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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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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96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7
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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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0화.

DUMMY

020화.






하른은 마차에 앉아 있었다. 도시를 떠난 지는 이미 3일이나 지나 있었다.


하른이 맡은 일은 간단했다.


꽤 직위가 높아 보이는 여자 한 명을 옆 마을에 다녀오는 동안 호위를 하면 된다는 것.


재미있는 일인가에 대해선 아직 확신이 들진 않았다.


그렇게 하른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중 마차가 멈춰 섰다.


고개를 돌리자 창 너머로 길게 이어진 평평한 돌바닥들이 보였다. 돌바닥 끝엔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세로로 적당히 세워진 건물들은 거리를 지나는 마차들과 퍽 어우러지는 색들이었다.


멈춰선 마차는 다시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하른은 천천히 여자가 있는 쪽을 쳐다봤다.


여자는 처음 마차를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꼿꼿하게 허리를 피고 두 손을 무릎 위로 포갠 채 앉아 있었다.


하른은 여자를 보던 눈빛을 돌려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그 사이 마차의 유일한 문으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열려지지 않은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도착했습니다.”


여자는 그제야 시선을 돌려 하른을 쳐다봤다.


여자의 표정은 무표정이었고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눈빛으로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하른은 여자의 눈빛을 똑같이 무표정하게 받아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던 하른이 입을 열었다.


“뭐 묻고 싶은 게 있나?”

“넬라랑은 무슨 관계 시죠?”


여자의 말에 하른이 눈을 돌리며 답했다.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지.”

“...”


하른이 여자가 답이 없자 다시 입을 열었다.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나?”


하른이 물었지만 이번에도 여자에게선 답이 없었다.


여자는 자신의 드레스를 집어 올리더니 그대로 마차에서 내렸다.


하른은 그대로 마차에 탄 채 있었다.


여자가 마차에서 내릴 때 마차의 높이가 아주 조금 더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른은 여자가 나간 뒤에도 창을 통해 바깥을 바라봤다.


생각보단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내리시겠습니까?”


말을 건넨 남자는 오른손을 몸에 붙여 자연스럽게 왼쪽 어깨에 올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도 따라가야 하나?”


남자는 대답 없이 미소를 지었다.


하른은 남자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마차를 나갔다.


하른이 움직이자 뒤에선 마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른이 향하고 있는 곳은 큰 저택이었다.


저택의 문은 이미 열려 닫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른은 여자가 들어갔을 법한 저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택 입구 왼쪽엔 발톱을 드러낸 조각상이, 오른쪽엔 날개가 펼쳐진 조각상이 침입자를 경계하고 있었다.


하른은 귀여워 보이는 두 조각상을 구경하곤 안으로 향했다.


어차피 자신이 이곳에서 할 일은 없을 게 분명했다.


시간 때우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른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갑자기 이렇게 찾아오시다니요.”


말을 꺼낸 남자는 윗머리가 모두 벗겨졌고 풍채가 풍만했다.


남자의 대머리 양옆으로 절벽에 매달린 것처럼 끝부분만 남은 머리카락들은 온전히 정리가 되어 단정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무슨 전할 말씀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남자의 말에 여자는 드레스 끝자락을 한 번 잡고는 남자가 서있는 책상 앞으로 다가가 자신이 가져온 우편물을 위로 올렸다.


여자의 걸음은 우아했다. 느리고도 차분한 발걸음이 내어졌다 다시 돌아왔다.


여자는 다시 예의를 갖춘 뒤 입을 열었다.


“부디 뜯지 말고 전해주시죠.”

“그럼요.”


남자는 여자가 건넨 우편물을 조심스럽게 집어 자신의 책상 가장 위 서랍에 밀어 넣었다.


“그런데. 막내 분께서 이렇게 직접 움직이시다니 흥미가 동하는 군요.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시겠습니까?”

“아뇨. 제 하인들이 쉬면 곧바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말을 듣고선 빙긋 웃었다.


“차는 마음만 감사히 받도록 하죠. 그럼.”


여자는 다시 한 번 허리를 꼿꼿이 핀 채 숙이고는 자신이 들어왔던 방을 나섰다.


문 밖에선 집의 하인 두 명이 앞에서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앞에 있던 늙은 하인이 아주 깊게 인사를 하고는 앞장을 섰다.


복도의 틈 너머로 뻗어있는 하른이 보였다.


에슐리는 곧바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저택엔 침묵이 찾아오고 있었다.


*


한 밤 중에 하른은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저택 주변을 많은 이들이 감싸고 있었다. 하른은 빙긋 웃으며 몸을 재껴 앉았다.


하른은 검을 쓸까 하다가 맨손을 사용하기로 했다. 엊그저께 느꼈던 손맛이 그리웠던 것이다.


그렇게 하른이 한밤중의 불청객을 기다리는 사이 방 안에서 누군가 나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칼을 들고 등장한 이는 하른이 마차에서 내릴 때 봤던 남자였다.


남자는 일어나 있는 하른을 향해 빙긋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웃는 남자를 보고는 하른이 어깨를 한 번 으쓱하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힘을 쓰실 일은 없을 겁니다. 저들은 곧 돌아갈 테니까요.”


남자의 힘 빠지는 소리에 하른이 맥없이 답했다.


“그런가?”


하른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다시 원래 자리에 누워버렸다.


도중에 잠이 깼으니 뭔가로 눈이나 조금 가렸으면 싶었다. 잠시 깬 시간이 아까웠으니까.


남자는 하른이 눕는 모습을 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깥과 통하는 문을 봤다.


남자의 말대로 바깥에 모인 이들은 점차 흩어지고 있었다.


스무 명이었던 이들은 곧 열 명이 되었고 다섯 명이, 곧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남자는 뽑을 준비를 하고 있던 검을 그대로 두고는 자신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남자가 있는 곳은 이곳에서 두 번째로 가장 큰 방 문 앞이었다.


문 앞에 선 남자는 그대로 등을 기대 눈을 붙였다.


저택 주변은 다시 고요해졌고 침묵이 찾아오고 있었다.


*


“수고비로는 얼마를 받기로 했죠?”

“수고비?”


덜컹 거리는 마차 안에서 하른은 갑작스럽게 들은 말에 고민을 했다.


자신이 수고비를 받기로 했었나?


“뭐. 대충 15동화 정도였던 것 같군.”

“제가 배로 쳐드리도록 하죠. 대신.”

“대신?”


여자는 그 말을 하고는 하른의 눈을 쳐다봤다.


“제 밑에서 일 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하른은 여자의 말에 이 여자가 갑자기 뭔가를 잘못 먹었나 하고 쳐다봤다.


하지만 하른이 쳐다본 여자의 눈빛은 정확히 하른을 보고 있었고 표정에도 장난기는 없어 보였다.


그러자 하른이 입을 열었다.


“이유는?”

“유능해보이니까요.”

“충분하지 않군.”

“뭐가 충분하지 않죠?”


여자의 말에 하른이 빠르게 반박했다.


“재미와 이유가.”

“그런가요?”


하른의 대답에 여자가 빙긋 웃어보였다.


“하나는 제가 장담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척 재밌을 겁니다.”


하른이 여자의 말에 이전과는 다르게 반응했다.


“뭘 믿고 그런 얘기를 하지?”

“제 운명을 믿고요.”

“운명이라...”


하른이 여자의 말을 곱씹었다.


“그래? 그럼 나와 약속하나 하지.”

“약속이요?”


이번에는 하른이 여자를 보며 빙긋 웃고 있었다.


“만약 재미가 없어지면 끝인 걸로.”

“좋죠.”

“그럼 계약 성립이군.”


하른은 그렇게 말하며 여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 이름은 하른. 기억해 뒀으면 좋겠군.”


하른이 하는 말에 여자가 마주 손을 뻗으며 답했다.


“제 이름은 에슐리. 만나서 반가워요.”


하른은 여자가 뻗은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이 세계에선 두 번째로 하른의 이름하에 계약이 쓰여졌다.


그렇게 둘을 실은 마차가 대륙의 중앙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누나. 편지가 하나 왔어.”

“그래?”


넬라는 에른의 말에 정리를 하다 말고 편지를 건네받았다. 편지에는 넬라가 익히 아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에슐리님이네.”


넬라는 그렇게 대답하곤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앞치마에 손을 닦고는 커팅용 칼을 들어 편지의 봉인 부분을 뜯어냈다.


편지에는 한 장을 체 채우지 못한 글이 적혀 있었다.


“누나. 뭐라고 적혀있어?”


에른은 평소와 같은 호기심으로 물었다.


“응?”


하지만 넬라는 편지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에른의 말을 듣지 못했다.


“...누나?”


넬라는 그제야 에른의 말을 듣고는 답했다.


“응? 뭐라구?”

“편지에... 뭐라고 적혀 있냐구”


넬라는 에른의 말을 듣고는 에른의 머리를 차분하게 쓰다듬었다.


“별 말은 없었어.”


넬라는 그렇게 말하곤 읽은 편지를 다시 봉했다.


정말로 별 말은 적혀 있지 않았다.


하지만 넬라는 자신의 머리가 새까맣게 비어버리는 느낌을 느꼈다.


이것까지 자신이 예상했어야 하는 것일까?


이것까지?


도대체 무슨 수로?


넬라는 걱정하는 에른을 달래곤 치우던 집을 계속 치워나갔다.


그 날 넬라의 집은 먼지 한 톨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지만 집 안에 켜진 불빛은 꺼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넬라는 청소를 끝내고 목욕을 하며 뭔가를 씻어내고 싶은 듯이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닦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문질러도 그건 잘 씻겨내려 가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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