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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고 천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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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작품등록일 :
2020.07.20 10:55
최근연재일 :
2020.09.12 20:0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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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956
추천수 :
6,848
글자수 :
156,058

작성
20.08.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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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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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글자
11쪽

011. 정장 할아버지.

DUMMY

사진 촬영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내가 모델 일을 할 줄이야···.’


모델이 되어 사진 촬영을 하는 건, 회귀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재밌었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모델은 단순히 포즈를 취한 채 사진만 찍는 게 아니었다.


‘이걸 해방감이라고 해야 하나?’


모델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쏟아내고, 표현한다. 평소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해방감을 잔뜩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해방감을 느낀 만큼 피곤하기도 했다.


‘그래도 상쾌해.’


해방감과 함께 피곤함이 느껴지자, 묘하게도 상쾌한 기분이었다.


“오늘 촬영 정말 잘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허허.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이거 전부 잘 나와서 뭘 써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 번만 더 체크 부탁드립니다.”


게다가 촬영장 분위기까지 좋으니, 성취감마저 느껴졌다.


“호진아. 이리 와보거라.”

“예. 할아버지.”

“홈페이지에 사진을 게재하고 싶다는데 어떠냐? 싫다면 못 올리게 말해주마.”

“괜찮아요. 오늘 배운 걸 생각하면, 제가 수업료를 드리고 싶은 기분이에요.”


호진의 말에 할아버지는 웃음을 터트렸다.


“소울이 뭔지 감을 잡은 모양이구나.”

“예. 분위기나 아우라가 아니라 소울이라고 표현하신 이유도 알 거 같아요. 모든 걸 아우르는 단어로 ‘소울’을 사용하신 걸 깨달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호진이 감사의 인사를 담아 말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승의 만족도가 상승합니다.]

[제자의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그래. 맞다. 바로 그거다!”


할아버지는 속이 시원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네가 갖고 있던 것이니. 내게 고마워 할 건 없다. 이 할애비는 그저 네가 가지고 있는 걸 꺼낼 수 있게 도와준 것뿐이다.”


아니. 진실은 전혀 다르다. 할아버지 덕에 인사를 활용해 소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사해요.’


호진은 할아버지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이 정도면 되었다. 내가 더 가르쳐 줄 것은 없을 거 같구나. 잘 배웠어. 참으로 잘 배웠어. 호진이 네가 대견하구나.”


그 순간 눈앞을 메시지가 가득 채웠다.


[스승의 만족도가 상승합니다.]

[스승의 만족도가 상승합니다.]

[스승의 만족도가 상승합니다.]

.

.

.

폭풍 같은 메시지가 떠오른 뒤.

기다리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승의 전수가 끝났습니다.]

[스승의 만족도가 최상입니다. 추가 보정이 발생합니다.]

[제자의 이해도가 최상입니다. 추가 보정이 발생합니다.]

[사제(師弟)의 업을 통해 소울의 업을 습득합니다.]


‘대박.’


스승의 만족도와 제자의 이해도 모두 최상이었다.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 호진은 손을 살짝 움직여, 소울을 터치했다.


[소울]


이것도 [味 다방 커피 제조]처럼 아무런 설명이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10개 개수 제한에 들어가지 않는 것까지 똑같았다.


‘생각대로야.’


전수를 통해 얻은 업은 개수 제한에 들어가지 않는 게 확실했다.

그렇게 호진이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할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던 남자가 다가왔다.


“호진 학생. 오늘 고생했어요.”

“아니에요. 오히려 저 때문에 고생하셨어요.”


그는 봉투 하나를 호진에게 건넸다.


“모델료랑 보너스 좀 넣었어요.”

“예? 안 주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저 때문에 고생만 하셨는데······.”


그런 호진의 말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생각하면, 더 주고 싶을 지경이에요. 넣어둬요. 선생님이 소개해주셨는데 등쳐먹을 순 없잖아요.”


할아버지 이야기까지 나오니 계속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하. 그건 제가 할 말이에요. 그리고, 번호 좀 알려 줄 수 있어요?”

“번호요?”

“옷 좀 보내주려고요.”


그저 옷을 보내주기 위한 호의일까? 호진이 보기엔 아니었다. 이건 좋은 모델과 연락을 터 두겠다는 노림수였다.


‘살다 보니 이런 경험을 다 해보네.’


아무리 생각해도 저장해 두어서 나쁠 게 없었다. 호진은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호진아. 나도 부탁할게. 뭔 프로처럼 사진을 뽑아내? 다음에 작업하면 형이랑 하자. 형이 오늘처럼 찍어줄게.”

“호진아. 나도! 누나가 메이크업 해준 거 알지? 다음에 작업할 때 누나한테 연락해. 일 있어도 빼고 올 테니까.”


여러 사람들이 호진의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호진이 당황하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웃음을 터트렸다.

첫 촬영은 그렇게 끝났다.


***


그날 저녁.

디지털카메라 전문 커뮤니티.

DSLR CLUB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오늘 작업 사진.]

[작성자: 세퍼트]


제목은 평범했지만, 올린 사람이 조금 특별했다. 현역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회원이 올린 글이었다.

그 글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최작가-모델 누구입니까? 어린 친구 같은데 분위기가 장난 아니네요.

ㄴ루타-작가님의 스킬이 뛰어난 게 아닐까요?

ㄴ대포칸논-그건 맞죠. 현업에 활동하시는 분인데요.


처음에 모델에 집중했지만, 사람들은 이내 사진작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작성자가 댓글을 달았다.


세퍼트-이번에 처음 모델을 하던 친구였습니다. 사진작가가 돼서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그 친구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다 못 담은 기분입니다.

ㄴ최작가-진짜요? 장난 아니네. 처음 모델했다는 것도 충격입니다.

ㄴ순이영-첫 촬영에 이 정도라고요?

ㄴ루타-만약 작가님 말이 사실이라면 진짜 이건 엄청난 일입니다!


곧이어 댓글 창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하더니, 과장이다 아니다로 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란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자, 다른 커뮤니티까지 화보 사진이 퍼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상에서 호진은 모르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었다.


***


한편, 요 며칠간 호진은 굉장히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모든 건 소울 때문이었다.

호진 본인이 느끼기에 특별히 변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주위가 너무 달라졌다.


“오늘도 자리가 없네?”

“죄송해요. 요즘 이상하게 손님이 많네요.”

“뭘 이상하게 손님이 많아. 다 누구 보러 온 거구먼.”


그의 말에 분식집에 있는 손님들 몇몇이 움찔했다.

방학 간 자율학습 중인 여고 학생들과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자 손님들이 새로 생긴 단골이었다.


“에이. 우리 김여사님 솜씨가 좋아서 오시는 거죠.”

“그건 맞네. 애초에 맛없는데 오겠어?”

“그쵸?”

“오케이. 그럼, 김밥이나 포장해줘.”


이렇게 자리가 없어서 포장해가는 손님들에겐 서비스가 있었다.


“커피 한잔?”

“좋지.”


호진은 커피를 타고, 엄마는 김밥을 포장하셨다. 결과적으로 자리가 없어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기분 좋게 돌아갔다.

덕분에, 분식집 매출은 껑충껑충 뛰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여기서만 벌어진 게 아니었다.


새벽 육거리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호진아. 커피 2잔만 타 줘.”

“여기도 2잔!”

“어허. 내가 먼저 왔잖아. 어디서 새치기여!”

“새치기!?”


정말 바빠서 오지 못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다들 커피를 드시러 나올 정도였다.

오죽하면 할아버지가 패셔니스트 할아버지를 혼낼 정도였다.


“거, 살살 가르쳤어야지! 저렇게 잘 가르쳐서 보내면 어쩌자는 거야!”

“아니. 지놈이 잘 배우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소울이여 소울! 이 영감탱이야!”

“이, 이 영감탱이가!”


물론, 할아버지들은 이런 만담을 하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호진아. 관상 보는 거 배워보지 않으련?”

“관상이요?”

“그래. 내가 살아보니, 눈은 믿을 게 못 되더구나. 관상학이 너에게 새길을 열어줄 거라고 확신한단다.”


다른 걸 배워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사기꾼 영감탱이야! 얘한테 뭔 쓸데없는 걸 가르치는 거야!”

“호진아. 저 말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다. 관상이란 일종의 통계와 비슷한 거란다. 과학적으로······.”

“이 영감탱이야! 관상학을 몇 년 배웠다고 남을 가르쳐!”


해프닝에 가까운 이 일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었다.


‘아무거나 배울 수 있는 건 아닌가?’


가르쳐 주는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관상을 가르쳐주신다는 말에도 아무런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대충 업이 쌓일 정도의 기술이어야 전수가 가능한 거 같은데······.’


그 기준이 정확하게 뭔지는 아직 감이 오지 않았다. 이건 지금 확인을 해두어야 했다.


‘학교 가기 전에 확인해야 해.’


그래야 뭘 배울지, 어떻게 움직일지 정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 상황이었다.

소울까지 배우고 온 호진에게 할아버지들은 관심을 보이셨다.


“호진이는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아이야. 소울을 그냥 한 번에 꺼냈다니까. 내가 두 번째긴 하지만, 우리 호진이는 내 수제자라 이거지.”


심지어 옆에서 패셔니스트 할아버지가 자랑을 일삼으니, 다른 분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할아버지들은 호진이를 제자로 삼으려고 경쟁이 붙었다.


“호진아. 다시 생각해보아라, 관상 이거 배워두면 평생을 써먹어요.”

“흠흠. 우리 호진이 운동하니? 이 할애비가 운동 좀 가르쳐줄까?”


아쉽게도 관상 할아버지와 괴팍한 할아버지의 제안은 별다른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분은 달랐다.


“제게서 재미난 걸 배워보지 않겠어요?”


언제나 정장을 입으시는 정장 할아버지. 젠틀하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셨다.


“전 거짓말을 구별할 수 있답니다.”


한데, 주위 분위기는 호진의 생각과 달랐다. 거짓말이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는 반응이 아니라.


“이놈이 제자 삼아 보겠다고, 전공을 꺼내!?”

“철 좀 들어 이 영감탱이야!”


주위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진짜란 소리야!?’


이쯤 되니 호진도 헷갈릴 정도였다.


“거짓말을 판별하는 게 가능한 일이에요?”

“가능하죠. 그러니 거짓말 탐지기가 있는 거예요.”

“근데 가르쳐 주시려는 건, 그거랑 다른 거 아니에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알려 드리려는 건 조금 달라요. 상대의 표정과 반응을 보면서 추론을 하는 거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범죄자들의 얼굴을 녹화해서 표정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라니.


“물론, 거짓인지 아닌지 완벽하게 파악하는 건 불가능해요.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해서 직감과 예측의 힘이 많이 필요하니까요.”


아니. 이정도만 돼도 충분했다. 거짓인 걸 눈치만 챌 수 있어도, 배워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될 거 같았다.


“어때요? 그리 쉽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배워보지 않을래요?”


그 말과 함께 호진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지도(指導)의 업이 생성되었습니다.]

[지도가 끝났을 때 ‘간파’의 업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지도를 따라오는 수준에 따라, 획득하는 업의 효과가 달라집니다.]


‘가능하구나······.’


정장 할아버지는 호진의 놀란 얼굴은 미소지으며 바라보셨다.


작가의말

부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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