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89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07.16 20:56
조회
22
추천
0
글자
12쪽

7화.

DUMMY

007화.






스벤이 돌아온 건 한참 뒤였다.


건물의 안쪽엔 금발 머리가 보였다. 스벤은 그쪽을 한 번 보고는 다시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벤이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작은 방이 보였고 그곳에 있던 벨라가 말했다.


“성과는?”


스벤이 촛불 사이로 벨라의 머리카락을 보며 말했다.


“딱히. 단서도 시간도 부족했어.”


스벤이 그렇게 말하자 벨라가 안쪽 구석을 눈으로 가리켰다.


“많이 늦긴 했네.”

“그렇지.”

“좀 자둬. 내일부터 한참 가야할 테니까.”

“가면서 자지 뭐.”


스벤이 대답과 함께 자신의 몸을 완전히 벽 쪽에 기댔다.


벽에 몸을 기댄 스벤은 한동안 비어있는 천장을 바라봤다.


“벨라.”

“왜?”

“시간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 수도 있겠어.”

“...그래?”


벨라가 입을 다물고 있다가 열었다.


“하지만 빨리 찾아야해. 알잖아?”

“말이 쉽지.”


스벤은 그렇게 말하곤 조금 뜸을 들였다.


“넌 어떻게 생각해? 벨라?”

“뭘.”

“그 놈들 말이야.”


스벤의 말에 벨라가 침묵했다.


“그 말이 정말 맞는 걸까?”

“찾기 전까진 모르겠지.”

“그래. 그 말이 맞아. 찾기 전까진 모르는 거겠지.”


스벤이 몸을 더 편하게 기댔다.


“조금만 잘 테니 해 뜨기 전에 깨워줘.”


벨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래 바람이 둘이 있는 건물 벽을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작은 방엔 그 후에도 모래 바람이 몇 번이고 불어 닥쳤다.


벨라가 작은 방 안에서 잠이 든 스벤을 보다가 자신 앞에 있던 작은 불을 후 하는 바람 소리와 꺼드렸다.




*


“속은 좀 어때?”


검은 천을 뒤집어쓴 여자가 하른을 향해 물었다.


하른이 검은 천 사이로 보이는 여자의 눈을 보며 말했다.


“좀 괜찮네요.”


하른의 대답에 여자가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복도 안쪽에선 잠이 덜 깬 스벤이 나오고 있었다.


바깥엔 이미 해가 완전히 떠올라 있었다.


“깨우라니까. 너무 늦은 건 아니지?”


스벤의 말에 검은 천의 여자가 답했다.


“지금 출발하면 아슬아슬하게 도착은 할 거 같아.”


여자의 말에 스벤이 대답하기 보단 나무문을 빠르게 열어젖히고 나섰다.


스벤이 나서자 여자가 문 쪽으로 고갯짓을 했다.


“가야지?”


하른도 그 뒤를 따라 나무문을 열어젖혔다.


나무문을 열어젖히자 가장 먼저 습하고 더운 바람이 느껴졌다.


뜨거운 햇볕 아래엔 많은 사람들이 햇빛이 아무렇지 않은 듯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해가 조금 지난 뒤였던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하른의 앞엔 거대한 낙타 한 마리와 그 낙타의 겉모습과 어울리는 마차 한 대가 있었다.


낙타의 크기는 인간보다 두 세배는 더 컸다.


스벤은 언제 올라탔는지 낙타의 등에 탄 채 고삐를 쥐고는 아직 타지 않은 둘을 보고 있었다. 표정엔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검은 천의 여자가 뒤이어 나무문을 열고 나와서는 낙타와 연결되어 있는 큰 마차의 문을 열어 재끼며 말했다.


“타.”


하른은 여자의 말에 별 대꾸 없이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 앞자리에 누군가 자리를 잡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른은 시야각이 비틀려 잘 보이지 않는 유일한 창문을 봤다.


사물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고 마차는 그것보다 더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주변의 것들이 달라붙는 속도만큼, 주변에 있던 것들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다행히 하른은 그 속도만큼은 원래 있던 자리를 향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하른이 눈을 감고 조용히 속도에 몸을 맡겼다.


*


마차가 멈춘 건 해가 완전히 숨은 밤이었다.


밤이 되자 마차가 멈추기 시작했고 마차 문에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른은 노크 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았다가 다시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른이 가만히 있자 마차 앞에 있던 이가 완전히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천의 여자가 마차 문을 열어 제쳤다.


“조심성이 있는 건 좋은데?”


하른은 대꾸하기 보단 여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여자는 아직까지 검은 천을 둘러싼 상태였다. 천 사이로 여자가 미소 짓는 모습이 보였다.


“일단 목적지에 도착하긴 했어. 내려. 마차 안은 불편하잖아?”


여자는 그렇게 말하곤 마차 문을 반쯤만 닫고 사라졌다.


하른은 여자가 사라진 마차 문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완전히 열었다.


여자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느껴지던 밤기운이 덮쳐왔다.


밤기운은 마차 주위에 있는 몇몇 모닥불에게로는 다가가지 않는 듯 했다. 그 모닥불 주위로 모여든 이들이 있었다.


불을 제외하곤 하른이 제일 먼저 볼 수 있었던 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스벤의 모습이었다.


스벤은 천을 덮어쓴 덥수룩한 이에게 말을 걸며 악수를 하고 있었다.


“저희가 너무 늦은 건 아니죠?”

“아닐세. 그래도 혹시나 안 오는 건 아닌가 했지만, 우린 자네들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네. 약속을 잘 지키는 이들 아닌가.”


스벤은 멋쩍은 웃음소리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가요.”

“어서 가서 쉬게. 날이 밝기 전에 바로 출발을 할 거야.”

“예. 그럼.”


스벤은 그 말을 하고는 꾸벅 인사를 하고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여자는 낙타와 마차가 연결된 끈을 풀고 낙타의 털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스벤은 돌아오자마자 하른을 향해 무언가를 건넸다.


하른은 자신 앞에 건네진 것을 바라봤다. 그건 여자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천이었다.


하른이 그걸 받고는 스벤을 쳐다봤다.


“불편하더라도 입어야 해. 그게 관행이니까.”


스벤은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겉옷에서 또 다른 천 하나를 꺼내 먼저 본보기를 보이듯이 천을 머리에 둘러 싸맸다.


그걸 보던 하른은 대충 천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하른이 천을 감는 모양을 보던 스벤이 한 마디 하려다 멈췄다.


스벤이 자신의 천을 여미며 돌아섰다.


-


모닥불 주위에 있던 이들 중 중 한 명이 불쏘시개를 이용해 불을 꺼드렸다.


그걸 신호로 주변에 있던 불들이 모두 꺼지기 시작했다.


하른은 주변이 완전히 새까맣게 변하는 걸 느꼈다.


마차가 있던 곳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잘 거지?”


하른 앞에 있던 스벤이 답했다.


“그럼.”


스벤은 답하고서 다시 뒤를 돌았다.


어둠 속에선 스벤의 입모양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대충 아무 데나 앉아서 잠자면 돼. 내일은 많이 걸어야 할 거니까. 푹 자두는 게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하곤 스벤의 발이 모래 위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차가 기울어지고 나무판자에 뭔가가 얹혀 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른은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은 마차를 향해 걸어가 바퀴에 등을 걸치고 앉았다.


위를 올려다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밤하늘엔 그 무엇도 떠있지 않았다.


하른은 이 어둠이 편하게 느껴졌다.


*


하른은 이들이 긴 여정을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모두가 평온한 얼굴을 하곤 있다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른이 그 부분을 완전하게 짚어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해가 떠오르는 동안 모두가 이동할 준비를 끝마쳤다.


스벤은 낙타의 위에, 검은 천의 여자는 아래에서 하른을 보고 있었다.


“타는 연습을 좀 안 시켜 봐도 될까?”

“무리야. 금방 배우긴. 힘들어하면 등 뒤에 태워야지.”


스벤은 그렇게 말하며 낙타 무리의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무리 중 가장 해에 가까운 이가 자신의 눈썹 위를 가리며 멀리 떠있는 해의 위치를 가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남자의 끄덕임과 함께 낙타와 인간들이 해가 떠오른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른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바닥 위를 눈앞에 보이는 발자국과 함께 걸었다.


걷기 시작하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안 그래도 조용한 사막엔 햇빛이 쨍소리를 내며 지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른이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은 건 한참이 지난 뒤였다.


목소리가 모래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걸을 만 해?”


그렇게 말한 여자는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천을 조금 걷어내며 하른의 표정을 살폈다.


하른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검은 천의 여자가 미소 지었다.


“다행이네.”


하른은 걸음을 걸으면서 이들이 무엇을 피해 조용히 나아가는지를 알게 됐다.


하른이 느낄 수 있는.


멀리서 느껴지는 기운.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곳 너머로 불쾌한 눈을 가진 놈이 있었다.


그놈의 눈은 멀리서도 개미 행렬을 뒤쫓듯 무리의 뒤를 쫓고 있었다.


하른은 이들 중 그 시선을 느끼는 이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른은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쳐다보다 다시 무리에 섞여 걸어갔다.


-


밤이 되자 그들은 다시 모닥불을 피고 하루 종일 달래지 못했던 허기를 달래기 시작했다.


하른에게도 익힌 고기가 돌아왔다.


고기에선 적당한 불향이 났다.


“하나도 힘들어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는데.”


스벤은 벌써 자기 몫의 고기를 다 먹어치우곤 하른 쪽을 보고 있었다.


하른은 손에 들린 고기를 한 입 뜯어냈다.


하른은 스벤의 물음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 스벤이 입을 양쪽으로 벌리며 말했다.


“나와 있을 땐 꽤나 수다쟁이인 녀석이었는데 말야. 벨라. 너랑 같이 있어서 그런가?”


스벤은 그렇게 말하며 벨라 쪽을 한 번 보고는 다시 하른을 보며 말했다.


“벨라는 임자 있는 몸이야. 그것도 네가 못 넘볼 정도로. 안 그래 벨라?”


스벤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장난스럽게 벨라 쪽을 향해 쳐다봤지만 벨라 쪽에선 답이 오지 않았다.


스벤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비춰졌는데 벨라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스벤을 향해 뭔가 신호를 보냈다.


벨라는 스벤의 귀에 뭐라 얘기하곤 멀어져 갔고 스벤도 일어나 모닥불이 비춰지지 않는 곳을 향해 둘이 걸어갔다.


하른은 가장 먼저 냄새를 맡은 이가 벨라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놈의 입속에서 풍겨져 오는 악취가 느껴질 정도로 놈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이놈은 사냥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둠 속에서도 무리를 완전히 보면서도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른이 숨을 들이쉬자 놈의 입 냄새가 훅하고 들어왔다.


하른은 고기의 향과 함께 섞여 들어오는 놈의 냄새에 손에 쥐고 있던 고기를 모래 바닥에 파묻어 버렸다.


하른이 입을 열고 무언가를 말하려다 그만둬버렸다.


스벤과 벨라는 곧 어둠 속에서 함께 돌아왔다.


*


그날 밤엔 벨라와 스벤이 번갈아가며 불침번을 섰다.


하른은 둘 중 한 명이 주변을 살필 때마다 하른의 설잠이 깼다.


그들은 가끔 하른 쪽으로 와서 하른이 있나 더듬듯이 확인을 하는 것 같았다.


하른은 자신의 몸을 더듬는 어둠 속의 실루엣을 보고는 다시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밝아왔다.


스벤은 날이 밝자마자 자신이 말을 걸었던 남자에게로 달려가 뭔가를 말했다.


남자는 벨라의 말을 듣더니 심각한 표정을 보였고 벨라와 함께 스벤과 하른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남자의 발걸음 뒤로 모래가 흩날렸다.


“말람이... 근처에 있다고?”

“그런 거 같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남자는 스벤의 말에 자신의 옷 아래에 걸려있는 무언가를 붙잡는 것 같았다.


남자는 한참이나 그것을 붙잡고 있다가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말했다.


“다른 이들에겐 말하지 말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곤 스벤과 벨라를 두고 다시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남자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해가 떠오르는 방향을 보고 주변의 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무리는 이동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놈 또한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화. 23.10.22 9 0 12쪽
21 21화. 23.10.22 7 0 10쪽
20 20화. 23.10.22 5 0 9쪽
19 19화. 23.10.22 4 0 11쪽
18 18화. 23.10.22 7 0 11쪽
17 17화. 23.10.22 6 0 11쪽
16 16화. 23.10.22 7 0 10쪽
15 15화. 23.10.22 8 0 11쪽
14 14화. 23.10.22 7 0 11쪽
13 13화. 23.10.22 8 0 10쪽
12 12화. 23.10.22 6 0 11쪽
11 11화. 23.07.20 17 0 12쪽
10 10화. 23.07.19 18 0 12쪽
9 9화. 23.07.18 19 0 12쪽
8 8화. 23.07.17 17 0 12쪽
» 7화. 23.07.16 23 0 12쪽
6 6화. 23.07.16 16 0 11쪽
5 5화. 23.07.15 29 0 12쪽
4 4화. 23.07.14 28 0 11쪽
3 3화. 23.07.13 28 0 12쪽
2 2화. 23.07.13 41 0 13쪽
1 1화. 23.07.11 8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