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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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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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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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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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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출판 기념회

DUMMY

사람들의 탄성이 조금 가라앉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장군이 낭랑한 목소리로 천천히 설명을 하였다.


“스스로 빛을 내는 중앙에 있는 태양에서 세번째로 있는 푸른 별이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인 지구이며 365일에 한번씩 태양의 주위를 돌기 때문에 일년이 365일이 되는 것입니다.


지구 옆에 있는 작은 천체는 달인데 달은 30일에 한번씩 지구 주위를 돌기 때문에 한달이 30일이 되는 것이고 달이 있는 위치에 따라서 태양의 빛이 다르게 비춰서 보름달, 반달, 초승달이 생기고 어떨 때는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월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식 또한 달이 태양을 가리면서 지나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지 하늘이 노하거나 해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이렇듯 우리가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 법칙을 알아내면 언제 일식과 월식이 생기는 지도 알 수 있습니다.


무릇 우리 시대의 도는 미륵이 나와서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공자의 말씀을 외운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산속에서 도를 닦아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약간 웅성거림이 있는 듯했지만 모른척하고 계속하였다.


“저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자연을 경이와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직접 보고 기록하고 연구하여 진정으로 그 이치를 알아 내었으면 합니다.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보면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뜻은 우리가 경전이나 허무맹랑한 미신에 얽매이지 말고 사물의 참된 모습을 밝혀야 비로소 진리를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릇 만물의 이치는 스스로의 의지나 목적이 없는 것으로 우리가 직접 연구하고 찾아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문을 열어 주십시오.”


장군의 말에 덧문을 열어 빛이 들어오게 하고 안에도 불을 밝히자 실내가 다시 밝아 졌다.


장군이 손을 들어 검지 손가락을 펴 보였다.


“이 손가락이 보이십니까? 이 손가락이 왜 보일까요?”


장군의 질문에 여기 저기서 대답이 나왔다.


“눈으로 보니 보이는 것 아닙니까?”


“손가락이라는 것이 있으니 보입니다.”


“이 손가락이 보이는 것은 빛이라는 것이 손가락에 부딪쳐서 돌아오는 것을 눈이 인식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손가락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의 대부분은 텅 비어 있습니다.


물질은 있으되 티끌보다 작은 것이 있을 뿐이고 태양과 지구사이의 공간이 비어 있듯이 대부분의 공간은 비어 있습니다.


해서 빛이 비어 있는 공간을 통과해 버려서 손가락은 안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 티끌보다 작은 물질이 전자기력이라는 것을 만들어내어 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손이 보이게 되고 만져 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만물의 이치 중의 하나입니다.”


‘고등학교때 물리 선생님이 말하던 것 중 인상적인 것이라 기억해 둔 것이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군.’


“격물치지, 색즉시공 공즉시색, 무위자연 이 모든 성현들의 가르침을 우리가 우둔하여 그 깊은 뜻을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장군이 지시봉을 들어 토성을 가리켰다.


“저기 보이는 제일 바깥쪽에 있는 행성인 토성이라는 별에는 아름다운 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저 토성은 너무나도 멀리 있어서 우리가 맨눈으로 보아서는 절대 고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천리경이라 부르는 것으로 들여다보면 멀리 있는 것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토성에 고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군이 좌중을 돌아보며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저 천체 모형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입니까?

안에는 톱니바퀴라고 하는 많은 기계 장치가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천리경을 만들고 저런 장치들을 이용하여 자연을 연구하고 이해하여 수학으로 그 이치를 풀어내면 비로소 우리도 모두 진리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장군님, 질문 있습니다!”


약간 뒤쪽편에서 앳된 처자의 목소리가 나서 보니, 얼마전 양반에게 팔아 넘겨질 뻔했다가 이곳에 와서 수학영재로 뽑힌 삼월이가 생글거리며 손을 번쩍 들고 있었다.


“장군님은 이 모든 진리를 다 알고 있습니까? 가령 일식과 월식이 언제 생기는지 아시나요?”


장군이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하지 않은 바는 아니나 이 시점에서 나올지 몰라서 순간 당황하였다.


‘이런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 너, 공돌이면 나중에 골방에 가둬두고 두고두고 갈아서··· 음, 나를 이렇게 대한 건 너가 처음이··· 아, 아니지.’


장군이 짐짓 당황하지 않은 척 빙긋 웃고는 대답했다.


“모릅니다.”


장군님이 모르는 것이 있다니!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흘렀다.


장군이 여전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는 이런 하늘의 이치를 알려 줄 뿐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부처님 말씀중에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세상의 말과 글은 진리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여 어떻게 설명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기술을 발전시켜 자연의 법칙을 밝혀내고 수학을 통하여 그것을 설명해 나갈 수 있습니다."


장군이 달을 살짝 돌려서 태양과 지구의 사이에 두게 하고 말했다.


"일식은 이렇게 달이 지구 앞에서 태양을 가리며 발생하는 것이며 월식은 반대로 이렇게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면 발생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천체의 운행의 원리를 알아내어 수학을 이용해 계산할 수 있으면 일식과 월식이 언제 발생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쉽습니다.


환웅께서 환인 천제의 명을 받고 태백산에 내려와서 신시를 열 때 가져오신 이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재세이화(在世理化)입니다.

하늘의 이치를 세상 있게 하여 널리 교화한다는 뜻이지요.

저는 하늘의 의지와 이치를 설명해 줄 수 있을 뿐, 그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그 지혜를 가지고 모든 것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군이 좌중을 돌아보면서 여기 저기 사람들과 눈을 맞추면서 계속했다.


“여기 모이신 분들은 각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제가 알려준 방법대로 열심히 연구하고 지식을 쌓으면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진정으로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장군이 정리를 하였다.


아무래도 계속이야기 하면 주저리 주저리가 되어 밑천이 딸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천체 모형은 당분간 교육당 건물로 옮겨 교육용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정교한 물건이라 부서질 수 있으니 혹시나 보고 싶으신 분들은 따로 말씀해 주세요.”


* * *


저녁을 먹고 사람들이 그 자리에 다시 모였다.


공방이나 조선소의 사람들 같이 고루한 것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돌려보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뭍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장군의 생각을 충분히 말했으니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돌아가라고 하였는데 다들 남아 있었다.


천체 모형이 치워진 자리에 책들이 한 가득 쌓이고 장군이 앞에 나섰다.


“오늘은 이곳은 참으로 뜻 깊은 자리입니다.


저의 스승이신 반계 유형원 선생님의 역작인 반계수록의 출판을 기념하려 합니다.


반계 선생님은 재야의 학자로 이십년전 부임하셨던 이원진 제주목사님의 문하에서 수학하시기도 하셨고 여기 계신 노정 제주목사님이나 고전적 선생님과도 교류를 하시는 등 제주와도 인연이 깊으신 분입니다.


여러 번 관직에 천거를 받으셨지만 사양하시고 그동안 팔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시고 우리 조선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시어 전라도 부안의 우반동에서 이십년 동안 책을 쓰셨습니다.


먼저 노정 제주목사님의 축하말씀이 있겠습니다.”


장군의 소개로 노정이 나섰다.


“반계 유처사와의 인연은 제가 이십년 전 제주에 판관으로 부임을 하면서부터 입니다.


그때 저는 이곳에 처음 와서 처음 접하는 풍토에 어려워하고 있을 때 제주 백성들의 따뜻한 배려와 이원진 제주목사님의 도움으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이후로도 이원진 제주목사와 계속 교류를 하였고 자연스레 외조카인 유반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의 뛰어난 학식과 재능은 한낱 무부에 불과한 불초가 평가하기 힘드나 그 경지는 학문과 사색의 사이에서 궁리하고 이론을 밝히고 몸소 실천하여 날로 새롭게 하니 경서 몇 권 외웠다고 아는 체하는 식자들과는 결을 달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전은 물론 문예와 시부, 용병술과 진법이며 음양의 이치와 음률, 천문과 지리, 의약과 복서(卜筮), 명물.도수, 수학이나 한어에 까지 조예가 있으니 그 재주가 옛날의 제갈량(諸葛亮)이나 유기(劉基)에 밑돌지 않는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에 수백리를 가는 좋은 말을 길러 말을 타며 월도(月刀)를 휘두르고, 활과 화살 및 조총 수십 자루를 준비하여 하인과 촌민들에게 가르치고 병서인 중여위락(中與偉略)을 쓰기도 하는 등 가히 문무를 겸비하였다 하겠습니다.


미수 허목선생께서 일찍이 반계를 일컬어 한 국가를 바로잡을 인재라고 칭허하였듯이 그 높은 학문과 재능으로 성리학, 지리, 역사, 어학, 문학과 군사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많은 책을 저술을 하였고, 그 중에 얼마전 완성한 반계수록이라는 책은 실로 나라와 세상을 건질 만한 위대한 저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제주에서 나라를 생각하는 선비라면 반드시 곁에 두고 수백 번 읽어야 할 뛰어난 저작인 반계수록의 출판을 하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주목사의 축사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제주목사 대감님의 말씀을 들으니 반계 선생님에 대해서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구척장신에 긴 수염을 휘날리며 준마에 올라 월도를 휘드르는 모습이 마치 삼국지의 관운장을 떠올리게 하지 않습니까?


나라에서 반계 선생께 십만 군사를 맡겨 북벌에 나섰다면 이미 만주를 넘어 청나라를 정벌하고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었을 것입니다.


그럼 문무를 겸비한 반계 유형원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지며 반계 유형원이 앞에 나섰다.


“촌부의 저작에 이리도 관심을 보내 주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제주목사와 고장군이 거창하게 말하였지만 거저 조선의 선비로서 병자년의 치욕을 잊지 못해 때를 기다리며 수련을 좀 했던 것일 뿐 무재는 미천할 뿐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총과 포가 병기의 핵심으로 만인지적의 관운장이 살아와도 총한방이면 쓰러져서 화타가 나서도 살려내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제주에 와서 잘 훈련된 군사들을 직접보니 몇 년을 훈련한 정예병과 같은 예기가 흐르고 있음이 과연 삼신인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섬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팔도를 두루 다니며 많은 것을 보았지만 제주에는 와 보지를 못하다가 이번에 늦게 얻은 제자 덕분에 이런 풍광이 수려한 곳에 오게 되어 실로 감회가 새로운데 이렇게 저의 부족한 책의 출판회까지 열어주니 더 없는 영광입니다.


제가 쓴 이 책은 내용이 고루하고 문장이 거친데다가 분량이 많아 읽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책의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하면 모두 24권 13책으로 되어 있고 한글 번역본은 24권 18책으로 되어 있는데, 1권과 2권에는···”


한참 동안 설명이 이어졌지만 반계 유형원의 책 출판 기념회를 하는 자리이니만큼 다들 조용히 경청하였다.


“··· 이렇게 속편 2권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벼슬을 하는 양반들은 과거를 보아 출세를 하고도 현행 악습들을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것으로 확신하며, 벼슬을 하지 않는 양반들은 혹 독선주의의 도덕을 운운하기는 하나 국가사회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정치는 날로 어지러워지고 백성의 생활은 날로 파탄되어 가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자라면 이런 백성들의 어려움을 바로 보고 전제와 세제를 개혁하여 백성들의 생황을 안정시키고 국가의 군대를 강화하여 외국 침략자들로부터 벗어 나도록 해야 하며, 나아가 응징하여 그들을 잘못을 꾸짖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일에 저의 부족한 저작이 조그만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불초 서생으로서는 그만한 기쁨이 없다 하겠습니다.”


다음은 반계의 제자중 한명인 김서경이 축시를 올렸다.


“산줄기 휘돌아 하늘을 잇고

중앙에 실개천이 흐르니 반계천이라

남으로 천마산이 감싸고 돌아

이곳이 우반동이로다.


동산에 세 길을 냈으니

소나무 길, 대숲 길, 국화 길

서재에는 만권의 책이 있으니

성현의 서적이라네


새벽이면 일어나

필히 의관을 바로하고

마루와 방을 깨끗이 쓸고

벼루와 먹을 정돈해 놓네.


홀연히 단정하게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며

하루 종일 부지런히 하여

밤까지 불을 밝히고 이어지네.


조용히 사색하고 다시 돌아보아

미세한 데까지 파고들어 연구를 깊이 하니

그 진미는 고기보다 더 맛있고

달콤하기는 꿀보다 더 달았다네.


한 마음 밝은 곳에

만가지 이치가 통하여

마침내 24권 13책이 완성되어

이름을 지으니 반. 계. 수. 록.


격물치지와 성의정심

부국강병의 정수를 담았으니

정자와 주자가 살아 돌아온들

다시없을 역작이라”


마지막으로 고홍진의 서평이 이어졌다.


“내가 20년 전 이원진 목사와 탐라지를 만들 때 느꼈지만 책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외다.


많은 자료들을 모아야 하고 분류해야 하고 정리하고 그것을 깊이 생각해서 연구를 거듭하여 글을 써야 하는 것이오.


그때 책 하나 만드는데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는데 유처사는 열세책이나 만들었으니 그 정성과 노력이 얼마나 들었겠소이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애민정신과 진실로 부조리 가득한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오.


글의 한부분 한부분이 서민 산업의 조직, 교육의 숭상, 인재의 선발, 관제의 개정, 국방의 정비, 문화의 부흥 등 모두가 옛날 정치 법식을 참조하여 이미 과거와 현재의 정황을 참작하였기 때문에 아무런 거칠 것이 없으며 원칙과 융통성을 절충하였기 때문에 모순이 없다 하겠소.


예를 들면 어떤 목수가 큰 집을 지을 때에 간살, 도리, 들보, 지붕 등이 각각 제 위치에 들어맞고 회벽칠과 단청이 모두 내용과 형식에 들어맞는 것과 같다 할 것이요.


반계 유처사의 역작 반계수록은 한 국가제도의 지침이 되어, 붓대를 휘둘러 실속 없는 빈말로 한때에 반짝거리다가 없어지는 것과는 다른, 실로 나라와 세상을 건질 만한 위대한 저작이라 할 것이오.”


고홍진의 서평을 마지막으로 모든 순서가 끝나고 장군이 마무리하였다.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과 격려와 함께 반계 선생님의 반계 수록 출판 기념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정리하기전에 이 책의 사본을 만들고 한글본 번역을 하느라 고생하신 반계선생님의 제자분들과 절간 노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제자들과 노비들이 일어나고 모두들 박수를 받았다.


노비들에게까지 사례를 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어 보였으나 다들 축하하는 분위기라 금방 따라 박수를 쳤다.


“그리고 여기 고전적 선생님을 비롯한 제주 유림분들이 힘을 합쳐서 제주의 풍속과 언어, 물산을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 유림 전체가 힘써서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니 고전적께서 쓰신 탐라지를 뛰어넘는 역작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이 완성되면 이곳에서 출판기념회를 다시 열도록 하겠습니다.


더 이상 말씀하실 분들이 없으면 이만 정리하겠습니다.”


그때 하루전에 이곳에 왔던 스님이 말하였다.


“저는 문경 봉암사에서온 정원이라고 합니다.


책을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내용을 들으니 많이 인쇄를 해서 널리 읽히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송광사의 방장스님과 잘 알고 있으니 그곳으로 보내서 목판을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정말로 좋은 생각입니다.

며칠 머물면서 읽어 보시고 꼭 인쇄본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 * *


며칠 후 제주목 관아에 장군등 사람들이 모였다.


“눈이 왜 이리 많이 오는 것인지.

그런데 무슨 일로 모두 불러 모은 것입니까?”


고영후가 눈을 털고 들어오면서 말하자 노정이 심각한 얼굴로 말하였다.


“전라 병영에서 명화적 토벌 협조를 요청하였네.”


고영후가 별일 아닌 듯이 말했다.


“아니 그건 계속 있던 일이고 계속 고사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더이상 그럴 수가 없게 되었소. 조정에서 제주의 녹의군을 데려다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다고 하오.”


작가의말

저기 쓰인 축시는 유형원의 제자인 김서경이 반계선생의 영전에 바친 시입니다. 

사랑하는 스승님을 잃은 절절한 슬픔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인데 일부를 가져와서 생전에 따로 출판한 적이 없던 반계수록의 출판기념시로 쓰니 조금은 위안이 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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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기념회 +1 22.06.26 1,327 2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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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미륵의 현신 +3 22.06.23 1,401 30 19쪽
35 청어 잡이 +1 22.06.20 1,425 31 17쪽
34 특급 수송 작전 +1 22.06.18 1,385 25 17쪽
33 역병을 다스리다 2 +3 22.06.17 1,365 27 21쪽
32 역병을 다스리다 1 +1 22.06.15 1,418 29 14쪽
31 삼고초려 +1 22.06.14 1,467 26 19쪽
30 Winter is Coming! +1 22.06.11 1,590 27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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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해적소탕 1 +3 22.06.05 1,654 3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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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주목사 노정을 파직(罷職) 하소서. +1 22.06.02 1,747 36 17쪽
22 출도자 색출 +1 22.06.01 1,653 4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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