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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08 01:14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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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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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2,223

작성
22.06.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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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천체 모형

DUMMY

장군이 뭍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다.


구휼소로 쓰고 있던 원당사로 불러서 밥도 먹이고 차를 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원당사에서는 구휼소를 더이상 운행하고 있지 않았는데 한때 엄청 많이 몰려 들던 노비들도 모두 성산과 서귀포 등 다른 거주지로 보내거나 일부는 다른 섬으로 보내어 떠도는 사람들이 더이상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제주 곳곳에서 선발된 인재들을 데려다가 교육을 시키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저를 보고 싶어하신다 들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온 것 같은데 다들 반갑습니다.

초면이니 인사라도 나누시지요.

저는 고장군입니다.”


이미 며칠 전에 와서 분위기에 적응이 좀 된 스님이 먼저 인사를 하였다.


“저는 충청도 무량사(無量寺)에서 온 상운(祥雲)이라고 합니다.

홍산이 지척인데 뒤늦게 찾아갔더니 하루 전에 떠났다고 해서 미륵의 현신의 존안이라도 보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선비 차림의 처사가 소개를 하였다.


“저는 현묵자 홍만종이라고 합니다.

유학자이지만 도교에 관심이 많아 해동이적이라는 책을 쓰고 있는데 고장군께서 행하는 일마다 신이한 행적이 아닌 것이 없다 하여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왔습니다.”


홍만종과 함께 있던 도사들도 소개를 하였다.


“저희들은 현묵자와 같이 온 덕유산의 도량에서 해동칠선 (海東七仙)이신 금선자(金蟬子)의 도통을 잇는 사람들입니다.

단군의 도맥을 이으신 분의 이적을 행함을 눈으로 확인하고자 왔습니다.”


이번에는 얼굴이 청수한 젊은 중이 나섰다.


“저는 처경(處瓊)이라 합니다. 양주의 문수사에 지응(智膺)스님의 제자로 있었는데 미륵의 화신이 나셨다 하여 찾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좀 어린 듯한 스님들이 나서서 말했다.


“우리 평안도에도 비누를 보내주십시오. 역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저는 묘향산의 월지도안(月渚道安)선사의 제자 추붕(秋鵬)이라고 합니다.”


“평안도에도 역병이 돌고 있습니까?”


“제가 떠날 때 즈음부터 역병의 조짐이 있었습니다.

남쪽에 역병을 치료를 하고 있는 분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급히 홍산으로 내려왔는데 서천으로 가면 소식을 얻을 수 있을 거라 해서 갔더니 마침 제주에서 온 배가 있어 바로 타고 내려왔습니다.

평안도에도 비누라는 것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보내 드리도록 하지요.”


이후 몇 명의 사람들이 소개를 하고 나자 장군이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저는 미륵의 현신도 아니고 단군의 도맥을 이은 도사도 아닙니다.

그저 더 나은 조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장군이 있는 그대로 압해도의 일과 홍산에서의 일을 담담히 말해 주었다.


“인간 세상의 일에는 이적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여기에 모인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진정으로 뭔가를 위하여 서로의 힘을 합쳐 행한다면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을 행함일 것이니 다른 말로 이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며칠 후에 이곳에서 회합이 있을 것이니 그때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몇 분들은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여기 있는 걸승이라는 사람은 진묵 대선사의 가르침을 실행하고자 하는 스님입니다.

유/불/선 합일에 대해서 깊은 통찰을 가지고 계신 분이니 함께 대화를 나눠 보시기 바랍니다.”


걸승은 변산 월명암에서 진묵선사의 사상을 이어 헐벗고 가난한 민중과 더불어 어울렸으며 진(眞)과 속(俗)을 구별하여 이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유/불/도의 회통을 추구하였기에 이런 일에 제격이었다.


그리고 온 자들 중에 조정에서 보내 끄나풀이 있을 수도 있고 사이비로 빠질 수도 있는 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던 걸승에게 맡겨 확인을 시킬 필요도 있었다.


* * *


다음날 묘향산에소 온 추붕스님 일행을 마차에 태우고 오조포구로 향했다.


“장군님, 어서 오십시오.”


해군 중대 대장을 맡고 있는 조민수가 반갑게 맞이하였다.


“이분들은 묘향산에서 온 스님들인데 내일 황해도쪽에 갈 때 함께 가실 분들이다.”


“소승은 추붕이라고 합니다.”


“조민수입니다. 외떨어진 섬에 오셔서 고생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아주 지내기 좋습니다.

급한 일만 아니면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꼭 다시 한번 찾아 오십시오.”


이런 저런 인사를 마치고 조민수가 밑의 부장을 불러 말했다.


“숙소를 안내해 드려라.”


추붕 일행이 숙소로 간 후 장군이 조민수와 상황 점검을 하였다.


“항해술 배우는 것인 진척이 좀 있나?”


“프레드릭이 항해사 보조역할도 해 와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선말도 제법 익혀서 현백이가 없어도 어느정도 대화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선물로 받은 육분의 같은 항해도구를 비슷하게 제작도 하고 프레드릭을 통해서 사용법과 해도 작성하는 법, 별 보는 법 등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최대한 많이 숙달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2기 녹의영에서 두개 중대를 추가로 받아서 그들까지 집중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벌써 2기 녹의군의 훈련이 끝나고 3기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압해도 해적 소탕 소식이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하였고 섬지역에서 데려온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육지에서도 선별해서 데려오고 있었다.


“잘 하고 있다. 그리도 돛 두개짜리 배는 어떻게 되었지?”


“하나는 닷새 전에 완성이 되어 1개 분대를 운행 훈련을 시켜 두었고, 추가로 3개 분대가 훈련 중입니다.”


돛 두개짜리 큰 배가 제작이 되었고 이번에 황해도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그 배는 내일 떠나야 하는데 추가로 제작된 배는 없나?”


“모레쯤 나올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열흘 뒤에 또 한 척이 나올 것입니다.”


“배 만드는 실력들이 많이 늘었나 보군.”


“배 만드는 목수들의 충원이 많이 되어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세 척까지 제작이 가능합니다.”


“잘 하고 있구나. 그런데 지운학 스승님은 어디 계시지? 내일 출발하셔야 하는데···”


“심심하다고 특전대 훈련소로 가셨습니다.”


“현백이가 있는 곳을 들렀다가 그곳으로 가야겠군.”


“현백이는 배만드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알겠다.”


장군이 배 만드는 선소로 이동하였다.


선소는 해군 병영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해군 군영이 감싸고 있다고 보면 되었다.


아무래도 화란 장인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중형 배를 한꺼번에 여러 척 만들고 있다 보니 외부에서 안보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


장군이 근처에 가니 현백과 프레드릭이 열심히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는데 현백이 장군을 발견하고 말했다.


“오셨으면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말이 많이 늘었나 보구나.

잘은 모르지만 화란말과 조선말을 섞어서 대화를 하는 것 같더구나.”


“둘 다 이제는 어느정도 경지에 올랐습니다.

프레드릭과는 통역이 거의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할로, 프레드릭!”


장군이 인사를 하자 프레드릭이 유려한 말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건 진짜 조선사람 발음인데···’


“와, 조선말 잘하시네요. 조선사람 같습니다.”


장군이 쌍따봉을 날리자 프레드릭이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조선말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 이제야 좀 외국사람 같군.’


“이곳 생활 힘들지 않으세요?”


“아직은 많은 것 배우고 있어서 신기하고 재밋어요. 봄이 되면 제주 구경시켜 준다 했어요. 그래서 참고 기다리고 있어요.”


“곧 그리 될 겁니다.”


“낚시도 하고, 여러가지 놀이도 해서 심심하지 않아요.”


“잘 되었네요. 정말로 조선말 잘 합니다.”


“감사합니다.”


장군이 마침 현백이 피터를 데리고 와서 피터에게도 안부를 물었다.


“할로, 피터”


“안녕하세요.”


“피터도 한국말 잘하네요.”


“고맙습니다.”


피터는 발음이 좀 어눌하지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배고파요 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몇마디는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어려운 것은 없습니까?”


이제 부터는 현백이 통역을 하였다.


“좀 답답한 것 빼고는 없습니다.”


“좀만 참아 주세요. 봄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피터는 가족들을 잃고 고향을 떠나 먼 곳까지 오게 되었다 했는데 나중에 조선에서 집도 구해주고 결혼도 시켜 주겠다고 하여 잘 달래고 있는 중이었다.


“피터, 풍차를 만들 수 있다고 했죠? 배 만드는 것이 끝나면 풍차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피터는 여러 기계 장치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아서 이미 도르레나 톱니바퀴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고 포구에 설치한 크레인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장군이 피터를 보내고 이것 저것 점검을 한 다음 성산 일출봉 밑의 훈련소로 말을 타고 이동하였다.


선소에서 성산 일출봉 사이에는 터진목이라고 하여 밀물에는 바다가 되고 썰물 때에는 육지가 되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큰 삼각형 돌들을 들어다 놓아 파도가 갈라지게하여 약하게 만들고 둑을 쌓아 수레가 지나갈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 두었다.


이쪽은 군사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 대포도 들여놓아야 하고 군사들의 이동도 자유로워야 하므로 도로가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자, 이쪽 팔로 상대의 시야를 가리고 반대편으로 파고들면서 이렇게 허리의 힘을 사용해서 후려쳐야 하는 것이다.”


지운학이 자세를 고쳐주자 특전대원이 허리의 힘을 실어 팔을 휘둘렀다.


“이렇게 말입니까?”


“그렇치. 그리고 필요하면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상대가 공격할 곳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지운학이 한참 열을 올리며 특전대들의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장군은 방해를 하지 않고 약간 떨어져서 가르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자, 나를 마음 놓고 공격해 보거라.”


옷감에 누비 솜을 채워서 만든 헤드기어 모양의 모자를 쓴 특전대원이 공격을 하자 지운학이 몸을 좌우로 움직이거나 뒤로 물러나며 여러 번 공격을 피하였다.


“쨔!”


특전대원이 순간 기회를 잡은 듯 기합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크게 내질러 공격해 들어오자 지운학이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왼손을 안쪽으로 쓸어 상대의 팔을 흘리자 특전대원이 중심을 잃고 허둥대다 겨우 자세를 잡고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지운학이 그대로 왼쪽으로 크게 내딛으며 오른 팔을 휘둘러 상대의 목과 머리 쪽을 팔뚝으로 후려치자 특전대원이 그대로 날라가 떨어졌다.


“주먹이나 팔꿈치를 쓰는 것도 좋지만 공간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이런 공격이 좋을 때도 있다.

안 다친 것을 아니 후딱 튀어 오거라.”


마지막 공격 때 힘을 빼서 친 듯 특전대원이 바로 일어나서 튀어 왔다.


특전대원들은 맨손이나 단검을 많이 쓰므로 이런 격투술 수련을 많이 하였는데 훈련할 때 헤더기어를 쓰고 수수깡을 역어 마우스피스도 사용하여 실전처럼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장군이 지운학에게 권투와 킥복싱 등을 알려주어 그것과 수박술을 결합한 무술로 장운 수박술을 만들었고 유도와 주짓수도 알려주어 새로운 무술을 만들었다.


사실 장군은 무술을 영상과 글로만 알았지 실제로 해 본 것은 없기에 지운학에게 개념을 설명해 주면 지운학이 용케 핵심만 집어서 기존의 무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무술을 창안하였다.


무술 이름은 장운 유술이라 불렀는데 이전에 '군학'으로 앞쪽에 붙였던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 다시 '장운'으로 부르게 되었다.


지운학이 장군이 온 것을 모르고 계속하였다.


“공격과 방어의 핵심은 상대의 자유로움을 빼앗는 것이다.

나는 자유롭고 상대는 불편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

상대가 상단의 공격에 신경 쓸 때 갑자기 이렇게 자세를 갑자기 낮추면 어떻게 되겠느냐?”


지운학이 한쪽 무릎을 툭 구부고 상체를 웅크려 몸 전체를 아래로 축 떨으뜨리며 설명을 하다가 말고 드디어 장군을 발견하고 반갑게 말했다.


“어, 장군이 언제 왔느냐?”


“한참 되었습니다. 스승님은 뒤에도 눈이 있으신 것 아니었습니까? 고수는 기척만으로 알아챈다고 하던데···”


“예끼! 이놈이!”


장군이 지운학과 나와서 잠시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 어인 일이냐?”


“내일 출발하셔야 하는데 여기서 어찌 이러고 계십니까?”


“이미 여기저기 인사는 하고 왔다. 뭐 별데를 간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니겠느냐?”


“요즘 날씨도 춥다는데 꼭 가셔야 겠습니까?”


“나도 옛 지인들도 만나고 얼마나 좋으냐?”


“역병도 돈다는데 걱정입니다.”


“너도 역병이 도는 곳을 갔다 오지 않았더냐?”


“저야 한참 젊을 때이니···”


“나는 늙었다는 것이냐?”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쨌든 일전에도 말했다시피 막산이를 데리고 가십시오.”


“내 몸은 내가 건사할 수 있다는데도.”


“평안도에서 내려온 스님이 있는데 그쪽에 역병이 돈다고 합니다.

막산이가 홍산에서 역병 대처하는 것을 많이 해봤으니 필요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알겠다.”


“그래도 날이 좀 풀리면 가시면 안되겠습니까?”


“지금 가야 봄이 되면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

개성에 함께 수련하던 사제들이 여럿 있으니 가면 수가 날 것이다.”


“더이상 말리지는 못하겠습니다.

평안도에 비누가 필요하다고 하니 그쪽에 비누를 보내야 하기도 하고요.”


다음날 지운학과 제자들, 막산, 추붕스님 일행 등을 태운 배가 북쪽으로 떠났다.


중간에 우이도에 들러 비누와 어묵 등을 싣고 바로 황해도 쪽으로 올라갈 것이었다.


* * *


“우와아!”


원당사 대웅전에 모인 사람들 중 어린 아이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앞으로 나와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좀 뒤에 서 있는 젊잖은 유림의 선비들도 뒷짐을 지고 신기한 듯 기웃기웃 대웅전 중앙에 있는 모형을 구경하고 있었다.


대웅전 중앙에 있던 불상을 들어내고 나니 내부가 상당히 넓어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강당이 되었는데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녹의군 대장들을 비롯하여 제주 곳곳의 수재들을 모은 학생들, 유림들, 그리고 뭍에서 들어온 사람들, 공방과 선소의 사람들도 초대되었다.


사람들이 대웅전 안에 천으로 덮인 물건 주위를 빙 둘러 모이자 장군이 천을 치우게 하였고 안에서 천체 모형이 나왔다.


장군이 어렸을 때 방문했던 천문대에서 천체모형을 보고 느꼈던 그 강렬한 느낌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제작하게 하였다.


원래 진자 시계를 만들어 볼 요량으로 솜씨 좋은 장인들을 몇 명 뽑아서 톱니바퀴를 만들어 보라고 시키면서 피터에게 교육도 받게 하였다.


피터가 진자 시계를 만들 줄 알면 배우게 해서 만들어 보려 했는데 진자시계는 본 듯했지만 만드는 것 까지는 모르는 것 같았다.


그래도 풍차에서 쓰는 톱니 바퀴 같은 것을 잘 알기에 전수를 받아서 장인들이 제작을 해 보았고 시계를 만들기 전 성능 실험도 할 겸 천체 모형을 만들게 하였다.


천체 모형은 높이 2자에 반지름 9자의 원통형 틀 위의 중간에 태양을 배치하고 그 중앙에서부터 놋쇠막대가 나와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을 차례로 연결하여 천체의 운행의 원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행성은 가벼워야 해서 속을 파낸 반원 두개를 붙여서 만들었는데 바깥쪽에는 칠을 하였다.


지구는 푸른색과 녹색으로 칠을 하고 화성은 불그스름한 색, 목성은 갈색 무늬가 있는 것으로 칠하는 등 장군의 기억을 바탕으로 칠을 하고 호두기름을 발라 반짝임을 주었고 토성에는 고리를 지구에는 옆에 작은 달을 달아 두었다.


원통형 틀 위에는 행성 궤도와 행성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고, 그 안쪽에는 톱니바퀴를 배치하여 시계 시침과 분침이 연결되는 것처럼 행성에 연결되는 놋쇠막대가 달린 대롱 다섯개가 각각 연결된 톱니바퀴의 기어비에 따라서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대략 수성이 서른바퀴 돌 때 제일 바깥 쪽에 있는 토성은 한바퀴 정도 돌도록 만들었고 틀 바깥쪽에는 손잡이를 단 핸들을 두어 돌리면 행성이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자. 이것은 해와 달과 하늘의 움직임을 모형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제 저기 중간에 있는 해에 불을 붙여 스스로 빛이 나게 할 것입니다.”


장인이 틀 중간에 있는 놋쇠 받침위에 놓여 있던 태양 모형을 들어내고 종이로 만든 연등처럼 생긴 태양 모형 안에 촛불을 넣어 불을 밝혀서 올려 놓은 후 틀 옆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자 행성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 열린 문을 모두 닫고 다른 불은 다 꺼 주세요.”


다들 숨을 죽이고 행성 모형이 돌아가는 것을 보는 중에 문이 닫히고 모든 불이 꺼졌다.


“우와아!”


여기 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중간에 태양 모형에서 희미하지만 빛이 나면서 행성모형에 비추어 그림자를 만들고 행성이 돌아가자 행성들이 빛을 반사하여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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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구조작전 +1 22.06.28 1,179 24 20쪽
38 출판 기념회 +1 22.06.26 1,317 22 17쪽
» 천체 모형 +1 22.06.24 1,314 25 17쪽
36 미륵의 현신 +3 22.06.23 1,388 30 19쪽
35 청어 잡이 +1 22.06.20 1,411 31 17쪽
34 특급 수송 작전 +1 22.06.18 1,372 25 17쪽
33 역병을 다스리다 2 +3 22.06.17 1,353 27 21쪽
32 역병을 다스리다 1 +1 22.06.15 1,406 29 14쪽
31 삼고초려 +1 22.06.14 1,451 26 19쪽
30 Winter is Coming! +1 22.06.11 1,576 27 24쪽
29 살기좋은 제주 +1 22.06.09 1,609 29 15쪽
28 일대종사 +1 22.06.09 1,541 34 13쪽
27 해적소탕 3 +1 22.06.07 1,531 32 16쪽
26 해적소탕 2 +3 22.06.06 1,553 35 14쪽
25 해적소탕 1 +3 22.06.05 1,639 35 15쪽
24 천리행군과 졸업식 +1 22.06.03 1,626 38 15쪽
23 제주목사 노정을 파직(罷職) 하소서. +1 22.06.02 1,732 36 17쪽
22 출도자 색출 +1 22.06.01 1,638 43 17쪽
21 불금의 밤 +2 22.05.31 1,635 41 14쪽
20 작전명 고래사냥 +2 22.05.29 1,720 37 15쪽
19 멀리서 온 손님 +4 22.05.28 1,734 38 14쪽
18 풍속교화 +3 22.05.27 1,721 37 18쪽
17 군사조련 +3 22.05.26 1,809 40 14쪽
16 을나의 후손들 +1 22.05.25 1,862 39 15쪽
15 니가가라 나가사키 +1 22.05.24 2,003 36 20쪽
14 가짜뉴스 +1 22.05.23 2,097 42 15쪽
13 출생의 비밀 +5 22.05.21 2,242 46 17쪽
12 개작두를 열어라! +5 22.05.20 2,187 49 14쪽
11 +3 22.05.19 2,164 51 15쪽
10 제주를 해방하라(2/2) +2 22.05.18 2,255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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