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19 15:25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3,552
추천수 :
2,353
글자수 :
829,177

작성
22.05.17 11:57
조회
2,302
추천
51
글자
17쪽

제주를 해방하라(1/2)

DUMMY

“이랴 끼랴! 어더더더더더”


“저기 저 망아지 새끼가 바깥으로 도망간다. 가서 잡아라!”


“서둘러서 말을 몰아라. 해가 지기 전에 마굿간으로 넣어야 한다.”


제주목 읍성 남동쪽 이십여리 떨어진 한라산 산자락의 목장, 군두의 지휘아래 목자들이 말을 몰아 마굿간으로 넣었다.


“말과 소의 숫자를 보고하라!”


2소장 감목감의 말에 군두가 보고를 했다.


“말은 모두 756두입니다.”


“흑우는 78두입니다.”


“요즈음 기근이 심해 우마도적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만에 하나 말이나 소를 잃어버리면 너희들이 모두 변상해야 할 것이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라!”


“네, 알겠습니다.”


목장일을 마치고 사람들이 하잣성(잣성은 마장의 상하/좌우의 경계에 쌓은 돌담을 말한다.)을 지나 잣성 아래에 있는 마을로 내려오고 있었다.


“에이씨X, 정말 못 해먹겠네. 이제는 도둑맞은 말까지 우리한테 변상하라니!”


“그러게 말이여, 열 사람이 지켜도 한 도둑 못 막는다는데···”


“저번에는 새끼 말이 죽었다고 매를 스무대나 맞았잖어. 내가 장독에 올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어휴”


“이거 무슨 수를 내어야지 이렇게는 못살겠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하잣성 아래 웃무드내 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을이 소란 하였다.


“무슨 손님들이 온 것 같은데”


“그러게, 무슨일 있나?”


정의현에서 장군이 보낸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다들 저녁을 먹고 마을 회당으로 모였다.


“어제 정의현에서 봉기가 있었습니다.


고장군의 지휘아래 정의 읍성에 수천명이 모여 읍성을 점령하였습니다.


호방을 비롯한 악덕 향리들과 지주들을 잡아 가두었고 그들로부터 몰수한 쌀과 곡식이 수천석입니다.


하여 모레 아침에 제주읍성에서 봉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무드내 마을에서도 봉기에 동참하였으면 합니다.”


정의현에서 온 젊은 선봉대 한 명이 나서서 봉기 참가를 요청하자 나이 지긋한 사람이 나서서 물었다.


“아니 어떻게 현의 읍성이 그렇게 쉽게 점령되었다는 말인가?”


이번에는 나이 좀 있는 정의현 사람이 대답을 하였다.


“지금은 기근으로 성의 방비가 허술한 데다가 성을 지키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제주 출신들이라 현감을 잡으니 모두 쉽게 항복 하였소이다.


그러니 제주 읍성도 마찬가지일 것이오.


읍성을 점령하고 악덕향리들을 단죄해야 하오.


그놈들을 그대로 두면 이번 겨울을 넘기지 못할 것이외다.”


이번에는 좀 전에 산중턱의 목장에서 내려온 사람이 말했다.


“우리도 참가합시다.


흉년에 말 먹일 먹이도 떨어져 가고 있어서 이번 겨울에 죽어 나갈 말이 부지기수일 텐데 그걸 우리보고 다 변상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죽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래도 잘못되면 우리 모두 역도로 몰려 죽을 텐데···”


누군가 우려를 표시했지만 기근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금방 묻혀졌다.


“살기 힘들어 일어난 것인데 무슨 역도란 말이오?


하루에 두끼는 고사하고 한끼만 먹는 집이 허다하고 섬 곳곳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무슨 수를 내어봐야 하지 않겠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오.”


“옳소. 정의현이 그렇게 쉽게 점령되었다면 제주목도 점령할 수 있는 것 아니오.


저놈들 창고에 먹을 것이 그렇게 많다면 제주에는 더 많을 겝니다.”


정의현에서 온 사람이 기회다 싶어 선동을 했다.


“이번에 정의현에서 사천명이 봉기에 참여할 것입니다.


제주목에서 사천명만 참가해도 팔천이고, 두 곳 구휼죽소에 떠도는 사람들이 이천이니 일만정도는 쉽게 봉기에 참가할 것입니다.


그 정도면 제주의 모든 관군이 몰려와도 못 막을 것입니다.


게다가 정의현의 관군 삼백명도 봉기에 참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봉기군 일만에 관군 삼백이 우리편이면 이미 성공한 봉기 아닙니까?”


“그리고, 고장군이라는 사람은 이번에 삼신인의 도움으로 바다에서 살아돌아온 사람이 하더이다.


그런 사람이 우리를 이끌어 준다면 이번 봉기도 성공할 것입니다.”


“나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소. 삼신인의 가호를 받고 옛 탐라국을 부활시킬거라던데.”


“난 탐라국까지는 모르겠고 뭐든 해 봅시다. 이판 사판 아닙니까?”


뭔가 수를 내어야 살 수 있다는 위기감에 굳이 거짓으로 선동을 하거나 협박을 하지 않아도 제주 곳곳의 많은 마을이 참가 결의를 하였다.


* * *


같은 시각 고영후는 별방진 조방장을 만나고 있었다.


“그간 별일 없었는가?”


별방진 조방장과는 친구사이로 어렸을 때 대정현에서 함께 근무를 했었다.


고영후의 인사에 별방진 조방장 허운이 약간 경계하는 어조로 말했다.


“별일이야 자네가 있는 것 같네만.”


“어허 이사람. 눈치는 빨라서...


뭐 대충은 짐작하고 있는 것 같으니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함세. 정의현에서 봉기가 있었네.


정의현 관군들과 나는 이번 봉기에 함께 하기로 했네. 자네도 함께 했으면 하네.”


고영후가 봉기 이야기를 하자 허운이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강경한 어조로 대답했다.


“자네, 나를 잘 알지 않는가? 거기에 힘을 보탤 일 없으니 그만 돌아가게.”


“물론 잘 알지. 어떤 타협도 없는 사람이라는 거.


허면 내 하나만 묻겠네.


자네는 이번 기근이 언제까지 갈 것 같나?


아무 탈 없이 올해를 넘길 수 있겠나?”


고영후의 질문에 허운은 입을 다물었다.


“···”


“아마 제주사람 절반은 죽거나 섬을 떠나 떠돌게 될걸세.


아무리 출륙금지령이 있다하나, 여기 있으면 죽는 수 밖에 없으니 일단 나가고 볼걸세.


제주 사람들 절반이 고향을 떠나 팔도를 떠돌게 될텐데 그걸 두고 볼 셈인가?”


“···”


“이미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우마는커녕 사람 먹을 것도 없다는 것을.


오면서 보니 여기서 키우는 말들이 많이 야위었더구만.”


허운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곡물은 못 먹이고 풀만 먹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겨울이 오면 뭘 먹일지 걱정일세”


고영후가 기회다 싶어서 재빨리 말했다.


“잘 키워도 걱정이지. 사람들이 먹을 게 없으면 소나 말이라도 잡아먹자고 여기로 몰려올 텐데 그때는 어찌할 건가?”


“조정에서 이번에 쌀과 곡물을 보내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또 보내 줄 것 일세.”


고영후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이야 아직 전라도에 쌀이 유통이 되고 있으니 사서라도 그렇게 보내줄 수 있었겠지만, 이제 겨울이 되면 그 마저도 없어질 걸세.


게다가 겨울이 되어 파도가 높아지면 연안용 배로는 여기에 오려고 하지도 않을 걸세.”


허운이 조금씩 봉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허긴 조정에서도 제주는 항상 뒷전이지. 그래서 이 방법밖에 없다는 건가?”


“같이 굶어 죽는 방법이 있지. 아니면 우리만 먹고 살면서 다른 사람들 굶어 죽는 것을 지겨 보던가.”


허운이 그래도 그럴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도 무인으로 이런 일에 참여할 수는 없네.”


허운이 너무 강경하자 고영후가 병사들을 걸고 넘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자네 밑에 있는 병사들의 의견은 어찌할텐가?”


“굳이 참여하겠다면 말리지는 못하겠지.”


고영후가 빈틈을 잡았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부하들이 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겠다는 건가?


그건 무인이 할 일이고?


그리고 자네 아들은 자네가 돌봐야 하지 않겠는가?”


“내 아들을 자네에게 보내 놓은 이유가 이런 일에 연루되지 못하게 하려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앞장세워서 데리고 오면 어쩌라는 건가?”


허운이 언성을 높여서 말하자 고영후가 조용히 타일렀다.


“이보시게. 자네 아들이 내가 시킨다고 이런 일에 참가할 아이인가?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한 일이지.”


“그래도, 좀 말렸어야지!”


허운이 푸념 섞인 소리로 말하자 고영후가 허운을 구슬리기 시작했다.


“자네 아들은 우리처럼 조그만 섬에서 향리들 뒷치닥거리나 할 아이가 아닐쎄.


일군을 거느릴 장군감이지. 자네도 알지 않는가?”


허운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흠흠··· 우리 현이가 좀 특출나긴 하지.”


“그러니 우리가 자네 아들이 큰일을 할 물길을 터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 조선에서는 아무리 발악을 해도 이 섬을 벗어나기도 힘들어.


어떻게 벗어나도 끽해야 어디서 현령이나 한자리 하고 오겠지.”


고영후의 말에 허운이 혀를 찼다.


“에잇, 벌써 거기까지 이야기가 되었나?”


“내가 하는 것이 아닐쎄. 고장군이란 사람이 하는 것이지.”


“고장군이라는 사람 소문은 나도 들었네만···


그래도 나는 제주 밖의 일까지 관여할 생각은 없네.”


“고장군이 내게 약조했네. 우리는 제주도 안에서만 협력을 하는 것으로.”


허운이 체념 섞인 말투로 말했다.


“알겠네 그럼 계획은 무엇인가? 말해보게.”


허운이 결국은 승낙을 했고 고영후는 앞으로의 계획을 허운에게 설명했다.


* * *


다음날 아침, 제주 동문에서 오백여보 떨어진 넓은 공터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아침 햇볕을 쬐면서 쉬고 있었다.


이곳은 제주목에서 마련한 구휼 죽소인데, 죽소는 동문밖과 서문밖 두곳에서 운영을 하고 있었고 양쪽 각각 천여명이상의 사람들이 배급을 받고 있었다.


지난 태풍 이후에 한번 구휼미를 나눠 주었지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 먹고 살 것이 막막한 사람들은 결국 부랑자로 떠돌다가 그나마 형편이 나은 제주목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새벽에 한번 오후에 한번 죽을 배급해 주는데 건더기도 없는 멀건 죽이지만 하루 두 번씩 배라도 채울 수 있었고, 아직은 겨울이 되기 전이라 밖에서 거적을 덮고 잘 수도 있어서 제주를 떠나려는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야, 억쇠야. 뭘 그렇게 씹으면서 오는거냐?”


억쇠라는 아이가 구휼죽소 건너편 초가집 모퉁이를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아, 이것 말입니까? 저쪽 모퉁이 뒤에서 누가 나눠 주던데요··· 사흘뒤에 여기서 모이면 더 많이 준다고···”


“어디 말이냐? 어디!”


그 말을 듣고 드러누워 있던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서 그쪽을 향해 뛰어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지 않느냐?”


실망한 사람들의 말에 뒤따라오던 억쇠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중얼거렸다.


“어, 여기 분명히 있었는데···”


“사흘 뒤에 여기 오면 더 많이 준다는 것이 확실하더냐?”


사람들이 아쉬워하면서 억쇠를 다그치자 억쇠가 자초지종을 말했다.


“네, 그저께 낮에 정의현에서 봉기가 있었고, 사흘 뒤에 제주로 쳐들어갈 건데 그때 먹을 것을 많이 가져 온댔어요.”


“그저께라고? 어이 거기 천씨! 자네가 그저께 정의현에서 오지 않았나?


그제 낮에 정의현에서 봉기가 있었다던데...”


사람들이 정의현에서 온 천씨라는 사내에게 묻자 천씨가 이상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저께 낮 까지는 아무일 없었는데··· 내가 출발한 뒤에 있었나?”


사람들이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뭐 정확한 것이 하나도 없네. 사흘 뒤에 온다는 것도 거짓말 아녀?”


“그래도 뭐라도 왔으면 좋겠다.”


* * *


그날 오후, 제주목 관아의 우연당 앞 연못 옆에 제주목사 노정이 왔다 갔다 하면서 서성이고 있었다.


“대감, 저자에 다녀왔습니다.”


판관 최진남이 급히 들어와서 말하자 노정이 다그친다.


“그래, 정의현에 봉기가 있었다는 말이 사실이던가?”


“그런 것 같습니다. 저자에 그저께라는 말도 있고 어제라는 말도 있는데 어제인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허긴, 고변한 자의 말이 어제라고 했으니 어제가 맞겠지. 그러면 제주목에서도 봉기가 있을 거라는 것은?”


“날짜들이 사흘뒤나 나흘뒤라는 말이 가장 많고 당장 내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고변한 자가 모레라고 들었다고 했고 그날이 마침 장날이니 그때가 아닐런지요?"


“장소는 어디라던가?”


“장소는 동문 밖 구휼소라는 말도 있고 저자에서 봉기를 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일단 두 곳의 동정을 잘 살피라고 하고 혹시 모르니 여차하면 성문을 닫을 준비를 하라고 이르게.”


“구휼 죽소를 폐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죽소를 폐쇄하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러다 그들 모두가 봉기에 적극 가담하면 곤란하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조정에 급히 알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주목사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아직 봉기를 일으킨 자들과 대화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지 않은가?


내가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정의현으로 가서 대화를 해봐야겠네.


최대한 섬 내에서 해결해야지 잘못하면 여럿 다칠 수 있고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걸세.


그런데 봉기를 주도한 자가 고장군이 확실한 건가?”


“저자에 떠도는 말으로는 고장군이라고 하였습니다.


삼신인의 뜻을 받아 봉기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판관의 말에 제주목사가 들어 본 적이 있다는 듯 말했다.


“고장군이라면 얼마전에 제주 앞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고장곤이라는 자가 맞는 것이지?


삼신인의 도움으로 살아왔다는 소문이 있길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기어코 사고를 치는 구만.


그자가 봉기를 일으킨 이유는 뭐라고 하던가?”


“정의현 호방이 사사로이 탐욕을 부렸던가 봅니다.”


제주목사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어허, 결국 향리놈들이 사고를 치는구만. 내 진즉에 그 놈들을 잡아 족쳤어야 했거늘!”


“그 놈들이 없으면 여기 일이 안 돌아가는데 어디 쉽겠습니까?”


“그래도 올봄에 손을 봤어야 하는 것인데...


지금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참으로 답답하구만.


그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저자에 떠도는 소문은 없는가?


혹시 격문 같은 것은 못 구했나?”


“사람들이 처벌받는 것이 무서워 숨기는 것인지 아직 없는 것인지 여기 저기를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러 곳을 탐문해 보니, 고변자가 말한 것과 같이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재산을 몰수 하라는 것과 출륙금지령 철폐 등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것은 격문을 입수해야 알 것 같습니다.”


판관이 저자의 소문을 이야기하자 제주목사가 답답해하면서 말했다.


“탐관오리들을 벌하는 것이야 뭐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출륙금지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


“조정에 이야기해도 그건 힘들지 않겠습니까?”


“결국은 봉기를 일으킨 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말이군.”


“지금 이 기근을 해결하지 못하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차라리 강경하게 진압을 해서 본보기를 보임이 어떠신지요?”


판관이 강제 해산의 뜻을 내비치자 제주목사가 손을 내저었다.


“그런 소리는 입 밖에 꺼내지도 말게. 내게는 제주도 백성 한사람 한사람이 다 소중하네.”


판관이 바로 수긍했다.


“하긴 대감님이 제주도와 인연이 많으시지요.”


“그리고 제주의 군사들 대부분이 제주도민들인데 진압이 쉽겠는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다보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야.”


“저는 대감님의 결정에 따를 것입니다.”


“사흘 뒤 장날이라··· 내일 정의현으로 가서 협상을 해 보고 잘 안되면 뭔가 수를 내어보도록 하세.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것이니 준비해 두게.


혹시 모르니 성안의 군사들에게도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하고.”


“네 알겠습니다.”


* * *


다음날 아침 성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서 제주 목사가 채비를 하고 관아 밖으로 나섰다.


“대감, 꼭 가셔야 하겠습니까? 차라리 제가 가서 저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보겠습니다.”


판관의 말에 제주 목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다. 내가 직접 가야 대화가 좀 되지 않겠느냐?”


제주 목사가 성의 수비대장을 보며 말했다.


“군사들은 열명만 데리고 가겠다. 무슨 일이 있으면 판관의 명령에 따라라.”


그때 군졸 한 명이 달려와 고했다.


“대감! 역도들이 동문쪽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목사가 깜짝 놀라 물었다.


“오늘이 봉기 날이었단 말이냐? 역도들의 수가 얼마나 된다더냐?”


“현재 수천명이 신산마루에 모여서 이곳으로 내려오고 있다 합니다. 조만간 동문에 당도할 것 같습니다.”


제주목사가 서둘러서 재촉했다.


“어서 나가보자. 성밖에서 그들과 대화를 해보겠다.


내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진 어떤 행동도 하면 안된다.”


제주목사 일행이 산지천을 건너 동문으로 나서는 사이에 장군의 봉기군도 동문에 도착해서 동문 옹성 밖에서 마주쳤다.


“포위하라!”


장군이 명령을 내리자 무장한 선봉대들이 제주목사 일행을 포위했고 제주목사가 호통을 쳤다.


“네 이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이렇게 행패를 피우느냐? 다들 무기를 버리고 썩 물러가지 못할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계략에 빠지다. +3 22.07.03 1,134 23 18쪽
40 특전대원 삼동이 +1 22.06.29 1,178 24 17쪽
39 구조작전 +1 22.06.28 1,182 24 20쪽
38 출판 기념회 +1 22.06.26 1,320 22 17쪽
37 천체 모형 +1 22.06.24 1,317 25 17쪽
36 미륵의 현신 +3 22.06.23 1,391 30 19쪽
35 청어 잡이 +1 22.06.20 1,414 31 17쪽
34 특급 수송 작전 +1 22.06.18 1,376 25 17쪽
33 역병을 다스리다 2 +3 22.06.17 1,356 27 21쪽
32 역병을 다스리다 1 +1 22.06.15 1,409 29 14쪽
31 삼고초려 +1 22.06.14 1,454 26 19쪽
30 Winter is Coming! +1 22.06.11 1,581 27 24쪽
29 살기좋은 제주 +1 22.06.09 1,614 29 15쪽
28 일대종사 +1 22.06.09 1,550 34 13쪽
27 해적소탕 3 +1 22.06.07 1,536 32 16쪽
26 해적소탕 2 +3 22.06.06 1,558 35 14쪽
25 해적소탕 1 +3 22.06.05 1,645 35 15쪽
24 천리행군과 졸업식 +1 22.06.03 1,631 38 15쪽
23 제주목사 노정을 파직(罷職) 하소서. +1 22.06.02 1,739 36 17쪽
22 출도자 색출 +1 22.06.01 1,643 43 17쪽
21 불금의 밤 +2 22.05.31 1,639 41 14쪽
20 작전명 고래사냥 +2 22.05.29 1,724 37 15쪽
19 멀리서 온 손님 +4 22.05.28 1,738 38 14쪽
18 풍속교화 +3 22.05.27 1,725 37 18쪽
17 군사조련 +3 22.05.26 1,813 40 14쪽
16 을나의 후손들 +1 22.05.25 1,868 39 15쪽
15 니가가라 나가사키 +1 22.05.24 2,008 36 20쪽
14 가짜뉴스 +1 22.05.23 2,102 42 15쪽
13 출생의 비밀 +5 22.05.21 2,248 46 17쪽
12 개작두를 열어라! +5 22.05.20 2,193 4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