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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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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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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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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3.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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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4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크로스!


순간 번쩍하며 백호와 서태웅의 공격이 동시에 교차했다. 서태웅의 손에 제대로 한 방 맞았는지 멀리 벽에 박힌 채 서서히 사라져가는 백호. 그리고 백호를 공격하기 전에 제대로 한 방 맞았는지 머리 주위로 별을 만들어내며 스턴에 걸려버리는 서태웅.


생명력이 완전히 닳지 않았는지 백호처럼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그저 뺨에 백호의 손자국이 빨갛게 나 있는 것이 특이할 뿐이다.


역시, 세상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나 보다. 신수 결정전에서는 공평하게 둘 다 체력 풀빵인 상태에서 싸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열심히 백호 오오라를 뿜어내며 기력을 소비하는 도중에 서태웅이 내지른 강맹한 기운에 일단 한 방을 허용하고 시작한 전투가 아닌가!


만약 강백호가 신수가 아니라 영수급 정도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강백호는 이미 메인 소스에서 띵까띵까 놀고 있었을 것이다.


두 거대 괴수의 전투는 일반 유저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전투가 아닌 이상 구경거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전투가 끝나며 발생한 어이없는 사태의 발생에 대해 유저들은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아! 쓰, 쓰러진다!"


스턴에 걸린 서태웅의 거대한 몸이 바닥으로 쓰러져 내려오자 유저들은 물론 몇 마리 남지 않은 백호들마저도 부리나케 피신했다. 재수 없게 거대 반달가슴곰의 두터운 허릿살에 깔려 압사당하고 싶지 않으면 부리나케 달려야만 했다. 본좌와 지존도 마찬가지였다. 한창 캡틴꽃돌이를 압박하고 있던 둘은 자신들의 머리 위로 무너져 내려오는 거대 곰을 바라보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아, 안 되겠당! 타, 탈출하자!"


하필이면 곰이 쓰러지는 자리 근처에 있어 다른 유저들처럼 멀리 도망갈 수도 없었다. 게다가 함부로 몸을 뺄 수도 없는 상태. 지금 바로 뛰어나갔다가는 기회를 엿보고 있던 캡틴꽃돌이의 검에 찔릴 위험도 있었다.


이럴 때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법. 앞뒤 잴 것도 없다. 일단 귀환주술서를 쓰고 성으로 갔다가 최대한 빨리 다시 달려오는 게 낫지, 피하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압사당하면 본전도 뽑지 못할 뿐이다. 어차피 길은 다 뚫어놨지 않은가.


본좌와 지존은 게임 역사상 가장 위험한 고비를 맞이하여 과감히 귀환주술서를 찢었다. 물론 자신들을 향해 대나무 창을 던지려고 크게 포즈를 취하던 캡틴꽃돌이의 발치에다가 벽력구 몇 개를 던져 견제를 한 것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곧, 귀환주술서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지존과 본좌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빛에 감싸이는 순간, 벽력구의 폭발에 의해 뒤로 몸이 튕겨 나가며 자신들을 향해 뭐라고 욕을 토해내는 꽃돌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폭발에 휩쓸려 그의 욕이 지존과 본좌의 귀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튕겨 나간 꽃돌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지 않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꽤나 한다는 놈들 다섯 명이 합체하며 체력도 뻥튀기한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그들 자체가 버그와 얍쌉으로 일임된 캐릭이지 않은가. 분명 퓨전 기술도 불법으로 만들어낸 기술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잘난 능력치도 거기까지. 지존과 본좌, 둘의 시선 안에 서태웅의 무릎에 깔리며 하반신이 뭉개지는 꽃 모양의 갑옷을 한 한 사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지존과 본좌의 입가에 천진난만한 미소가 지어지며 귀엽게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상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존재인데··· 철저히 순수하고 순진하려는 지존과 본좌다. 불쌍한 꽃돌이들 같으니라고.


그때였다. 곰돌이가 무너져 내리는 동안 한편으로는 신수 강백호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금룡 이벤트의 시나리오 모드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시동이 걸려버렸다.


"쿠오오오오오!"


갑자기 광장의 천장에서 휘황찬란한 금빛 광채가 뿜어져 나오며 깔려 죽지 않은 유저는 물론 오메가 두더지까지도 모두 감싸 안았다.



***



귀환주술서를 찢고 빛에 감싸였던 지존과 본좌는 빛이 사라지고 나서 당황을 감출 수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자신들은 이곳에는 있어서는 안 되지 않는가. 둘은 사방을 둘러보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어, 어떻게 된 거지? 귀환주술서가 통하지 않은 것인가?"


"그, 그러게. 시나리오 모드의 발동인가? 정말 아슬아슬하군."


본좌와 지존은 식은땀을 훔쳐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장에서 뿜어져 내려오던 빛의 양이 줄어들며 장내의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멈춘 듯 모두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쓰러지고 있던 오메가 두더지는 쓰러지던 상태 그대로 굳어 있었고, 모든 유저들은 도망가던 자세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오직 멀쩡한 것은 지존과 본좌 둘뿐이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왜 다들 굳어 있는데 우리만 멀쩡한 거지?"


"뭐, 뭐야! 왜 이러지?"


지존과 본좌는 검도 휘둘러보고 팔짝팔짝 뛰어보았지만 역시 아무런 제재도 느껴지지 않았다. 둘은 사방을 둘러보다 천장에서 금룡이 서서히 몸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다.


"헛! 금룡이 나온다! 그렇다면 시나리오 모드가 분명한데 왜 우리 둘만··· 혹시······?"


"혹시?"


"귀환주술서와 시나리오 모드가 병합 작용을 일으켜 우리 둘만 상황에서 벗어나 있는 게 아닐까? 비록 귀환은 안 되었지만 우리는 이미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니 시나리오 모드의 작용을 벗어난 게 아닐까? 그렇게밖에는!"


"아, 아니 그런 뽀록이!"


"그, 그렇다면······."


갑자기 지존과 본좌의 눈에서 시퍼런 광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귀기. 우연찮게 얻은 뽀록을 이렇게 아쉽게 흘려보낼 지존과 본좌가 아니리라. 지존과 본좌의 검과 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메가 두더지의 뱃살에 깔려 죽지 않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힘차게 뛰어가던 모습 그대로 굳어 있던 유저들의 목덜미를 톡톡 건드려주기 시작했다.


[지화자!]


[풍악을 울려라! 크하하하!]


살판났다. 세상에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런 뽀록을 요따위 악인들에게 내려주시다니. 고렙이 없고 저렙이 없다. 죽음 앞에 모든 렙이 공평하다. 몹이라고 다를 바 없다.


거대 곰탱이에게 깔려 죽지 않기 위해 도망치던 가여운 호랑이들의 엉덩이와 엉덩이의 깊은 계곡 안으로 과감히 들어가는 본좌의 검. 금룡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아직도 입을 웅얼대고 있었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지도 못하고 있는 지존과 본좌는 모든 유저를 학살함에 주저함이 없었다.


유저 모두 서태웅이 쓰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던 중이었기에, 맨 뒤에서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본좌와 지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둘은 빨빨거리며 유저들의 뒤통수에 검과 도를 꽂아 넣어 주었다.


[저 양반들이 청단과 홍단인가 보군!]


본좌가 빨간 옷과 파란 옷을 입은 아저씨 두 명을 지칭하자 지존이 둘의 뒤로 달려들었다.


지존과 본좌가 몹시 건들거리며 청단과 홍단의 목과 손가락, 손에 쥐어져 있는 무기와 장신구 모두를 발라먹었다. 특히 둘의 귀에 한 짝씩 걸려 있는 특이한 모습의 귀고리는 강탈 아이템 필수 품목 1호였다.


[아자! 드디어! 청단 홍단을 지금의 초고렙으로 만들어준 초특급 싸바싸바 아이템을 득템했도다!]


[음홧홧! 이제 우리도 그 누구 못지않은 위력을 가질 수 있을 거야. 우리의 힘이라면 그 누가 덤벼도 끄떡없지.]


[암. 이 녀석들만 있으면 그 누가 우릴 당할까! 우린 이제 천하무적이라고! 크하하핫!]


둘이 빼앗은 귀고리. 그것은 정말 대단한 아이템으로써, 현재까지도 단 한 쌍밖에 나오지 않은, 말 그대로 진짜 유니크 아이템이다.


효능은 앞서 보았듯이 두 유저를 하나의 캐릭터로 합체시켜 주는 것. 두 유저의 기존 기술을 모두 시용할 수 있으며 스텟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단점이 있다면 쿨타임을 다 쓰고 나면 자동으로 분리되는데 이때 체력과 기력, 스태미나가 모두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막판 후리기용으로 쓰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는 아이템이다.


물론 강한 충격을 받아도 지금의 청단 홍단처럼 분리되어 굴러다니게 될 수도 있다. 캡틴꽃돌이의 암내 공격을 맡고 실신한 청단과 홍단의 퓨전이 풀려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물론, 캡틴꽃돌이 놈처럼 제작진을 꼬드겨 불법으로 합체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은 예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합체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버젓이 합체되어 서태웅 무릎에 깔려 있는 캡틴꽃돌이는 정말 예외로밖에는 칠 수 없는 경우다.


어찌 된 합체기술이 이리도 오래간단 말인가. 유일한 합체 아이템인 퓨전 귀고리를 손에 넣은 청단과 홍단이 귀고리를 얻기 위해 엄청난 퀘스트에 파묻혀 몇 번이나 아웃당하기까지 한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상대적인 박탈감만 느끼게 하는 불법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청단과 홍단이 퓨전 귀고리를 얻기 위해 고생 삑살나게 했다는 것이 아니다. 꽃돌이들이 제작진과 어떻게 싸바싸바 해서 이따위 사기성 아이템을 구했는가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청단 홍단의 몸에 스윽스윽 칼빵을 먹이고, 그들을 평범한 중렙 캐릭에서 단숨에 고렙으로 끌어올려 준 정말 인세에 보기 드문 효자 아이템인 귀고리가 지존과 본좌의 귀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팔과 다리는 아이템 수거하는 과정에서 이미 잘라냈다. 외부에 드러나 있어 손으로 수집이 가능한 아이템을 모두 다 뜯어낸 청단과 홍단은 이미 상품 가치가 없는 상태. 그냥 놔두어도 죽을 것을 목까지 그어서 회색빛으로 물들게 한 지존과 본좌는 과감히 몸을 돌렸다.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감히 우리 무적 캡틴꽃돌이에게 덤비다니. 하하. 이까짓 시나리오 모드야 우리가 만든 해킹프로그램 한 방이면 가뿐하지. 이제 퓨전도 할 수 없을 텐데 복수나 할 수 있으려나? 으하하하!"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본좌는 참 성대모사도 잘하지. 어쩜 저렇게 캡틴꽃돌이의 목소리와 똑같게 흉내 낼 수 있을까. 재가 되어 사라져가는 청단과 홍단의 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작가만의 착각일까?


[야마도라. 어디 다시 한번 즐이벤, 딸랑딸랑을 외쳐보시지. 흐흐.]


[과연 랭킹 1위답게 손에 들고 계신 검들이 몹시 나이스한데, 나한테 기부할 생각은 없으신가?]


들리지도 않게 둘이서만 귓말 버전으로 속닥속닥거리며 야마도라의 시선 밖에서 칼질을 시작했다. 최고의 검이라 칭송받는 멸살지옥검 두 자루를 들고 있던 양 손목을 쓰윽 그어주었고, 팔목 보호대를 하는 팔뚝도 그어주었다. 갑옷도 좋아 보인다. 귀고리가 참 반짝거리는데? 허리띠도 상당히 비싸 보인다.


양팔과 양다리가 잘린 채 허공에 떠 있는 야마도라는 도대체 누가 자기 몸을 난도질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보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시나리오 모드 때문에 뒤조차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신세를 한탄할 뿐이었다. 그런 야마도라의 뒤통수에 본좌가 침을 뱉었다.


"정말 멋진 변신이었어. 엄청나던데? 정말 강해. 인정해 주지. 우리를 상대로 그렇게까지 한다니, 정말 훌륭해. 적이지만 인정해 주지. 하지만 이렇게 깔려 죽게 되었다는 것이 참 안타깝구나. 헛헛헛!"


캡틴꽃돌이는 하반신이 깔려 움직이지도 못한 채 두 눈을 말똥말똥 굴리며 자신의 앞에서 무기를 흔들고 있는 지존과 본좌에게 애처로운 눈빛을 흘렸다.


"허허, 눈 깔아. 확 찍어 버릴까보다."


지존은 손가락 두 개를 날카롭게 구부리고는 캡틴꽃돌이의 눈앞에서 흔들어댔다. 캡틴꽃돌이의 시선이 바닥을 향한다. 살고 싶나 보다.


"흠. 그건 그렇고. 지금 입고 있는 갑옷이 참 괜찮아 보이는데? 자네가 그러지 않았나? 거금을 들여서 제작진에게 부탁해서 만든 것이라고?"


"제작진에게 부탁한다라··· 아무리 게시판을 돌아다니고, 길드 사이트를 돌아다녀도 제작진에게 돈 주고 아이템 만들어준다는 말은 못 들어봤거든. 참 신기한 일이야."


"아마도 예전에 말했던 비리 운영자를 통해서 얻은 것이겠지? 흐흐. 꽤 좋아 보이는데?"


지존과 본좌의 검은 그림자가 자신에게로 향하자 캡틴의 얼굴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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