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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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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627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4.0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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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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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43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하압! 항문파열무!"


천지파열무를 뛰어넘는 극강의 기술. '그곳'을 기점으로 서태웅은 자신의 몸이 갈가리 찢기는 듯한 느낌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 멀리 메인 소스 위에서 자신을 향해 미소 지으며 반기는 666마리의 부대원이 보인다. 그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던 수많은 두더지들이 보인다. 한 마리 한 마리··· 다들 아는 얼굴이다. 그런데··· 제갈두덜은 없다.


"개··· 쌉탱··· 그놈은 살았구나··· 으득······."


"죽여라."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넝마가 된 몸으로 간신히 입을 여는 서태웅. 거대했던 그의 몸이 갈가리 찢겨나간 통에 덩치가 상당히 줄어버렸다. 광장 전체가 서태웅의 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죽이라고? 이렇게 쉽게? 지존을 위해 희생한 몽몽이님의 복수는 어쩌고?"


본좌가 멸살지옥검으로 서태웅의 콧잔등을 '콕' 하고 찌르자 서태웅의 얼굴이 바르르 떨린다.


"크윽, 마지막까지 나를 치욕스럽게 하다니! 쿨럭! 으으··· 네, 네놈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네놈들이 이 게임을 접는 날까지 나와 두더지 형제들은 함께할 것이다!"


유언인가? 서태웅은 죽어가는 마당에 혼신의 힘을 다해 어느덧 퓨전을 푼 지존과 본좌를 향해 저주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본좌의 발길질뿐.


"이 쉐이가 끝까지! 이 어리석은 놈아! 리젠? 우리가 네놈들 따위가 두려워 게임을 접을 것 같아? 이제야 진정한 랭커가 되어 아이템 매매의 아름다움 속에 커져가는 부의 축적만이 남은 상태에서 게임을 접으라고? 내가 미쳤냐?"


계속되는 발길질. 공력이 실리지 않아 데미지는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용사(?)에게 할 예우는 아니다. 지존조차도 발길질을 퍼붓는다.


"흥! 버러지 같은 것. 두더지를 한 박스로 실어와도 콧방귀도 안 뀐다. 이놈아! 크크, 그리고 말이야. 후후, 리젠이라. 과연 네놈이 리젠할 수 있을까? 리젠한다 해도 우리를 죽일 수 있을까? 불가능하겠지만, 만에 하나 성공한다 해도··· 우리가 게임을 접을 것 같으냐? 까짓 떨어진 경험치 정도야 며칠이면 복구하는데 왜 게임을 접어? 우리가 미쳤냐? 네놈들만 리젠할 수 있는 줄 아나 보지? 앞으로 우리는 이 게임상 모든 두더지가 말살되는 그 순간까지 게임을 접지 않을 것이다. 크하하하!"


서태웅은 지존의 말에 오싹함을 느꼈다. 그랬다! 그것을 생각 못 했다. 상대가 유저라는 것! 한 번 죽는다고 영원히 죽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 이런 지저스. 아둔한 머리를 용서하소서. 이미 죽은 형제들이여, 미안하다. 두목이 멍청해 자네들이 고생하는구나.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린 서태웅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맞이하려던 수많은 두더지 형제들이 지존과 본좌의 말에 흥분했는지 사시미나 짱돌을 들고 자신을 향해 씩씩거리는 것이 보였다.


'지, 지금 죽으면 진짜 죽는다(?)! 어, 어찌해야 하지?'


서태웅의 두 눈이 떼굴떼굴 굴러가며 살아날 방도를 찾아보지만··· 없다. 그런 거 없다.


"나, 나를 살려주게! 그, 그러면 두더지 월드에 있는 보물창고를 넘겨주겠네!"


죽기 싫은 것일까. 지금까지의 모든 분노는 어디 갔는지 살려고 하는 한 줄기 지푸라기를 찾아 헤매는 한 마리 두더지가 되어버린 가냘픈 서태웅. 그런 서태웅을 보며 본좌가 차가운 냉소를 퍼부었다.


"쿄쿄쿄쿄쿄쿄! 우습구나! 꼬라지하고는! 야! 내가 머리에 짱돌 맞았다고 너를 살려 두느냐? 우리는 결코 후환이 될 싹을 남겨두지 않아. 하하. 그리고 두더지월드인가? 그거 위치 알아. 거기 가서 한 마리 한 마리 죽여가다 보면 보물창고도 나오겠지. 그냥 가서 털고 나와도 되는데 뭐 하러 네놈을 살려서 받아내냐? 일을 이중 삼중으로 처리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야. 효율적이지 못해. 크크."


"그, 그런··· 아, 안 돼! 사, 살려줘!"


점점 짱돌과 사시미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의 몸이 몹시 떨렸다. 그런 서태웅의 이마에 지존이 한줄기 조소와 함께 선물을 안겨주었다.


"크크, 몽몽이님의 복수다. 이렇게 쉽게 제거하다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뭐, 그런대로. 크크."


서태웅은 눈을 들어 지존을 보다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것은! 아, 안 돼! 차, 차라리 그냥 죽여줘! 아악!"


지잉.


몽몽이의 지팡이. 소멸 모드로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일까. 지팡이의 끝이 서태웅의 이마에 닿자 서태웅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린다.


그 뒤로 그 누구도 총통 두더지 역할을 하던 놈과 총사령관 역할을 하던 두더지를 봤다는 자가 없었다. 영원한 소멸. 디 엔드.


존재의 소멸이 은원의 소멸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일단 전쟁은 끝났다.

평온이 찾아왔다.


"이제··· 끝이군. 끝났어."


"그래. 드디어 끝났어. 후후!"


오메가 두더지, 서태웅이 남기고 간 신창을 집어 든 지존과 본좌. 그들의 귀로 팡파레가 울려 퍼지며 눈앞에 화려한 공지가 떴다.


둘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광장을 울린다.




***




에필로그


- VOL NO. 1 -


"어이,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누구···신지?"


"하하, 저희예요. 그새 저희를 잊은 건가요? 이거 섭하군요!"


"아! 자네들은······?"


초보자 마을 펍.

그들에게 큰 도움을 준 술집 주인 NPC와 함께하는 따뜻한 저녁식사. 연신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주점 안을 가득 채웠다.


"하하하하. 그랬군. 정말 대단한데? 자네들이 금룡을 잡았다니."


"하하. 솔직히 말해, 우리라기보다는 지존이 잡은 거죠."


본좌의 칭찬에 지존이 쑥스러워하며 은근히 스스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하, 뭘 그런 걸 가지고. 자네 도움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야."


"우리 사이에 뭘. 하하. 그나저나 이곳의 술은 여전히 맛있군요. 아니, 더 맛있어진 것 같은데요? 비법이 뭡니까?"


본좌의 추켜올림에 주인장은 뒷머리를 긁었다.


"하하, 뭐 비밀이랄 게 있나. 그저 항상 술을 만드는 방법이 적힌 책의 예습 복습에 충실했던 것뿐이지. 절대 누군가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네."


과연 진실일까. 방송국에서 수능 만점 받은 학생에게 항상 '이렇게 말해야 해요. 그럼 인터뷰 시작합니다.'라고 시키는 바로 그 멘트. 바보 아니면 아무도 믿지 않는 그 멘트가 주인의 입에서 튀어나올 줄이야.


"대, 대단한 개그군요. 헛헛!"


"그, 그러게 말입니다. 그동안 많이 심심하셨나 보군요."


"미, 미안하네. 헛헛. 이거 참 무안하구먼. 허허!"


셋은 껄껄대며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때였다.


쾅!


"시끄럽잖아! 이 술집 전세 냈어?"


갑자기 한쪽 구석에서 누군가가 시비를 걸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상대에게 대응했다.


"흠. 아니요?"


"근데 왜 이리 시끄러워? 다른 손님 있는 것 안 보여? 전세 낸 것도 아닌 데 왜 그리 시끄러워? 뭘 믿고 깝치는 거야? 앙!"


사장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전세 낸 게 아니라 이 가게 제 것인데요."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는지, 사장의 말에 상대는 잠시 멍때리며 기능을 정지했다.


"uh-oh···가 아니잖아! 이, 이익! 나를 무시하는 거냐! 죽고 싶어? NPC 주제에 어딜 깝쳐!"


초보 마을.

왜 저런 덩치가 여기 앉아서 깨작거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상으로 보아 어디를 가도 인기 없게 생겼다. 장비로 보아 레벨 40은 넘어 보이는구만 왜 초보 마을에서 발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초보 마을에서 고렙 취급을 받으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던 걸까?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으며 시비를 건 상대방은 허세를 부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상대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던 본좌는 상대를 딱 한번은 용서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허허, 오늘 기분이 좋으니 한 번은 봐주지. 하지만 계속 짖으면 입으로 똥 싸게 만들어주겠어!"


본좌가 잔을 내리며 말을 내뱉자 거한의 눈에서 불꽃이 튀어나오는 듯했다.


"뭐야? 이 자식이! 여기가 마을 안이 아니었으면 넌 이미 뒈졌어! 내 머리 위에 닉네임 안 보여? 나 ‘늣킁’이야! 초보 마을에서는 내가 왕이라구!"


"그래? 풋. 마을 밖으로 나갈까? 나가도 과연 내가 너한테 뒈질까? 그렇게 생각해?"


본좌의 빈정거림에 화가 난 것일까. 거한이 본좌의 멱살을 잡아끌며 문밖으로 나섰다. 얌전히 마을 밖까지 끌려 나가는 본좌. 거한은 얌전히 실려 나오는(?) 본좌를 보며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별것도 아닌 게 까불어! 이 새끼! 너 게임 접고··· 컥! 아악! 피, 피다!"


"허허. 참 말도 많군. 겨우 손목 하나 잘린 것 가지고 뭘 그래?"


단검 하나를 장난치듯 휘두르는 본좌의 손놀림에 거한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 이 자식! 죽인다!"


갑자기 품에서 거대한 쇠몽둥이를 꺼낸 거한. 강하게 휘두르며 본좌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깡!


피하지 않는 본좌. 당연히 자신이 몽둥이가 상대의 마빡을 뭉갤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은 거한은 자신의 손을 타고 흐르는 전율에 무기를 놓쳤다.


"헉! 뭐, 뭐야! 처, 철두공을 익힌 거냐?"


거대한 쇠몽둥이를 맨머리로 헤딩하고도 멀쩡한 본좌. 약간 인상이 찌그러진 게 살짝 아프긴 한가 보다.


"훗. 레벨 차이가 얼만데. 뭐, 급소만 아니면 웬만한 데미지는 트럭으로 쳐도 끄떡없으니까. 훗훗. 별것도 아닌 게 깝치기는."


비웃음을 날리며 거한을 향해 슬슬 걸어가는 본좌. 거한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다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를 악물고는 다시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깡!


다시 한번 울리는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 하지만 이번에는 머리가 아니었다. 가볍게 손등으로 덩치의 공격을 막아낸 본좌. 경악하는 거한을 무시한 채 손을 내려 거한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귀여운 것. 앞으로 게임 못 하게 해주겠다고? 웃기네. 오히려 네가 못 할걸? 내가 누군지나 아냐?"


한 손으로는 거한을 들어 올리고 한 손을 내려 거한의 사타구니를 잡았다. 사내의 '그것'이 있는 곳. 몹시 예민한 곳을 꽉 쥐었는지 거한이 입을 벌리고 눈을 뒤집어 깠다.


"내 아디는······."


사타구니를 잡은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손바닥 전체로 뿜어내는 일양지 확장판. 가볍게 뿜어낸 것인지 거한의 하반신이 '그곳'을 거점으로 천천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본좌. 공식 랭킹 공동 1위. 히힛. 나 건든 거 후회되지 않냐?"


“뭐, 뭐? 그, 그런 사람이 왜 여기에...”


화르르.


불타오르며 사라져버리는 사내. 본좌는 손에 남은 잿더미를 떨쳐내며 가볍게 고개를 까닥거렸다.


"풋, 대답도 못 들었네. 귀여운 자식 같으니라고. 그러게 상대를 보고 깝쳐야지."


"그러게 말이야. 우리 머리 위에 뜬 아이디 보였으면 아이템 구걸이라도 할 것이지 병신같이··· 크크!"


어느새 다가온 지존. 지존은 타다 남은 재를 발로 쓱쓱 문지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펍 주인. 그리고 그 주위로 몰려들어 싸움을 구경하던 유저들. 그런 사람들을 보며 지존과 본좌의 콧대는 피노키오가 울고 갈 정도로 높아졌다.


거만을 즐기는 교만한 것들. 쿄쿄쿄······.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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