다.


“방향? 가던 길로 계속 가야지. 왜?”


여자가 푸른색이 도는 잘라진 채소를 아주 천천히 씹으며 대답했다.


“방향을 좀 바꾸지.”

“방향? 어디로?”


하른이 여자의 말에 보던 방향 그대로 팔을 들어 자신의 뒤쪽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를 돌아가는 방향으로.”

“왜. 거기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을 텐데?”


여자는 아주 순수한 의미로 물었지만 하른은 대답해줄 생각이 없었다.


“돌아가자면 돌아가지. 급할 것도 없잖아?”

“그렇긴 한데...”


여자는 하른의 말에 젤다를 쳐다봤다.


“젤다. 우리 시간 괜찮아?”

“아주 급할 건 없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 정도라면 괜찮겠죠.”


하른은 둘의 대답에 자신이 먹던 그릇을 들고 일어났다.


다시 낮잠을 잘 시간이었다.


하른은 앉아있던 바위로 돌아가 누웠다.


다시 풀냄새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아주 오래된 놈이었다.


맡고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을 만큼.


“나무는 소중히 해야지.”


하른이 그 말을 끝으로 잠에 빠져들었다.


*


젤다는 밤이 되자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깨어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들을 비추던 달마저 잠들어 있는 밤이었다.


젤다는 마차 안에 곤히 잠들어 있는 에슐리를 한 번 확인하고는 자신의 검을 챙겼다.


검을 살짝 들어 올려 날이 스치는 소리를 들었다.


움직일 시간이었다.


웨스트 에그의 밤 초원에 위협적인 것은 없었다.


초원엔 말 그대로 풀 밖에 자라있지 않았다.


젤다가 아는 한에선 말이다.


밤마저 잠들은 곳에선 발자국을 내딜 때마다 더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젤다는 검 손잡이의 감촉에 집중한 채 걸었다.


어떤 것이든 단 한 번은 자신이 벨 수 있을 터였다.


그 어떤 것이라도 말이다.


삭!


어둠 속을 걷던 젤다가, 아주 작은 소음에 검을 빠르게 내질렀다.


검집에서 검이 빠져나와 공기를 갈랐다.


허공을 베었을 뿐이었지만 검 끝은 날카로웠고 동작은 신속했다.


젤다가 무엇도 베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검을 차분히 자신의 검집에 다시 꽂아 넣었다.


얼마 나아가지 못했지만 더 나아갈 순 없었다.


자신에겐 임무가 있었고 지금은 그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했으니까.


“모든 건...”


자신의 임무를 다시 한 번 새긴 젤다가 그대로 자신이 있던 위치로 돌아갔다.


어둠이 내린 초원엔 바람만이 지나갈 뿐이었다.


*


“우리가 어떤 것 때문에 가고 있는지는 알아?”


에슐리가 이야기를 꺼낸 건 다시 마차 안에서였다.


마차의 흔들림을 하른은 적당히 즐기고 있었다.


에슐리의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젤다였다.


젤다가 빠르게 자신을 쳐다보자 에슐리가 손을 올렸다.


“괜찮아. 어차피 한 번 봤잖아.”


젤다는 에슐리의 말에 가만히 있었다. 하른이 둘의 반응에 입을 열었다.


“뭐지? 중요한 일로 가고 있나?”


하른의 말에 에슐리가 뜸 들였다.


“음... 중요한 일이라고 하면 중요한 일이지. 네가 본 괴물 때문이야.”

“내가 본 괴물?”


하른이 여자의 말에 기억을 더듬었다.


“아. 그 놈 말하는 거군.”

“그래. 그 수로 안에 있던 놈.”

“걔가 뭐 어쨌다고?”

“중요한 애지.”


에슐리는 그렇게 말한 다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때? 알고 싶지 않아?”

“별로.”

“궁금할 거야.”


에슐리는 조금 더 하른이 반응하길 원했지만 하른에게서 그 이상의 뭔가를 얻어낼 순 없었다. 그래서 에슐리가 말을 계속했다.


“왜냐면 그건 예언이 시작될 징조거든.”

“예언?”

“맞아. 어때?”


하른이 에슐리의 말에 처음으로 귀 기울였다.


그렇게 한동안 하른이 에슐리를 보고 있었음에도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에슐리가 웃었다.


“궁금하긴 궁금한가 보네?”

“궁금하군.”

“그러면 교환하는 거 어때?”

“무슨 교환 말이지?”


하른의 말에 에슐리가 웃으며 답했다.


“왜 우리가 돌아가야 했나 알려주면, 내가 아는 것도 알려줄게.”


하른이 에슐리의 말에 뜸 들이다 답했다.


“교환인 건가?”

“교환이지.”


하른이 다시 한 번 뜸을 들였다.


교환. 그 단어를 음미하면서.


“돌아가려 헀던 이유는, 그 길 끝에 좋은 냄새를 풍기고 있는 놈이 있었기 때문이지.”

“좋은 냄새?”


하른이 에슐리의 말에 손짓을 한 번 하고는 숨을 깊이 들이 마시었다.


코를 자극하는 신선한 냄새가 폐로 깊이 들어왔다 빠져나갔다.


하른이 그 냄새가 자신의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그래. 이 냄새 말이야. 놈이 내고 있는 냄새지.”


에슐리가 하른의 말에 코를 킁킁거렸다.


“이 풀 냄새?”

“그래. 괜히 건드려서 좋을 게 없지.”

“으으으음... 초원에 마물이 있다고?”


에슐리가 말을 하고선 하른의 눈과 마차의 빈 곳을 바라보길 번갈아 했다.


한참을 그렇게 한 뒤에도 의문이 풀리지 않은 에슐리는 팔짱을 낀 채로 한 번 더 물었다.


“그거 정말이야?”

“믿기 싫으면, 말지.”

“아냐. 일단 믿을게.”


그렇게 말한 에슐리가 뒷말을 이었다.


“초원에 마물이 있다고...”


에슐리가 그렇게 말한 뒤에 창을 통해 바깥을 보았다. 바깥엔 온통 작은 풀 뿐이었다.


이 초원을 지금 달리고 있는 건 자신의 무리들 뿐일 것이었다.


젤다는 처음 자세 그대로 마차의 입구 쪽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에슐리가 생각을 정리하곤 큼큼거렸다.


“음 일단 알았어. 그럼 온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지.”


에슐리의 말에 하른이 잠자코 기다렸다.


하지만 에슐리는 하른이 기다림에도 입을 여는 법이 없었다.


에슐리가 그렇게 계속 입을 닫고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열었다.


“아. 미안해.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말을 못해줄 거 같아.”


하른이 여자의 말에 특별할 것 없다는 듯이 반응했다.


“그런가?”

“미안해.”


하른은 여자의 말에도 딱히 대답하진 않았다.


마차는 세 사람의 침묵을 싣고 이전과 같이 나아가기 시작했다.


*


모닥불이 켜지고 난 뒤에 에슐리가 입을 열었다.


“어제랑 같은 밤인데 더 무서워. 젤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에슐리님.”


젤다는 모닥불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제가, 계속해서 당신을 지킬 것이니까요.”

“고마워...”


에슐리는 젤다의 말을 들은 다음에 깔린 모포를 끌어당겨 덮었다.


이미 밤은 찾아와 있었다.


젤다는 에슐리가 잠 드는 모습을 보고는 주위를 살폈다.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그가 있었다.


그는 말수가 원래 없는 이었지만 에슐리와 오전에 말을 섞인 뒤론 아무 말도 없었다. 마치 그의 존재가 이곳에서 지워진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젤다는 눈으로 그를 쫓는 일이 더 많아졌다.


이번에도 그를 눈으로 찾고 있을 때 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젤다는 남자의 말에 잠시 뜸을 들였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일주일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마차로 말인가?”

“...예.”


젤다는 대답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손을 검으로 향하고 있었다.


젤다가 눈에 띄게 자신의 손을 칼로 향하고 있었음에도 남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남자는 대답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젤다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하지만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음 말을 뱉어냈다.


“동행은 여기까지 겠군.”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젤다는 완전히 검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착.


그러자 소리를 들은 하른이 젤다를 향해 돌아섰다.


하른이 젤다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검... 뽑을 건가?”


젤다가 답했다.


“뽑아야 합니다.”

“어째서지?”

“그게 제... 임무니까요.”


임무.


하른이 답했다.


“그럼... 빨리 뽑지. 일주일이면, 난 한참을 걸어야 할 것 같으니까.”


하른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이 뽑아져 나왔다.


젤다의 검에선 빛이 났다. 한순간에 쏘아진 젤다의 몸이 하른이 있던 곳을 지나는 중이었다.


젤다의 발도.


그건 그가 여기까지 오게 한, 신에게 받은 선물이었다.


젤다의 검에 초원 위가 한순간 낮이 된 것처럼 빛이 번쩍였다.


사방으로 베어진 검은 뭔가를 완전히 짓이기듯 주변을 난도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빛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한순간 밝게 빛난 빛이, 선이, 다시 점이 되고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초원이 다시 어둠에 잠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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