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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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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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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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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DUMMY

019화.






확실히 느낌이 있었다. 살을 뚫는 느낌이.


“캬. 역시 빌랜드라니까?”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오히려 웃고 있었다.


여자는 그때 깨달았다.


살을 뚫었다는 것이, 그저 느낌일 뿐이었다는 것을.


남자는 어느 때처럼 내지른 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웃고 있었다.


여자에겐 부숴버리고 싶은 얼굴이었다.


“확실해. 확실해. 아주 많이 늘었어.”


하른은 특유의 몸짓으로 박수를 쳤다.


하른이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음에도 빌랜드는 아까 전과 같이 미간이 모아진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른이 박수를 치다말고 그런 빌랜드의 얼굴을 한 번 힐끗 보고는 말했다.


“진짜로... 구경만 한다니까...?”


하른이 이전 보다 훨씬 가냘픈 소리로 되뇌었지만 빌랜드에게서 답은 없었다.


하른이 그런 빌랜드의 반응을 보고선 깊게 한숨을 쉬었다.


딱 봐도 돌아가야 할 느낌이었다.


“알았어. 그냥 돌아가지 뭐...”

“아니.”


그런 하른의 말을 끊은 건 여자였다.


“어딜 다시 도망가려고.”


여자는 아까 전, 빌랜드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손에 힘을 모아 하른을 향해 뛰쳐 들었다.


이곳은 방금 전과 달리 빛도 들어오고 있었고 주위도 밝았다. 훨씬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한층 가벼워진 여자의 몸놀림이 하른을 덮쳤다.


순간 오른쪽으로 하른이 몸을 기울였다.


“어이고.”


가볍게 여자의 공격을 피한 하른이 반사적으로 주먹을 내질러 여자의 배를 가격하려 했지만 코앞에서 멈추었다.


아직 수련 중인 이한테 굳이 공격까지 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하른이 주먹을 멈춰선 지점에서 손가락 한 개를 펴 여자의 몸을 찔렀다.


“1 대 0이야.”


그렇게 말한 하른이 빙긋 웃으며 여자를 돌아봤다.


하른의 말이 뱉어짐과 동시에 여자의 기운이 솟구쳤다.


아까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양이 여자에게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른이 그걸 보고는 여자의 몸을 찔렀던 손으로 뺨을 긁적였다.


“차라리 때리는 게... 나았을라나?”

“죽어.”


여자의 말은 몸 속 깊은 곳에서 나온 것처럼 낮고 짧게 뱉어졌다. 여자가 아까 전에는 자신의 손에만 두르던 것을 몸 전체에 두르고 하른을 향해 돌격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여자의 주먹질이 계속 됐다. 모두다 하른의 급소를 노려서. 손을 내지르고 몸을 내밀어가며. 공격 일변도가 시작됐다.


하른이 여자의 공격을 상체를 움직이고 뒤로만 물러서며 피하고 있자 여자가 더 하른을 향해 바짝 달라붙어왔다.


여자가 자신의 주먹이 내질러지는 거리보다 아주 조금 더 앞으로 나왔을 때, 하른이 뻗어 나온 여자의 무릎을 발로 찼다.


오른쪽 무릎이 가격 당하자마자 여자의 몸이 기울고 앞으로 뻗어나가던 힘 그대로 발이 끌렸다.


하른은 자신에게 등을 보인 여자의 엉덩이를 다시 한 번 더 발로 힘껏 찼다.


“둘. 2 대 0”


쾅!


여자는 하른에게 가격 당하자마자 그대로 벽에 몸이 박혔다.


하른이 발로 차고는 아차차하는 표정과 함께 빌랜드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표정의 변화는 없어 보였다.


하른은 아주 다행이란 표정을 하고 앞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주먹이 시야를 완전히 가려오고 있었다.


이건,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른은 몸을 최대한 빼면서 충격에 대비했다.


여자의 힘에 붕 뜬 하른의 몸이 여자가 보여줬던 그대로 벽에 가 박혀 버렸다.


굴의 돌들이 떨어지는 소리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2 대 1.”


여자가 그렇게 말하곤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남자가 나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이번엔 저 남자가 공격해 올 것이었다. 타이밍만 맞추면 될 일이었다. 자신의 공격을 맞출.


그렇게 남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던 여자가 들은 건 다른 남자의 목소리뿐이었다.


“멈추지 타락한 천사.”


여자는 그 말을 듣고 뇌를 통해 인지하고 나서야 자신의 눈앞에 뭔가가 다가와 있음을 알았다.


남자의 주먹이 날아온 곳으로, 뒤이어 공기가 압축되어 밀려 나오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모든 털이 그가 만든 바람에 휘날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이. 좀만 더 늦게 말하지. 빌랜드.”


여자는 그제서야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까전과 같이 분명히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미소 어딘가에서 살의가 느껴졌다.


그 살의는 여자가 가졌던 그 어떤 것보다 원초적이었다.


여자의 몸이 그 본질에 반사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리고 그대로 쓰러졌다.


“...”


하른은 여자가 그대로 쓰러지는 것을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나 진짜 안 쳤어? 진짜로?”


그렇게 말한 하른이 쓰러진 여자에게 다가가 여자의 어깨를 붙잡고 마구 흔들었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이 여자야! 난 진짜 안 쳤다고.”


하른이 빠른 속도로 여자의 몸을 흔들었지만 여자는 깨어날 생각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여자가 깨어나지 않자 빌랜드가 입을 열었다.


“그대로 놔두지. 쉴 때도 됐으니까.”


퍽.


하른이 그 말을 듣자마자 여자의 몸을 내팽개쳤다.


“안 그래도 팔 아프던 참이었어.”

“구경하러 왔다는 건 진짠가? 타락한 천사.”

“진짜지. 그럼.”

“바깥은 어떻지? 지낼 만한가?”

“그럭저럭?”


하른이 굽혀있던 바람에 찌뿌둥해진 무릎을 쫙 피곤 양손을 높이 올려 기지개를 켰다.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심심해.”

“다행이군.”


말을 하며 하른을 본 빌랜드는 하른에게서 자신의 제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자는 이제 기절을 넘어 자고 있었다.


“보는 대로. 잘 되어가는 중이지.”

“좋겠어. 이렇게 괜찮은 제자도 만나고 말이야.”

“덕분이군.”

“그런 말 들으려고 한 게 아닌데. 어쨌든.”


하른이 손을 내리고 말했다.


“시간을 좀 때우려고 왔어. 기다릴 일도 있고 해서.”

“안에 있는 이들을 보러 갈 건가?”

“어우.”


빌랜드의 말을 들은 하른이 아까 전의 여자가 한 것과 거의 똑같이 몸을 떨었다.


“무슨 난리를 피울 줄 알고 안 가. 안 가.”

“그럼 여기 좀 있다 가지.”

“빌랜드. 너는?”

“난 내 제자를 데리고 안으로 가봐야지. 깨어나긴 해야하니까.”

“...”


하른은 그러면 놀 거리가 없어지지 않냐는 아주 단순한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한 일이었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진 않았다.


빌랜드는 말을 끝낸 뒤에 쓰러진 여자를 등에 업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 여자 이름은 생각해 둔 거 있어?”


하른이 물었지만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른은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그 자리에 곧바로 벌러덩하고 누워버렸다.


“심심해서 왔다니까. 다시 혼자로 만드냐고.”


텅 빈 굴엔 하른의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하른은 자신의 특기인 시간 죽이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


아침이 되었고 넬라는 이제 몸을 움직일만 해졌다.


몸이 움직여지자마자 넬라는 자신의 일터를 향했다.


건물의 문을 열고 그 사이 쌓인 먼지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도록 창을 열고 곳곳을 가볍게 털었다.


넬라가 문을 열자마자 남자 두 명이 문쪽으로 들어왔다.


“넬라. 아프다면서.”

“그래. 영감님이 아파서 당분간 일 못한다고 하시던데.”


넬라는 젊은 두 남자의 말에 치우고 들고 있던 먼지떨이를 그 자리에 두고 답했다.


“이제 움직일만해져서요.”

“그럼 내 거 수렌 마을로 곧바로 보내야 하는 건데 처리 좀 해줄 수 있을까? 맨날 보내던 길드로.”


남자의 말을 듣자마자 넬라가 두 손을 정중히 모으고 머리를 숙였다.


“죄송해요. 당분간 일은 더 받지 않을 생각이에요.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요.”

“진짜야? 넬라?”


넬라의 말에 서류를 건네려던 남자가 눈에 띄게 아쉬워했다.


“하... 그럼 내가 또 다시 직접 처리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넬라는 그 뒤로 몇몇 이들에게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했고 자신에게 남아져 있던 몇 가지 일들을 처리했다.


남겨진 일을 모두 처리한 넬라는 그제야 자신이 진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깃펜을 잡았다.


깃펜을 잡고 종이도 폈지만 넬라는 선뜻 손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넬라의 머릿속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어디까지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고, 감당할 수 없는 것인지. 이제는 그저 며칠 간 일어났던 일들이 다 거짓말 같기도 했다.


자신이 꿈을 꾼 건 아닐까? 그렇게 부정을 해가면 해갈수록 넬라의 마음 한 켠에선 어떤 것을 적어야 하는 건지 정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넬라는 자신이 보고해야 할 것을 모두 적은 다음 정리했던 서류 가장 위에 그것을 올려놨다.


넬라는 자신의 가슴을 가득 채우는 서류를 들고선 우편을 부탁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려 했다.


그때 한동안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넬라는 이전과는 다르게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차분하게 고개를 돌렸다. 예의 그 남자가 눈앞에 있었다.


넬라는 남자의 얼굴 한 번 보고는 다시 자신이 정리하던 서류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입을 열었다.


“의뢰비를 받으러 오신 건가요?”

“뭐. 그렇지?”


하른은 그렇게 말한 뒤에 머리를 긁적였다. 넬라는 하른의 말에 아무 대꾸 없이 자신의 주머니에 미리 준비해 놨던 은화 하나를 꺼내 책상 위에 얹었다.


“여기 있어요.”


하른은 넬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갔다.


넬라에겐 차분하게 걸어오는 하른의 발걸음이 너무 느리게 느껴졌다.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걸 느끼며 넬라는 숨을 참고 자신이 보고 있던, 서류와 책상 그 중간의 시선에 더욱 집중했다.


그러지 않고선... 멈추지 않고 몰려오고 있는 자신의 동요를 들킬 것 같았으니까.


“진짜 은환가?”

“맞아요.”

“그래?”


넬라는 말을 하면서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저 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기만 바랬다.


하지만 넬라가 그렇게 바래도 시간은 멈춘 것처럼 흐르지 않았다.


넬라가 정말 시간이 멈춘 것이 아닌가 착각하고 있을 때,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너. 나에게서 뭔가가 느껴지나?”


넬라는 자신의 심장을 관통하는 말에 아래 감춰두고 있던 손을 떨었다. 하지만 넬라는 간신히 반대 손으로 떨리는 손을 빠르게 붙잡을 수 있었다.


“뭘 말이죠?”

“그래?”


하른은 여자의 팔이 떨리는 걸 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일을 하나 더 주지.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재밌는 일이었으면 싶은데. 어떤가?”


넬라는 그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올려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자 입이 떨어지려하다 멈추고 다시 입술이 저절로 닫혔다.


넬라의 본능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 다음 대답이, 넬라의 삶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넬라가 간신히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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