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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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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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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4.0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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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1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둘의 격돌이 시작되었다.

기존의 지존이었다면 캐빈보다 딸리는 레벨과 그에 따른 아템발로 약간 버거웠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빙룡 사건 이후 레벨 업을 꽤 했고, 지금은 금룡까지 잡고서 능력치가 두둑해지지 않았는가.


게다가 두 자루의 참룡도를 이용한 극성의 참룡도법은 더 이상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위력을 내뿜었다. 거기에 혈천도룡도법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당한 성취를 보았고, 하도 몸으로 때웠기에 금강불괴의 몸에 가까운 방어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공방이 치밀한 괴물 캐릭터가 된 지존이었다.


이런 지존을 상대로 달라붙는 캐빈.

분노 게이지가 풀빵인지라 최상의 컨디션을 선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무기가 참룡도에 딸린다. 데미지, 내구력 그 어느 하나 참룡도보다 좋은 부분이 없는 레어 등급의 도. 유니크 등급도 아니기에 애초부터 유니크급의 참룡도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무기다.


레벨발로 커버한다고 쳐도 그 차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능력치 차이로 지존에게 공격을 먹인다 해도 과연 지존의 괴물 같은 방어력을 뚫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약하게나마 갑작스럽게 뿜어낸 호신강기를 이용했다고는 하지만 몽몽이가 지팡이로 내뿜은 금룡 브레스를 몸으로 막아낸 괴물이 아닌가.


지존과 캐빈의 대결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인 반면, 본좌와 몽몽이 역시 뫼비우스의 띠를 달리며 서로의 주변 공기만 더듬어댔다.


"으음, 내가 부주의해서 상황이 이렇게 어렵게 되었군요.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받은 계약 조건은 당신들을 소멸시켜 달라는 것. 어쩔 수 없군요. 하압!"


몽몽이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달려들자 본좌가 몸을 피했다. 무한 스태미나의 몽몽이나 발 빠르고 손 빠른 것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본좌. 한쪽은 계속 공격하고 한쪽은 계속 피하기만 하니 승패가 갈리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젠장. 괜히 받아쳤다가 비싼 멸살지옥검만 날릴 테니··· 어쩔 수 없군."


무기가 소멸될 것이 두려운 본좌다. 날카로운 단검 한 자루를 오른손에 쥔 본좌가 왼손을 몽몽이를 향해 쭉 펴며 일양지를 내뿜었다.


핑핑.


공기를 뚫는 파공음이 들리며 하얀 빛줄기가 몽몽이의 지팡이를 강타했다.


"이런 공격 소용 없습니다! 그냥 얌전히 소멸되어 주십시오!"


계속 일양지를 내뿜어보지만 내구력, 방어력 무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운영자용 사기 아이템에 치가 떨리는 본좌다. 다른 말은 없이 그저 소멸되어 달란 말만 외치는 왕고집의 몽몽이를 보며 본좌가 이를 악물었다.


"에잇! 도대체 뭘 바라는 겁니까? 무슨 대가를 받기로 한 겁니까? 누가 사주한 겁니까? 제발 말 좀 해보세요! 상황이 이쯤 되면 당사자도 알 건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우우~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보장하라!"


본좌가 계속 몽몽이의 몸에 일양지를 적중시키며 나불거리자 몽몽이도 짜증이 솟구쳤는지 입을 열었다.


"버럭! 제발 한 대만 맞아줘요! 그래요! 말할게요! 말할 테니 한 대만 맞아줘요! 이런 된장! 꽃돌이 오형제가 시켰습니다. 됐습니까? 그러니 좀 맞으란 말이에요!"


몽몽이의 지팡이가 본좌의 머리가 있던 장소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헉! 위험했다! 헉헉, 과연 그 못된 해킹단 놈들이 그런 사주를 했을 줄이야! 이봐요, 착하고 순결하지만, 악의 꾐에 빠진 불쌍한 운영자님! 공격 좀 멈추고 협상을 합시다. 아무리 사주를 받았다고는 해도, 솔직히 지금의 운영자님의 힘만으로 나와 내 친구를 잡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애써 키운 캐릭을 포기하고 싶진 않군요. 우리 서로의 장밋빛 미래가 약속되는 윈윈계약을 성사시켜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최대한 몽몽이에게 접근해서 대화를 하는지라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었지만, 효과는 있었다. 몽몽이의 지팡이가 점점 형식적으로 휘둘러지며 본좌의 대화에 딸려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놈들에게 무엇을 받기로 했나요? 놈들 재산 전부 우리가 먹었습니다. 그놈들 님한테 줄 것 하나도 없을걸요? 현실에서의 금전? 지금 우리가 놈들한테 되찾은(?) 아이템 몇 개만 팔아도 님이 원하는 양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천천히 합시다. 릴렉스··· 릴렉스······."


본좌의 끊임없는 회유에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지, 몽몽이의 눈이 흔들렸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했는지 지팡이가 여전히 허공을 갈랐다.


"혹시 무슨 협박이라도 받은 겁니까? 그런 거라면 걱정을 하지들들들 마셈. 우리 쪽에 사이버수사대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아까 보시지 않았나요? 직접 갈기셨지요? 살록수라고, 아까 저기 있는 캐빈이란 놈팡이와 싸우면서 팔 한쪽 날리고도 계속 장풍 갈기던 분. 그분이 사이버수사대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를 믿어요. 꽃돌이 놈들 성에서 우리하고 이미 한 번 만났거든요. 그때 놈들이 우리한테 시비를 걸어와서 살록수 씨가 캡쳐 다해놨어요. 우리가 그 인간들이 해킹으로 게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다닌다고 했더니 자신이 책임지고 잡아 족치겠다고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 거짓된 약속을 뿌리치고 진실의 내 손을 잡아요. 우리는 적이 아니랍니다. 이렇게 싸울 필요가 없어요."


급소를 향해 바람을 가르던 지팡이는 어느새 그 속도가 줄어들어 겨우 붕붕거리며 제자리만 맴도는 수준으로 변해 있었다. 본좌는 몽몽이가 휘두르는 지팡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몽몽이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됐다. 이제 거의 다 됐다!'


본좌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철저히 긴장된 정신만이 언제 어디서 바뀔지 모를 몽몽이의 선택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윽··· 하지만 이미 이렇게 운영자로서 불법을 저지르고, 큰일도 몇 건 했기에···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이 없습니다. 외국으로 떠야 하는데··· 크윽······."


몽몽이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처절한 절규에 본좌의 얼굴이 온화하게 변했다.


"이런, 이런. 그런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군요. 하지만 걱정은 마세요. 우리가 도와줄게요. 우리는 꽃돌이 놈들과 달리 믿음직한 원 헌드레드 퍼센트 덩어리예요. 아주 믿음직스럽답니다. 그놈들은 오늘 밤이 지나면 살록수 씨가 출근해 색출해 낼 겁니다. 결코 빠져나갈 수 없을 테죠. 하지만 당신은 다릅니다. 우리가 잘 말해 놓을게요. 몸 하나 뺄 시간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하고 그 사람하고 사이가 각별해요. 서로 술자리도 같이 할 사이인걸요."


술자리를 같이하는···이 아니라 술자리를 같이 '할'이다. 사실이 바탕이 된 과거형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는 미래형이다. 이런 불확실한 말에 웬만하면 넘어가지 않으련만··· 이미 마음이 몹시 심란한 마음이 가냘픈 선량한 몽몽이는 본좌의 말에 신뢰를 보내고야 말았다.


"저, 정말인가요? 하지만 내가 이렇게··· 당신들을 공격했는데?"


몽몽이의 눈시울이 붉어지자 본좌가 후덕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지팡이 공격은 멈춘 지 오래다.


"하하하. 믿어요. 그리고 어차피 게임인 것을. 그 정도 공격 가지고 우리가 심통 부릴 사람으로 보입니까? 걱정하지 말고 뜨세요. 재정적인 후원까지 우리가 알아서 해주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당신이나 우리나 꽃돌이 그 간악한 악의 종자들에게 고통받은 동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를 믿으세요. 자, 내 손을 잡아보아요. 밝은 미래가 있어요. 내 눈을 보아요. 만사가 형통할 겁니다."


어느새 공격을 멈춘 둘. 둘이 몸은 몹시 가까워져 있었다. 서로를 맞잡은 손. 서로를 향하는 뜨거운 시선. 사나이들끼리의 믿음과 우정, 신뢰가 가득 담긴 뜨거운 열정이 담긴 시선이 서로의 투명한 눈망울을 통해 투영되었다.


"헉!"


순간 본좌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눈에 들어온 몽몽이의 시선. 그 한없이 깨끗하고 맑은 눈망울을 본 순간 본좌는 알 수 있었다. 몽몽이의 눈 깊숙한 곳에서 꿈틀대는 만사형통지안의 힘을.


"다, 당신이 마지막 세 번째!"


"네?"


몽몽이는 뭐가 뭔지 몰라 갑작스러운 본좌의 반응에 당황스러워할 뿐이다.


"다, 당신의 눈 깊은 곳에 잠재된 맑고 투명한 눈망울. 그 웅대한 기상! 내 눈을 보십시오! 당신과 똑같은 만사형통지안입니다! 느끼십시오. 이 동질감을! 비록 핏줄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의 운명은 만사가 형통하리라는 하나의 명제 아래 놓여 있는 대 운명공동체입니다! 각성하십시오!"


"하아!"


순간 몽몽이는 본좌의 눈망울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농도 짙은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동질감이 우러나왔다. 척추를 통해 느껴지는 짜릿함. 우리는 하나라는 형제애!


"지존! 형제가 왔다!"


본좌가 지존을 불렀다. 드디어 한 세기에 세 명만이 나타난다는 만사형통지안의 소유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본좌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지존은 급박한 와중에도 살짝 고개를 돌렸다. 서로 손을 맞잡고 행복해하는 두 명의 사내. 아름다웠다. 형제라니. 이 어찌 아름다운 소리가 아닐 수 있겠는가! 지존의 손속이 빨라졌다. 공격이 더 정교해졌다.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더욱 거세졌다.


"크윽! 네놈!"


갑자기 힘을 내는 지존의 공격에 뒤로 연신 물러서며 이를 악무는 캐빈. 그도 상황을 살폈기에 알 수 있었다. 빌어먹을 운영자 놈. 힘을 합쳐 두 유저를 헤치자고 꼬드길 때는 언제고 지금은 손잡고 랄랄랄하는 꼬라지라니.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 빌어 처먹을 잡것들아! 으라차!"


캐빈의 몸이 한줄기 빛이 되었다. 한줄기 빛이 되어 도에 실리는 캐빈의 몸. 그리고 그 도에서 뿜어져 나온 짙은 도강.


"허엇! 신도합일의 이기어도강! 과연 레벨이 되니 무기가 꼬져도 할 건 다 하는구나! 하지만 나를 물로 보면 섭하지! 받아랏! 똑같은 걸로 먹여주마!"


순간 지존의 손에 들린 참룡도 두 자루가 웅웅거리며 빛을 내뿜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 빛에 동화된 지존. 두 자루의 도가 빛 덩어리가 되더니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도강. 금룡을 꿰뚫어버린 이벤트 당첨자의 전설적인 모습이 다시 현신했다.


"하압!"


지존의 짧은 기합과 함께 신도합일 상태의 이기어도강이 허공을 갈랐다. 서로를 노리며 정면충돌을 노리는 두 개의 이기어도강. 서로의 목숨을 한 방의 격돌에 담겼나 보다.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뿜어져 나온 빛이 광장을 눈부시게 밝혔다. 결과는?



***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호!"


······.


"······."


"······."


"쏴리···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세 명의 사내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웃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서로의 팔짱을 낀 채 방긋방긋 웃으며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찌 그리 청승맞은지요.


"이렇게 일이 잘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 아까 마지막에는 정말 놀랐어요. 혹시나 형제가 당할까 걱정했답니다."


어느새 형제가 되었는지··· 몽몽이가 서슴지 않고 형제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 말을 듣는 지존 역시 뭐가 그리 기쁜지······.


"하하. 형제가 걱정해 준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두 명의 만사형통지안이 응원해 주는데 만사가 형통하지 않고 배기겠습니까? 하하하."


"원, 참 너도. 그러는 너도 만사형통지안의 소유자면서. 안 그래, 형제? 하하하하하!"


본좌가 지존의 어깨를 툭 치며 웃자 지존과 몽몽이가 따라 웃는다.


"어쨌든 일이 이렇게 잘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 평생 모르고 지낼 뻔한 형제들도 만나고 말입니다. 사태가 힘들게 돌아가서 이제 현실에서는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순간이나마 마련할 수 있어서 행복하군요."


몽몽이가 아쉽다는 듯 말하자 지존과 본좌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힘내세요. 우리에게는 만사형통지안이 있지 않습니까? 언제 어디든,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만사가 형통할 것이란 믿음을 버리지 마세요."


"그렇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 컥! 커헉!"


말을 하던 지존이 갑자기 튕겨 나갔다.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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