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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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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asquerR
작품등록일 :
2018.08.02 17:46
최근연재일 :
2020.05.08 00:06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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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4,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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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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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갈라지는 비극#2

DUMMY

시오르의 발걸음은 족쇄를 찬 것처럼 무거웠다. 약을 먹고 나와서 몸이 나른했다. 그런 상태로, 며칠간 걸은 것보다 더 걸었다. 지치는 건 당연했고 쉬는 일이 빈번했다.


광장은 활기차고 바쁜 사람들로 가득했다. 무슨 일인지 아이들은 없었지만, 병사들과 주민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로브를 만지작거린 그는 슬쩍 옆을 봤다.


갈색 로브를 입은 라흐벨은 계단에 앉아있었다. 허벅지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 그녀. 손에 칼이라도 쥐여주면 통행세를 받는 강도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참은 광장을 보던 그녀는 시선을 의식했다. 고개를 돌려도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왜?"

"아까부터 마을만 노려보길래...."

"그거야 당연하지. 다른 사람들도 내가 과보호하는 것처럼 인식해야 한단 말이야."

"단지 그 이유인 거지?"

"몸 감추고 마을 위에서 마법 좀 쓰면 다 볼 수 있는데 뭐 하러."


팔을 휙휙 내저은 그녀는 당연하단 듯이 말했다.


"정령들의 세계에서 고개만 내밀어도 볼 수 있어. 그 정점에 있는 나는 말할 것도 없지."

"부럽네."

"물론 정령이 되기 전엔 시야가 더 넓었지만...."


시오르는 고개를 돌려서 광장을 봤다. 병사들이 지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들이 분수를 옆에 끼고 달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미소가 지어졌다. 동경했던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책이 전부였던 과거가 떠올랐다. 이런 모습을 생각하면 즐거웠다고 그는 생각했다.


"자, 그럼 다시 움직이자."

"정말이지, 노인도 아니고. 그렇게 힘들면 마법으로 나르면 되는데."

"오늘만 그런 거니까."


해가 화창한 때에 마을에 온 것은 마술공방의 정비 때문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수정에 문제가 없나 확인하는 건 중요하다. 정비하면서 다음 실험에 더 편하게 재편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일은 레아가 맡았다. 중요한 건 제일 뛰어난 사람이 확인하는 게 좋다며 그녀는 시오르를 보냈다. 자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내심 그들이 자신에게 휴일을 주고 싶었던 걸 짐작했다.


오늘은 단 한 번도 나르시아와 마주친 적이 없다. 제일 가까운 사이인 세라스도 마주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종들에게 묻기로는, 새벽에 일찍 외출했다고 한다. 간만에 일정이 없던 날인 건 리버스 가문 사람들은 다 알았다. 그랬기에 이른 외출은 의아하기만 했다.


"위치는 알지?"

"응. 저번에 갔던 가게야. 주문서는 불량 있으면 무척 귀찮아지니까."


사람들 사이에 섞인 두 사람. 갈색 로브는 봄바람을 머금은 흙처럼 포근했다. 다른 색보다 제일 오랫동안 접한 색이다. 사람 냄새 가득 밴 채로 돌아온 라흐벨을 반기던 나날이 그의 일상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어렴풋이 스며 나왔다.


시오르가 코넥스에 돌아온 건 기쁨과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시오르는 로브의 후드를 푹 눌러썼다. 괜한 언쟁이라도 일으키면 속이 편하지 못했다.


라흐벨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설득하기엔 부족했다. 그녀도 마을에 나타나면 테사르노와 불편한 만남을 해야 했다. 그녀가 그를 따라다니는 목적도, 즉각 알려진다면 제대로 실현하기 힘들다. 결국 두 사람은 로브로 얼굴을 감췄다.


가게로 향하던 라흐벨은 발걸음을 멈췄다.


"벨 누나?"

"음.... 별거 아니야. 옷 안이 좀 따가워서."


로브 안에 손을 넣은 그녀는 등을 만지는 척했다. 자기 실력을 믿는 것인지 멀리서 마법으로 그들을 관찰하고 있다. 레아인가 생각했지만 그만뒀다. 그녀는 바빠서 아직 그의 뒤를 쫓아오지 못한다.


테사르노라면 대놓고 눈치를 줄 것이다. 그러니 마찬가지로 배제했다. 이르미온도 아니다. 어설픈 데다가 자신을 거의 배제하고 시오르만 본다.


그럼 평범한 마법사인가 그녀는 고민했다. 대체 왜 시오르에게 주목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혹시 그를 아는 사람인가 생각한 그녀는 꾀를 부리기로 했다.


"아, 생각난 김에 갔다 올까?"

"어디를?"

"저택 내려오면서 말했잖아. 마력 아낀답시고 허허벌판을 구두랑 치마 입고 걸어 다녔다고. 새 옷을 사두는 걸 잊었어."

"음.... 그럼 같이 갈까?"

"네가 여자 옷 봐줄 줄도 알아?"

"적어도 입는 건지, 마는 건지 싶은 천 조각 사는 건 말릴 의무가 있거든."

"그건 그냥 네가 보수적이라 그래. 진짜 이쁜 거 많다니까?"


자연스레 방향을 튼 두 사람은 골목으로 향했다. 가게 위치는 두 사람 다 알고 있다. 좁은 골목으로 다녀도 헤매는 일이 없다.


그런 두 사람을 따라, 흑안의 여자가 조심스레 걸어왔다. 달려온 탓에 뒤로 넘어간 주홍색 머리를 가슴 옆으로 내렸다. 밧줄처럼 묶인 머리카락은 주인의 걸음처럼 가벼웠다. 청색 멜빵바지를 입고 거무튀튀한 갈색 겉옷을 입은 그녀는 마법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단지, 수정이나 지팡이가 아닌 손에 낀 강철 장갑을 활용했을 뿐이다. 마력을 끌어모은 장갑은 마법진을 그리는 대신, 어딘가의 형상을 띄웠다.


"이런.... 골목이라 안 보이네."


고개를 든 마공학자, 카린 스나이더는 하늘에 띄운 자신의 기계를 살폈다. 잘못 비추는 것이 아니다. 아까부터 관측과 실상이 어긋나고 있다. 그 사실에 곤란함을 느꼈다.


가까이서나 보이는 주근깨가 튀어 나갈 듯이 볼을 부풀렸다. 분명 정비도 방금 마쳤는데, 자부심에 약간 금이 갔다.


"시간도 없는데, 진짜!"


후다닥 달려가던 그녀는, 순간 온몸이 덜컹거리는 감각을 느꼈다. 거대한 마력이 자신을 가두자, 그녀는 즉각 지시를 내려 기계를 회수했다. 눈동자 모양의 기계는 360도 돌아가며 주변을 정찰했다.


"...아, 안돼! 관측 종료! 터지겠다!"


다급히 기능을 끈 그녀는 안도했다. 하지만, 기계가 터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래 가지 않아 잊혔다. 무슨 마법이 자신을 뒤덮은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불안감이 스며 나오며 이성을 지나갔다.


라흐벨은 그녀가 뭐 하는 녀석인지 알지 못한 채,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방의 화난 듯한 눈빛에 카린은 기가 눌렸다. 하지만 늘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던 그녀는 먼저 입을 열었다.


"저기, 죄송한데. 혹시 제가 무슨 실례되는 일이라도 했나요?"

"마공학으로 남을 살살 엿보는데, 실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 아뇨. 그쪽이 아니라 그...."

"누나. 대체 무슨 일이길래 지나가던 사람을...."

"야, 시오르! 빨리 나 좀 풀어달라고 해봐! 잠깐 이야기나 하려고 했더니 이게 무슨 꼴이야!"


딱 봐도 아는 사람 대하는 느낌에 라흐벨은 입을 다물었다. 연기가 아닐까 의심도 들었지만, 일단 안전하게 지켜낼 자신은 충분했다. 정령이 보기에도 그녀가 대단한 능력이 없음은 알았다.


"그보다 또 처음부터 설명할 일이 늘었네."

"상관없어."


시오르는 피식 웃으며 카린에게 걸어갔다.


"원래대로 돌아오기 전까진, 당연한 일이야."

"어.... 그러니까, 무슨 일인데?"

"잠시 따라오실래요? 조금... 긴 이야기가 있거든요."


-------


"....아니, 그렇게 말혀도 납득이 안 가는디."


충격받은 나머지, 어수룩한 느낌의 방언이 나온 카린.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그녀는 입을 막았다. 주변을 흘깃 보지만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기억을 잃은 이야기부터 옆에 앉아있는 악마에 관한 이야기까지. 온통 말이 되는 소리냐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일이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수긍이 갔다.


상 위에 오른 그릇에서 구워진 고기 냄새가 올라왔다. 먹던 것도 잊은 채로 이야기하던 그들은 잠시 서로를 봤다. 반응이 궁금한 건 당연했다.


사람들이 각자 웅성거리는 중, 카린은 안도하고 입을 열었다.


"아무튼 내가 아는 시오르는 맞아서 다행이야. 모르는 사람 따라간 거면 몇 배는 머리 아플 일인데."

"그래서 마공학자가 여긴 왜?"

"조만간 수도로 갈 일이 있는데, 길이 죄다 박살 나서 말이에요. 안전하게 돌다 보니 코넥스로 왔죠. 나름 동기지만 귀족들 사는 곳에 쉽게 돌아다닐 수 있을 리도 없고, 그냥 편지나 남겨두고 가려고 했죠."


라흐벨의 질문에 대답한 그녀는 뿌듯한 듯이 말했다.


"근데 길가에서 만나면 편지 쓸 시간도 아끼고 얼마나 좋아요?"

"그래도 다음부턴 사람 확인한다고 몰래 마법 쓰지 마. 안 그래도 민감하니까."

"당사자 의견은요?"

"난 상관없는데."

"시오르."

"알아. 내 처지는."


팔을 내저은 시오르. 그 틈에 라흐벨은 고기를 자기 그릇에 덜었다. 적당히 썰어서 입에 넣은 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그래도 난 친구 왔다면 당연히 문 여는 쪽이니까, 다음에 오면 한 번 이야기해봐. 다들 이런 일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아니고."

"좋겠다. 레아는.... 그런 큰 저택에서 며칠이나 묵고 있다니."

"아, 맞아. 카린. 궁금한 게 있는데."


양팔을 머리 뒤로 하고 기댄 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니브 국립학교에서는 졸업한 거야?"

"시험은 겨우 합격점 찍었으니까. 물론 학교로 가면 냉큼 졸업장 받겠지만, 학생일 때 써먹을 수 있는 혜택은 다 쓰려고 재적만 남긴 상태야. 어휴...."


천장을 보던 카린은 고개를 내렸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자신을 보는 모습은, 묘하게 익숙하지 않았다. 뛰어난 마법사였던 그가, 기억을 잃고 나서는 마공학을 병행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에서 동경이 느껴졌다.


"그래도 마공학은 이제 내가 선배니까, 뭐든 물어봐도 돼. 나름 네티아에서 나오는 마공학 자격증 2급이 있다고."

"2급?! 5급부터 시작인데 벌써 2급이야?"

"3급 시험 바로 보는 법도 있잖아. 우수 학생으로 뽑혀서 임시취직 자격 측정할 때 말이야. 이게 교환학생으로 가서 내가 한 최고의 묘수라니까."

"굉장한데...."


벌어진 입을 겨우 닫은 시오르는 고개를 내렸다. 밑에서 슬쩍 발로 자신을 걷어찬 라흐벨은 작게 속삭였다.


"그게 뭔데?"

"우리로 치면 왕국 기사단이나 왕실 근위대 시험 통과한 거야. 1급이면 가문을 만들 수도 있는 작위 수여나 다름없고."

"뭐, 난 돈 없으니 직접 가게는 못 차리지만. 그래도 네티아 가서 아무 곳이나 취업하겠다고 하면 9할은 날 받아주는 정도에요."

"부럽다. 네티아 마공학은 원소마법 중에 철이랑 번개 쪽만 잘 다루면 되잖아."

"에이, 그건 입문할 때의 이야기지. 나중에 가면 마도학이랑 다를 거 없어."


카린은 칭찬이 낯부끄럽다는 듯이 머리카락을 만졌다. 게다가 시오르에게 듣는 만큼이나 기쁘기도 했다.


"그보다 이거, 시오르 돌아왔다고 애들한테 알려야겠네."

"친구들한테?"

"그럼 누구겠어? 너 사라지고 얘들이 얼마나 기운 없는 줄 알아?"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조금 일찍 들어온 덕에, 점심시간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피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한 라흐벨은 다행이라고 여겼다.


"레아가 제일 먼저 알아서 다행이야. 걔가 제일 심했는데."

"레아가?"

"그럼. 뭐라고 해야 할까.... 레아는 좀 외로움을 잘 탔거든."


카린의 말에 동감하지 못한 시오르는 잠시 고민했다.


"그런 느낌은 많이 없었는데."

"하긴, 네가 기억이 없으니 이젠 모르지."


한숨을 쉰 그녀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다시피 레아와 네가 레니브에 들어온 최연소자 기록을 깼어. 그것도 같은 시기에. 문제는 그 탓에 동기가 아예 없었단 말이야."

"어? 하지만 친구들은...."

"너희가 학교를 어느 정도 다니고 나서 들어온 애들이지. 여러 사람이 들어오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동기가 생기는 법이야. 아무튼, 초기엔 친구가 둘 다 없었어."

"그랬구나...."

"그나마 너는 귀족 자제이고 하고 친화력이 무척 좋았지만, 레아는 아니야."


카린은 처음 만났던 레아를 떠올렸다. 병든 것 같이 허약한 시오르는 분위기가 밝았기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레아는 그 반대였다. 독 가시가 달린 하얀 꽃처럼, 아무도 다가가질 않았다.


"우울한 분위기에 운도 지지리 없어서 자책만 하고. 가끔 보면 애 같아서 나도 달래기 힘들었다니까."

"...그랬구나."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너랑 있을 때는 분위기도 훨씬 밝았고."

"생각해보면 그 녀석, 매번 시오르는 잘 챙겨두고 있지. 다 이유가 있긴 했나 봐."

"정말이지. 사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특히 레아는 네 말이면 껌뻑 죽을 지경이었다니까."


그녀의 말에 시오르는 어설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과거에도 남들에겐 그렇게 보였다니, 절로 기쁘면서도 민망하기까지 했다.


"아무튼 네가 떠난 몇 달간 걔 모습만 보면, 내가 다 걱정이 될 정도로 뭘 못했거든. 걔네 집안이 힘들기도 하니 조기 졸업이 필요했는데, 시온 없다고 펑펑 울다가 공부도 안 하고 말이야."


라흐벨은 그 말에 그간의 의심을 확신했다. 카린도 두 사람의 친구로서, 무척이나 두 사람을 아껴주는 건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녀의 회상이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느꼈다.


들은 것만 짜깁기해도 레아의 평판은 짐작 갔다. 타인에게 의지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은 남에게 좋게 비칠 수 없다. 시오르가 아니라면 집착하는 대상이 질려서 도망갈 것이다.


그녀는 라흐베르의 딸. 그런 여자에게 자신들이 다가가, 시련을 속삭이는 게 일이다. 그래서 라흐벨은 레아를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만 것이다. 그녀가 시오르의 삶을 망치기 좋은 게 분명하기에.


"그래도 걔 실력이 어디 간 것도 아니고, 최근에 원소마법 중 철 공부해서 자격증도 따려던 것 같았는데. 마지막으로 여행 좀 다닌다고 들었거든."

"그러던 중에 만났거든.... 거미 떼에 당했지만."

"칼립소는 그게 문제라니까. 내가 사는 시리아 쪽도 말할 거 없이 끔찍하지만. 성공하면 무조건 레빈스 지역으로 이사 와야 해."

"밀렌은?"

"남쪽에 아인국도 있어서 분위기도 묘하고, 마경도 은근 포진되어 있잖아. 난 역시 고철이랑 기름 냄새 나는 곳이 낫더라."


시시덕거리던 카린은 포크로 썰린 고기를 집었다. 한동안 우물거리던 그녀는 라흐벨을 바라봤다.


"근데 여기 진짜 괜찮네요. 안 질기게 만드는 가게는 별로 없는데."

"여기 와서는 마을 둘러보는 게 유일한 낙이라서 말이야. 원래 취미는 접기도 했고."

"그르게 알이아."

"넌 다 먹던가, 입 구석에 밀어놓고 말해라."


시오르는 열심히 입술에 문 것을 삼키려고 했다. 어딘가 철없는 모습은 적응되지 않지만, 더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기묘했다. 레아도 같은 생각을 했을까 고민한 카린은 문득 시간을 떠올렸다. 바깥에 걸린 그림자는 거의 사라졌다.


"아이고, 빨리 먹어야겠네."

"일 있다고 했지?"

"그야 당연하지. 나 혼자 온 것도 아니라서."


한참은 끝나지 않을 식사였지만, 세 사람 모두 말을 줄이자마자 그릇의 바닥이 보였다. 그렇지만 식사 중에도 시오르는 멍하니 있곤 했다. 카린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마법을 익혀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 머리가 너무 아픈 일이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정말 기억을 되찾을 수 없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 시오르.


그래도 참아야 했다. 자기가 약한 모습을 보여봤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작가의말

한동안 못 올릴 거 생각하니 조금 걱정이 많네요...

필력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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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후기 20.05.08 93 0 1쪽
80 마지막 여명#5(完) 20.05.07 78 0 14쪽
79 마지막 여명#4 20.04.30 54 0 20쪽
78 마지막 여명#3 20.03.26 28 0 15쪽
77 마지막 여명#2 20.03.19 66 0 12쪽
76 마지막 여명#1 20.03.12 36 0 16쪽
75 잘못된 시작들#8 20.03.05 50 0 17쪽
74 잘못된 시작들#7 20.02.27 45 0 16쪽
73 잘못된 시작들#6 20.02.13 40 0 16쪽
72 잘못된 시작들#5 20.02.06 45 0 13쪽
71 잘못된 시작들#4 20.01.30 44 0 15쪽
70 잘못된 시작들#3 20.01.23 38 0 14쪽
69 잘못된 시작들#2 20.01.16 43 0 15쪽
68 잘못된 시작들#1 20.01.09 43 0 15쪽
67 갈라지는 비극#3 19.12.01 33 0 12쪽
» 갈라지는 비극#2 19.11.28 31 0 16쪽
65 갈라지는 비극#1 19.11.21 32 0 13쪽
64 정말로 잃어버린 것#9 19.11.14 43 0 19쪽
63 정말로 잃어버린 것#8 19.11.07 56 0 14쪽
62 정말로 잃어버린 것#7 19.10.24 38 0 14쪽
61 정말로 잃어버린 것#6 19.10.17 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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