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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전생 신의 아들 하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07.11 23:51
최근연재일 :
2023.10.22 07:08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85
추천수 :
0
글자수 :
111,456

작성
23.10.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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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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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화.

DUMMY

015화.






식은땀이 흘렀고 한순간 몸에 한기가 돌았다.


거대한 뭔가가 앞에 있고 그건 확실히 자신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거기까지가 에른이 한 생각이었다.


에른은 자신의 빠른 발놀림을 이용해 곧바로 자신의 정면을 향해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온 뭔가를 오른쪽으로 피했다.


쿵!


곧 에른이 있던 자리가 충격에 움푹 파였고 에른의 뒤로 높이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에른은 곧바로 남아있던 빛을 향해 네 발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른은 곧바로 다시 한 번 앞질러 오는 뭔가에 방향을 틀어야만 했다.


쿵!


다시 한 번 뭔가가 벽을 때렸고 빛이 들어오는 공간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만큼 살아 돌아갈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었다.


에른은 입숙을 꽉 깨물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에른의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거대한 통로 사이로 뭔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놈은 양 팔이 거대한 통 같은 것에 둘러쌓여 있었다.


에른이 보기에 놈의 눈은 빨갛고 짙었다.


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음에도 에른은 놈에게서 생물이 가지고 있는 뭔가를 느끼지 못했다.


“크르으으...”


놈의 팔이 또 정확하게 에른을 노려왔다. 에른이 다시 한 번 왼쪽으로 구르며 생각했다.


‘쓰레기 더미를 잘 부수면...’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에른의 앞으로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른 손이 뻗어왔다.


공격은 확실했다. 놓친 것이 분명했다.


에른이 본능적으로 두 팔을 올려 손을 막으려 했다.


거기까지가 에른이 취할 수 있는 동작이었다.


그 순간 에른은 놈의 손이 닿기 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호흡이 멈춰지고 에른의 바로 눈앞에 있던 돌 무더기가 허공에 붙잡혔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시간이 멈춘 거였다.


“아아. 벌써 시작한 거였어?”


자신의 몸은 꼼짝도 안했지만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에른은 눈알을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눈알을 돌리려 했지만 눈알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 사이 에른은 자신의 뒤에서 비춰지기 시작한 빛과 함께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 꼬마야 넌 그대로 멈춰 있고. 음... 너구나? 내가 잘 느끼지 못했던 놈이.”


에른은 자신 앞에 손을 뻗은 채 멈춰 있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 걸 깨달았다.


손은 재빠르게 멀어져 갔고 놈도 자신에게서 저 멀리 떨어졌다. 쿵쿵 거리는 소리가 수로를 들썩였다.


“너무 날뛰진 말고 괜히 어디 무너질까봐 겁나니까.”


빛이 들어옴과 함께 계속 들여왔던 목소리의 주인이 에른의 눈앞을 지나고 있었다. 에른은 눈알을 올려 더 정확히 보고 싶었지만 눈알은 아직도 에른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일단 팔부터 하나 베어볼까?”


쾅! 쾅! 쾅!


그 말과 함께 수로를 뒤흔들 정도로 큰 충격이 몇 번 이어졌다. 놈이 발버둥치는 소리였다. 놈은 목소리의 주인에게 쫓기고 있었다.


“가만히 좀 있으라니까. 일단 팔부터 베어 보게.”


쾅! 쾅! 쾅!


다시 한 번 세 번의 굉음이 들렸고 그 이후로 놈의 움직임이 둔해진 게 느껴졌다. 에른은 본능적으로 침을 삼키려 했지만 목울대 조차도 에른의 말을 듣지 않았다.


“희한하네. 뭐 잘라도 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와 함께 뭔가 툭하며 떨어지는 소리가 뒤이어 들렸다.


“마법 같은 건가? 누구 하나 불러서 감정이라도 좀 시켜 봐야하나...”


그 말을 끝으로 에른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주위의 압박이 자신의 존재를 지우려 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사실이, 어떤 것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이. 에른의 의식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에른은 의식의 끈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아. 뭘 또 바랄지 모르니까. 일단 내가 알아보는 걸로 하자고.”


그 뒤에 에른 앞에 다시 목소리의 주인이 나타났다. 에른은 그 시간이 무한하게 느껴졌다.


“연기를 해야 하는데. 뭐 저 놈이 알아서 나자빠졌다는 정도면 되겠지?”


거기까지가 에른이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에른은 자신조차도 느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


“기절해 버린 건가?”


아마 자신이 저 깡통 놈을 좀 파악하기 위해 힘을 쓸 때,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어찌됐든 기절했다면, 하른에겐 이득이었다.


“괜한 연기를 할 필요가 없게 됐구만.”


연기가 적성에 맞지 않기도 했고. 어차피 멈춘 사이,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니.


기절한 사이 뭐 얼렁뚱땅 됐다고 둘러대면 될 것이었다.


하른은 엎어져 있는 꼬마를 한 손으로 들쳐 업었다. 하른이 별 생각 없이 꼬마를 들고 나서 혹시나 하고 꼬마의 바지를 옆으로 툭툭하고 건드려 봤다. 축축하진 않았다. 지리진 않았단 소리였다.


“하... 일단 돌아 가보자고. 꼬마가 깨기 전에 돌아가는 게 좋으니까.”


하른은 꼬마를 들고는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른의 그림자가 수로에서 사라지고 숲을 지나가는 그림자가 펄쩍펄쩍 뛰며 이동해가기 시작했다.


*


에른이 눈을 뜬 건 한참 뒤였다. 에른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덮치던 놈이 생각나 발버둥을 쳤다. 자신은 뭔가에 붙잡혀 있었다. 다행히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니 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에른은 두 발이 땅에 닿자마자 전력 질주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주변이 에른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넬라 누나가 있는 건물 바로 앞이었던 것이다.


에른은 전속력으로 자신이 주로 있는 곳을 향해 뛰어갔다.


하른은 순식간에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진 꼬마를 보고는 한마디 뱉어냈다.


“이곳까지 들쳐 매고 와줬더니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하른은 잠깐 악한 마음을 품었다가 날숨과 함께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와선 꼬꼬마가 사라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예의 그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선 어딘가 안쪽을 보고 있었고 하른이 들어오자마자 하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른이 여자의 눈을 맞받아치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하른이 여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 일어나 있던 여자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다시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엉덩이가 편하게 자리에 앉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서류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른이 그런 여자를 보다 입을 열었다.


“어...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


하른이 그렇게 말하자 여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었죠?”

“그게 말이지...”


하른은 곧바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불안해서 애를 따라갔고 애가 수로 안에 기절해 있었다고.


자신은 수로 안에 기절해 있던 꼬마 애를 들쳐 업고 나왔고 이 앞에 오자 갑자기 깨어난 꼬마가 안으로 뛰어 들어간 거라고.


일부러 하른은 과장된 행동을 섞어가며 말을 했다. 연기는 하른의 특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요?”

“진짜. 그랬다니까.”


여자는 하른의 말을 믿는 건지 아니면 이제 자신의 행동을 감출 수 있을 만큼 진정이 된 건지 어찌됐든 이제 손을 떨이 않고 있었다.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온 여자가 하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에른에게 나중에 확인을 하고 연락을 드리도록 할게요.”


여자의 말에 하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

“어디에 머물고 계시죠?”

“나? 저기 길 좀 건너 건너편 여관인데.”

“제임스 여관이겠군요. 알았어요.”


여자는 그렇게 말한 뒤 다시 자신의 할 일을 하려는 듯 했다. 아니 그렇게 보이기 우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하른은 그런 여자를 한 번 보고는 돌아 나왔다. 어찌됐든 일은 끝난 것이었다.


지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쉴 때였다.


*


주인님.


하른이 자신의 머릿속에 울려 퍼진 목소리에 눈을 떴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왜.”


부족한 것은 없으신가요?


“없어.”


하른은 대답을 하곤 잠시 고민을 했다.


부족한 것이 있을까? 뭐. 딱히.


“없어. 확실해.”


네. 알겠습니다. 그럼 돌아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하른이 다시 눈을 감았다.


아직 바깥이 캄캄했다. 잘 시간이었던 것이다.


*


넬라는 자신이 할 일을 끝마치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더 집중을 하고 있었다.


분명히 밤은 깊었고 넬라가 있는 건물엔 남아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넬라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넬라가 거의 끝 마쳐 가는 일을 하나 켜놓은 촛불에 의지해 끝내가고 있을 때 뒷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끼이익하는 소리에 넬라는 곧바로 자신이 숨겨놨던 검을 꺼내 집어 들었다.


검집은 넬라가 검을 역수로 잡자마자 빠져나갔고 넬라가 꺼버린 촛불에 창문을 타고 들어온 빛만이 넬라가 쥔 단검의 날카로운 날을 비췄다.


넬라가 곧바로 다음 자세를 취하기 전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나야.”


넬라는 에른의 목소리에 몸에 들어갔던 힘을 조금 풀고 자신의 몸 앞까지 끌어당겨왔던 검을 아래로 내렸다.


“에른.”


넬라가 입을 열자 두다다다하는 소리와 함께 에른이 달려와 넬라에게 안겼다.


넬라는 품안에 안긴 에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한동안 그렇게 에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넬라가 에른을 내려놓고 책상의 촛불에 다시 불을 붙였다.


건물 안에 빛이 생겨나자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일더미가 에른의 눈에 다시 들어왔다.


에른이 책상 위를 보다 다시 고개를 떨궜다.


“미안해... 내가 오늘 일을 다 못해서...”

“아니야. 오늘 유독 일이 많은 것뿐이야.”

“하지만...”


넬라가 에른의 뒷말이 이어지기 전에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밤이 늦었으니까. 자러 갈까?”


넬라가 그렇게 말하곤 책상 위에 있던 촛대를 들었다.


에른은 할 수 없이 걸어 나가기 시작한 넬라의 뒤를 따랐다.


자신이 여기 온 것은 이런 위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위해서.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자신이 봤던 걸 그대로 설명한다 해서 누나가 정말 믿어줄까?


괜히 나를 이상하게 보는 건 아닐까?


자신이 경험했던 일이 진짜 사실인 걸까.


에른의 머릿속은 아직도 복잡했다.


에른은 자신이 가만히 서있자 뒷문 앞에서 넬라 누나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에른은 일단 넬라 누나를 향해 달려갔다.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이 정리가 좀 될 터였다.


에른은 일단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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