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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고 천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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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작품등록일 :
2020.07.20 10:55
최근연재일 :
2020.09.12 20:0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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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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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6,058

작성
20.08.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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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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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글자
11쪽

017. 입학 시험.

DUMMY

입학생들이 입학 시험을 보기위해 학교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난 대강당인데, 넌 어디야?”

“체육관. 버스 타고 갈 듯?”

“체육관이면 나쁘지 않네. 화학 실험실로 가는 애들도 있다던데?”

“와. 진짜 장난 아니네.”

“컨닝 방지 때문이라잖아. 철저하니까 좋은거 아니야?”


개인당 3m 간격을 유지하고, 학생들의 몸까지 철저하게 수색한다.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보다 재벌고 입학시험이 더 철저했다.

재력이 풍부한 재벌고라 가능한 일이었다.

호진이 배정받은 시험장소는 가장 많은 인원이 시험을 보는 ‘대강당’이었다.


‘78번이면······.’


78번은 좌측 맨 앞자리였다. 자신에 자리에 앉은 호진은 주위를 둘러봤다.

아이들 대부분은 마지막까지 책과 노트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다.


‘나도 마지막으로 점검하자.’


한데, 호진은 책을 펴는 게 아니라 눈을 감았다.


‘한 과목씩 전부 확인해 보자.’


그저 명상하거나 긴장을 풀기 위해 눈을 감은 게 아니었다.

정장 할아버지의 수업을 받은 덕분에, 깨달은 암기의 활용법이었다.


‘시험과목이 이쪽이었나.’


암기의 힘은 그저 잘 외우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외운 것을 머릿속에 잘 정리해 주었다.

그걸 호진이 깨닫고 의식한 채로 사용하자 놀라운 일이 나타났다. 정보가 저장되는 구역을 따로 나눌 수 있었다.

그 덕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


‘전부 괜찮네.’


과목별로 저장되어 있으니, 따로따로 점검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게 점검이 끝날 때쯤 시험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두 가지고 온 짐을 가방에 담아서 책상 위에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시험관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진도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호진은 아무것도 가져온 게 없었다.


“책상 위에 있는 가방은 책상과 책상 사이로 옮겨 주세요.”


가방을 책상 사이에 두고, 아이들이 자리에 앉자 감독관은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시험을 보는 동안, 감독관 30명이 지켜볼 겁니다. 내부에 설치된 CCTV로 2중으로 확인을 하니, 부디 컨닝을 하는 경솔한 짓은 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컨닝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마저 느껴졌다.


“시험 시간은 3시간. 총 100문제입니다. 입학생 모두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시험 보는 도중 화장실은 가고 싶다면 손을 들고 감독관과 함께 가시면 됩니다.”


3시간짜리 시험. 일견 가혹해 보이는 조건이지만, 이곳에 모인 건 각 지역에서 천재와 수재소리 듣던 아이들이었다.


“시간이 끝나기 전에 문제를 전부 푸셨다면, 손을 들고 감독관 확인 하에 시험장을 나가셔도 좋습니다. 매년 많은 입학생이 시간이 되기 전에 다 풀고 나가십니다.”


오히려, 3시간이 되기 전에 문제를 풀고 나가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됐다.


***


시험지를 넘기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열기가 전해졌다. 짙은 긴장감이 시험장을 가득채웠다.

이 압도적인 긴장감에 호진도 순간 긴장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첫 문제를 본 순간 그 긴장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3번 이네.’


쉬웠다.

문제를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필요한 정보가 딱딱 떠올랐다. 암기의 힘이었고, 꾸준히 공부하며 노력한 호진의 힘이었다.


‘이건 2번이고.’


문제를 푸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국어랑 수학은 마지막으로 미뤄두고.’


암기로 문제를 푸는 게 가능한 다른 것부터 빠르게 풀어 내려갔다. 시험 문제 중에 고민되는 문제는 없었다.

다만, 놀라운 문제는 있었다.


‘이걸 외우면서도 써먹을까 싶었는데, 진짜 써먹네.’


한 문제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지엽적인 것까지 전부 외웠는데 문제 중간중간 귀신같이 들어 있었다.

회귀 전에 어렵다고 느낀 이유가 있었다.


‘다들 고생 좀 하겠는데?’


다른 아이들이 풀기엔 좀 까다로운 문제들이 많았다.

물론, 호진에겐 문제가 아니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쭉쭉 풀어 나갔다. 암기 과목이 순식간에 끝나고, 국어와 수학으로 넘어왔다.


‘이것도 크게 어렵지는 않네.’


다소 시간이 걸릴 뿐, 그렇게 어렵다고 느껴지는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1시간 이 막 지났을 때.

호진은 손을 들었다.

시험 감독관이 천천히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화장실 입니까?”


호진은 고개를 저었다.


“다 풀었습니다.”


조용히 말했는데도, 호진이의 목소리는 주위에 울려 퍼졌다.


[4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5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3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

.

.

.

아이들의 시선이 호진의 얼굴에 꽂히고 카르마가 올랐단 메시지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한데, 아이들과는 달리 시험 감독관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고생하셨습니다.”

“예. 나가도 될까요?”

“짐이 있습니까?”

“없어요.”

“그럼, 조용히 따라 나오세요.”


호진이 감독관과 함께 밖으로 이동하는 동안.


[3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1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4 카르마를 획득하였습니다.]

.

.

.

메시지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시험 시작한 지 1시간.

첫 번째 답안지 제출자가 시험장을 나갔다.


***


호진이 밖으로 나왔을 때.


“수고하셨습니다.”


시험 총 감독관인 이영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호진의 인사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첫번째입니다.”


저 첫 번째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호진이도 알고 있었다.


“제가 제일 빨랐나요?”

“예. 가장 빨랐습니다. 작년에 가장 빨리 푼 학생이 1시간 30분이었습니다. 신기록이군요.”


그는 그말을 한 뒤.


“점칠안이 다르긴 다르네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를 했다.


“예?”


관상 할아버지가 습관처럼 말하던 ‘점칠안’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아 미안합니다. 제가 관상학을 배우고 있어서요.”


거짓말이었다.


‘마침 관상학을 배웠다고?’


간파가 없다고 해도 눈치챘을 정도였다. 이건 관상 할아버지가 연관되어 있는게 확실했다.


“할아버지께 자주 듣던 이야긴데, 관상학은 정말 신비하네요.”


호진은 내색하지 않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란 말에 그가 놀란게 느껴졌다.


‘확실해.’


관상 할아버지가 끝까지 숨기고 있던 비밀이 이거였다. 이 사람에게 따로 언질을 해 두 신거 같았다.


‘정말 대단하시다니까.’


할아버지들에 감탄하고 있을 때.


“숙소로 가십니까?”

“아니요.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저번에 배정받은 사무실로 갈 생각이에요.”

“그럼, 가는 동안 잠깐 대화 괜찮으십니까?”


그의 태도가 한결 정중해진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예. 괜찮아요.”


호진은 생각지도 않게 그와 동행을 하게 되었다.


“재벌고 입학 시험은 어디서 담당하는지 아십니까?”

“예. 서치펌에서 담당한다고 들었어요.”

“알고 계셨군요. 전 라이징이라는 서치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세요?”


높은 직책인 줄은 알았지만, 그가 대표인 줄은 몰랐다. 그는 호진의 질문에 미소로 대답했다.


“아직 작은 회사입니다.”


작은 회사에 재벌고가 입학시험을 맡길까? 전혀 아니었다.

설령 진짜 회사가 작다고 하더라도, 그의 능력이 대단하기에 이 일은 맡은 것이다.


“벌써 3년째 재벌고 입학시험을 담당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보왔던 신입생 중에 호진 학생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요?”

“예. 처음엔 엉뚱한 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공부하고 싶은 거라면 기숙사에서 해도 되는데, 어째서 상품 판매 등록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는 호진의 진짜 목적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한데, 한걸음 물러서서 보니. 어째서 그렇게 했는지 보였습니다.”


그는 호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호진 학생이 고른 사무실이 가장 좋은 사무실이더군요. 위치, 크기, 시설 모든게 가장 좋은 곳이었습니다.”


호진이 선택한 사무실은 3학년들이 졸업하면서 나온 사무실 중에 가장 좋은 곳이었다. 원래라면 입학 후 재벌가 자제들이나 차지할 수 있는 최고급 사무실.

그곳을 호진이 은근슬쩍 꿀꺽한 것이다.


“학칙에 어긋나는 건 아니죠?”

“예. 물론입니다. 상품 판매를 위해 작성한 서류를 보니, 빈틈이 없더군요.”


당연한 일이었다.

사무실은 필수였다.

동아리 실이나 돈을내고 특별실을 빌릴 수도 있지만, 그건 기껏해야 아지트의 용도였다.

사무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무실이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으니까.’


일반고등학교와 재벌고의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호진은 이 사무실 시스템을 꼽을 수 있었다.


“사업을 해볼 생각입니까?”


호진은 솔직하게 말했다.


“다양한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다양한 일이요?”

“제가 좋아하는 할아버지 한 분이 패션 업계에서 일하셔서 모델을 해본 적이 있어요. 처음 하는 일이었는데, 새롭고 재밌었어요.”


회귀 전엔 공부밖에 몰랐고, 다른 곳에 재능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호진은 종놈을 자청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호진에겐 카르마와 업이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일도 재미있었어요. 커피도 만들고, 할아버지께 수업도 듣고 세상에는 즐거운 게 정말 많더라구요.”


돈의 망자가 되어 돈만 쫓을 생각은 없다.

남을 위해서 내 인생을 낭비할 생각도 없다.

날 위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겠다.


“사업할 거냐고 물어보셨죠. 예. 해볼 생각이에요. 대신 돈이나 욕심 때문에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제 꿈과 즐거움을 위해서 해볼 생각이에요.”


아이 같은 말이었고.

꿈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일이었다.


“좋네요.”


그 또한 별로 다를건 없었다.

지금에야 많은 이유가 덧붙었지만, 처음 시작할 땐 ‘꿈과 즐거움’ 때문이었다.


“제가 덕담을 해주려고 했는데, 덕담을 받고 가는 기분입니다.”

“예?”


호진이 모르겠다는 듯 그를 바라보자, 그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사무실 앞이었다.


“아닙니다. 오늘 대화 즐거웠어요. 좋은 결과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그와 헤어지고, 호진은 사무실로 들어왔다.


‘어?’


근데 뭔가 이상했다.


***


재벌고에 있는 사무실 중 가장 좋다고 해도,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사무실일 뿐이었다.

안에 빔프로젝터 같은 설비가 비싼 거지, 책상이나 사무실 소품이 고급품은 아니었다.

한데, 사무실이 180도 변해있었다.


‘잘 못 들어 왔나?’


책상, 의자, 테이블, 소파. 모든 것들이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였다.


“흠흠.”


사무실 안쪽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호진이 후다닥 가서 보니 그곳엔 반가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호진이 왔구나.”


관상 할아버지.

이영준에게 연락만 넣으신 게 아니었다. 직접 재벌고에 와 있으셨다.

호진은 반가움에 호다닥 할아버지에게 달려갔다.


“할아버지!”


그 모습에 관상 할어버지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우리 호진이. 할애비가 왔단다.”


한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뭔가 이상한 게 보였다.

휘황찬란하고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왕좌 느낌의 의자.


“흠흠. 점칠안은 제왕의 눈. 널 위해 할애비가 준비한 선물이다. 제왕은 옥좌에 앉아야 하는 법이지.”


세상에.

할아버지 관상학 두달 압수!


작가의말

부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리리린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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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7. 입학 시험. +24 20.08.31 7,883 26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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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 제주도로 떠납니다. +14 20.08.29 7,967 2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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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간파의 업(2) +11 20.08.27 7,994 225 12쪽
12 012. 간파의 업(1) +18 20.08.26 8,166 237 12쪽
11 011. 정장 할아버지. +13 20.08.25 8,444 2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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