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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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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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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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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456

작성
23.07.1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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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DUMMY

006화.






남자가 입을 열었다.


“바깥의 이들은 그리 괴물을 쉽게 잡나?”


하른이 남자의 말에 답했다.


“그럴 리가.”


하른은 아마 자신이 제일 잘 잡을 거라는 뒷말을 삼켰다.


채워지지 않은 하른의 위장이 고동 소리를 냈다. 고동 소리가 점차 잦아 들어가는가 싶더니 사라져버렸다.


“그런가.”


남자는 그렇게 하른에게서 다시 멀어져갔다.


남자를 따라 거처에 도착한 이후론.


하른이 다시 사냥에 불려가는 일은 없었다.


그동안 하른은 몇 가지 생각들을 했다.


그 생각들은 쉽게 길게 이어졌고.


몇 가지는 쓸모가 없었지만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엔 좋았다.


시간이 지나 10일차가 되는 날엔 다시 하른의 눈앞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그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그때와 똑같은 빳빳한 재질의 바지에 조끼 같은 걸 걸치고 있었고, 살짝 태운 피부에 입을 열자 하얀 이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남자가 하른을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가지.”


하른은 남자의 말에 과일을 따려던 창을 내려뒀다.


하른은 손에 묻어있던 흙을 툭툭 털어내며 남자가 사라지는 쪽을 살폈다.


남자가 사라지고 있는 쪽은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과 달랐다. 하른이 남자가 사라진 곳을 빤히 쳐다보다 그 뒤를 따랐다.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나무 기둥들을 삼키고 있는 것처럼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갔고 높이가 충분히 낮아지자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보이는 건 수풀뿐이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시야가 탁 트였을 때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지?”


남자가 하른을 향해 물었다.


둘의 시야엔 마차 하나가 보이고 있었다.


하른은 대답 대신 마차의 뒤쪽에 자리 잡았다.


하른이 마차의 뒤쪽에 자리 잡자 남자가 하른이 들어간 문 사이로 머리를 내밀며 말했다.


“자리는 이쪽.”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앞쪽으로 손짓했다.


“불만은 없겠지?”


남자의 엄지 끝은 마차의 바깥 쪽 자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른은 남자를 바라보다가 마차를 내려 앞자리에 앉았다.


하른이 자리에 앉자 남자가 하른 옆에 자리 잡으며 다시 입을 열어왔다.


“다시 한 번 묻게 하는 군. 이름이 뭐지?”


하른이 남자의 거듭되는 물음에 대답을 해주려다 입을 닫았다.


이름.


하른이 입을 열었다.


“이름 같은 건 진작에 버려 버렸지.”

“좋아.”


남자는 하른이 대답을 하자마자 채찍을 휘둘러 마차를 출발시켰다.


말은 채찍질을 당하자 귀찮다는 듯이 히히힝 하고 소리를 냈다.


말의 상태는 꽤나 좋았다. 아마 셋 중에 가장 건강한 듯 했다.


마차는 빠른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괴물을 잡았다고 하던데.”


말의 떼어지고 있는 발처럼 남자의 입은, 쉴 새 없이 떼어졌다. 하른은 그 사실이 귀찮았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던가?”

“그래. 그리고 저들은 그런 걸로 거짓말 할 이들이 아니고 말이지.”


하른은 남자의 대답에도 앞쪽을 보고 있었다.


남자가 입을 연 건 시간이 조금 지난 뒤였다.


“대화를 하기 싫나?”

“뭐.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나?”

“그럼.”


남자가 뜸을 들였다 뒷말을 이었다.


“넌 저들이 왜 저기서 저러고 있는지 알고 있나?”


하른이 남자의 말에, 창과 활을 들었던 이들을 생각했다.


하른은 입을 조금 열었다 뗀 뒤에 답했다.


“그건 궁금하군. 왜지?”

“저들은 자신들도 괴물과 같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하른은 남자의 대답에 멀어져 가는 작은 나무 기둥을 하나 보며 말했다.


하른이 그것을 들었던 외눈박이를 생각했다.


“그럴 듯한 생각이군.”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하른을 보지 않고 정면을 보고 있었다. 아마 남자는 자신이 멈출 수 있다면 마차를 멈추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기 시작한 말은 멈추기 쉽지 않았다.


남자는 채찍을 한 번 더 휘두르곤 말했다.


“미친 생각일 뿐이야.”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쳐두지.”


하른이 답하자 남자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둘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데려다 줬으면 싶은 곳이 있나?”


하른이 답했다.


“사람이 많은 곳으로.”

“그래? 좋군. 근처에 도시 하나가 있어. 사람이 꽤 많긴 하지만 데려다 줄만한 곳은 아니군. 조금 더 멀리 가야할 거야.”


남자가 다시 한 번 채찍질을 했다.


“그곳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하른이 남자의 말에 답했다.


“어디 팔러 간다는 말을 길게도 하는군.”

“하하. 하하.”


남자가 웃으며 앞을 계속 바라봤다.


“나도 이 골칫덩이를 어떻게든 없애야 하니까.”

“대충 데려다 주면 적당히 해보도록 하지.”


그렇게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마차는 빠르게 나아갔다.


그리고 하른이 봤던 나무 기둥은 계속해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


마차가 긴 행렬의 뒤꽁무니를 따르기 시작했다.


남자는 한 동안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적당한 신분으로 저기를 통과하게 될 거야.”


남자는 그렇게 말하곤 성문 앞을 가리켰다.


그리곤 곧바로 사족을 붙였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다 해도 저기서 일으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닐 거야.”

“충고는 고맙군.”

“그러면 안에 들어가서는 잠자코 날 좀 따라줘야겠는데.”

“그럴 거 같지 않은데.”


남자는 자신의 말에 한 치의 동의도 하지 않는 자신 앞의 핏덩이에게 화를 내려다 참았다. 남자는 빚을 갚는 중이었다.


남자의 차례가 오자 뾰족한 창을 들고 얼굴까지 덮인 은색 갑옷을 입은 이에게 능숙하게 말을 꺼냈다.


“이 구역을 통과하는 상인이오.”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경비가 남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남자는 경비의 손길에 자신의 품 안에 있던 엷은 나무색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은백색 갑옷을 입은 그가 그것을 훑다 남자의 옆에 타고 있는 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옆에 있는 건 뭐지?”

“보면 모르오? 내 제자요.”


창과 종이를 든 이가 남자의 말에 의심을 품었다.


“얼굴 확인을 해야겠는데.”


경비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가 하른을 자신의 앞쪽을 당겼다. 하른의 몸이 구부정하게 당겨졌고 몸을 구부린 남자가 하른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다가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제자 맞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암. 그렇지.”

“이렇게나 야위어 있는데?”

“좀 엄하게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경비는 남자의 말에도 의심의 눈을 풀지 않고 남자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러다가 다시 남자가 건넸던 종이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너희 상단으로 연락을 넣겠다. 그리고 너의 이름 또한 내가 기억해 놓도록 하지. 스벤.”

“알겠습니다요. 걱정하지 마십쇼.”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몸을 굽히며 손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 대고 인사짓 비슷한 걸 하자 경비가 남자에게 종이를 다시 건네줬다.


그제야 남자는 다시 채찍질을 할 수 있었다.


마차가 움직이고 말이 아까 전보다는 확연히 느린 속도로 성문을 통과하기 시작하자 하른이 입을 열었다.


“정말 원활하게 통과하는군.”


하른의 말투는 명백하게 비꼬는 말투였다.


남자가 하른을 향해 뭔가를 말할 것처럼 이빨에 힘을 굳게 주었다가 풀었다.


남자는 애꿎은 자신의 말을 향해 채찍질을 한 번 더했다.


말은,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내려진 새로운 명령에 어떡해야 할지 몰라했지만 이내 제정신으로 마을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그곳에서 가장 똑똑하게 굴고 있는 건 말과 마차뿐이었다.


-


말의 속력이 줄고 마차가 멈추고 있었다. 남자가 마차를 완전히 멈춰 세우곤 말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지.”


남자가 마차에서 내려 길 안쪽으로 걸어갔다.


주변을 걸어가는 이들은 말과 마차에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도시는 하른이 바랬던 대로 붐볐고 남자가 말한 것처럼 오래 머물만한 곳은 아닌 듯 했다.


하른은 지나가는 이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들의 얼굴은 하른이 아는 얼굴들과 달랐다. 여러모로.


하른은 자신이 아주 멀리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이 땅 위일 것이었다.


하른은 날을 잡아 자신의 피부를 태울 생각을 했다.


멀리서 남자가 다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남자는 어디서 구했는지 짚으로 만든 챙 모자를 자신의 머리에 얹은 채였다.


“내리지.”


하른이 남자의 말에 잠자코 마차에서 내렸다.


하른은 지금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었다.


“저 앞에 저 표시가 보이나?”


남자가 그렇게 말하곤 길을 따라 이어진 수많은 흙으로 지어진 듯한 건물 벽 중에 하나를 가리켰다.


“우리가 가야할 곳이지.”


하른이 남자의 말에 답했다.


“나까지 꼭 가야하는 건가?”


남자가 하른의 말에 즉각 답했다.


“나도 내 목을 내걸고 일을 하고 싶진 않아서 말이야.”


하른이 남자의 말에 남자의 표정을 확인하려 했지만 남자가 챙을 이용해 가리고 있었다.


남자는 하른이 마차에서 내리자 곧바로 자신의 손가락이 가리켰던 흙으로 만든 건물의 나무문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하른을 데려간 곳엔 어떤 여자가 검은색 천을 자신의 얼굴만 간신히 보이도록 잘 여미고 있었다.


눈과 코만 보이도록 잘 여민 천이었지만 검은색 천 사이로 빨간색 머리카락이 보이는 듯 했다.


“얘야?”


여자의 말에 스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무 어린데?”

“내가 말했잖아. 어리다고.”

“신분은 보증할 수 없고?”

“그래.”


스벤의 말에 여자가 하른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 일단.”


여자는 그렇게 말하곤 하른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하른은 그걸 맞잡을 생각을 하기는커녕 바라만 봤다.


하른이 가만히 있자 여자가 내밀었던 손을 자신의 뒷머리 쪽으로 가져가며 검은 천 위를 긁었다.


“내가 말했잖아. 어리다고.”

“...”


머리를 긁던 여자는 스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출발은 바로 내일 아침이야. 챙길 건 없지?”

“왜 없어? 하나도 준비 못했는데.”


스벤이 그렇게 말하며 하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니까 얘 좀 봐주고 있어. 사고 안치게.”

“뭐?”


여자가 눈에 띄게 발끈했다.


“내가 얘 보모야? 사고치나 보고 있게?”

“어차피 오늘 장사는 닫았고 내일 아침까지 할 것도 없잖아? 난 간다. 밤 늦게나 돌아올 거야. 그때까지 잘 부탁할게.”


스벤은 그렇게 말하며 하른을 살짝 밀어내고는 나무문을 통과해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여자는 하른과 나무문을 번갈아 보다가 자신이 있던 카운터의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 버렸다.


하른은 아무도 없는, 탁자 몇 개가 있는 공간에 빈 의자를 찾아 앉았다.


어디에 앉든 다 하른의 차지였다. 하지만 하른은 이곳저곳을 넘어 다닐 생각이 없었다.


하른이 자리에 앉아있자 아까 전의 여자가 카운터 옆을 지나쳐 하른 쪽을 향해 다가왔다.


여자는 한 손엔 목이 긴 병 하나를, 한 손엔 높이가 적당하고 넓이가 평평한 그릇 하나를 쥔 채였다.


여자는 두 개 모두를 하른이 앉은 탁자 앞에 내려놓고 말했다.


“적당히 먹어둬. 내일 아침 빠르게 출발해야 할 거니까.”


그렇게 탁자 위에 올려진 목이 긴 병 안에선 코끝이 찡할 정도의 술 냄새가 올라왔다.


하른은 허여멀건 국물이 있는 그릇보다 목이 긴 병을 먼저 잡아들었다.


하른이 긴 병을 제치고 안에 있던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자 여자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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