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67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07.14 23:41
조회
26
추천
0
글자
11쪽

4화.

DUMMY

004화.






하른의 눈에 들어온 건 하늘 끝까지 닿을 정도로 자란 나무 기둥들.


그리고 그 사이로 비쳐 들어오고 있는 하얀색 빛이었다.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나뭇잎들이 그 빛을 조금씩 가리고 있었다.


하른이 몸을 일으켜 주변을 살폈지만 보이는 것은 없었다.


하른의 옷차림은 나무와 풀이 섞인 주변의 색과 매우 대비됐다.


왜냐면 대관식장 때의 옷 그대로였으니까.


하른은 입고 있는 옷을 벗을까 하다가 그만둬 버렸다.


하른이 손을 움직여 새하얀 옷에 흙을 덕지덕지 붙여나갔다. 그러자 깨끗한 옷이 금세 더럽혀져 갔다.


그리고 곳곳에 붙어있던 피들도 가려져갔다.


이미 하른의 손은 흙투성이였기에, 손을 더 더럽힐 필요는 없었다.


“아무래도. 음... 좀 멀리 온 것 같지.”


하른이 익숙하게 혼잣말을 하곤 아까 전까지의 상황을 떠올렸다.


불타는 성,


죽어 가던 기사들.


다른 것들은 보지 못했지만 꼭 모든 걸 봐야 아는 건 아니었다.


어쨌든 당장 하른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하른은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고 생각을 이어갔다.


하른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것들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이 일을 아주 쉽게, 해결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의 하른의 삶도 아주 짧아질 게 분명했다.


그래서 하른은 항상 어려운 길을 택했다.


그 사이 하른을 향해 뭔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하른이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천천히 머리를 돌렸다.


하른이 쳐다본 곳은 나무 기둥 위였다.


하른 대신 다른 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머리가 뚫릴 거다. 정체를 밝혀라.”


하른이 바라본 곳엔 나뭇가지 사이로 당겨진 활시위가 있었다.


하른이 그걸 보고 입을 열려했다가 닫았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머리 뒤로 올렸다.


“이 정도면 답변이 될까요?”


하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른이 손을 머리 뒤로 올리자 나무 기둥들 사이에서 인간들이 빠져나왔다.


그들은 하른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른은 그들에게서 빠져나갈 수도 있었지만 잠잠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들은 하른을 완전히 둘러싸곤 손발을 묶었다.


*


하른이 옮겨진 곳은 작은 마을 안이었다.


여기 있는 이들은 나무를 대충 엮어 만든 건물에 살았다. 이것들을 건물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하른은 엎어진 채로, 자신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들을 위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하른의 뒤처리에 대해 얘기했다.


“발견했을 때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예.”

“...”


대화는 끝난 듯 보였다. 대화가가 끝난 뒤엔 백발에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남자가 하른을 향해 다가왔다.


남자가 다가오자 하른의 주변에 있던 이들이 하른을 일으켰다.


남자가 하른의 눈을 쳐다보며 다시 한 번 물었다.


“정체가 뭐냐.”


하른이 남자의 말에 말을 하기 보단 미소를 지었다.


무시하는 것보단 나을 거 같단 생각이었다.


하른이 웃자, 남자가 하른의 얼굴을 내리쳤다.


하른은 머리가 꺾여진 방향 그대로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다시 웃었다.


그러자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을 하지 않을 생각인가 보군.”


남자는 하른의 웃는 얼굴을 쳐다보다 뒤돌며 주변 이들을 향해 말했다.


“독방에 가둬라. 입을 열 때까지 물 한 모금도 주지 말고.”


남자의 말에 하른은 다시 엎어졌고 눈이 가려졌다.


하른은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


하른이 끌려온 이들에 의해 던져진 곳은 축축하고 어두웠다. 바닥에선 한기가 느껴졌다.


하른은 움직여 발악을 조금 해봤지만 당장에 탈출을 하려면 성가신 일들이 생길 것이 뻔했다.


하른은 에너지를 비축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 사이 하른의 머릿 속이 차근차근 정리되어 가기 시작했다.


*


그들은 3일이 지나 물을 내왔다.


하른이 기억하기로 오늘이 딱 15일이 되는 날이었다.


그 사이 하른은 말도 안 되게 여위어 있었다.


그 때문에 손발을 묶었던 줄들이 헐렁할 정도였다.


이번에도 어떤 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하른이 있는 공간에 빛이 쏟아졌다.


하른의 눈이 갑자기 쏟아진 빛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사이 그나마 빛을 가려주고 있던 천이 벗겨졌다.


하른이 빛을 가리기 위해 눈을 최대한 감는 동안 목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아는 얼굴은 아닌데.”


그렇게 말한 젊은 남자가 하른의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며 구석구석 살폈다.


“낙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한 남자가 하른의 얼굴에서 손을 때고 말했다.


“건드리지 않은 건 잘했어. 문제가 될 뻔 한 건 맞는 거 같아.”


남자의 말이 한 번 더 이어 들렸다.


“밖으로 끌어내. 먹을 것도 좀 들고 오고.”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른이 바깥으로 꺼내졌다.


하른은 적응하려는 자신의 몸을 위해 최대한 발버둥을 쳤다.


하른이 완전히 바깥으로 나오자 하른이 갇혀있던 곳 앞에 의자가 놓이고 하른이 그 위에 앉혀졌다.


하른 앞엔 어느새 하른이 본 적이 없는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먹어. 뭘 먹인 거 같진 않던데.”


남자가 그렇게 말하곤 하른을 향해 감자 같은 것을 권했다.


하른은 남자가 건넨 것을 쳐내버렸다.


남자는 자신의 손이 눈앞에 있는 하른에게 젖혀지자 손 안에 있던 것을 털어버리곤 말을 걸어왔다.


“꽤나 거칠어져 있군. 그렇지 않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하른이 남자의 말에 웃으며 답했다.


“꽤 오래 저 안에 있어서 말이야.”


하른이 웃자 남자가 하른의 미소를 살폈다.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가 어딘 줄 아나?”


하른이 남자의 말에 웃는 표정 그대로 남자를 쳐다봤다.


“모르겠군.”


남자 또한 하른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여긴 경계선이지.”


하른은 남자의 말을 제대로 들었지만 아는 것이 없었다.


“못 알아 듣는 것 같아서 설명을 해주지. 마물과 인간이 구분되어지는 경계선이란 말이야. 이곳이.”


남자가 그렇게 말하곤 하른을 다시 한 번 살폈다.


“그러니까 너가 마물이 아니란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단 얘기지.”


하른이 그 말에 답했다.


“그럼 충분히 답이 됐나?”


남자가 답했다.


“물론 그것 말고도 증명할게 많아.”


남자가 말을 이었다.


“어디서 왔나?”


하른이 그 말에 열었던 입을 다물었다.


“이봐.”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하른이 쳐다봤다.


“말을 안 할 건가?”


하른은 대답대신 침을 퉤하고 뱉었다.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너 하나 죽였단 사실로 모두가 말살 당하고 싶지 않아해. 그게 무슨 말인지 아나?”


남자가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바지에 묻은 하른의 침을 털어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괜히 높으신 분을 건들였단 이유로 긁어 부스름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단 말이야.”


남자의 눈이 다시 하른을 향했다.


“그러니까 얌전히 출신지를 말하면 그곳으로 데려다주지.”

“그러기 싫다면?”


하른이 답하자 남자가 말했다.


“그럼. 당신을 여기 내버려 둘 수밖에.”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몸을 돌렸다.


남자가 일어서자 주변에서 다시 하른을 향해 다가오는 이들이 있었다.


주변에서 다가오는 이들은 다시 하른을 저 안에 가두려는 것 같았다.


하른은 어지러움을 이겨내고 헐렁하던 자신의 발목과 팔목을 묶고 있던 것을 끊어냈다.


하른이 손발을 묶었던 것을 풀어내자 다가오던 이들이 더 빠르게 하른을 향해 달려 들었는데 하른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이 중 한 명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았다.


하른은 두 손을 남자의 목에 걸고 다리로 남자의 하체를 고정시킨 뒤에 팔과 다리를 엮어 몸을 뒤로 쭉 빼냈다.


하른의 목이 남자의 목을 손쉽게 졸라갔다.


하른이 팔에 힘을 주며 말했다.


“다시 갇히는 건 싫어서 말이야.”


하른이 그렇게 말하자 젊은 남자가 당황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하른을 향해 손을 뻗고 말했다.


“그거 꺾을 수 있나?”

“시험해 보고 싶나?”

“...”


하른은 남자의 목을 조금 더 졸라갔다.


하른의 몸이 뒤로 젖혀질수록 남자의 얼굴에선 핏기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하른은 자신에게 묶인 남자를 쉽게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하른에 의해 목이 졸리고 있는 남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다 못해 눈이 희번뜩 해지고 목이 완전히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하른이 계속 힘을 주자 남자가 말했다.


“진정하지.”

“진정?”

“그래.”

“진정하게 생겼나? 지금?”

“...”


남자가 하른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고 말했다.


“내가 여길 벗어날 수 있게 보증해주도록 하지. 그럼 됐나?”


하른이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팔의 힘을 조금 풀었다. 그리곤 말을 이었다.


“증거는?”

“믿기 싫으면 말아야지.”


남자의 대답과 함께 하른이 힘을 완전히 푸니 하른에게 목을 졸렸던 남자가 목을 캑캑 거리며 하른을 벗어났다.


하른이 젊은 남자를 보고 말했다.


“확실한 거겠지?”


남자가 하른을 보며 답했다.


“그렇다고 해두지.”


남자는 그렇게 하른을 주의 깊게 살폈다. 다시 사고를 치려는 건 아닌가 하는 것처럼.


하른이 가만히 있자 남자가 주변 이들에게 눈짓을 주고 자리를 벗어났다.


하른은 그 뒤로 갇히지 않는 대신.


그 주변에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


밤이 찾아오자 낮에 봤던 남자가 빛이 나는 제등 하나를 들고 하른을 찾아왔다.


남자는 하른의 앞에서 불을 비추며 말했다.


하른은 더 이상 불빛에 눈이 따갑지 않았다.


“나를 따라 갈 건가?”


남자가 말하자 하른이 답했다.


“바깥으로 가는 건가?”

“그런 셈이지.”


하른이 남자가 들고 온 불빛을 바라보다 말했다.


“그럼 사양해야 할 거 같은데.”


하른이 답하자 남자가 하른을 향해 들고 있던 불빛을 다시 자신의 몸 쪽으로 끌어당겼다.


불빛은 숲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들과 같이 지내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을 거야.”


남자가 말을 하곤 뜸들이자 하른이 답했다.


“똑같은 인간 아닌가?”


하른의 말에 남자가 답했다.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말한 게 아니야.”

“그럼?”

“숲 속에 있는 괴물들을 말한 거지.”

“더 문제가 없을 거 같군.”

“그런가.”


하른이 답하자 남자가 제등에 남아있는 초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문제가 없을 거 같군.”


하른에게서 답이 없자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 아침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군.”

“...”

“시체를 보는 건 이제 질려서 말이야.”


남자는 그 말을 끝으론 몸을 돌렸다.


“생각이 바뀌어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졌다면 어디 가서 숨어있기라도 해. 그러면 조금이라도 살 가능성이 있을 테니.”


제등이 비추는 남자의 뒷모습과 함께 남자는 완전히 사라졌다.


하른은 다시 컴컴해진 어둠 속에서 날이 밝아오길 기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화. 23.10.22 9 0 12쪽
21 21화. 23.10.22 5 0 10쪽
20 20화. 23.10.22 5 0 9쪽
19 19화. 23.10.22 4 0 11쪽
18 18화. 23.10.22 7 0 11쪽
17 17화. 23.10.22 4 0 11쪽
16 16화. 23.10.22 5 0 10쪽
15 15화. 23.10.22 7 0 11쪽
14 14화. 23.10.22 6 0 11쪽
13 13화. 23.10.22 8 0 10쪽
12 12화. 23.10.22 5 0 11쪽
11 11화. 23.07.20 16 0 12쪽
10 10화. 23.07.19 17 0 12쪽
9 9화. 23.07.18 18 0 12쪽
8 8화. 23.07.17 17 0 12쪽
7 7화. 23.07.16 21 0 12쪽
6 6화. 23.07.16 16 0 11쪽
5 5화. 23.07.15 29 0 12쪽
» 4화. 23.07.14 26 0 11쪽
3 3화. 23.07.13 26 0 12쪽
2 2화. 23.07.13 40 0 13쪽
1 1화. 23.07.11 7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