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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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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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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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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456

작성
23.07.13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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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DUMMY

003화.






“소멜 왕국의 여식이 인사를 올립니다. 도메르트 하른 왕자님.”


평소와 다르게 꽉 끼는 하얀색 턱시도에 하얀색 장갑을 낀 하른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불편하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자신 앞에 있는 빨간 드레스를 입은 사람을 상대했다.


하른이 어색한 미소를 하며 여자를 쳐다보자 여자가 마주 웃었다.


하른이 자신 옆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 직속 제자의 눈치를 살피며 오늘 몇 백번도 더한 말을 읊어댔다.


“역시 듣던 대로 아주 예쁘시군요.”

“감사합니다.”


하른이 입 발린 소리를 하자 단발의 여자가 자신의 치마 끝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곤 안으로 들어갔다.


그에 이어 소멜 왕국의 여식 말고도 수많은 여자들이 하른의 앞에 와서 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마치 눈도장을 찍는 것처럼.


하른은 영혼을 담지 않은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결국 자신의 영혼을 이탈시켜버렸다.


하른이 그렇게 멍하니 눈에 힘을 빼고 반복 행동을 하자 옆에 있던 이가 하른의 등을 가끔 찔러댔는데 그때만 잠시 하른의 정신이 되돌아 올 뿐, 하른은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뒀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 앞에 아무도 보이지 않을 때가 됐을 때 하른은 정신을 붙잡았는데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너무 손을 대다 보니 늘어나버린 턱시도 목 부분을 하른은 다시 조심스럽게 여몄다.


하른이 옷을 정리하는 사이 어느새 열려있던 대관식장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닫혀가고 있었다.


손님맞이가 끝났던 것이다.


성 안에서 가장 넓다고 볼 수 있는 대관식장이 가득차고 방문한 이들이 나름의 자리를 다 갖추고 나자 사람이 가득찬 대관식장 앞쪽에서 웅장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대관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소리가 대관식 안을 가득 채웠다.


하른은 그 말에 따분해 하던 표정을 고치곤 대관식장 안을 쳐다봤는데, 그 사이 지금까지 하른의 곁에 있던 한 여자의 지팡이가 들어 올려졌고 하른이 가야 할 길에 하얀색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빛이.


하른이 가야할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빛의 길을 만들어낸 여자는 들었던 자신의 지팡이를 그대로 들고는 하른 앞에 앞장을 섰다.


하른은 말없이.


그것을 천천히 따라갔다.


여자의 지팡이에서 뿌려져 나오는 빛가루는 마법을 부린 것처럼 여자가 지나간 곳에 계속 머물렀다.


하른의 몸에 닿고 있는 빛가루에선 어쩐지 따뜻함마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대관식 안에 들어와 있는 모두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하른은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과 눈을 한 번씩 맞추어 주다가 그냥 앞으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대관식장 안으로 계속해서 이어지던 빛은 어느새 두 명을 앞질러 나가 길게 갈라졌고 이 공간의 주인에 닿고 난 뒤에는 커다란 공간을 만들어냈다.


하른은 순식간에 자신 앞에 생겨난 그 공간 너머를 보고 있었다.


하른은 뭔가에 반응하듯 자신의 깊숙한 곳에서 끌어 오르려는 힘을 억눌렀다.


그리곤 자신의 주변을 둘러봤다.


길 끝에는 그의 어머니, 이 공간 마법의 주인인 여자가 하른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조용했지만 계속해서 하른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하고.


하른은 그 물음에 환한 미소로 답을 해주고는 한 걸음 더 발을 놀렸다.


하른의 사뿐한 걸음이 공간을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에, 하른의 시야 끝자락이 닿는 어느 곳에서 어제 봤던 여자가 어딘가에서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하른은 그대로 그 공간을 넘어갔다.


공간을 넘어가자 하른이 가장 먼저 느낀 건 한기였다.


하른의 발이 닿은 주변은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를 품은 바람은 침입자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 했다.


한기를 품은 바람이 하른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하른은 발걸음을 떼었다.


하른은 자신의 발아래에 깔린, 어느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투명하기만 하고 미끄럽지만 미끄러지지 않는 길 위에 보이지 않는 자신의 발자국을 남겨갔다.


얼음 동굴엔 바람 소리 외엔 하른의 발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른이 길을 계속 따라가고 있자.


동굴 위로 빛이 켜지기 시작했는데 곧 하른은 이 동굴이 이런 괴상한 형상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길 끝에 이 모든 걸 동작시키고 있는 커다란 비석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키를 아득히 넘어, 커다란 공동의 끝에 닿고 있는 비석은 그 공동보다 먼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비석이 내뿜고 있는 힘은, 한 때 하른이 가졌던 힘과 맞먹을 정도였다.


하른이 자신의 시선을 아득히 넘기고 있는 비석을 보고 중얼거렸다.


“이게... 나한테 그렇게나 알려주던 약속의 비석인가.”


하른이 말을 시작하자 하른의 의지와 상관없이 돌에선 빛이 났다.


이전보다 더 많은 빛을 뿜기 시작한 돌은 이제는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른은 그 돌들 앞에 서서 잠시 그 돌을 감상했다.


그러곤 비석의 전체적인 모습을 자신의 눈에 담았다.


없었다.


아마 분명할 것이다.


하른이 시간을 투자해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이 비석의 웅웅거림은 계속해서 커졌다.


그걸 느낀 하른이 텅 비어 있던 동공의 초점을 맞췄다.


“음. 벌써 시작된 건가?”


그렇게 말한 하른은 자신이 들었던 대로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른이 말을 시작하기 전에 헛기침을 살짝 했다.


그리곤 말을 잇기 시작했다.


“나. 도메르트 하른이.”


하른이 말을 시작하자.


돌의 떨림은 더욱 더 커져갔다.


“오래된 약속에 따라 이 앞에 섰다.”


하른이 말을 끝마치자마자 비석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던 소리와 빛이 멈췄다.


모든 것이 멈춰 그 공간엔 시간조차 멈춘 것 같았다.


빛은, 그 돌 위에 새겨져 있는 글자들에 더욱 집중돼, 허공에 글자들이 둥둥 떠 있는 것 같았다.


하른이 있는 공간은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어떤 것의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른은 자신 앞에 떠있는 그 글자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갔다.


‘나 하인리히 도메르트는 왕가의 첫 번째 왕자로써...’


‘나 에이든 도메르트는 왕가의 두 번째 왕자다. 그런 나는...’


하른이 읽은 두 문장은 비석의 가장 마지막에 적혀 있어, 자신 보다 앞서 들어갔던 두 형제가 적었을 문장이었음에 틀림없었다.


하른은 그 문장을 보며 자신의 귓등에 딱지 앉을 만큼 들었던 말을 생각했다.


‘꼭 자신이 도메르트 왕가의 왕자임을 그 비석 위에 새기고 와야 한다.’


하른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항상 이곳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었다.


왜냐면 이곳이.


하른이 태어난 이 왕가가 가지고 있는 비상한 힘의 원천인 듯 했으니까.


역시.


아니나 다를까.


이 비석이 그들에게 힘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른은 비석 위에 적힌 수많은 문장들을 빠르게 읽어나갔다.


최근에 들어서는 자신이 왕자라는 것을 밝히는 문장들만이 적혀 있었을 뿐이었지만 그 위에는 독특한 문장들이 많았다.


그리고 하른은 그 문장들을 통해 이 비석이 뭘 해주는 지 알아차렸다.


하른은 자신이 보기에도 특별한 이 비석을 보고 입을 열려 했다가 닫았다.


하른의 안에 있는 무언가가 하른에게 그 말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었다.


하른은 웃음으로 그걸 넘겼다.


하른은 비석의 울림이 멈추기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을 조여오기 시작한 힘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천천히 오른손을 올려 비석 위에 손을 올렸다.


하른이 손을 올리자 멈췄던 비석의 떨림이 다시 시작됐다.


하른이 입을 열기 시작하자 비석 뿐만이 아니라 공동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하른이 입을 열자 비석의 마지막 부분에 그 글자가 새겨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른이 말을 조심스럽게 이어갔다.


그러자.


파앗.


비석에서 뻗어나온 빛은 순식간에 공동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


빛이 꺼지고 나서 하른이 가장 먼저 느낀 건 바뀐 풍경이었다.


얼음 동굴이 아닌, 성으로 돌아온 듯 했다.


하지만 성은 하른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코네자르. 비켜라.”


하른의 눈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등을 보이고 있는 기사는 하른의 눈에도 매우 익숙한 이였다.


하지만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은백색 갑옷에 수많은 붉은 잔상이 그어진 기사가 입을 열었다.


“그럴 수 없다... 그 분이... 오시기 전까진.”


기사의 말에 눈앞에 있던 이가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을 그대로 뻗었다.


남자의 검은, 기사의 은백색 갑옷을 아주 쉽게 뚫었다.


그리고 기사를 뚫어낸 검은 하른의 바로 눈앞에서 멈췄다.


푸확.


검이 뽑히며 하른 앞에 피를 뿌렸다.


하른은 자신 앞에 뿌려진 피 너머로 주변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대관식장 안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피바다.


그 말이 가장 어울릴 듯 했다.


하른이 주변을 눈에 담는 사이 하른의 눈앞이 일렁이더니 누군가 나타났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여자는 순식간에 하른에게 뻗어져 있던 검을 뿌리쳤다.


하른은 자신 앞에 나타난 자신의 어머니를 보았다.


여인은 가장 먼저 자신 앞에 있는 이를 적대 했다.


“반란, 입니까?”


하른이 묻자 방금 전의 기사를 단칼에 찌른 남자를 눈앞에 둔 여인이 자신의 뒤를 힐끗거려 하른을 쳐다봤다.


그리곤 다시 눈을 돌려 자신 앞에 있는 이를 쳐다봤다.


“데이먼드.”


여인이 입을 열자 불린 이가 답했다.


“내가 너무 늦었나? 내... 오랜 친구. 발렌드.”


발렌드라 불린 여인이 자신 앞에 방어막을 펼쳤다.


방어막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고 신성했다.


하지만 그 방어막을 보곤 데이먼드가 한쪽 입 고리를 끌어올렸다.


“네 방어막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그 사이 까먹었나?”


그렇게 데이먼드가 몸을 앞으로 내빼며 검을 대자 검이 방어막을 부드럽게 통과했다.


데이먼드의 검이 방어막 안에서 휘둘러지자 발렌드의 방어막이 사라졌다.


하지만 데이먼드의 검엔 뭔가가 닿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순식간에 자신 앞의 공간이 흐려지는 걸 확인한 데이먼드가 소리쳤다.


“쳇. 그래도 역시 실력이 녹슬지 않았군.”


데이먼드가 곧바로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른쪽.


왼쪽도 아니었다.


데이먼드가 소리쳤다.


“셋째도 도망쳤다! 멀리 가진 못했을 거야! 아래층부터 뒤져라! 찾아!”


그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하른과 발렌드가 보고 있었다.


데이먼드의 눈에는 그 둘이 보이지 않는 듯 했다.


데이먼드를 향한 경계를 멈추지 않고 있던 발렌드라 불린 여인이 뒤를 돌았다.


여인은.


누가 보기에도 지쳐 있었다.


하른은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자신 앞에 있는 여인을 쳐다봤다.


하른이 자신을 보자 발렌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른.”


여인이 입을 열자 하른이 그 입을 쳐다봤다.


여인의 입은 떨리고 있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일까.


하른이 자신이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자 여인이 하른을 다그쳤다.


“하른!”


여인이 다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하른이 여인의 눈으로 시선을 돌렸다.


발렌드는 자신의 반에 반도 되지 않는 하른을 보고 있었다.


여인의 입이 다시 한 번 떨려왔다.


하른이 그 입술을 보고 답했다.


“네. 어머니.”


하른이 답하자 여인의 손이 하른의 머리로 향했다.


하른의 금발을 향하던 여인의 손은 잠시 허공에 멈추었다가, 다시 천천히 나아가 하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른.”

“네. 어머니.”


하른이 답하자 여인이 입을 열었다.


“나와 약속 하나 하자꾸나.”


여인이 하른을 쳐다보며 아주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떤 약속입니까?”

“...”


말을 하려 하는 여인의 모습은 계속 흐려져 가고 있었다.


하른은 자신이 어딘가로 옮겨져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성 안의 모습이 흐려져 가는 만큼 여인의 모습도 흐려져 가고 있었다.


주변이 뿌옇게 흐려지고 .여


인의 형체가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해지자 하른을 보고 있던 여인이 뒷말을 이었다.


“꼭...”


하른은 아주 가까스로 여자의 마지막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로 돌아와 주려무나... 꼭...”


그 말과 함께 하른의 시야가 반전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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