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91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6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18화.

DUMMY

018화.






지금 상황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에른은 집 안에서 울고 있었다.


자신은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러 가는 것도, 도움을 줄만한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 밖에 없었기에 에른은 간절히 기도했다.


부디 누나를 먼저 데려가지 않길. 자신은 다시 버려지기 싫었다.


“누... 누나.”


에른이 눈물 섞인 기도를 올리는 사이 넬라의 눈이 잠깐 떠졌다. 에른은 곧바로 누워있는 누나의 얼굴을 보기 위해 바싹 다가갔다.


“누나 깬 거야? 약상 할아버지께 갈까? 아니면 누구를 좀 불러올까?”


에른이 누나의 의식이 다시 달아나기 전에 빠르게 물으려 했다. 하지만 넬라의 눈은 잠시 떠진 후에 다시 감겼다.


에른은 점점 떨려오는 손발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뭐라도 해야만 했다. 누나를 살리기 위해서. 나중에 어떤 욕을 듣더라도.


에른이 떨리는 몸으로 누나에게서 떨어져 방 밖으로 나서려 했다. 그러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자신의 뒤에 있던 책상을 옆으로 밀어뜨렸다.


고요하던 방 안엔 거울이 깨지는 소리와 바닥을 울리는 둔탁한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에른은 다시 자신이 한 일에 공포감에 휩싸여 손을 벌벌 떨었다. 그때 넬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른?”

“누나!”


에른은 넬라의 목소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넬라 곁을 향했다. 식은땀에 흠뻑 젖은 넬라의 모습이 보였다.


에른은 자신이 하려했던 말도 까먹고 누나의 몸을 붙잡고 울었다. 넬라는 그런 에른의 머리를 토닥여줬다.


“진정해야지. 에른.”


넬라가 그렇게 가쁜 숨을 내쉬며 에른을 진정시키는 사이 한층 아래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넬라가 문이 두들겨지는 소리가 들리자 에른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말했다.


“에른. 누굴 불렀어?”

“아니야! 누나!”


넬라는 에른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넬라의 침대 앞엔 깨진 유리조각과 엎어진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건...”


넬라는 에른이 말하려던 것을 손짓으로 멈추곤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아직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조금 더, 조금 더 쉬어야 나을 게 분명했다.


쾅쾅! 쾅쾅쾅!


그렇게 넬라가 한 발 한 발 움직이는 사이, 아래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는 더 커져갔다.


넬라의 집 안도, 집 밖도 아직 깜깜했다. 넬라는 조심스럽게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향했다.


“누구...시죠?”


넬라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목소리가 샜다. 넬라는 다시 한 번 입술을 꽉 깨물고는 아픈 아랫배를 붙잡고 문을 향했다.


문을 열자 달빛 너머로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넬라.”

“할아버지.”


넬라의 문 앞에 서있는 건 넬라 주변에 살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어디서 구한 건 진 몰라도 등 뒤에 길다란 창을 여미고 문앞에 서있었다.


“무슨 일 있니? 넬라야?”


넬라가 할아버지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며 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제가 몸이 좀 아파서.”

“큰 소리가 나던데.”

“제가 일어나다가 책상을 엎어버렸거든요.”

“...그렇구나.”


할아버지라 불린 이가 넬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자물쇠를 꼭 잠구고 지내려무나. 걸쇠도 잊지 말고.”

“네. 걱정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넬라는 그렇게 힘겨운 미소를 보이고는 아픈 배를 움켜쥐며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쓰고 온 챙이 넓은 모자를 한 번 눌러 답을 하고는 몸을 돌려 사라져 갔다.


넬라는 할아버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본 뒤에 문을 완전히 닫았다.


자물쇠도 걸고, 걸쇠도 건 상태였다.


그렇게 잠금장치를 다 잠근 뒤에 넬라가 뒤를 돌았을 때, 가장 안보였으면 하는 이가 눈에 보였다.


“여어. 괜찮아 보이는데.”


넬라의 집안에 덩그러니 있는 건 하른이었다. 예의 거적때기 같은 옷을 입고 하른은 넬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넬라는 벌어지려는 입을 간신히 다물고는 하른의 얼굴을 봤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에 하른의 얼굴이 반쯤 보였다. 평온한 모습, 웃고 있는 표정.


넬라가 그 표정을 보고는 자신의 뒷말이 절대 끊어지지 않게끔, 그에게 들리지 않게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말을 차분히 뱉었다.


“어쩐 일로 오신건가요?”

“그냥. 나에게 일을 의뢰한 사람이 죽었나 살았나 확인 차.”


하른이 거기까지 말한 뒤 자신이 있던 곳에서 걸어 나왔다. 하른의 걸음이 넬라에겐 지금 자신의 몸을 찔러오는 고통처럼 느껴졌다.


하른이 차분한 걸음으로 넬라 옆을 지나 넬라의 어깨를 툭툭 쳤다.


“죽을 것 같지는 않네.”


넬라는 그 어느 때보다 숨을 죽이고 있었다. 넬라가 하른이 뱉어내는 공기를 마시지 않기 위해 숨을 참았다. 내뱉어진 숨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내부가 찢어져 죽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하른은 넬라를 그렇게 한 번 친 뒤 그대로 문밖을 나갔다. 분명히 자물쇠와 걸쇠가 걸린 상태 그대로였지만 문은 그대로 열렸고 다시 닫혔다.


탁. 하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넬라가 풀썩하고 주저앉았다. 몸 구석구석 느껴지던 고통들이 더 큰 공포 앞에 사라져 있었다.


넬라가 거친 숨을 몰아쉰 뒤 멀리 떠나갔던 고통들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넬라는 다시 한 번 입술을 깨물고 그 고통을 참아내려 했다.


하지만 이내 미뤄왔던 고통들이 넬라를 잠식해갔고 의식의 끈이 끊어져 버렸다. 그렇게 넬라는 다시 한 번 쓰러져버렸다.


*


아침이 밝았을 때, 하른은 거리에 나앉아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여관 주인이 하른을 쫓아냈던 것이다.


돈은 상관없으니 썩 나가라 그랬다. 자신이 곧 은화를 갖게 된다 해도 여관 주인은 쌍심지를 켤 뿐이었다.


여관 안에선 여관 주인의 말이 곧 법이었다. 하른은 어쩔 수 없이 여관을 벗어났다.


“아. 외관 변신 좀 시켜달라 해볼까.”


어차피 이 세계에선 가끔 있는 일인 거 같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들어갈까 했지만.


하른은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다닌다는 사실을 자각하자 머리를 한 번 털고는 방금 전에 했던 생각을 잊어버렸다.


“하... 빈둥댈 곳이 없는데.”


분명히 그 넬란가 뭔가 하는 여자가 다시 정신을 차릴 때까진 하루 정도는 필요할 게 분명했다. 자신은 그때까지 여기 묶인 신세였던 것이다.


하른은 잠시 그렇게 묶던 여관에서 좀 걸어나와 서서 고민을 하다 손바닥과 주먹을 마주쳤다.


“아. 그러면 되겠네.”


자신이 자주 쓰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구실이야 충분했으니. 잠시 들렀다 오는 건 문제가 될 게 없었던 것이다. 반나절 정도면 충분할 터였다. 나머지 반나절 정도는 어디에 박혀 잠이나 자면 될 거였고.


하른은 오랜만에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통로를 눈앞에 열었다.


본래 하른이 여는 공간보다 훨씬 검고 색이 짙었다. 그 공간은 자신의 색마저 빨아드려 마치 주변을 왜곡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른은 그 안으로 한 발과 한 팔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면서 깜짝 방문 손님으로써 잊지 말아야 할 인사도 건넸다.


“빌랜드. 잠시 구경 간다~”


하른은 그렇게 자신이 만든 공간 안으로 떨어져갔다.


*


새까만 어둠 안에선 한 여자가 빛을 모으고 있었다. 이 공간에선 빛, 색이 있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내기 극히 어려웠다.


여자는 간신히 자신이 알고 있던 마법진을 아주 작게 그려내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폭파시켜라.”


쾅!


여자의 작은 목소리와는 반대되게 마법진이 일궈낸 폭발은 꽤 컸다. 높이 솟아있던 굴의 위쪽에서 검은 돌덩어리 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자는 그 돌덩이에 몸을 숨기며 자신의 눈앞에 있던 남자에게 차츰차츰 전진해 나갔다.


왼쪽으로 한 걸음, 다시 오른쪽으로 한 걸음.


발을 디딜 때마다 발을 더더 가볍게 디뎌갔다.


남자가 완전히 자신의 발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도록.


그렇게 여자는 무너지는 돌덩이 사이에서도 버티고 서있는 남자의 옆을 잡을 수 있었다.


몸을 숙여 전진하던 그대로, 여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큰 힘을 자신의 오른손에 집약시켜 남자의 얼굴을 향해 뻗었다.


후웅.


그렇게 여자의 힘이 만들어지는 찰나 주변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들리는 순간 남자의 손이 움직였고 여자의 허리만한 팔뚝의 손이 그대로 여자의 목을 붙잡았다.


“크헉. 칵!”


여자는 손을 뻗던 그대로 자신이 만든 힘을 놓쳐버렸다. 집약됐던 힘이 남자의 등뒤로 스쳐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굴 안에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빌랜드~. 구경 왔어~”


남자는 여자의 번쩍이는 힘이 지나가는 곳에서 등장하고 있었다. 남자의 오른손과 오른발을 지나 얼굴이 등장할 때, 여자가 만든 힘이 바로 그 앞을 지나고 있었다.


하른은 자신 앞을 지나는 뭔가를 보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오우. 씨발.”


그렇게 앞구르기 하듯 자신 앞에 지나가던 것을 피해낸 하른이 구르기 하던 그대로 일어나 자신이 지나온 공간을 쳐다봤다.


하른이 있던 곳을 지나던 힘이 굴의 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빛이 응축된 힘이 굴의 벽에 다다르자 폭발음을 내기 시작했다. 빛은 어둠을 삼킬 것처럼 공간을 긁어내려 하다가 이내 사라졌다.


하른이 여자가 만든 힘을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빌랜드를 향해 말했다.


“뭐야. 나 방금 죽을 뻔 한 거야?”


하른이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뜨고 빌랜드를 향해 되묻듣 쳐다보자 짜증난다는 표정을 하고 있던 빌랜드가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 하른을 더 미간을 좁히며 바라봤다.


“뭐지. 타락한 천사.”


하른은 그렇게 목덜미에 잡힌 여자와 빌랜드를 한 번 보고는 웃으며 손을 위 아래로 한 번 저었다.


“에이. 뭐긴 뭐야. 구경 온 거지.”

“...”


빌랜드와 하른이 농담을 주고 받는 중에도 여자는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힘이 없어지지 않는단 걸 깨달았다.


아니, 오히려 힘이 더 들어가고 있었다. 여자가 켁켁 대며 닿지 않는 발을 마구 휘둘렀다.


그제서야 빌랜드가 여자의 목을 놓아줬다.


“켁. 켁. 켁켁.”


여자가 쓰러져 기침을 하는 사이 하른이 빙그레한 표정을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수련은 잘 돼가나 보네.”

“방금 전까지는 말이지.”

“에이. 잠시 좀 안 되면 어때.”


그렇게 하른이 말을 하고 있는 사이 쓰러져있던 여자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자는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남자에게 배운대로, 공간을 집약시켜 그 사이를 뛰어넘었다. 여자의 오른손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힘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


여자의 손이 등장함과 동시에 눈앞에 있던 하른의 배를 찌르기 위해 쑤셔 들어가고 있었다.


이번엔, 확실하게 느낌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화. 23.10.22 9 0 12쪽
21 21화. 23.10.22 7 0 10쪽
20 20화. 23.10.22 5 0 9쪽
19 19화. 23.10.22 4 0 11쪽
» 18화. 23.10.22 8 0 11쪽
17 17화. 23.10.22 6 0 11쪽
16 16화. 23.10.22 7 0 10쪽
15 15화. 23.10.22 8 0 11쪽
14 14화. 23.10.22 7 0 11쪽
13 13화. 23.10.22 8 0 10쪽
12 12화. 23.10.22 6 0 11쪽
11 11화. 23.07.20 17 0 12쪽
10 10화. 23.07.19 18 0 12쪽
9 9화. 23.07.18 19 0 12쪽
8 8화. 23.07.17 17 0 12쪽
7 7화. 23.07.16 23 0 12쪽
6 6화. 23.07.16 17 0 11쪽
5 5화. 23.07.15 29 0 12쪽
4 4화. 23.07.14 28 0 11쪽
3 3화. 23.07.13 28 0 12쪽
2 2화. 23.07.13 41 0 13쪽
1 1화. 23.07.11 8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