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66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4
조회
7
추천
0
글자
10쪽

13화.

DUMMY

013화.






순식간에 배가 뚫린 그녀가 하른을 바라봤다.


하른은 그녀의 배에 구멍을 낸 뒤에도 평안한 표정이었다.


그녀가, 뚫려 버린 자신의 배 구멍에 손을 가져다 대자 피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피를 붙잡으려 했지만 몸에서 나온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갔다. 하른이 말했다.


“아. 설명이 조금 부족했나?”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반박을 하려 했지만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가느다란 입이 얼굴과 동떨어져 떨리고 있었다.


하른이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서 데려가려 했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쉬운 방법을 고르는 중이지.”


그렇게 말하곤 하른이 검지를 들어 올렸다.


“첫 번째 방법을 골랐달까?”


그녀는 하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정신을 잃어갔다.


하른이 죽기 직전의 그녀를 받아들고 자신의 공간이 집어넣었다.


하른이 자신의 공간 속으로 사라진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 나쁘진 않을 거야. 거기가.”


하른이 말하자 ‘스스스스스’하는 소리와 함께 빌랜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내가 알던 대로야. 타락한 천사.


하른은 새어나오는 빌랜드의 말을 끝으로 검은색 문과 여자가 자신 앞에 형상화 하려던 공간, 그리고 그 아래에 펼쳐진 도시 전체를 지워버렸다.


하른에게서 뿜어져 나온 검은색 연기가 도시 전체를 감싸는가 싶더니 도시가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없어졌다.


원래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하른이 깨끗해진 시야에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하니까. 속이 울렁거리네.”


하른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하른의 뒤로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른의 앞에 다시 숲길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


3일 정도가 지났을 때.


하른에게로 그녀의 목소리가 처음 들려왔다.


-당장... 여기서 날 꺼내.


하른은 여관 안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움직임이 거의 없던 그가 고개를 쳐들자 옆 식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이가 하른을 옆눈길로 쳐다봤다.


하른은 그가 쳐다보건 말던 자신이 들었던 말을 기억해냈다.


‘조금 빠른데?’


분명히 그녀의 목소리가 맞았다.


하른이 기쁜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꽤 하는데.”


하른이 입을 열자 다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여기서 날 꺼내라고.


하른은 그녀의 목소리 안에 분노가 녹아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아직 멀었단 소리였다.


하른이 입꼬리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말을 이었다.


“다음번에 말을 걸 수 있을 땐, 제대로 상대 해주도록 하지.”

-다음번이라니. 지금 당장...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 건 거기까지였다.


하른이 그녀의 목소리가 끊어짐과 동시에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하른이 자신 앞에 있던 맥주를 조금 더 들이켰다.


하른이 혼잣말을 하고 웃자 건너에 있던 남자가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른이 그런 그를 쳐다보며 입에서 막 때었던 잔을 들었다.


그러자 건너편에 있던 그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신 앞에 있던 잔을 맞들어 올렸다.


그렇게 하른이 완전히 맥주를 다 마시고 사라지자, 하른과 눈이 마주쳤던 남자가 하른이 사라지는 곳을 눈길로 뒤쫓았다.


하른이 완전히 사라지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쟤가 걔지? 그?”

“그래. 맞아. 그러니까 괜히 시비 걸릴 짓 하지마.”


대답을 한 건너편이가 말하곤 그 또한 자신 앞에 있던 맥주를 홀짝였다.


그가 거기서 말을 멈추자 남자에게 말을 걸었던 이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소문이 사실은 아니겠지?”

“뭐. 거짓말이라는 얘기가 많지.”

“그렇지? 아무래도 그렇지 그놈들을 혼자서 다 때려눕혔다고?”


남자가 잔을 내려다놓고 말을 이었다.


“뭐 궁금하면 확인해 보던가.”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잔을 들고 있는 이가 떨떠름하게 답했다. 남자는 대답 대신 쓴 맥주를 들이켰다. 맥주가 목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갔다.


조용한 도시에 바람이 불고 있었다.


*


“할 일을 찾고 있는데.”


하른이 입을 열자 하른 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여자가 하른을 위아래로 훑었다.


여자의 가느다란 눈은 뭔가를 찾고 있었다.


위아래 곳곳을 굴러다니던 눈이 뭔가를 찾아내진 못했지만 끝끝내 하른의 얼굴을 향했다.


하른이 자신의 눈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여자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을 할 수 있는데요?”

“어떤 일이든.”

“보증서는요?”

“잃어버렸군.”

“보증서 없이는, 내어드릴 수 있는 일은 없네요.”


하른이 답했다.


“그런가?”

“네.”


하른이 입을 다셨다.


하른의 느낌으론 단호한 여자에게서 다른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하른이 오늘도 별 성과 없이 여관으로 돌아왔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방에 들어간 하른은 나무 침대에 몸을 던졌다.


허름한 곳이라도 앞으로도 지붕이 있는 곳 아래에서 자려면 일을 구해야 할 게 분명했다.


엎어진 채 생각했다. 시간을 죽일 때였다.


하른은 내일은 무기 같은 걸 하나 구해보기로 했다.


*


길을 걷고 있던 하른의 다리 왼쪽엔 못 보던 검 하나가 채워져 있었다.


적당한 길이의 검은, 다리에 매어져 있는 것 같은 모양새였지만 실제로는 하른의 다리와는 조금 떨어져 떠있었다. 검은색 구가 그 작은 틈새를 매웠다.


어쨌든 길을 걷던 와중 하른의 뒤에 공간이 열렸고, 그녀가 다시 하른 앞으로 튀어나왔다.


앞으로 구르며 역동적인 모양새로 굴러 나온 그녀가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하자마자 하른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올라간 눈꼬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이 X같은 새끼.”


하얀빛 살결의 오른쪽 주먹은 하른의 인중을 노리고 정확히 내질러왔지만 닿는 건 없었다.


그녀의 자세가 조금 흩으러 졌지만, 곧바로 중심을 잡았다.


그녀는 하른이 자신의 뒤에 있을 걸 예상하고 겨드랑이가 닿은 채로 팔꿈치가 내질러졌지만 이번에도 닿는 건 없었다.


하른은 그녀가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동작을 지켜보고 있었다.


감상을 끝낸 하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녀의 두 발을 멈추게 했다.


하른의 두 손바닥이 느릿하게 마주쳐지자 그와 함께 그녀가 있던 공간이 멈췄다.


“대단해.”

“그 주둥아리 찢어버리기 전에 닥쳐.”

“거친 입담도 제대로 배워왔군.”


그녀가 몸을 버둥거리며 다시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움직이려 하면 할수록 그물망에 갇힌 물고기처럼 주변의 힘이 자신을 더 얽매어져 오는 걸 느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런 그녀를 보다 하른이 입을 열었다.


“한바탕 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하른이 입을 열었음에도 그녀의 두 손과 발은 멈추지 않았다. 하른이 뒷말을 빠르게 이었다.


“너에게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빠르게 설명하지.”


하른이 다시 한 번 검지를 들어올렸다.


“다시 들어가게 되면, 빌랜드에게, 자신이 인정 받은 것인지 물어. 알겠나?”


하른은 자신의 말이 그녀의 화남과 별개로 머리에 잘 전해졌길 바랬다. 그리곤 두 번째 손가락을 펼쳤다.


“그게 아니라면 인정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말이 끝나가며 하른의 힘이 풀려갔고 그녀의 형체가 다시 흐릿해지고 있었다.


다시 돌아갈 시간이었던 것이다.


다시 실체화가 풀리고 있는 그녀를 보며 하른이 미소를 지었다.


“다음번에도 다시 볼 수 있길 바랄게.”


하른의 그 말과 함께 그녀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진 공간 뒤로 하른의 입 끝에 돌던 마지막 말이 뱉어졌다.


“진심으로.”


하른은 주변이 다시 흘러가는 것을 느끼며 가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


“일을 하기 위해 뭘 하면 되지?”


또 다시 찾아온 하른에게 여자의 눈이 자신이 쥐고 있던 서류에 고정된 채 입을 느릿하게 열었다.


“자신을 증명하면 되죠.”

“어떤 방식으로?”

“마을 밖으로 나가서 마물이라도 한 마리 잡아오세요. 그러면 제가 드릴 일이 생길지도 모르죠.”


여자가 읽고 있던 서류를 펄럭거리곤 뒤로 한 장 넘겼다.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죠.”


말이 끝났음에도 하른이 끈질기게 서있자 여자가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면 허드렛일이라도 좀 하던가요.”


여자의 말에 하른이 환하게 웃었다.


“그거 좋은데? 어떤 일이지?”

“수로로 가보세요. 수로 끝에 쓰레기들이 좀 쌓여 있을 거예요. 치우고 오는 게 일이에요.”

“보수는?”

“깨끗하게 치우고 오면 5동을 드리도록 하죠. 대신 검사를 할 거에요.”

“좋군.”


하른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가 말을 이었다.


“수로는 마을을 나가 왼쪽으로 물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가면 되고 쓰레기를 파내려면 삽이 필요한데 원한다면, 빌려드릴게요.”

“좋아. 깨끗하게 쓰고 돌려주지.”

“에른! 창고에서 삽 하나 들고 와.”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키가 작은 남자 아이가 삽 하나를 가져다 줬다.


하른은 삽을 어깨에 걸쳐 매고 건물을 나섰다.


건물을 나서는 하른에게 여자가 말을 덧붙였다.


“깨끗하게 하고 와야 해요!”


나무문이 삐걱거리며 닫히는 소리에 하른이 답했다.


“그건 또 내 전문이지.”


하른은 오랜만에 콧소리가 나는 걸 느끼며 가볍게 걸었다. 하른의 발이 그 어느 때보다 사뿐하게 나아갔다.


*


수로를 찾는 건 쉬웠고 하른은 밤이 올 때까지 수로 근처의 쓰레기를 파냈다.


산더미만한 쓰레기를 파냈음에도 하른의 옷은 깨끗했지만,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나와 몸을 적시고 있었다.


뭉텅이 같은 쓰레기를 한 번 더 파내곤 하른이 파내던 삽을 땅에 박고, 이제 수로에서 졸졸 흐르기 시작한 물줄기를 보며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휴. 이제 뭔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네.”


하른이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덜 흐르는 물줄기를 발로 밟아 찰박거렸다.


“흠. 그런데.”


물줄기를 찰박거리던 하른이 고개를 들어 수로 안쪽을 바라봤다.


“한참은 더 파내야 할 거 같은데? 뭐가 있는 거야 안에?”


하른이 그 말을 끝으로 바닥에 꽂혀있던 삽을 빼내어 어깨에 걸쳤다.


“읏차.”


여느 때처럼 허리를 곧게 펴고 수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어떤 덩치 큰 놈이 이 수로를 막고 있는지 알아보자고?”


하른의 말소리가 수로 안보단 덜 짙은 밤의 어둠에 묻혀 사라져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화. 23.10.22 9 0 12쪽
21 21화. 23.10.22 5 0 10쪽
20 20화. 23.10.22 5 0 9쪽
19 19화. 23.10.22 4 0 11쪽
18 18화. 23.10.22 7 0 11쪽
17 17화. 23.10.22 4 0 11쪽
16 16화. 23.10.22 5 0 10쪽
15 15화. 23.10.22 7 0 11쪽
14 14화. 23.10.22 6 0 11쪽
» 13화. 23.10.22 8 0 10쪽
12 12화. 23.10.22 5 0 11쪽
11 11화. 23.07.20 16 0 12쪽
10 10화. 23.07.19 17 0 12쪽
9 9화. 23.07.18 18 0 12쪽
8 8화. 23.07.17 17 0 12쪽
7 7화. 23.07.16 21 0 12쪽
6 6화. 23.07.16 16 0 11쪽
5 5화. 23.07.15 29 0 12쪽
4 4화. 23.07.14 26 0 11쪽
3 3화. 23.07.13 26 0 12쪽
2 2화. 23.07.13 40 0 13쪽
1 1화. 23.07.11 7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