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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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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asquerR
작품등록일 :
2018.08.02 17:46
최근연재일 :
2020.05.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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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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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명#1

DUMMY

검디검은 연기가 왕성을 가득 채웠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괴롭고, 걷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곳. 삼엄한 경계 대신에 잔인한 사냥개의 으르렁거림이 가득하다. 이런 곳을 돌파하는 나르시아는 그닥 표정이 좋지 못했다.


딱히 이전엔 안 그랬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뭐가 잘못된 건지 되짚을 방법이 없어서 머리가 아팠다. 갑작스러운 종복들의 왕성 침입. 이게 한순간에 이뤄질 일은 결코 아니다. 분명 어딘가 계획이 존재했다.


"그래. 분명 이상한 건 있었어...."


이상하리만큼 변질된 짐승과 루니르노 신도에게 파괴당한 교통로. 그리고 각지에서 일어나는 혼란. 왕성에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기 좋은 방법이다. 거기에 시오르라는 중대한 사항으로, 온갖 귀족들을 한 자리에 꿰어낼 좋은 기회다. 곰곰이 생각하면 뻔한 일이다.


문제는 그 일이 어떻게 발각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는가였다. 이르미온이라는 풍문 속의 집단이 실제로 떠오른 것도 이상했다. 연결고리가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 무렵, 붉은 화염이 타닥거리며 그녀 옆을 지나갔다.


"어라, 나르시아. 여기에 있었어?"


프라하는 빠르게 검의 궤적을 거둬서 바닥으로 바꿔놨다. 나르시아는 엉망이 된 표정을 애써 폈다.


"조르디 오빠는 무슨 일로?"

"그게 갑자기 상대하던 놈이 도망가버려서. 하필 내 마력이 좀 위태해서 놓쳐버렸지 뭐야."

"그럼 가던 길 가세요. 저는 이만."

"어허, 네 동생들은 그 방향으로 안 갔어."


그의 말에 나르시아는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프라하는 능청스럽게 팔을 내저으며 말했다.


"어떻게 아냐는 표정인데, 별거 아니야. 우연히 마주쳐서 길 좀 열어줬거든. 반대로 걔들 덕에 쫓던 놈에 대해 알게 돼서 서두르는 중이었고."

"그래서 저랑 이야기할 시간은 되나 보군요."

"완전히 놓쳤으니까. 나 참, 화가 안 날래야 안 날 수 없다니까. 정령이 마공학 장비로만 날 상대한다니,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화내는 것과 거리가 먼 모습인 프라하는 태연스레 달려든 마흐니의 엽견을 베어냈다. 나르시아는 얼음벽을 세워서 사방을 막고 바닥에 마법진을 그렸다. 여러 무리의 엽견을 뿌리치려면 잠시 협업을 이뤄내야 했다.


"저는 제가 갈 길로 갈 테니, 오빠는 알아서 하세요."

"그럼. 내가 누군데? 자그마치나 '반격의 검'이라는 멋진 별명도...."

"솔직히 하나도 안 멋져요."

"...윽. 그렇게 따지면 너도 마찬가지잖아."

"말을 말죠. 오빠랑 있으면 나까지 유치해지는 것 같으니까."


프라하는 피식 웃으면서도 나르시아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봤다. 제대로 초점을 잡지 않는 눈동자와 몇 번 비벼댄 듯이 붉은 눈시울.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음은 분명히 알아봤지만, 적어도 자신이 보내준 세 사람과는 상관없는 게 분명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눌 시간이 없었다. 차가운 한기가 피부에 와닿을 때, 검은 마력이 얼음벽을 산산조각 냈다.


"영창은?"

"마력이 얼마 없어서 더 끌어쓰는 것도 무리얘요. 위력이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어쩔 수 없죠."

"그래? 그럼 좀 도와줄까?"


프라하는 칼날을 바닥에 대고, 나르시아의 마법진을 멋대로 만져댔다. 마력이 엉망진창으로 꼬이자, 나르시아는 화가 난 듯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엉킨 마력이 매듭처럼 단단해졌다. 물을 기반으로 얼음을 만드는 마법답게, 마력이 한 방향으로 응어리지는 게 느껴졌다.


"나름 왕국 기사단 선배로서 좋은 거 알려줄게. 열이 발생하면서 주변에 온도가 달라지는 걸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그래봐야 가져간 열기는 자기 마법에 더할 속성일 뿐이잖아요."

"이런, 들켰나? 뭐, 서로 상부상조하자고."


숫돌에 대고 긋듯이 칼날이 위로 솟구쳤다. 작은 불티를 일으킨 검 끝에선 마력이 넓게 발렸고, 일어난 잠깐의 불씨를 머금고 몸집을 불렸다. 날을 잡어 삼키고 손잡이마저 먹어 치운 화염은, 그대로 프라하의 팔까지 덮었다. 뜨겁지 않은 걸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화염을 반대 손으로 매만지며 세세한 마력을 조정했다.


마치 갑옷을 입은 것처럼, 그는 팔 움직임을 확인하고는 전방을 주시했다.


"깔끔하게 정리할 테니까 서둘러서 동생 보러 가도 돼."

"그럼."


뒷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한때 같은 왕국 기사단에 속해있던 두 사람은 마력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읽고 각자 할 일을 할 수 있다.


얼음벽을 폭죽처럼 터트린 나르시아는 얼음 세검으로 전방을 돌파하곤, 방패를 만들어서 다른 공격을 막아냈다. 발끝에 흐른 물기는 빙판이 되고, 얼음송곳을 뽑아내는 함정이 됐다. 엽견들은 그녀의 마법에 움직임이 봉쇄됐다.


반면, 프라하는 무식하리만큼 엽견들을 향해 달렸다. 화염을 두른 팔을 무기 삼아, 어깨로 돌진한 그는 발을 크게 굴러서 온몸을 회전시켰다. 화염 벼린 검이 쏟아내는 궤적은 붉은빛으로 가득했다. 허공에 남은 화염은 엽견들의 마력을 불사르며 더 멀리 퍼져나갔다.


복도를 양분하는 혹염과 쇄빙. 두 갈래의 흐름이 여러 무리의 엽견을 치워낸다. 다만, 두 사람 다 엽견들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좋은 징조라고 느껴질 법도 한 사실인데, 아직도 복도를 가득 메우는 검은 마력의 잔상이 꺼림직함을 안겨줬다.


벽을 짚고 얼음의 영향권을 늘린 그녀는 순조롭게 나아갔다. 엽견은 보이지 않았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잔해만 눈에 들어왔다. 왕성 내부에서 탈출한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아직, 왕성 중앙에 있는 왕궁은 무사했다. 제일 안전한 곳임을 시사했다.


"제길."


그리고, 그곳이 최후의 보루임을 적들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엽견들로도 모자라, 정령들이 군세를 이루고 왕궁 입구를 막아섰다. 한 사람의 위력으로 달려갈 수 없지만, 여럿이 있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특히 그녀는 한 정령에게 시선을 사로잡혔다. 마력으로 만들어낸 순수한 강철이 자아내는 위압감. 마치 갑옷이 살아 움직이듯 새어 나오는 마력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다리가 없는 그 정령은 자신의 몸집과 비슷한 크기의 검을 들고, 고고히 엽견들의 위를 떠돌았다.


"그래서 여태까지 아무런 대응이 없었던 거였나...."


세 번째 종복, 마흐니. 그는 결코 피비린내 나는 기록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했다. 사람의 형상을 취했다고 한들, 온갖 귀족들의 휘장이 찢어진 채로 박혀있을 만한 강철 장갑은 낄 수 없다. 피어오르는 마력은 새로운 도전자를 반겼다.


"그래. 너희는 벌레나 다름없었지. 아무리 짓밟아도 기어드는 것들."

"망할!"


도망치려던 나르시아는 코앞에서 솟구친 검은 창살 탓에 걸음을 멈췄다. 조금만 반응이 늦었더라면 죽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겨우 억누르던 공포가 턱 밑까지 올라왔다. 바닥에 고인 피는 마르지도 않은 채, 그녀의 걸음을 붙잡았다.


"허나, 내 맡은 사명을 다하리라."


다행히 한 줌 남아있는 이성은 마흐니가 휘두른 검을 막아낼 방어막을 만들어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수준에는 분명 못 미쳤고, 충분히 방금의 공격은 버틸 만 했다. 거리를 다시 벌린 나르시아는 불쾌함을 막론하고 손을 치켜들었다.


"이어져라."


바닥에 흐르는 피는 마력이 짙게 녹아있었다. 재능부터 남다른 귀족들이 가진 것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흐니가 흡수한 것인지 일부 피 웅덩이에는 아무런 마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겨우 모아낸 핏물을 깨끗하게 만들고, 빠르게 얼음으로 만들어서 주변을 뒤덮었다. 주변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둬야, 과거에서 부활한 망령을 막아낼 수 있었다.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세계는 어지럽기만 했다.


차가운 서리가 주변을 덮자, 뻗어오던 마흐니의 마력은 모습을 드러냈다. 서리 묻은 마력을 빠르게 피한 그녀는, 서둘러 마흐니 근방에 있는 대기를 얼렸다. 갑옷에 서린 것은 팽창하며 크기를 키웠다. 사슬처럼 이어진 한기는 마흐니의 갑주를 뜯어내고자 더욱 강한 흐름을 만들었다.


"소용없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도 힘든 적을, 엉망인 채로 막을 수 없었다.


서리를 붙잡은 마흐니는 손을 움켜쥐었다. 뻗어 나간 마력이 끊어지며, 그대로 갑주에 흡수되었다. 나르시아는 벌어진 상황에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마흐니의 갑주에는 마력의 흐름을 본 닮은 선이 그려졌다.


나르시아는 이 상황을 벗어날 궁리를 했지만, 마흐니가 다가오는 것만으로 그녀가 만든 서리 영역이 사라졌다. 불길한 마력이 그녀를 옥죄며 죽일 듯이 벼르고 있다.


"너도 죽어라."

"이거, 상황이 재미있군."


겨우 얼음 세검을 뽑아낸 나르시아는, 어째서인가 알고 있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지팡이를 옆에 둔 채, 느긋하게 걸어오는 딘은 흑발의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다가왔다.


"딘?"

"마흐니 님, 이 자는 계약자의 가족. 바로 죽이기보단 협상에 쓰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딘! 설마 네놈!"


그 순간, 검은 마력이 딘의 손가락을 타고 흘러나왔다. 일순간에 기습당한 나르시아는 턱 막혀오는 목을 붙잡았다. 마력이 그녀를 들고 흔들어댔다.


"뭐, 나도 계획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야."

"인질을 두는 건 내 방식이 아니다. 오로지 짓밟고 압살하는 것만이, 저들이 기다려야 할 숙명."

"하지만 에나스 님께선 분명히 계약자를 최대한 망가트려 놓으라고 했습니다."


계약자라는 말에 나르시아는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 탓인지 더욱 절실하게 몸을 움직였지만, 점차 흐려지는 시야만큼이나 힘이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주인님의 뜻이라고 했으니, 가능하다면 따르는 게 옳다고 봅니다."

"...에나스가 그리 말했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군. 자, 네가 데리고 가라."

"감사합니다."


딘의 마법이 약해져서 정신이 돌아왔지만, 나르시아는 오히려 그 사실에 굴욕감을 느꼈다. 새삼 딘이 이브리스 가문의 책사로서 아직도 숨통이 붙어있던 이유를 깨달았다. 그도 형제인 시나한과 더불어, 케룸 가문의 강력한 마법사였다.


"가는 길 심심할 테니 이야기나 좀 나누는 건 어떨까? 너희들에 대해, 우리가 할 말이 좀 많거든."


--------


"...시오르."


라흐벨은 시오르의 몰골을 살폈다. 밝은 빛을 찾아보기 힘든 눈동자는 겨우 초점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바닥을 향해 내리 앉았다. 나엘과 억지로 계약한 탓에 정신을 붙잡는 게 힘들어서, 수시로 쉬고 있던 시오르는 팔을 내저었다.


"괜찮아...."


게워낸 속은 울렁거렸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갑작스럽게 마력이 뒤틀리고 영혼에 상처가 생긴 탓일까? 그의 몸에는 점차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검은 머리카락이 점차 모습을 감췄다. 하얗게 변해가는 머리카락은 잠시 마력이 머물고 간 흔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오겠지만, 너무 늦으면 영원히 흰 머리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끔 시오르의 몸이 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유했다. 분명 마력이 영혼을 꿰뚫고 나오는 증거다. 정체성이 망가지는 중임을 알고 있기에, 라흐벨은 속으로 몇 배는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입고 있던 옷은 이어진 전투로 인해 많이 찢어지고 말았다. 방어를 위해 급한 대로 마력을 망토처럼 둘렀지만, 아예 전신으로 입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지독하리만큼 모든 병력이 집중되기 시작했다는 걸 두 명 다 느끼고 있다. 마흐니의 엽견은 자폭하거나 역겨운 마법을 흩뿌렸다. 모습을 드러낸 정령들은 지체 없이 공격을 감행했고, 라흐벨의 도움에도 시오르에게 향하는 모든 공격을 막을 순 없었다.


"분명 중앙으로 가면...."

"있을 거야. 분명."

"종복들은 못해도 5명 정도...."

"나엘은 네가 어떻게든 했잖아. 잘했어."


입으론 그렇게 말했지만 라흐벨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음을 느꼈다. 마을에 부를 수 있는 정령들을 풀어냈지만, 악마를 반길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공격당하는 탓에 직접적인 구조는 불가능했다. 더 마을이 혼란스러워지지 않게 왕성으로 향하는 병력에만 집중하기로 한 건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마흐니가 쏟아내는 물량을 사전에 차단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고, 종복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저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오래 가지 않아서, 그녀의 몸에선 마력이 동날 것이다. 다시 본체에게 힘을 빌리거나, 시오르에게서 마력을 받아야만 한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마법사의 마력을 가져가는 게 옳은 일일까? 아무리 회복되는 속도가 인외의 경지라도, 라흐벨이 소모하는 마력은 그보다 더한 게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중앙에 있는 건 강력한 녀석이야. 마흐니, 아니면 에나스. 둘 중 한 명일테고."

"다른 녀석들을 상대하면서 가면 늦을 거야. 다른 분들이 막고 있는 틈에 끝마치자."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우면 좋겠는데...."


라흐벨은 곤란한 듯이 팔짱을 꼈다. 험상궂은 인상이 구겨지면서 괜한 위압감을 풍겼다.


"나도 이젠 정령에 불과해.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던 때랑 다르게, 기술과 전략으로 막아야만 해."

"내가 있잖아."

"...네가 아무리 강력한 마법사여도 위험해. 지금처럼 기억이 없는 상황에선 더욱."

"계승해주는 건?"

"미쳤어?"


시오르의 말에, 라흐벨은 진심으로 화를 냈다.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아도 돼. 무리할 필요 없다고. 이 이상, 너 자신을 괴롭게 하지 마."

"할 수 없는 일이면 나에게 맡겨지지 않았을 거야."


어딘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 같은 그의 모습은, 과거와 완전한 결별을 취한 모습이다. 고집불통다운 모습이 된 시오르는 허덕이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실처럼 늘어난 마력이 그의 손바닥에 달라붙어서 무언가를 잇기 시작했다.


라흐벨은 시오르가 몇 번이고 주변 마력을 연결하는 게 느껴졌다. 검은 마력이 망가트린 외벽에 닿은 힘은, 석재 벽돌에서 바위가 자라나게 했다. 원래 모습에 맞춰서 생겨난 벽돌은 제자리로 돌아가며 들어온 마력을 머금었다. 멈췄던 방위마법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내가 하게 해줘."

"안돼. 애초에 없어도 할 수 있어. 게다가 오히려, 아는 것 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될 거야."


그렇지만 라흐벨은 느끼고 있었다. 이미 시오르의 수준이 평범한 마법사로는 대적할 수 없는 수준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왕성의 보호 마법을 복구시키고, 일그러진 평지를 되돌리는 마법 따위를 배웠을 리가 없다. 오로지 본 것을 이해하고, 아는 것을 되짚으며 나아가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리버스 가문이 '연결'에 중점을 둔 마력마법을 연구했기에 이런 마법은 쉽게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엽견들을 전부 무르며, 방어막의 견고함을 증대시키고, 조금씩 마력의 색을 없애버리는 것은 쉽사리 가능한 일이 아니다. 효율적인 마력의 흐름을 되찾고 있다. 그 사실만으로 시오르가 본디 천재였음을 상기시켜줬다.


문제는, 구석에 몰려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급하게 행동한다는 점이다. 마법의 강함은 늘어나지만, 특유의 색채가 없다. 아름답고 화려하며 다양한 기술이 아니다. 단순한 것을 체계화하고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시오르의 옷은 어느새, 새까만 마력이 집어삼키고 있었다. 방어막만큼 중요한 내성을 위해, 스스로 온몸을 덮기 시작했다. 걷기 불편하지 않도록 다리 부분은 뚫렸지만, 그게 더 그의 모습을 안쓰럽게 만들었다.


마치, 검게 타버린 천을 옷 대신 두른 것만 같이 허름하고 초라했다. 그의 마법이 강대해짐에 따라 옷자락은 펄럭였다. 완전히 검은 마력을 두른 그는 담담한 눈빛으로 라흐벨을 바라봤다.


"다음 할 일을 알려줘."


작가의말

초과근무가 밀어치는 탓에 정신이 없습니다.

휴가가 더 나온다고 하니, 참고 열심히 해야겠네요....

마감 시간은 늦지 않게 맞춰오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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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후기 20.05.08 93 0 1쪽
80 마지막 여명#5(完) 20.05.07 77 0 14쪽
79 마지막 여명#4 20.04.30 54 0 20쪽
78 마지막 여명#3 20.03.26 28 0 15쪽
77 마지막 여명#2 20.03.19 66 0 12쪽
» 마지막 여명#1 20.03.12 36 0 16쪽
75 잘못된 시작들#8 20.03.05 50 0 17쪽
74 잘못된 시작들#7 20.02.27 45 0 16쪽
73 잘못된 시작들#6 20.02.13 40 0 16쪽
72 잘못된 시작들#5 20.02.06 45 0 13쪽
71 잘못된 시작들#4 20.01.30 43 0 15쪽
70 잘못된 시작들#3 20.01.23 38 0 14쪽
69 잘못된 시작들#2 20.01.16 43 0 15쪽
68 잘못된 시작들#1 20.01.09 43 0 15쪽
67 갈라지는 비극#3 19.12.01 33 0 12쪽
66 갈라지는 비극#2 19.11.28 30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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