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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고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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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3.11.15 19:02
최근연재일 :
2024.04.05 19:05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25,595
추천수 :
313
글자수 :
835,086

작성
24.03.14 19:05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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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23

재밌게 봐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헉헉. 도착했습니다, 총통. 헉헉."


삐질삐질


귀밑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666부대의 대장이 총통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인사를 받은 총통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갸웃갸웃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지쳐 보이는 666부대원들. 다행히 멀리 있는 필드에서 금룡대전이 일어나고 있는 필드까지 뚫고 들어오는데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는 않았지만, 온몸에 나 있는 생채기와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상당히 거슬린다.


총통 두더지는 제갈두덜을 노려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이들을 투입하는 게 현명해 보이지는 않은데..."


총통의 말에 제갈두덜이 식은땀을 흘리며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저, 저도 이들이 본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지 몰랐던지라··· 전력에 약간의 차질이 있기는 하지만 군사들과 레인저 부대원들이 대유저전용합격진을 펼치는 동안 휴식을 취한다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갈두덜 역시 흙먼지를 잔뜩 묻힌 채 지친 표정으로 헉헉대는 666마리의 거지 두더지들의 몰골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진을 준비하라!"


한 장군급 두더지의 외침에 따라 다섯 유저를 감싸고 있는 수많은 일반 두더지 병사들이 썰물처럼 밀려나고 빈자리를 레인저급 부대원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개진! 대유저학살진을 개진하라!"


"와아아아아!"


장군 두더지의 개진 명령에 수많은 레인저들이 지존과 본좌, 나태, 사인투, 그리고 살록수를 감싸고는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땅위에서는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두더지들이, 그리고 땅 속에서는 특수부대 두더지들이 발톱을 갈며 뛰쳐나갈 준비를 했다.


한편, 한창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이를 갈며 무기를 휘두르던 다섯 유저는 자신들을 덮쳐오는 거대한 힘에 압박을 받고는 한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뭐지?"


가장 적은 킬수를 보유한 살록수가 한 마리라도 더 잡아야 하는 시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자 안타깝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사인투가 두더지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살펴보더니 의견을 표했다.


"으음. 이건, 마치 진 같군요. 두더지들이 진을 펼친다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은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우리가 내기를 하는 동안 다른 몹들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은데요? 대부분이 두더지였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아무래도 서쪽 필드는 두더지들이 장악하고 있는 듯하군요."


사인투의 예리한 지적에 나태가 단봉을 고쳐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호오, 그렇다면 이놈들의 본진이 여기 있다는 소리 아냐? 그럼 소문으로만 듣던 총통 두더지도 있겠네? 그놈을 잡으면 경험치 주는 게 거의 신수급이라는데? 이거 간만에 몸보신하게 생겼군."


나태와 사인투의 말에 지존과 본좌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호오, 본진이라고? 이거 왠지 봉 잡은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두더지들하고만 만날 때마다 우리 레벨과 돈이 팍팍 뜨지 않았냐? 큭큭, 이번에는 아예 본진을 털어볼까? 예전에 야명주 왕창 털었잖아.]


본좌의 말에 지존이 윙크를 하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흐흐, 님아 즐겜. 부탁하셈]


[맞겨두셈. 히히.]


음흉한 미소를 교환하고는 지존과 본좌는 세팅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철저한 대두더지학살전용 아이템 세팅이라. 본좌는 일단 몸 축소 귀고리를 장착하고는 검을 집어넣었다. 인벤토리 어디선가 용급 몹을 잡고 나온 뿔을 갈아 만든 듯한 날카로워 보이는 단검 두 자루를 손에 쥐고서는 굴 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지존은 살기어린 눈빛으로 본좌를 바라 보며 참룡도를 핥았다.


***


"헛! 기습입니다! 진의 좌측에서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헐떡거리면서 달려오는 전령 두더지의 말에 제갈 두더지는 깜짝 놀라 망원경으로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뭐, 뭐지?”


하지만 아무런 위험도 보이지 않았다. 진은 멀쩡히 작동 중이었고 네 명의 유저를 압박해 들어가며 점점 원진을 좁히고 있었다. 진은 성공적으로 작동 중이었다.


"다 잘되고 있는데 무슨······?"


괜히 자신을 깜짝 놀라게 만든 전령에게 쑴탱이라도 날려줄까 인상을 찌푸린 제갈두덜은 순간 엄청난 위화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네, 네 명? 뭐지? 한 놈이 어디 간 거지?"


제갈두덜의 말에 전령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노, 놈이 굴로 침투했습니다. 진의 왼편에서 출동을 준비 중이던 특수부대 요원들이 거의 전멸 직전입니다. 가까이에 있던 대원의 말에 따르면 일방적인 학살에 가깝다고 합니다. 굴을 타고 다니면서 앞을 가로막는 특수부대 요원들을 잔인하게 찔러 죽이며 조그마한 광장이라도 나올 때마다 벽력구를 던져대며 터널을 파괴중이라고 합니다. 지상에서 작동하는 진은 상관없겠지만 지하에서 대기중인 특수부대 요원들을 활용하려던 작전은 힘들 것 같습니다."


부하의 말에 제갈두덜의 목 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이럴 수가! 놈들 중에도 책략가가 있었단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완벽한 나의 브레인에서 나온 퍼펙트한 프로젝트에 태클을 건단 말인가! 나의 주옥같은 명석함에서 탄생한 아리따운 계획에 감동먹고 자지러지지는 못할망정! 이런 쌉탱이 있나!"


제갈두덜은 손에 들고 있던 작전 계획서를 구겨서 땅바닥에 내려치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그래도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시킨다! 어떻게 해서라도 놈들을 죽여야 한다!"


제갈두덜은 명령을 내려놓고는 불안한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젠장··· 총통에게 큰소리 탕탕 쳐놨는데··· 쩝··· 이대로라면 총사령관은 물론 총통까지 당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나는 죽는다!'


생각을 마친 제갈두덜의 몸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좁은 터널로 뛰어든 제갈두덜의 눈에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나한테 불똥이 튀기 전에 존나 튀어야겠다. 이런 제갈! 다시 와룡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이게 몇 년을 기다려 생긴 직장인데 다시 백수가 되어야 하다니 크윽!'


그는 다시 와룡이 되어 직장이 생길 때까지 어디론가 잠적을 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안정적인 직장 속에서 인정받고 싶었으나 1보 전진을 위해 2보 후퇴, 아니, 1보 전진을 하려다가 다리가 잘려렸다. 다시 일거리 없는 한 마리 두더지가 되어 버린 제갈두덜의 이마에는 비지땀이 쏟아져 내린다.


후세의 두더지들은 이 일을 두고 제갈두덜을 이렇게 평가한다.


···역적. 매국노.

그놈만 아니었으면.


한편, 제갈두덜이 작전 실패를 예상하고는 도망간 것도 모르고 학살의 현장에 몸담기 위해 준비하던 수많은 두더지들은 긴장을 지울 수 없었다.

 

고레벨 유저 네 명의 공격은 가히 압도적인 것이었다. 대유저전용학살진은 개뿔이 학살진. 이건 거의 숯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전법이 아닌가.

 

진을 펼쳐도 상대가 되기는커녕 유저들은 경험치가 더 빨리 올라간다며 좋아라 담굼질이다. 특히 동료의 머리를 밟고 높이 뛰어올라 사방에 암기를 뿌려대는 사인투의 공격은 가히 독보적인 것이라 할 수 있었다.


10만 대군···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상당히 많은 수의 두더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암기 하나에 몇 마리씩 꼬치가 되며 메인 소스로 안식을 취하러 날아가 버렸다. 단지 암기에 스칠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암기에 발라져 있던 독으로 인해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하. 내가 지금 2등으로 뛰어올랐소! 모두들 분발하시게!"


사인투의 말에 자극을 받은 살록수와 본좌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내가 땅속에서 놀고 있는 동안 차이가 이렇게 벌어졌단 말인가! 내가 꼴등을 하고 있다니! 이런 망할!"


본좌는 땅속에서 솟구쳐 올라오며 사방에 일양지를 뿌리기 시작했다. 잠시 좁은 터널을 따라 몇 마리 목을 따고 있는 동안 지상에서는 한칼에 수십 마리씩 죽여댔던 것이 패배의 요인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몹들은 많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딜레이가 걸리더라도 기본 방어력을 믿고 모험을 하는 수밖에 없다! 나의 필살기나 먹어라!"


순간 인벤을 열고 사방에 단검들을 뿌리며 잠시 여유를 취한 본좌는 온몸의 기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본좌는 분광검과 빙룡의 뿔을 갈아 만든 유니크 검을 들고는 몸에 기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가늘지만 엄청나게 길게 뿜어져 나온 강기의 줄이 본좌의 검을 타고 흘러나왔다. 검에서 뽑아낸 검기가 아닌 편에서 뽑아낸 편기라 불러도 될 만한 형태, 너무나 길고 가느다랗게 뽑아내서인지 검기의 끝부분으로 갈수록 땅을 향해 휘어져 있었다.


검기 자체도 무게가 있는 것일까? 순간, 엄청나게 늘여진 검기가 뿜어져 나와 있는 검을 좌, 우의 수평으로 뻗은 본좌의 신형이 신법에 의해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키며 전방의 몹들을 뚫고 날기 시작하였다. 무영신보에 의해 탄생된 속도가 속도다 보니 엄청난 다운포스가 발생해 본좌의 몸은 땅바닥에 거의 붙다시피 한 채 이동하기 시작했다.


수평으로 뻗은 두 자루 검에서 뿜어져 나온 날카로운 검기의 줄이 본좌가 이동하는 동안 혈익(血翼)이 되어 몹들을 양단하기 시작하였다. 본좌의 신법이 최고 속도를 지향할 때쯤, 본좌는 이미 필드의 서쪽외곽으로 치달리며 두더지들이 뭉쳐 있는 외곽을 따라 돌며 시작된 순회공연을 마치고 있었다.


"으아아악!"


"비명비명비명비명!"


"끄윽!"


엄청난 비명 소리와 함께 초당 수백 마리의 두더지들이 떼로 몰살을 당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20여 초 본좌의 폭발력이 다했는지 속도가 줄어들며 천천히 일행이 모여 있는 곳으로 몸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 엄청나다! 어떻게 저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지?"


꼴찌를 하고 있던 살록수는 파랗게 물든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직 그의 눈빛을 살아 있었다.


"질 수 없다!"


살록수의 손에서 길게 수강이 뿜어져 나오며 본좌와 똑같은 방법으로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진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참, 의미 없고,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진이다. 그리고 진이 개진되자마자 박살나는 바람에 뛰어들 타이밍을 놓치고는 죽어가는 동족을 보며 허탈한 심정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두더지들. 단약을 씹어 먹고 체력을 회복한 666마리의 짐승과 총통, 그리고 총사령관이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저놈들 왜 저리 강한 거야! 저놈들 레벨이 몇이야? 정보부장 어딨어? 제갈두덜인가 하는 놈 불러와!"


총통이 이를 갈며 호통을 치자 전령 두더지 한 마리가 쪼르르 달려와 고개를 조아리며 비지땀을 흘려댔다.


"저, 제갈두덜이 사라졌습니다!"


"뭐?"


전령의 말에 총통은 황당하다는 듯 말을 잃었다.


"펴, 편지 한 장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도망가는 순간에도 매너를 지켰는지 편지를 쓰고 간 제갈두덜. 전령은 총통에게 편지를 건네주자마자 줄행랑을 쳐버렸다.


"뭐라고 쓰여 있습니까?"


666부대와 총사령관 두더지가 편지의 내용을 물어보자 총통 두더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I am sorry."


미안하겠지··· 말아먹었는데.


"그놈의 정체가 쏘리란 놈이었군요! 어쩐지 처음부터 맘에 안 든다 했는데!"


이해력이 떨어져 그나마 침중한 분위기에 초를 치는 놈이 꼭 하나씩은 있다. 그래서였을까? 총통과 총사령관을 포함해 668마리였던 두더지의 수가 수간 667로 줄어든 것은.

 

도대체 그 한 마리는 누구일까?









예전에 작업한 글을 다듬어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리부트에 가깝습니다. 워낙 오래된 글이라 기억하시는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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