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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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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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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DUMMY

014화.






하른은 수로 안 쓰레기 냄새 사이에서 풍겨져 오는 시큼한 냄새에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하른이 코를 검지로 막으려 중얼거렸다.


“하여튼.”


쓰레기는 하른의 키보다 훨씬 높게 쌓여있었다.


일부로 수로를 막으려던 샘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뭔가가 꽉꽉 눌러 담아 있는 모양새인 건 분명했다.


하른이 매고 있던 삽을 앞으로 쭉 뻗어 대충 방향을 잡은 다음에 길이를 가늠해봤다.


불필요하게 쓰레기가 위쪽으로 쌓여져 있었다. 마치 뭔가를 가리려는 것처럼.


하른이 힘을 불어넣고 파내듯이 바깥에 가려져 있던 쓰레기를 한 움큼 옆으로 밀어냈다.


하른이 쓰레기를 밀어낼 때마다 더 위에 쌓여있던 쓰레기가 쏟아져 내려 빈자리를 채웠지만 어찌됐든 안에 오래 있을수록 피 냄새가 더 짙어져 갔다.


하른이 냄새에 더 인상을 쓰고는 이 공간 자체를 밀어버릴까 하다가 미간을 펴며 숨을 내뱉었다.


“참자. 참아.”


그러고서는 삽을 땅에 박아 넣고 손을 뻗어 흐물거리는 힘을 안쪽으로 깊게 쑤셔 넣고는 아무거나 그나마 딱딱하게 짚이는 것을 붙잡고는 집어 당겼다.


덕분에 쓰레기가 우수수 떨어져 뒤로 몇 걸음 더 뛰어야했지만 어쨌든 힘에 붙잡힌 한 가지가 하른에게 딸려 나왔다.


그건 힘줄이 과했고 발톱이 날카로운, 절대 인간의 것이라고 보기 힘든 팔 한 짝이었다.


팔은 쓰레기 더미 안에 오래 있었음에도 상태가 괜찮아 보였는데 부식이 된 것도 아니었고 흐물흐물해진 건 더더욱 아니었다.


하른이 이걸 손으로 직접 만져볼까 하다가 그만 둬 버렸다. 어찌됐든 불쾌한 건 매한가지 였던 것이다.


하른이 한 동안 그걸 살폈다.


쓸 만한가?


쓸 만해 보였다.


하른은 꺼내 확인한 것을 대충 눈에 넣어두고는 그걸 원래 있던 곳에 쑤셔 넣어 버렸다. 괜히 바깥에 꺼내 놓아 좋을 게 없었던 것이다.


“아. 이걸 어쩐다...”


웬 이상한 팔 한 짝을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놓은 하른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른이 느끼기에 이건 돈 냄새가 나는 일이긴 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었다.


이런 녀석들과 얽히기 시작하면 뒤가 구린 법이라는 것.


그렇다고 못 본 척 하기에도 캥기는 게 있었다. 떨어져 나온 지 꽤 되어 보이는 팔이 생각보다 싱싱했던 것이다.


하른이 몇 가지 방법 중에서 고민을 했다. 그러다 가장 정석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정석적인 게 좋지. 정석적인 게 좋아.”


하른이 그렇게 중얼거리곤 수로 밖을 향해 나갔는데 하른이 있던 곳에 뭔가가 그르릉 거리는 느낌이었다.


수로 밖으로 완전히 나간 하른은 뒤늦게 자신이 수로 안에 삽을 박아둔 걸 알고는 찾으러 왔다가 다시 마을을 향했다.


해가 뜨면 작전 시작이었다.


*


“일은 얼마나 진행 됐어요?”

“10분의 1정도...?”


하른이 대답을 하곤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어제 하루종일 팠는데도 그 정도라고. 대체 누가 거기다가 쓰레기를 그렇게 많이 옮겨둔 거야?”


하른의 투덜거림에 여자가 평범하게 답했다.


“영주 성과도 바로 연결되어 있는 수로라 쓰레기가 좀 많을 수도 있어요. 열심히 파봐요.”

“그래? 영주 성 말고는 연결되어 있는 곳이 없고?”

“연결되어 있는 곳이 많긴 하죠. 그래도 거기서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긴 할 거에요.”


영주 성이라.


대부분의 세상에서 영주란 호칭을 달고 사는 놈들은 머리가 어떻게 된 놈들뿐이었다.


죽이면 죽이는 대로 죽을 때까지 쫓아오고. 괜히 한 놈 죽였다고 그들끼리 힘을 합치기도 하고.


하른이 잠시 여자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졌다.


다짜고짜 영주성에 쳐들어가서, 원하는 정보를 뺴 올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건 일이 거국적으로 잘못 돌아갈 가능성도 꽤 많이 존재했다.


이 세상에서의 쓸데없는 제약이 하른에게 생길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차근차근히 문제를 풀어보자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영주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캐내려면?


놈에게 흠집을 내고 싶을 만한 사람을 알아야 할 텐데.


무턱대고 찾아내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


답을 얻을 지도 미지수였고.


아닌가? 해볼만 한가?


하른은 이럴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평화로워 보이는 곳에서?


갑자기 뭐가 쳐들어오지 않는 이상 이뤄지기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고 괜한 일을 벌여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건 하른의 방식이 아니었다.


하른의 머리가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헛돌기만 했다.


그 사이 하른은 있던 건물을 빠져나와 수로에 다시 돌아와 있었다.


수로 앞에 도착한 하른은 바닥에 양반 다리로 앉고선 고민을 계속 이어나갔다.


하른이 고민하는 사이 하른에게서 뻗어 나온 검은색 그림자가 하른 대신 수로의 쓰레기를 열심히 파내가기 시작했다.


*


하른은 끝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이나 일을 계속했다.


일단 하른은 이번 일을 최대한 말끔하게 끝내기로 했다.


적당한 물이 수로를 향해 항상 일정하게 나오도록 쓰레기 더미 사이를 뻥 뚫은 다음 일부러 하른의 힘을 이용해 뚫린 구멍을 악착 같이 눌러줬다.


그로 인해 수로가 터져버리진 않을까 살짝 고민을 했지만 어찌됐든 수로의 물은 이전보다 콸콸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른이 조치를 해놓은 방식 때문에 수로 안은 조그만 수로가 하나 더 생긴 모양으로 변해버렸지만 어찌됐든 문제가 해결되긴 한 상태였다.


안까지 직접 들어와 보지 않는다면 그냥 쓰레기가 잘 정리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리라.


일을 마치고는 하른은 여관에 돌아와 풀썩하고 누워버렸다. 어느새 밤이 되어 있던 것이다. 내일이 되면 뭔가 좀 더 진행되긴 할 터였다.


*


“일을 끝내놓긴 했어.”

“네?”


하른의 말에 펜을 들고 서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여자가 얼굴을 들었다.


“...뭐라고요?”

“쓰레기 청소. 깔끔하게 해놨지.”


여자가 옆으로 얼굴을 들어 하른을 보다 다시 서류를 향해 고개를 떨궜다.


“아. 그래요?”

“진짜야 확인 해봐도 된다니까?”


하른의 말에 여자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른이 말을 내뱉고도 태연하게 있자 여자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에른?”


여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에도 예의 그 작은 꼬마가 달려왔다. 하른은 이 땅꼬마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지 궁금했다.


하른의 궁금증과는 상관없이 에른이라는 아이가 나타나자 여자가 말을 시작했다.


“수로에 가서 쓰레기가 다 치워졌는지 확인하고 와.”

“넵.”


남자 아이는 여자의 말에 토씨 하나 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깥으로 달려 나갔다. 달리는 속도는 확실히 어린 아이의 그것이었다.


남자 아이가 문을 열고 나가는 걸 보고는 하른이 입을 열었다.


“애 혼자 보내도 되나?”

“걱정할 거 없어요. 에른은 빠른 아이니까.”

“마물을 만나면?”

“에른은 특별한 아이니까 괜찮아요.”


하른은 여자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어쨌든 저 믿음직하지 못한 꼬마가 하른이 제대로 일 했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다음 일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른이 식탁에 걸쳐 있던 손을 떼고는 문을 향해 돌아서고 잠시 서있었다.


고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하른이 문밖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디 가게요?”

“애가 걱정이 돼서.”


하른은 그 말을 끝으로 건물 밖을 나섰다. 아이는 열심히 수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하른도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가기 시작했다.


*


아이는 움직일수록 몸에 속도가 붙고 있었다.


상체가 숙여지고 몸이 앞으로 쏠릴수록 뺨을 스치는 바람의 양이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얼마 뒤 면 수로에 도착할 터였다.


아이는 빠르게 수로를 확인하고 곧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수로에 완전히 도착하기 전부터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가 났다.


자신이 정확하게 수로를 향하고 있단 소리였고 일을 맡았던 그 형도 자신의 할 일을 끝마쳤단 소리였다.


아이는 머리 아플 일이 더 없어 좋았다.


물줄기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려갈수록 아이는 속도를 점점 더 늦춰갔다. 숙였던 상체를 세우고 점점 더 인간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양 팔을 흔들며 자신보다 훨씬 더 키가 큰 나무들 틈을 지나 아이는 수로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확실히 수로 근처에 쓰레기는 치워진 듯이 보였다.


아이는 그렇게 확인을 마치고는 돌아가려 했는데, 뒤를 돌자마자 고개가 갸우뚱 거려졌다.


분명히 자신이 수로를 마지막으로 확인 한 게 아주, 아주 오래 전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수로의 모습과 그 때의 수로의 모습이 뭔가 많이 달랐다.


뭐가 다르지?


아이는 뒤 돌아 한 손을 다른 손 팔꿈치에 대고, 한 손은 턱에 얹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로 지금 자신 눈앞에 있는 수로의 모습에 빗대어 기억 속에 있을 수로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아이는 뭔가 떠올랐단 듯이 한 손을 주먹 형태로 만들어 손바닥을 쳤다.


“아. 쏴하고 흘러나오지 않는구나!”


분명히 기억 속에 있는 수로는 자신이 오줌을 눌 때처럼 뭔가 쏴하고 힘차게 흘러나오는 느낌이었다.


아이는 예전에 그걸 보자 쉬가 마려워졌던 것을 통해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에 비한다면 지금의 저 물줄기는 너무도 약했던 것이다.


“왜 다르지?”


아이는 곧바로 일을 맡았던 형이 일을 제대로 안했을 거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뭐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지 누나에게 보고해야 할 터였다.


아이는 자신의 신발을 한 번 확인하고는 두 신발을 벗어 양 겨드랑이에 끼워놓고 가파른 것 같은 수로의 입구를 향해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직 아침이니 수로의 앞쪽 정도는 확실하게 볼 터였다. 자신의 누나가 힘들게 여기 까기 오지 않으려면 자신이 확인해야 했다.


아이는 그 생각만으로 자신의 키보다 훨씬 높아 보이는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에른이 수로 안에 있는 놈을 향해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


*


하른은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는 한숨을 내뱉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하른이 보기에 저 에른이라 불린 애가 확실히 아이인 것에 비해서, 더해선 평범한 인간보단 빠른 것 같았지만.


물론 또 이상하게 마물을 잘 피해 수로를 향해 간 것은 같았지만, 어찌됐든 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형체를 갖춘 것 같은 뭔가를 향해 말이다.


하른이 보기에도 수로 안의 놈은 이상했다. 어떤 생물이든 감지해내는 하른의 인지영역에, 놈이 이전에는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저 꼬맹이가 이겨서 나올 것 같지는 또 않고.


하른이 나서야 했던 것이다.


하른은 자신의 옆에 매어져 있던 검을 힐끗 한 번 확인하고는 무릎을 피며 앉아 있던 자세에서 일어났다.


“네가 한 건 해줘야겠다.”


그렇게 말한 뒤에 하른은 빠른 속도로 수로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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