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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94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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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DUMMY

012화.






천이 스르르 흘러내리자 여자가 하른을 똑바로 올려다봤다.


하른이 여자의 까만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이래도 헛것이라 믿을 건가?”

“...”


하른이 말을 꺼냄과 동시에 통로 밖 아주 먼 곳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왔다.


돌바닥에 닿는 투박한 소리가 딱딱 거렸다.


여자는 아직 그들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두 명이야. 이곳에 용무가 있는 사람이.”


하른이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가 앞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한 명은 깡말랐고 한 명은 뒤룩뒤룩해.”


하른이 그렇게 말하자 여자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아는 사람인가?”

“...”

“음... 다시 한 번 묻지. 어떡하겠나?”

“뭐를요.”


하른이 여자의 눈에서 잘라져 나온 천을 바라봤다.


“알아차리는 건 순식간 일 텐데.”

“...”

“이곳에 누가 침입했다는 사실 말이야.”


하른이 말을 이었다.


“두 가지 정도 선택지가 있겠군. 아. 세 가진가?”


하른이 팔을 접어 여자의 눈에 보이게끔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첫 번째는 이대로 가만히 있는 거지.”


하른이 그렇게 말하곤 펴져 있던 세 손가락 중 하나를 접었다.


“두 번째는 저들을 죽이는 거겠지. 선택을 좀 더 미룰 수 있겠군.”

“...”

“세 번째는 뭐. 내가 너의 눈에 천을 다시 씌워주는 거지. 어떤 게 마음에 드나?”


하른은 그렇게 말하고선 여자를 내려다봤다.


여자는 아직까지도 자신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지 못하는 듯 했다.


저들이 도착하기까지는 5분에서 10분 정도가 걸릴 터였다.


여자가 꾸물대어도 하른이 딱히 뭔가를 하진 않았다.


여자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뭔가를 선택할 때까지 하른은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여자의 입이 말할 것처럼 벌어졌다가 다시 오므려졌고, 다시 입이 다물어 지기를 반복했다. 그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다.


이제는 확실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이들의 발걸음 소리와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의 목소리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릴 것 같아 질 때가 되어서야 여자가 입을 열었다.


“손도 풀어줘요.”

“네 번째 선택이군.”


여자가 하른의 차분함에 재촉했다.


“빨리요.”


하른이 손을 올려 여자의 팔에 묶여 있던 사슬을 깨끗하게 잘라냈다.


여자의 손이 순식간에 자유로워졌다.


찰그락찰그락.


그와 함께 문 앞에 있던 이들이 열쇠고리에서 열쇠를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른은 여자가 하는 바를 지켜봤다.


여자는 쇠사슬에서 손이 풀려나자마자 손을 모으더니 자신 앞에 자신의 손만한 마법진을 생성해냈다.


마법진은 노란색 빛을 띄고 있었는데 여자의 오른손이 허공에 그어짐과 함께 흩어지며 사라져갔다.


사라진 마법진이 구멍이라곤 열쇠 구멍 밖에 없는 돌문 위에 새겨졌다.


여자가 돌문에 마법진을 새기고 난 뒤 일어섰다.


바깥에선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안 열리는데?”

“제대로 열쇠 찾은 거 맞아?”


하른이 여자가 하는 바를 지켜보고 있자 여자가 일어섰다.


그러곤 하른을 보고 말했다.


“이제 어떡할 거죠?”

“나에게 묻는 건가?”


하른이 여자를 보며 답했다.


“그럼요.”

“뭘 말이지?”

“대체... 뭘 말하긴요. 지금 당신이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잖아요.”


하른은 여자가 그렇게 말하자 손을 올려 엄지로 쿵쿵대기 시작한 뒤의 돌문을 뒤로 가리켰다.


“저건 네가 그러지 않았나?”


하른이 그렇게 말하자 여자가 하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 그렇죠.”

“첫 번째나 세 번째 선택 정도면 되었을 것 같은데.”

“시끄러워요.”


하른이 여자의 대답에 손을 천천히 내렸다.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해도 되나?”


하른은 여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내렸던 손을 다시 올렸다.


“내 방식은 두 번째지.”


하른이 그렇게 말하며 돌문 자체를 베어내려 했다. 자연스럽게 경로는 둘의 몸을 베어내게 될 것이었다.


그러자 재빨리 여자가 하른에게 다가와 두 손으로 하른의 손을 붙잡았다.


여자가 하른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안돼요...!”


여자의 손에 힘이 계속해서 들어갔다.


“절대로 안돼요. 그건.”

“...하지 말란 것도 많군.”


하른은 여자의 손을 쳐내고선 불빛이 있는 곳 벽 주변에 다가가 앉을 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하른이 다가가자 순식간에 벽이 조용히 함몰 되더니 하른이 앉을만한 곳이 생겨났다.


하른이 그곳에 편하게 등을 기대며 말했다.


“알아서 해보지 그러면.”


하른이 그렇게 말하며 가만히 있자, 여자가 입을 열었다.


“상황이 얼마나 꼬였는지, 당신은 모를 거에요.”


하른이 답했다.


“그러게 제대로 된 사람을 고용했어야지.”


하른의 대답과 함께 여자가 이번에는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자신의 몸 만 한 마법진을 생성해 내더니 방향이 돌문 너머를 향하게 했다.


여자가 만들어낸 마법진은 이번에는 꽤 오래 지속됐다.


여자의 마법진이 지속되는 동안 돌벽 너머의 이들이 내는 소음 소리가 계속 줄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곧 소음이 사라져버렸다.


“죽여 버린 건가?”

“그럴 리가요.”


여자는 그렇게 말한 뒤에 마법진을 움직여 돌문을 열었다. 돌문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다른 곳에 가둬놨을 뿐이에요.”


주위를 경계하듯 두 손을 펼쳐 낸 채 걸어가고 있는 여자의 발걸음은 빨랐다. 여자의 각 손에선 작은 마법진이 하나씩 빛났다. 그 모습에선 빌랜드가 엿보였다.


하른은 멀어지는 여자를 향해 아주 천천히 일어섰다.


하른이 돌문을 나오자 멀리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그대로 있죠?”


하른이 여자의 말에 어깨를 들썩였다.


“여기 갇혀있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하른이 말을 끝냄과 동시에 여자 가까이 이동했다. 거울과 같은 얇은 검은색 공간에서 나오는 하른을 여자의 놀란 눈이 뒤쫓았다.


“빠르게 어디 가던 길 아닌가?”


하른이 그렇게 말하자 여자가 정신을 차리곤 다시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당연하죠. 아까 그 둘이 늦게 도착한다는 걸 눈치 채자마자 이 도시에 비상이 걸릴 거에요.”

“그럼 세 번째가 정답.”

“네?”

“아니. 가던 길 가지.”


바깥으로 나온 두 사람에게 태양빛이 비춰지고 있었다.


둘은 숲을 너머 빠르게 도시 중앙을 향하고 있었다.


*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앞엔 사람들이 깔려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군.”


하른이 도시의 인기척을 느끼며 덧붙였다.


“앞에 있는 이들이 너에게 호의적인가?”

“그럴 리가요.”


그렇게 말한 여자가 걸음을 멈추곤 한 쪽 손을 올려 어깨를 툭 친 뒤 한순간에 자신의 모습을 바꾸었다.


여자의 변화는 바로 옆에 있던 것이 아니라면 하른도 눈치 채지 정도였다.


하른이 완전히 변한 여자의 얼굴을 흘겨봤다.


“모습이 여러 개 일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자주 바꿔 살진 않죠.”


여자가 헛기침을 몇 번 하니 목소리 톤도 완전히 바뀌었다.


여자는 모습이 변한 뒤 하른을 뒤돌아보곤 말했다.


“따라오는 건 여기까지 에요.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저 쪽.”


여자는 그 말과 함께 하른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바람이 그녀 앞에서 멈춰 섰지만 그녀를 통과하진 않았다.


하른은 그러한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뒤 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여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검은 공간 안으로 들어간 하른이 그녀의 뒤를 뒤쫓기 시작했다.


*


그녀는 도시 안쪽이 아주 익숙한 듯 이동했다.


성벽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로가 그랬고 사람들의 인파에 끼기 시작한 때도 그랬다.


그녀의 행동은 어딘가 과장되어 보였다.


“우와. 역시 이어 도시엔 이런 것들도 있군요?”


그녀의 행동을 보던 나이든 이가 답했다.


“아가씨. 이어 도시는 처음인가 보구만?”

“네! 맞아요! 정말 신기한 것들이 많네요.”


그런 그녀는 몇 사람의 안내를 받아 도시 안쪽의 다른 성벽 앞까지 도착했다.


그러곤 자신 옆에 있던 경비병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그녀가 경비병을 대신했다.


‘능숙하군.’


하른이 그 생각을 하며 뒤따랐다.


하른은 잠시 빌랜드를 생각하며 그녀의 성격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했지만 빌랜드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을 게 분명했다.


능숙하게 경비병 흉내를 해낸 그녀가 성 안쪽의 한 방에 들어갔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마침내 도착한 방은 주변 공간과 분리되어 갔다.


마치 여기서부터는 다른 세계라는 것처럼.


여자가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갔고 하른이 조금 뒤 그 뒤를 따랐다.


안은 주황빛이 가득했다.


좌우로 끼워 맞춰져 있는 톱니들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 움직임이 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바닥에 깔린 평평한 면 위에 서있던 여자가 하른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뒤 따라 온 거야?”


여자의 말투엔 놀람이 섞여 있지 않았다. 마치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예상한 것처럼.


하른이 대답 대신 자신이 들어온 곳을 천천히 훑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끼워 맞춰져야 한다.


그런 강박관념이 이 공간에 박혀 있었다.


“되게 재미없는 곳이군.”

“남의 정신세계로 들어와서 그런 말은 실례지.”


하른이 여자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정신세계라.’


“어디 장난감이라도 더 있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녀가 하른의 말에 공간에 있던 톱니들을 정지시켰다.


그녀는 빈정이 상한 것 같은 얼굴을 했다.


“이만 나가줘야 할 것 같아. 난 따로 할 일이 있거든.”

“그래. 뭐.”


하른이 그 말을 끝으로 그곳에서 밀려났다.


하른이 다시 원래 있던 공간에 돌아와선 자신 앞으로 떨어지는 가루들을 보며 말했다.


“빌랜드. 정말 저 여자 여야 해? 내가 특별히 더 좋은 사람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하지.”


하른의 부탁 섞인 말에도 하른의 공간에 있던 빌랜드에게서 들려온 대답은 냉랭했다.


-저 여자로 하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군.

“참...”


하른이 뒷말을 삼켰다.


‘그 나물에 그 밥일 것 같은데’


하른이 입을 다물곤 벌어지고 있는 공간을 바라봤다.


공간이 붕괴하건 말건 평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하른이 나지막하게 기지개를 쭉 켰다.


“그래도 오랜만의 일이니... 제대로 해야 하나?”


하른이 그 말과 동시에 자리에서 사라졌다.


도시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높은 장소에서 그는 그녀가 있는 곳을 단 번에 찾아냈다.


하른이 있는 위치와 동일한 정도 높이의 건물 꼭대기였다.


그곳엔 하른이 보았던 여러 톱니바퀴들이 구 모양을 띄며 바깥으로 실체화 되고 있었다.


하른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오.”


‘실체화.’


그녀는 실제로 식은 땀을 흘리며 자신이 하려던 걸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녀의 세상에 있던 톱니바퀴들이 실제 세상에 튀어 나오고 있었다.


얼마 안 가 이 주변이 그녀가 있던 공간처럼 주황빛을 띄게 되리라?


하른이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좀 도와줄까?”


그녀가 그런 하른의 말에 뭔가를 반박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답을 하기 전에 하른이 그녀의 배를 뚫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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