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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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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28 03: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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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6,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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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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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강화 전투 2

DUMMY

“이곳으로 오던 적들의 배들이 지나쳐 갔습니다.”


강화도 덕진진과 덕포진에서 전투가 한창일 때, 해주 황해감영에서 남동쪽으로 삼십여리 밖의 파라포에 주둔한 해주 감영군 진영에 전령이 달려와 보고하였다.


“뭣이라?! 혹시 잘못 본 것이 아니냐?”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모두 일곱척의 판옥전선이 지나갔습니다.”


감영중군(監營中軍)이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도대체 적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이냐?

한시진 전에도 남쪽의 용매도 수군진이 공격받는다고 적들이 반으로 나누어 상륙할 것 같다 하지 않았느냐?

적들의 배가 열척 밖에 안된다고 하지 않았어?”


“용매도에서 지척인 금포에서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쪽으로는 상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 용매도에는 적들이 왜?”


옆에 있던 부장이 의견을 말하였다.


“아무래도 적들이 해주 감영을 공격하려는가 봅니다.”


“적들이 군량을 노리는 것이 아니란 말이냐?!

어서 군사를 돌려라!”


잠시 후 해주 용당포 앞바다에 일곱척의 판옥선이 나타났다.


“썰물이 시작되기 전에 해주성을 점령해야 한다!

판옥선 세 척은 앞쪽의 용당진을 점령한 뒤 육로로 광석천을 따라서 진격하고 두 척은 서쪽의 결성포로 상륙하여 남산을 점령할 것이다.

나머지 두 척은 광석천을 거슬러 올라가라!”


정운충의 명령에 공격을 알리는 깃발이 올라가자 전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광석천 쪽으로도 가벼운 배들이 먼저 물길을 따라 올라가고 판옥선 두 척이 뒤따랐다.


해주 감영은 북쪽은 수양산, 남쪽은 남산으로 가로 막혀있고, 서쪽과 남쪽은 남천이 동쪽은 읍천의 천연해자가 있어 동남쪽으로 들어오는 광석천만 막으면 되는 방어하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적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새벽같이 군량과 군사들을 내보내고 읍성 서쪽의 부용당에서 잠시 쉬고 있던 황해감사 맹주서가 깜짝 놀랐다.


“뭣이라?! 적들이? 왜?”


“지금 한천포 쪽에서 전령이 왔사온데 적들의 배가 광석천을 따라 올라오고 있다 합니다.”


“왜 이제야 알리는 것이냐?!

적들이 상륙할 때까지 남산의 봉화는 왜 오르지 않은 것이야?”


“대감께서 봉화를 올리지 말라 명하셔서···”


“이런 바보 같은 놈들을 봤나!

내가 남쪽에서 올라오는 봉화를 연결해서 올리지 말라 한 것이지, 적들이 앞바다에 오는 것까지 올리지 말라 했다더냐?!

아니다. 일단 남문으로 가자!”


황해감사 맹주서가 한참 열을 올리다가 제풀에 지쳐 서둘러 남문으로 달려갔다.


“배를 저쪽으로 대어라!”


정운충의 명령으로 광석천을 거슬러 올라오던 판옥선 두 척이 광석천 서쪽 강변에 걸터앉았다.


“우리는 이곳에서 남쪽에서 올라오는 적들을 맞을 것이다.

공성장비들은 작은 배로 날라라!”


해주 읍성 동남쪽의 포구인 한천포는 광석천을 거슬러 한참 안쪽에 있었는데 밀물일 때에 배가 들어올 수 있지만 무거운 판옥선은 수백보 남쪽 하류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 군사들은 다 어디간 것이냐?”


남문에 도착한 황해 감사가 백여명 정도 모여 있는 군사들을 보고 호통을 치자 성문장이 대답했다.


“그것이··· 군사들이 이것밖에 없습니다.”


“이미 역졸들까지 군량을 나르는데 동원되었는지라···”


종사관의 말에 맹주서가 체념하고 물었다.


“적들은 어디까지 왔느냐?”


“해운정에 모였던 적들은 이미 동문쪽으로 가고 있고, 남쪽의 용당진으로 내린 군사들도 곧 고금교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하니 일각이면 남문에 당도할 것입니다.”


“나는 동문을 확인하러 갈 것이다.

곧 감영군이 돌아올 것이니 그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적을 막아야 한다.”


황해감사가 동문으로 달려가는 사이 이미 동문 쪽에는 병선과 방패선을 타고 온 3연대 2대대 소속 군사들 이백여명이 동문밖에 도착하여 공격을 하고 있었다.


“쏴라! 공격하라!”


2대대장 고원의 명령에 총구에 불이 뿜고 군사들이 천연해자인 우름천(읍천泣川)을 넘어 성벽에 사다리를 걸었다.


“뭣들 하느냐? 화살을 쏴라!”


막 동문위로 올라온 맹주서가 성가퀴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병사들을 보고 성문장을 나무라자 성문장이 주저하며 대답했다.


“지금 정예병들이 모두 파라포에 나간지라···”


“그럼 돌이라도 던져라!”


맹주서가 칼을 빼 들고 고함을 치자 군사들이 그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다!”


2대대의 중대장 두 명이 앞장서서 중대원들이 걸어놓은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와아아!


1중대장 오세현이 먼저 성벽위로 올라서서 막아서는 한 명을 베고는 주먹을 높이 들어 올리자 아래쪽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으하압! 차!


바로 뒤에 돌을 피하느라 조금 지체한 2중대장 고만홍이 성벽위로 뛰어오르며 칼을 휘둘러 두 명을 제압했다.


“동문을 점령하라!”


두명의 중대장이 앞길을 터주자 2대대 군사들이 잇달아 올라와서 동문 쪽으로 달렸다.


와아아아!


바로 동문이 열렸고 잠깐 사이에 해주읍성이 점령되어 버렸다.


“해운정에 수백의 군사들이 모여 있다 합니다.”


한참 후, 파라포에서 군사를 돌려 급히 돌아오던 해주 감영 군사들이 광석천 인근에 도착하였다.


“서둘러라! 해주성을 구해야 한다!”


감영중군이 군사를 독려하면 달려오는 것을 본 녹도만호 정운충이 명령했다.


“적들이 온다! 포를 쏴라!”


쾅! 쾅! 쾅!


광석천에 걸터앉은 두척의 판옥선에서 조란탄 수백개가 날라갔다.


“피해라!”


으아악!


한천포 북쪽의 해운정에 모여 있는 군사들만 신경 쓰느라 빈 배인 줄만 알았던 곳에서 철환이 날라오자 달려오던 군사들이 혼비백산해서 흩어졌다.


“흩어지지마라! 근처에는 오지도 않는다!”


감영중군이 군사들을 독려하여 보지만 멀리서 달려와 지쳐 정신이 없던 군사들이라 눈먼 철환에 쓰러지는 동료만 보일 뿐, 사거리 밖에서 쏜 건지 아닌지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공격하라!”


대대장 고원의 명령에 광석천 건너편 숲속에 숨어있던 군사들 수백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와아아아!


“수양산성으로 올라가라!”


대부분 붙잡히고 수십명이 수양산성쪽으로 달아났으나 이미 은율쪽에서 내려와 수양산성을 점령하고 기다리고 있던 막산과 김기발에게 모두 붙잡혔다.


* * *


“봉화가 오른지 한참이 지났는데 남쪽에서는 왜 소식이 없느냐?!”


한참 전, 강화 유수부에서 강화유수 김수흥이 멀리서 간간히 들리는 대포소리에 전정긍긍하고 있자 부관들이 나섰다.


“초지진이나 덕진진에서 전령을 보냈더라도 아직 당도하지 못할 시간입니다.”


“그렇습니다. 전령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적들이 아직 가까운 광성보에도 도착을 못한 것입니다.”


“그렇겠지? 지원군을 보내지 않아도 될까?”


“전령이 오면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곧 썰물이 시작될 것이니 적들의 배는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강화유수와 경력, 도사 등 부관들이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을 때 군관이 급히 달려와 보고했다.


“큰일 났습니다.

남쪽의 광성보가 점령되었다 합니다.”


“광성보가?!

좀 더 자세히 말하여 보아라!”


강화유수가 다그치자 소식을 전한 군관이 나서서 말했다.


“남쪽에서 포성이 크게 들리고 있어 모두들 바다 쪽만 바라보며 있을 때 갑자기 뒤쪽에서 역도들의 군사가 들이닥쳤습니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저만 겨우 도망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럼 역도들이 강화도로 상륙을 했다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바다 쪽으로 올라오는 배는 없었습니다.”


군관이 단호한 말투로 대답하자 부관들은 물론 유수부의 이속 (吏屬)들까지 나서서 한마디씩 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역도들이 처음부터 강화도로 상륙을 할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닙니까?”


“적들이 광성보까지 왔다면 여기까지는 삼십리도 채 되지 않습니다.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맞습니다. 용진진만 지나면 제물보가 있는 갑곶포구가 코앞입니다.

군사들을 빨리 용진진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용진진은 광성보에서 십오리 밖에 안되니 그사이에 점령되었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용진진을 포기하고 제물보와 문수산성을 중심으로 적들을 막아야 합니다.”


“용진진을 포기하는 것은 안됩니다.

용진진을 포기하고 갑곶까지 밀린다면 십리만 더 올라오면 월곶의 연미정입니다.”


“적들의 목표가 군량을 실은 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모든 군사를 강화 산성으로 불러들여 성에서 방어를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결국 한강의 방어를 포기하자는 의견까지 나오자 김수흥이 단속을 하며 나섰다.


“군량 수송을 마칠 때까지는 적들의 배가 한강어귀로 들어오게 할 수 없다.

지금 우리 군사들이 얼마나 되느냐?”


“남쪽이 모두 점령되었다면 지금 모든 군사를 불러모아도 일천 오백이 채 안 될 것입니다.

초지진과 덕진진, 광성보에 많은 군사를 배치했는데 그쪽이 점령된 것이 컸습니다.”


“일천 오백으로 적들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교동도의 군사들을 이곳으로 오게 해야 합니다.”


“그쪽도 이미 적들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쪽에서 군사들 빼면 서쪽의 뱃길이 뚫려 버릴 수 있습니다.”


“군사를 데려오려면 화공선을 다시 복구해야 할 것인데 다음 물때까지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 의견들이 난무하자 강화 유수 김수흥이 진무영을 지휘하는 지휘관으로서 명령을 내렸다.


“각 진과 보의 군사들을 최대한 모아 갑곶의 제물보와 건너편 문수 산성을 중심으로 방어를 하도록 할 것이다.

적들이 저녁 늦게라도 밀물때를 기다려 올라올 것이니 월곶 위쪽에 있는 화공선들을 모두 갑곶과 문수산성쪽으로 집중시켜라.

내일이면 군량 수송이 완료될 것이니 그때까지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여 적들을 막아내어야 한다.”


“그런데 용진진은 어떻게 할 요량이십니까?”


“용진진은 포기할 수 없다.

남쪽의 화도와 오두, 용당의 군사들을 모두 용진진으로 올라오게 하라!”


* * *


헉헉헉!


지금의 산본 신도시 서쪽의 수리산 능선을 십여명의 관군들이 숨을 헐떡이며 달리고 있었다.


“잠깐 저쪽에서 쉬었다 가자!”


맨 앞쪽을 달려가던 대장인 듯한 군관이 조금 쉴만한 곳이 나오자 뒤쪽을 보며 소리쳤다.


“홍좌! 뒤쪽에 따라오는 놈들이 있는지 확인해라!

적들이 보이면 바로 알리도록!”


“넵!”


명령을 받은 홍좌가 바로 나무 위로 뛰어올라 주위를 살핀 다음 내려왔다.


“이쪽으로 따라오는 놈들은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반각만 쉬었다 간다.

홍좌는 뒤쪽을 계속 주시하면서 쉬도록.”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칼을 내팽개 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휴! 어쩌다 이렇게 쫓기고 있는 것이냐?”


좀 전에 망을 보러 갔던 나홍좌가 아래짝 길을 주시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나홍좌는 선전관으로 고장군이 병영성에서 잡혀올 때 호위를 했던 자였는데, 그때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선전관에서 해임되었고 지금은 훈련도감군과 함께 수리산 쪽에 투입되었다.


그동안 소규모의 부대로 나누어 골짜기마다 숨어서 적들의 특전대들이 올라오는 것을 견제하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날 새벽부터 갑자기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게나 말일세. 다 흩어지고 이게 다라니.”


옆에 있던 자가 함께 푸념을 하였다.


“이제 물도 다 떨어져 가는데 산능선이라 물도 없고 큰일일세.”


“나는 이 칼도 버리고 갔으면 좋겠구먼. 다리도 말을 안들어.”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쪽 앞에서 대장의 말이 들려왔다.


“다 쉬었으면 이제 다시 이동한다!

이 산능선을 넘어 2차 집결지까지 가서 명령을 확인한 후 바로 과천으로 올라갈 것이다.”


모두들 지친 몸을 일으켜 다시 북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 거거 봤어?! 내가 군관놈 대가리 깨는거?”


수리산 건너편 광교산 쪽의 산자락의 절간에서 물을 마시며 2연대 소속 신병하나가 옆의 동료에게 자랑질을 하였다.


“역시 돌팔매는 맨발이 너 만한 자가 없지.”


“이제 우리도 조총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처음에 전투에 투입된다 할 때에는 쉬 마렵다 그러지 않았어?”


“그게··· 장군님께서 적들이 몰려올 때에는 도망가고 싶은 만큼 도망가도 괜찮다고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 지더라고.”


“그 뒤의 말이 더 중요하지.”


“그렇지. 너무 많이 도망쳤다고 생각이 될 때 뒤돌아서 적에게 돌을 던질 용기를 내보라고 하던 것 말이지?

그대로 했더니 진짜로 내가 관군놈 대가리를 깼다니까.”


그동안 관군들이 특전대가 하는 전술을 따라하고 있어서 더 이상 진격을 못하고 있어 장군이 방안을 생각해 내었다.


“게릴라들에게는 다구리가 답이지요.”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있은지 채 십년도 안된 시기에 군생활을 한 장군이라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날 새벽부터 1연대는 동쪽을 맡아서 용인쪽으로 나아가고 2연대는 광교산과 수리산 동쪽 자락을 맡아서 몰아서 잡기로 하였다.


안산과 인천 사이에 있으면서 인천의 3연대와 연계를 맡고 있던 이광성의 별동대는 수리산 서쪽자락을 맡아 진격하였고, 기병대는 수원 벌판을 중심으로 각 지역을 오가며 혹시 있을 적들의 반격에 대비하였다.


이 몰이 사냥은 군사가 많을수록 좋으므로 청주성 점령 후 경기지역으로 올라오면서 받아들인2,000여명의 신병들도 모두 투입하였다.


훈련을 제대로 못 받은 자들이 대부분이라 잘못하다가 아군을 다치게 할 수도 있어 돌멩이를 들려서 올려 보내었는데 이게 허허실실 작전처럼 잘 먹혀서 관군들이 좋다고 쫓아오다가 오히려 숨어 있던 특전대에게 털리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 * *


“밀물이 들어오기 전에 용진진을 먼저 점령할 것이다! 진격하라!”


그날 오후, 밀물이 시작되기 한 시진 반쯤 전부터 남쪽에서 3연대의 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침나절에 선두포, 초지진,덕진진 등에 상륙한 3연대 소속 2개 대대가 이미 광성보와 용진진 사이의 화도까지 진출해 있었고 강 건너 통진(김포)의 고리곶에 2개 중대가 진군해 있었다.


용진진은 지금의 화도돈대가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오리쯤 떨어져 있었고 효종 때 수축하여 바닷가 쪽과 육지 쪽으로 문루가 한 개씩 있는 자그마한 성이었다.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밀물이 되는 해질녘이 되어야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병마만호가 깜짝 놀라 명령을 내렸다.


“모두 공격에 대비하라!”


잠시 후, 3연대 소속 군사들이 문루 삼백 보 앞에 도착하여 3연대장 고영후가 나섰다.


“모두 지난 문학산성 전투처럼 하면 될 것이다!

적들이 얼마되지 않으니 해가 지기 전에 성을 점령한다!”


3연대는 그동안 이렇다할 전투가 없었는데 얼마 전 3연대 단독으로 문학산성을 점령하면서 제대로 전투다운 전투를 하였다.


“1대대가 먼저 서쪽 문루로 공격을 하고 3대대는 군을 둘로 나눠 절반은 혹시나 있을 적들의 지원군을 대비하고 나머지는 1대대의 공격을 보조하라.

공격을 시작하라!”


고영후의 명령에 1대대가 서쪽 문루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적들이 다가옵니다.”


“적들이 더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1대대 군사들이 오십보 이내 가까이로 들어오자 병마만호가 명령을 내렸다.


“쏴라!”


쾅! 쾅! 쾅!


퍼버벅! 퍽! 퍽!


불랑기 포가 불을 뿜자 조란탄이 날라가 앞쪽에 세운 방패차에 박혔다.


“방패차의 방패가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연환(납탄환)으로는 안 되겠다. 철환이 들어 있는 자포를 준비하라!”


문루 위의 관군들이 자포를 바꾸어 오느라 분주한 동안 문루아래에서 1대대장 고만호가 명령했다.


“지금이다. 성벽을 향해 달려라!

포병은 호준포를 번갈아 가면서 쏴서 엄호하라!”


방패차 뒤에 웅크리고 있던 공격대가 사다리와 방패 등 가벼운 공성장비를 들고 달려가는 동안 곳곳의 방패차에 설치된 호준포에서 불을 뿜었다.


쾅! 쾅! 쾅!


퍽! 퍼벅!


호준포는 호랑이가 쭈그리고 앉은 모양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인데, 원래 명나라에서 왜구를 상대하기위해서 만든 경량 대포로 임진왜란때 조선에 들어왔다.


한 명이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데다 다른 대포에 비해 화약도 많이 먹지 않아 혹시나 반란군들 손에 들어갈까 두려워 중앙의 군기시에서만 주조를 하여 주로 강화도 같은 전략 요충지에만 배치되어 있었다.


이번에 정족산성에서 십여문, 광성보와 덕진진 등에서 십여문을 획득하였는데 장비로 가져온 방패차에 설치할 수 있게 만들어 방패차 한대당 2문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호준포로는 성가퀴에 피해를 주기는 힘듭니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적들이 성가퀴에서 머리를 내미는 것만 막으면 된다.

번갈아 가면서 계속 쏴라!”


쾅! 쾅! 쾅!


펑!


으아악!


방패차 한 대가 불랑기 철환에 맞아서 방패 한쪽이 날라가면서 파편에 맞아 여러명이 뒹굴었다.


“응사하라!”


쾅! 쾅! 쾅!


퍼버벅! 으아악!


이쪽에서 쏜 호준포의 철환에 맞아 성위에서도 피해를 입었다.


그러는 사이 방패를 앞장세우고 달려간 1대대의 군사들이 성 가까이에 도착했다.


“쏴라!”


탕! 탕! 탕! 슉! 슈슉!


으아악!


성밑과 위에서 서로 총알과 화살이 날아다니고 사다리가 걸쳐지기 시작했다.


“질려포를 준비하라!

방패는 엄호하라!”


중대장 고만전의 명령에 방패 밑에서 엄호를 받으며 질려포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던져라!”


힘 깨나 쓴다는 대원 세명이 질려포를 성벽위로 던져 올렸다.


이야아아! 슉! 슉! 슉!


펑! 펑! 펑! 으아아악!


질려포는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비격진천뢰만큼은 아니어도 무게가 제법 되었는데, 용진진은 다행히 높지않아 성벽을 넘어 던질 수 있었다.


밑에서 던져진 질려포가 성가퀴 안쪽에서 폭발하며 곳곳에 비명소리가 들렸고 연기가 자욱하게 일었다.


“나를 따라라!”


고만전이 칼을 뽑아들고 사다리를 한달음에 뛰어올라가 성벽위에 올라섰고 바로 중대원들이 뒤따라 속속 올라섰다.


“쳐라!”


으아악!


“총 공격하라!”


둥! 둥! 둥! 둥!


연대장 고영후의 명령에 북소리가 연신 울리고 가까이 대기하던 3대대 군사들도 달리기 시작했다.


“막아라!”


한쪽 성벽이 점령되자 문루위에서 병마만호가 군사를 독려했다.


쾅! 퍼버벅!


으으윽!


성밖에서 쏜 호준포의 조란탄이 문루 곳곳에 박히고 날라온 철환 하나가 병마만호의 어깨에 맞자 병마만호가 어깨를 감싸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와아아아!


용진진 안에는 군사들이 이백 정도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병마만호가 쓰러지자 바로 항복하였다.


* * *


“드디어 강화도로구나!

예전에 차 타고 다리를 건넜던 곳을 배를 타고 올라가는 구나.”


해가 서쪽 하늘에 기울고 있는 강화도를 들어오며 고장군이 감탄을 하였다.


고장군은 그 전날 화성의 화량진에 도착해 있다가 아침에 영종진에 올라와 있었는데 썰물이 잠잠해 지자 물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중이었다.


“저쪽에 배를 대겠습니다.”


배가 초지진에 도착하자 사공이 초지진 가까이에 배를 대고 긴 널빤지를 걸었다.


“저쪽은 땅이 단단하여 걸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허목의 말이 강화도는 물이 차면 어디든지 상륙이 가능하여 거저 먹을 수 있다고 하더니 물이 빠진 곳도 상륙이 가능하였구나.’


“강화도의 서쪽 해안은 뻘이 깊어 물이 많이 들어와야 걸어 들어올 수 있지만, 이곳은 물이 오가는 곳이라 땅이 단단하여 아무 때나 배를 댈 수 있습니다.”


장군의 생각을 아는 듯 사공이 부연설명을 하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장군이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고 널빤지를 밟고 배에서 내려 초지진으로 올라섰다.


‘완전 초토화가 되었군.’


초지진은 성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이미 3연대 군사들은 한창 전투중일 것입니다.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용진진까지는 삼십리 거리이니 말을 타고 가도 해가 저문 다음에 도착할 것입니다.

해서 오늘은 덕진진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묵은 뒤 올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지진에서 기다리고 있던 3연대의 종사관으로 있는 고만식이 말했다.


종사관은 지금으로 치면 행보관이나 비서 비슷한 직책으로 군영의 주장을 보좌하는 직책이었는데 3연대는 고영후의 넷째아들 즉 장군의 사촌동생이 맡고 있었다.


고영후는 아들이 넷 있었는데 활을 잘 쏘는 첫째아들 고만호는 갑사로 있다가 1대대장으로 종군하고 있었고, 무재가 뛰어난 둘째 고만홍과, 셋째 고만전은 각각 2대대 중대장과 1대대의 중대장으로 넷째인 고만식은 문재가 뛰어나 고영후 옆에서 온갖 행정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었다.


3연대는 고씨 문중과 그 연관된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2대대장 고원은 고홍진의 손자였고 2대대의 중대장으로 있는 오세현은 외증손이었다.


장군이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말했다.


“전투에 참가하고 싶었는데 아쉽군.

그런데 우리 수군들은 이미 출발한 것이냐?”


“네. 밀물 때 손돌목을 지나는 것이 위험하다 하여 그 전에 광성보 위쪽으로 올라가 있겠다 하였습니다.

지금쯤이면 도착했을 것입니다.”


작가의말

원래 강화 전투를 2화에 끝내려고 했는데 전투 범위가 넓어 3화까지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큰 전투는 1화씩 2번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연대장 이름이 고영후인데 이전 화에 고홍진으로 잘못 썼더군요. 

참고로 고홍진은 고장군의 할아버지뻘 지관으로 탐라4절(풍수지리 고홍진, 의술 진국태, 점술 문영후, 풍채 양유성) 입니다.

앞으로 좀 더 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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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벌레 24.05.28 21 2 16쪽
100 강화전투 4 그리고 꼬레아 우라! +2 24.05.19 39 2 18쪽
99 강화전투 3 24.05.19 32 2 20쪽
» 강화 전투 2 +1 24.05.08 53 3 21쪽
97 강화 전투 1 24.05.02 91 2 22쪽
96 한양으로 가는 길목 24.04.22 91 1 19쪽
95 양덕자(洋德子) 24.04.12 92 2 20쪽
94 예수회 선교사 24.04.02 103 3 18쪽
93 제1차 교육자 대회 24.04.02 92 0 24쪽
92 송시열과 독대하다 24.03.12 152 1 21쪽
91 그녀는 예뻤다 +2 24.03.03 140 2 16쪽
90 미 투 24.02.22 130 2 19쪽
89 월미도 해전 2 24.02.15 132 2 20쪽
88 월미도 해전 1 24.02.09 145 2 22쪽
87 거북선이 출동하면 어떨까? 24.01.28 162 3 22쪽
86 척산 전투(feat.신기전) 2 24.01.22 157 2 18쪽
85 척산 전투(feat.신기전) 1 24.01.18 170 1 21쪽
84 화천대유(火天大有) 24.01.08 177 4 21쪽
83 이사부의 사자 24.01.01 175 4 21쪽
82 삼죽(三竹)과 미수(眉叟) 23.12.25 181 4 18쪽
81 공산성 전투 23.12.17 201 3 21쪽
80 패드립을 대하는 자세 23.12.10 234 3 22쪽
79 회덕 전투 23.12.03 226 2 21쪽
78 온새미로 돌아오다. 23.12.03 212 2 21쪽
77 죽음의 인과 연 - 욕망 23.11.26 231 3 15쪽
76 죽음의 인과 연 - 환영 23.11.26 221 3 16쪽
75 두개의 행진 +1 22.11.12 599 13 14쪽
74 금산사 미륵법회 +3 22.11.07 593 16 22쪽
73 영남 남인과 전주 양반 +1 22.11.05 601 1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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